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標題)『숭선전사(崇善殿史)』에 대한 소고(小考)
수신 : 숭선전사편집위원장, 종무위원장, 가락중앙종친회장
제례(除禮)하옵고,
최근 숭선전(崇善殿)에서 발간(發刊)한, 숭선전의 역사(歷史)와 각종 방대(尨大)한 자료를 채록(採錄)한 책자(冊子)의 「표지 제목(表紙題目)」에 대하여 소견(所見)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표지 제목[標題]을 종전대로 「숭선전지(誌)」로 하지 아니하고, 「숭선전사(史)」로 고친 것은, 먼저 이 책이 중국의 역사서인 사마천(司馬遷 B.C.145~B.C.86)의 『사기(史記)』와 같은 체계[본기(本記:12권), 서(書:8권), 표(表:10권), 세가(世家:30권), 열전(列傳):70권]를 갖추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종전의 단순한 시간적 나열인 편년체(編年體)를 탈피(脫皮)한 것입니다.
「지(誌)」와 「사(史)」의 명확한 개념(槪念)을 정립(定立)하기 위하여 자전(字典)을 참고해 보기도 하고, 사계(斯界)의 권위자에게 물어보기도 하였습니다. 그 결과 숭선전지의 내용이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나 감회(感懷:feeling] 따위를 기록한 잡기(雜記) 형식이 아니라, 뚜렷한 민족사관(民族史觀)과 국가관(國家觀)에 의하여 쓰여진 엄연한 역사적 사실(事實;fact)이라고 판단되었습니다. 또 이 책은 종전의 체계를 재편성(再編成)하여, 주제별(主題別), 항목별(項目別)로 나누고 그것을 다시 시대순(時代順)으로 엮어서 가락국(駕洛國)의 역사와 숭선전(崇善殿)의 138년 내력(來歷)을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획기적(劃期的)으로 개편(改編)하였습니다.
특히, 성재(性齋) 허전[許傳 :1797(정조21)~1886(고종23)] 선생이 1864년(고종1) 김해도호부사(金海都護府使)로 부임해 향음주례(鄕飮酒禮)를 행하고 향약(鄕約)을 강론하는 한편 선비들을 모아 학문을 가르치면서, 가락국시조대왕(駕洛國始祖大王)의 후예(後裔)로서의 자긍심(自矜心)을 높임과 동시에 가락국(駕洛國) 역사(歷史)의 보존(保存)과 재건(再建)을 위하여 힘쓰신 결과, 드디어 1878년(고종15) 6월, 조정(朝廷)으로부터 ‘숭선전(崇善殿)’이라는 전호(殿號)를 하사(下賜) 받았으며, 능관(陵官)을 두게 되었습니다. 숭선전 전호(殿號)를 하사 받은 19세기(世紀) 이후의 기록은 대단히 구체화(具體化), 체계화(體系化) 되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져 왔으므로 「숭선전사」는 그야말로 숭선전의 명실상부(名實相符)한 역사서(歷史書)로서의 위상(位相)과 가치(價値)를 충분히 견지(堅持)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다가 1961년에는 납릉, 숭선전 등이 국가지정사적(國家指定史蹟)으로 등재되었으며, 제15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1924~2009, 재임1998.2~2003.2.) 시절에는 시조대왕(始祖大王) ․ 허황후릉(許皇后陵)에 대한 대대적인 ‘성역화(聖域化) 사업(事業)’으로 경내(境內)가 정비(整備), 단장(丹粧)되었습니다. 이것은 가락국 역사의 복원(復元)과 함께 숭선전의 역사적 가치를 국가가 인정하고 재평가(再評價)한 엄청난 사건(事件)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가락국과 숭선전의 역사는 영원히 이어질 것이며, 이곳은 성지(聖地)로서 자손만대(子孫萬代) 보존될 것입니다. 이것이「숭선전지(誌)」를 「숭선전사(史)」로 표제를 바꾸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앞서는 이유입니다.
따라서, 19세기 이전의 기록들은 단순한 「지(誌)」에 그친다고 치더라도 그 이후의 많은 기록과 자료(資料)들은 사관(史觀)에 입각(立脚)한 생생하고도 엄연한 역사 기록(歷史記錄)이므로 이 책의 표제에 「사(史)」가 붙는 것이 타당(妥當)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점에 대하여 순수(純粹)한 숭조애족(崇祖愛族) 사상만으로 설왕설래(說往說來) 또는 왈가왈부(曰可曰否)할 수도 있겠으나, 이 책의 전체 내용과 발간(發刊) 목적을 고려(考慮)하고, 700만 우리 가락 후예(駕洛後裔)들의 자존심(自尊心)을 고취(鼓吹)시키기 위해서라도 『숭선전사(崇善殿史)』에 대한 올바른 인식(認識)이 참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왜곡(歪曲)된 식민사관(植民史觀)으로 인하여 말살(抹殺) 또는 훼손(毁損)된 가락국의 역사를 바로잡고, 숭선전이 조상 숭배(祖上崇拜)와 전통 보존의 전당(殿堂)이 되는 데에 이 책 「숭선전사(崇善殿史)」가 기록 문화(記錄文化)로서 큰 역할(役割)을 하리라고 감(敢)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하오니, 표제(標題)에 대한 회장(會長)님의 고견(高見)과 아량(雅量) 그리고 단안(斷案)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혜량(惠諒)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駕洛紀元一九七五年(2016년) 11월 25일
숭선전사(崇善殿史) 편수위원 허종(許琮) 올림
첫댓글 이번의『숭선전사(崇善殿史)』편찬에는 우리 문중의 허창무(前후릉명예참봉,前참의공종회회장),허봉무(前대종회의전실장,現가락종무위원),허종(現참의공종회부회장,이회서당이사),허노진(前후릉참봉) 이상 네 분께서 참여하셨으니 뜻깊은 일입니다. 그리고 이번이 『숭선전지(崇善殿誌)』라는 표제를 『숭선전사(崇善殿史)』로 변경하는 기원이 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