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그제 왔습니다
8시 숙소 뷔페를 먹으며 바라 본 하늘이 너무 예뻤다.
그래서 부랴부랴 먹은 후 바로 앞에 있는 바다에 다가갔다.
조금 걸어가니 해녀복으로 갈아입고 나오시는 할머니들을 만났다.
꾸벅 인사하니 환하게 웃어주신다.
바로 앞 바다로 물질 하러 가신단다.
한 할머니가 사진 찍어달라신다.
할머니 스마트폰 달랬더니 그냥 내걸로 찍으란다.
그럼 어떻게 보내드려요? 했더니 안보내줘도 된단다.
어...할머니 모델이시구나 했더니 마구 웃으신다.
83세 이시란다.
에이 고짓말 ~~50대 후반 맞죠?~~
그럼 제가 언니거든요~~~
다들 막 웃으시면서 그 할머니에게 한턱 내란다.
옆의 할머니가 난 100세야 그러신다.
할머니 건강하시죠? 했더니 그냥 여기저기 아프지뭐 하신다.
할머니 쪼금만 하고 얼릉 나오세요...
기다리면 맛있는거 잡아다 주신단다.
걸어가시는 뒷모습 굽은 허리에 눈물이 났다.
미끄럽다고 연신 내게 옆길로 조심조심 걸으란다.
하늘은 맑았고 21코스 겨울길은 고즈넉했다.
아무도 없는 그 길을 걸었다.
할머니들을 기다리지 않았다.
그저 호기심에 기억하지도 못 할 질문을 던질까봐...
내일 아침 또 만날수도 있겠다.
그저 건강하시라고 그리 안부 인사 남기고 와야지...
사진 따위는 찍지 말고...다음에 꼭 맛있는거 잡아주신다는 약속 지켜야 하시니 건강하시라고...
(난 이제야 철이드나보다.)
다음부터는 작은 즉석 포토 사진기를 갖고 다녀야겠다.
그냥 즉석에서 드리고 와야겠다.
그제 찍은 사진 몇장
첫댓글 오늘아침에 다시 해녀분들 만나고 내년에 다시 올거니까 꼭 건강하시라고 인사했어요
어쩜 나에겐 평범한 일상을 요렇게 멋지게 담아 내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사진 모두 너무 좋아요
해녀가 있는 바다풍경 더 좋아요
우와~
맑다
맑아!
다 그림이예요.
사진 넘~~~좋으네요
16일에 제주 가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어딘가요? 21 코스란?
하도리 철새도래지 제주라고 바다만 있는 게 아니라고
조금 안을 들여다 보라고 얼마나 많은 새들이 깃들어 있는지
말해 주는 곳이죠.
제주 바다는 바다마자 자기이 색을 가지고 있어
같은 바다이면서 다 다른 바다
같은 바다도 매분 매초가 달라
늘 가도 낯설지요.
젤로 부럽게 사십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