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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인 (SIGN) - 16부 -
씬/1 D, 국과수 부검실 밖 복도
특수부검실에서 걸어나오는 지훈,
참관실에 있다가 반대편에서 걸어나오는 이명한.
이명한의 뒤쪽에는 박태규, 구성태를 비롯한 국과수 직원들이 서 있다.
이명한, 천천히 지훈에게 다가간다.
이명한 추락사가 아니라, 질식사. 자살이 아닌 타살이란 얘긴가?
지훈 부검사진을 확인해 보시면, 저 뿐만 아니라 그 어떤 법의관도
그렇게 결론을 내릴겁니다.
이명한 좋아. 자네가 추락사와 질식사를 잘못볼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네.
하지만.. 사망추정시간이 열한시가 아니라 일곱시라..
지훈 ...
이명한 헨스게 도표, 모리츠 공식, 위장내용물의 소화정도,
유리체액의 포타슘 농도, 법곤충학.. 여러 분야의 첨단과학들을
이용해도 아직 정확한 사망시간을 추정해내는 건 불가능해.
법의학자들이 아직도 풀지 못한 숙제지.
지훈 ...주선우의 부검사진, 자료들은 국과수에 공개하겠습니다.
제 부검결과에 의혹이 있다면, 말씀하세요.
언제든 토론에 응해 드리겠습니다.
지훈, 이명한을 바라본 뒤, 이명한을 스쳐서 지나간다.
씬/2 D, 부검실 밖 복도 또 다른 일각
참관실에서 통화를 하면서 걸어나오던 우진, 지훈과 마주친다.
우진 (전화를 끊으며) 알았어요.
(지훈을 보며)최이한형사가 씨씨티브이에서 강서연을 발견해냈어.
지훈 (놀라는)강서연! 강서연이 주선우를 찾아갔었다구?
우진 그런데, 그 시간이 선배가 얘기한 사망추정시간인 일곱시경이야
이것만 밝혀지면 강서연을 소환할 수 있을 것 같아.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 부검소견서 나오면 바로 연락해줘.
지훈에게 인사한 뒤, 걸어가는 우진.
지훈, 그런 우진을 보다가 반대편으로 걸어가다가 문득 뭔가 맘에
걸리는 듯 멈춰선다.
씬/3 D, 다경의 사무실
똑똑 노크소리와 함께 천천히 열리는 문.
문 열리면서 들어서는 지훈. 그러나 다경은 없다.
책상위에는 오상은의 부검사진들이 널려져 있다.
씬/4 D, 화장실
다경, 정신을 깨려는 듯, 세수를 하고 있다.
자꾸 떨려오는 손. 법의관의 양심과 이호진을 잡고 싶은 마음이 오가는 듯
눈빛이 젖어온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답답하고 미치겠다.
그런 다경의 모습에서
-인서트 컷
15부. 다경에게 대답하던 대화를 나누던 호진과 다경의 모습.
다경 ...오상은과 같은 동네에 살던 여고생이 5년전에 죽었었어요.
호진 ...(전혀 기억나지 않는 듯)무슨.. 소리세요?
다경 교복을 입고 있었는데.. 학교에서 공부하다가 돌아오던 길이었어요.
호진 ...무슨 소리 하는 거에요?
다경 ...그.. 여학생도.. 당신이 죽였어요?
호진 무슨 소리에요. 난, 억울합니다. 난 아무것도 몰라요.
난 망치같은 거 본적도 없어요. 난 사람을 죽이지 않았어요.
체크무늬 교복같은 것도 모른다구요.
다경 ...(본다)
호진 (진심을 담아)정말이에요.
호진을 가만히 바라보는 다경.
다경 .....난.. 체크무늬라고 얘기 안했어요.
호진 .....(보다가 피식 웃는다) 실수해버렸네.
다경을 바라보며 비열하게 피식 웃던 호진의 모습.
현재로 돌아오면, 다경, 호진에 대한 분노가 더욱 살아난다.
결심한 듯, 굳은 눈빛으로 거울을 본다.
씬/5 D, 다경의 사무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다경. 순간 멈칫한다.
보면 다경의 책상위에 놓여진 출력된 오상은의 부검소견서를
들고 살펴보고 있는 지훈이다.
다경 선생님..
지훈, 다경 보지 않고, 계속 오상은의 부검소견서를 본다.
다경, 당황하지만, 애써 자연스럽게 다가와서 책상위 오상은의 부검사진들을 정리 하면서 지훈이 보고 있던 부검소견서도 자연스럽게 지훈의 손에서 빼서 정리한다.
