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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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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창작♡♡교실 호야 등
여여화 추천 0 조회 39 14.11.07 13:43 댓글 8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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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4.11.07 14:45

    첫댓글 "한밤의 호야 등은 작은 생명들이 살다간 마지막 등불이다" 미세한 공기의 울림들 속에서 아버지의 체취를 느끼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 14.11.07 19:42

    " 종잇장 같은 유리 속에 비누칠한 수건을 넣고 그름 닦는 일은 외줄 타는 일만큼 긴장되는 일이 일이었다. 냇가로 닦으러 가다 부딪혀 깨고, 닦다 금가고, 잘 닦아 놓고 자갈에 미끄러져 궁둥이로 깨고. 바위에 올려놓았더니 바람이 뒹굴려 떨어뜨려 깨고. 이유도 많은 이별이지만 그때마다 아깝다는 생각보다 아버지얼굴이 스프링에 튕기듯 나타나곤 했다. 실수의 연발에도 호야 닦는 일은 늘 내 차지였다. 찬찬하지 못한 나에게 아버지는 변함없이 호야 닦는 숙제를 주셨다. 잘 닦은 호야를 물속에 넣고 흐르는 물을 흘려보내면 물인지 호야인지 구별이 가지 않는 깨끗함이 긴장했던 마음을 풀어놓았다."

  • 14.11.07 19:44

    " 깨끗한 호야는 밝았다. 동생들은 자고 아버지는 책을 읽으시며 내 일기를 기다리고 계셨다. 그런데 일기를 쓸 때마다 아침에 일어나 밥 먹고 학교에 갔다고만 생각이 나는지 알 수가 없다. 그 다음을 고민 하며 호야 속에서 미동도 하지 않고 있는 애꿋은 붉은 불빛만 멍하게 바라보곤 했다. 어머니의 바늘이 천을 뚫는 소리가 똑똑 들리고 아버지의 책장 넘기는 소리가 사그락 사그락 가라앉은 공기를 울리는 소리는 내 어린 감성을 행복하게 했다. 바람소리도 듣고 감 떨어지는 소리도 듣고 겨울이면 눈 내리는 소리도 호야등 속에서 들을 수 있었다. 어른이 되어도 그 나른한 포근함을 잊을 수 없다."

  • 14.11.08 04:50

    "어둠과 함께 사라지는 작은 생명들의 날개 짓이 살아 있는 마지막 행위였음을 그때는 깊이 생각하지 못했었다.
    어둠속에 파장을 일으키며 퍼지는 붉은 빛이 좋았을 뿐이었다.밤이슬에 모두가 내려앉은 어둠속에서 호야불로만 보았던
    포근한 것들이 미세한 공기의 울림들이 아버지가 주신 선물임을 아주 늦게 깨닫게 되었다..."

    호야등...등이름이 예쁩니다. 감상 잘했습니다. 선생님.

  • 작성자 14.11.09 16:37

    수필을 쓴다는 것은 잘 쓰고 못 쓰는 것을 떠나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어 좋네요.

  • 14.11.10 16:34

    여여화님, 오랫만에 편하고 저릿한 글 읽어봅니다. 참 좋으네요. 서정적이고 추억이 서려있어 금방이라도 방문을 열면 호야등이 불을 밝히고 있을 착각 속에 빠집니다. 제목도 좋고, 은은한 호야등불 같은 그리움도 댕기네요. 감상잘했습니다.
    잘 쓰시는 글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훌륭한 문우를 만났습니다. 열심히 하시고 푸른솔 발전을 위해 함께 걸어보입시다. ㅎㅎ

  • 작성자 14.11.10 22:41

    과찬의 말씀입니다. 어릴 적 추억을 수필이 아니면 그리움 만으로 그치겠지요.이렇게 마음을 옮겨 적을 수 있는 수필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있습니다.

  • 14.11.10 23:58

    필력이 대단하십니다. 대구의 청람 수필에 박시윤, 허도남 수필가들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용기 잃지마시고 급히 서루르지마시고 ㅅ걸어갑시다. 옆에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친구가 되겠습니다. 건필하시길 빌면서!! 송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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