새학년, 새학기를 맞아 새롭게 바뀐 교실에서 올해 갓입학한 신입생 30명(남:17명, 여: 13명) 을 맞이하여 보름 가까이 된 이즈음,
이제사 겨우 이름과 얼굴을 연결해서 알고 익혀 본격적으로 체계를 갖춰가려는 시기에
너무나 놀라고 하늘이 노오랗게 변하는 일을 겪게 되었다
이틀 전 3월 15일, 월요일
그 날은 계속되던 눈과 비로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불면서 비도 찔끔거리는 날씨여서 각별히 아이들에게 교통안전 주의를 준 후
학교에서의 하루 일과를 끝내고 구미에서 퇴근을 하여 집에 도착해 저녁준비를 하려는데, 방에 놓아 둔 휴대폰의 벨이 울린다
' 또 어느 열성적인(?) 학부형인가? 아님 방금 전에 헤어진 동료 교사???' 하며 전화기를 집어들자
"선생님, 여기 학교 행정실인데요. 선생님 반에 S 모군 있죠?" 하고 묻는다
'웬일인가?' 싶어 궁금해 하며
"예, 그런데요. 무슨 일인데요?" 하고 물으니까
" 그 아이가 물에 빠져서 사망을 했는지? 어쩐지? 하면서 119 구조대에서 연락이 왔어요" 하는게 아닌가!!!!
"예???? 뭐라구요 ??? 이 추운 날씨에 아이가 무슨 일로 냇가에 갔으며, 죽기는 왜 죽어요??" 라는 나의 외침에
" 잘 모르겠어요. 하여튼 구미 순천향병원 응급실로 실려 간다니까 알아보세요" 라는 대답이 들려온다
'무슨 세상에 이런 일이???? -----하늘이 노랗고 천정이 빙빙돌고 쌀바가지를 쥔 손이 벌벌 떨려 바닥에 툭 떨어진다
부랴부랴 아이 어머니의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하니---맞벌이 부부라서 이 엄마도 연락받고 지금 병원으로 가는 길이라며 징징 울고 상황을 잘 모른단다. 차마 아이가 "사망"을 했다더란 말을 못하고 자세하게 알려달라니 " 옷만 좀 젖고 약간 다쳤다는 말만 들었다" 길레 "나도 병원으로 가겠다" 고 하니까 " 선생님, 제가 병원에 가 본 후에 다시 연락드릴게요" 라고 해서 전화를 끊었는데,
그 이후로 교감 선생님, 교장 선생님 전화가 바리바리 걸려오고, 거기에다 지역 교육청, 도 교육청까지 연락이 갔단다
그 뿐인가??? 부지런한 "모모씨" 덕분에 구미 지역에 살고있는 동학년 선생님 두 분께 전화를 해서 조문까지 간다고 난리가 났단다
하도 일이 급박하게 진행이 되어 정신이 하나도 없는 와중이지만
순천향병원 응급실 전화번호를 수소문하여 응급실로 연락을 하니
"지금 막 도착을 했는데 아이가 살아있고 의식도 있으니 걱정마세요" 라는 응답
"하느님, 감사합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웅크러졌던 어깨가 겨우 펴진다
뒷사연을 차차 알아보니 이 녀석이 6학년 아이를 따라 냇가를 갔는데 , 물에 빠져 의식을 잃고 물위에 둥둥 떠 있는 것을 밭에서 일하던 아저씨가 보고 달려가서 구해냈다네요. 물에 빠지게 된 정확한 이유는 설왕설래 말이 많은데 아직 정확히는 밝혀지지 않았고,
다음 날 구조해 주신 분과 연락이 닿아 교장선생님과 찾아서 인사를 드리고 환아를 문병 갔는데 1학년짜리 붙들고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어쨋거나 목숨을 구해주신 분께 감사를 드리고 포상추천을 하려니까, 극구 사양을 하시네요
이틀동안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하느라고 밤잠을 설쳐 머리가 지끈지끈 아픈데 교직생활 몇 십년만에 만난 최대의 난적인 "w' 군은 오늘도 내 속을 휘딱 뒤집어 놓고는 너무나 길고 아름다운 속눈섭을 자랑하며 헤맑은 웃음을 남겨두고 손을 흔들며 집으로 가네요.
이렇게 예쁘고 맑은 아그들이 나를 울게도 하고 웃게도 하네요. 문제의 두 녀석이 앞,뒤로 나란히 서있네요. 나---아참
첫댓글 단우님, 속이 정말 시꺼멓게 타들어갔겠습니다. 부모의 마음이나 스승의 마음이나 같은가 봐요. 고놈들 참 귀여게 생겼네요~^^
긍께...... 하나하나 보면 다 이쁘고 귀여운데, 모있다카믄 사람을 휘딱 돌게 한당께요. 온라인상 자주 보게되서 반가우요. 우엣든동 몸조심하고 어학공부 열씨미해서 귀뚫고 오시쇼잉
제 귀는 철통귀. 절대로 안뚫어질 것 같은 예감. 아무 욕심 없심더~^^
별탈이 없어 천만 다행이네요...요사이 애들은 의식주가 좋아 윤기가 조루루...아무튼 1학년 담임 하시느라 수고가 많습니다..그만큼 유능 하시죠 !!
요새 출산율이 떨어진다꼬 야단들인디 이러케 단체로 모인 많은 아그들 보는 기회가 드물죠??? 손자, 손녀들 보는 기분 내시라꼬 사진 크게 올렸으니 자---알들 보시구랴
정말 다행 입니다. 평소에 좋은일 많이 하신 선배님 덕입니다. 병아리들이 한반에 30명이면 너무 많은데요. 병아리들이 귀엽네요.
에고 무시라.....두고두고 살 떨리는 사연, 우악하신 하나님이 보우하신 덕이라요. 고맙심더
참, 매년 제일 어린 애들만 상대하시니 깜짝 놀랄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죠? 그래도 이모가 제일 행복해 보입니다. 항상 웃으시잖아요. 히히.
어제는 또 우리 반 딸아 두 녀석이 학교 마치고 집으로 바로 안가고 놀이터에서 놀아서 엄마한테서 전화오고 한 녀석은 2학년 언니가 교무실로 찾아가서 교장샘이 교내 방송을 하고......졸지에 유명인사가 됐네여. 인사받기 바쁘당께요. 멋진 욱씨, 여하하요???? 자주 보시더
글이나 자주 올려 주세요. 이제 백합꽃 안 피워요? 배틀 한 번 합시당. 히히.
설마??? 중국에까지 백합을 들고 갔다??? 우리 백합 거한 싹이 하나 돋아 올라 오든디.....아마도 또 내가 이길듯 ㅋㅋㅋㅋ
정말 십년 감수 하셨네요~ 고놈 참.... 단우님 많이 놀라셨겠어요 정말 다행입니다. 일찍 이글 읽었더랬으면 yka산행 때 뵈었을 때 손이라도 잡아드렸을낀데~^^ 게으른 백성 긴글들은 오늘 몰아서 읽고 있습니당~ 뒷북쳐서 죄송합니다.ㅎㅎㅎ
하이!!! 탁단우, 나도 오랫만에 들어와 답글이 늦었니더. 주위에서 위로해 주고 칭찬(?) 해 주는 맛에 흥사단 카페는 나의 " 대나무 밭" 이랑께요.
알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하하하~ 단우님의 이런 위트와 해맑은 성품이 매력이시라니까요~ 다른분 같아서면 스트레스 받아가 까무라 쳤을낀데~ ㅎㅎ 존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