다경 (아무렇지 않은 밝은 척 하느라 더 부자연스러운)
선생님이 저 단독부검 해도 된다고 하셨다면서요?
골목에서 일어난 둔기손상사인데요. 처음이라 헤매긴 했는데
뭐.. 강용화선생님한테 한번 더 여쭤보고 넘길려구요.
지훈, 밝은 척 하는 다경을 보다가
부검소견서 밑 책상에 사망추정시간을 계산한 흔적이 있는 종이를 본다.
(헨스게 도표같은)
지훈 사망추정시간을 계산하고 있었나봐?
다경 (찔리지만)예.
지훈 ...도와줄까?
다경 ..(보다가)아뇨. 거의 끝났어요. 이제 부검소견서 넘기기만 하면 되요.
지훈, 아무렇지 않아하는 다경을 보다가
지훈 그럼.. 수고해.
다경을 남겨놓고 문쪽으로 다가가서 문고리를 잡는다.
그러다가..
지훈 무슨 이윤지.. 모르겠지만.. 안 그랬으면 좋겠어.
다경, 가만히 바닥을 바라본다. 눈치 챘구나...
지훈 ...그때.. 정차영사건에서 거짓증언을 하고.. 내가 느낀 감정.
넌.. 안 느꼈으면 좋겠어.
다경, 참아왔던 눈물이 한줄기 떨어진다.
지훈 그거.. 정말.. 힘들거든...
아마 죽을때까지 그 기억은 날 따라다닐꺼야. 평생 잊지 못하겠지.
그러니까, 넌 그러지 마라.
문을 열고 나가려는 지훈.
그런 지훈에게
다경 ... 서윤형만큼 잡고 싶은 범인이 있어요..
몇 시간만.. 옮기면 잡을 수 있어요.
용의자가 범인이 확실해요. 숫자 몇 개만 고치면 잡을 수 있는데..
그래도.. 안돼요?
눈물을 흘리는 다경을 가만히 바라보는 지훈.
다경 정말.. 안되는 건가요?
씬/6 D, 병원 전경
씬/7 D, 다희의 병실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누워있는 다희. 그앞에 서있는 다경과 지훈.
다경 제 동생이예요...
지훈 ...
다경 (담담하게) 5년전에.. 누군가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제 동생을 이렇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그날 이후... 제 동생의 시간은 멈춰버렸어요.
이 아이예요. 절 법의관의 길로 이끈 사람이....
지훈, 다경의 얘기를 들으며 가만히 다희를 내려다 본다.
다경 너무나 분하고 억울했어요. 그래서 내손으로 꼭 잡고 싶었어요.
그런데... 얼마전 비슷한 시신이 국과수로 왔죠.
부검을 끝내고 용의자를 만났어요. 그리고 알았죠.
내 동생을 이렇게 만든 그놈이라는 걸...
지훈 !
다경 죽도록 미웠어요... 그리고 맹세했죠. 무슨일이 있어도 내손으로
잡고 싶었어요. 근데... 사망추정시간이 안맞는거예요...
맞아야 되는데.. 안맞는거예요..
가만히 듣던 지훈. 다경을 보며
지훈 그만해도 괜찮아.
다경 그래서 그런 나쁜 생각을 한거예요.
지훈 ... 말하지 않아도 돼.
다경 하지만... 선생님 말이 맞아요.
우리는 오로지 과학적 진실만을 말해야 하는 사람들이잖아요.
다경을 말없이 바라보는 지훈.
그때, 담당의사가 들어온다.
의사 고다희씨 보호자시죠?
씬/8 D, 동장소, 복도
담당의사와 얘기를 나누고 있는 다경. 조금 떨어진 곳에 지훈이 기다리고 있다.
의사 아버님께 얘기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동생 분 상태가 최근 많이
악화가 됐습니다.
다경 네?
의사 지난 5년간 힘겹게 버텨왔는데.. 최근 들어서 심장기능이 아주
안좋아졌어요.
그말에 다경을 보는 지훈.
다경 그럼... 어떻게 해야 되는 건가요?
의사 현재로선 심장을 이식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다경 심장 이식요?
의사 네... 아시겠지만,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기증자의 심장을 이식
받거나.. 인공심장을 이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현실적으로 기증자를 찾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구요. 두 번째 방법은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망연자실함을 느끼며 하염없이 눈물 흘리는 다경.
의사 좋지 못한 소식을 전해서 죄송합니다.
의사가 목례를 하고 떠난다.
홀로 남겨진채 하염없이 눈물 흘리는 다경을 가만히 바라보는 지훈.
