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출시와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지난달 국내 자동차 업계의 내수 판매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이상 늘었다. 수입 승용차는 처음으로 월간 등록 8000대를 넘기며 역대 최고 점유율(8.76%)을 기록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5일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전년 동월비 20.7% 증가한 11만438대를 팔았다고 밝혔다. 업체별로는 기아자동차(53.4%)가 가장 많이 늘었다. 차종별로는 승용차(20%)보다 상용차(24.3%)의 판매 증가율이 조금 더 높았다. 승용차 중에선 중형(70.2%)의 증가율이 최고였다. 현대 YF쏘나타와 기아 K5, 르노삼성 SM5가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인 것이 주원인이다. 기름값 상승의 영향으로 경차(30.7%) 판매는 늘었고, 대형차(-3.8%)는 줄었다.
승용차 모델별로는 현대자동차의 신형 아반떼(9122대)가 가장 많이 팔렸다. 지난달 23일 출고가 시작된 이 차는 짧은 판매기간에도 기존 1위였던 기아 K5(8082대)를 1000대 이상의 차이로 따돌렸다. 3~5위는 현대 YF쏘나타(7831대), 기아 모닝(6808대), 현대 구형 아반떼(4961대)가 차지했다.
수입 승용차는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약진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판매량(8758대)과 내수 점유율이 모두 월간 단위 최고였다. 브랜드별 판매 1위를 차지한 BMW(2139대)는 수입차 중 처음으로 월간 판매 2000대를 넘겼다. 모델별로도 BMW 528이 833대가 팔려 전체 수입차 중 1위였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는 총 5만8371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3만6674대)보다 60% 가까이 늘어난 규모로,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6만993대)에 바짝 다가섰다. 수입차협회 관계자는 “연초에 올해 수입차 판매를 7만4000대 선으로 예상했는데, 이를 넘어설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7일 폴크스바겐의 신형 페이톤을 시작으로 연내에 16종의 신차가 쏟아져 들어올 예정인 것도 수입차 판매 증가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이 추세라면 올해 10만 대 안팎을 파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