씬/9 D, 호텔, 씨씨티브이실
함께 씨씨티브이를 확인하고 있는 우진과 이한.
일곱시 경에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있는 강서연의 모습을
계속 돌려보고 있다.
우진 ...이걸론 확실한 증거가 되지 않아요.
객실복도엔 씨씨티브이가 없었어요?
이한 투숙객의 프라이버시 때문에 없앴대요.
우진 강서연같은 거물을 소환하려면 강서연이 그날 주선우가 죽은
일곱시경에 주선우의 방에 들어갔다는 증거를 찾아내야 해요.
이한, 답답한 듯, 강서연이 들어간 시간을 계속 돌려보다가 다시 플레이를
누른다. 그때 강서연이 화면에서 사라진 잠시 뒤, 바로 옆 엘리베이터가
열리더니 회색양복을 걸친 남자 한명이 강서연이 내린 쪽을 향해 걸어간다.
이한과 우진, 그 장면을 본 뒤, 동시에 눈빛이 반짝인다.
씬/10 D, 호텔, 프런트.
프런트쪽으로 다가오는 우진.
우진 동부지검, 정우진입니다.
00일, 23층 모든 투숙객들의 숙박기록을 확인하고 싶은데요.
씬/11 D, 몽타쥬.
-우진의 사무실, 전화를 걸고 있는 우진의 사무실 직원.
직원 안녕하세요. 여긴 동부지검인데요. 00일 한국호텔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때문에 전화드렸습니다. 그날 한국호텔 23층
2301호에 묵지 않으셨나요?
여기저기 전화를 걸고 있는 직원들.
그 사이에서 숙박기록에서 남, 녀 성별을 구분해 리스트를 짜고 있는 우진.
-중역 사무실안에서 중역과 마주앉아있는 이한.
이한 00일 한국호텔 2302호에 묵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품에서 강서연의 사진을 꺼내서 보여주며)혹시 그날
저녁 엘리베이터에서 이 여자분 보신 기억이 없나요?
-우진의 사무실, 직원들의 보고를 받으면서 하나둘씩 리스트에서
사람들 이름을 지워나가는 우진, 얼굴에 초조함이 엿보인다.
-회사 로비 카페테리아에서 중년남자와 마주앉아 있는 이한.
강서연의 사진을 보여주지만, 고개를 가로젓는다.
이한의 얼굴에서도 초조함이 엿보이는데..
씬/12 D, 경찰서 복도 일각
형사1과 마주선 다경. 낙담한 기색이 역력한 형사1
형사1 사망추정시간이.. 16일 오전한시에서 아침 여덟시라구요?
다경 ...예.
형사1 그 시간대 이호진의 알리바이는 확실합니다.
피씨방에서 즐겨하던 게임을 하고 있었대요.
피씨방 사장을 비롯해서, 증인들도 많고..
게임 접속시간도 일치합니다.
다경, 어쩔 수 없다.. 얼굴 어두워진다.
씬/13 D, 경찰서 외곽
정문을 나서며 홀가분한 모습으로 걸어나오는 이호진의 모습.
멀리서서 그런 이호진을 바라보는 다경의 안타까운 시선.
그런 다경의 모습 위로
-인서트 컷
병원, 눈물을 흘리는 다경을 바라보는 지훈.
지훈 법의관은 그래서 힘든 직업이야.
부검을 통해서 이 사람이 어떻게 죽어 갔는지..
그냥 담담히 바라볼 수 밖에 없어.
그리고.. 우리가 말할수 있는 건 과학적 진실뿐이야.
현재로 돌아오면 멀리서 걸어오던 이호진, 다경과 시선이 마주친다.
다경, 가만히 바라보는데 이호진, 씨익 웃더니.. 손을 흔든다.
다경의 시선에는 더욱 절망감이 떠오른다.
이호진, 피식 웃더니 몸을 돌려 경찰서를 빠져나가서
거리를 오가는 인파들 사이로 섞인다.
그런 뒷모습을 바라보는 다경. 그 위로 지훈의 목소리.
지훈(소리) 그 룰이 한번 깨지면.. 너도 나같은 형편없는 법의관이
될 수 밖에 없어. 나같이 되지마. 넌.. 좋은 법의관이 돼야 해.
씬/14 N, 우진의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일을 하고 있는 우진.
그때 문 쾅 열리면서 들어서는 이한.
우진, 놀라서 본다.
이한, 뚜벅뚜벅 들어와서 우진 책상위에 쾅 뭔가를 올려놓는다.
강서연의 사진이다.
우진 뭐에요?
이한 주선우가 묵었던 방이 2319호죠?
우진 예.
이한 2317호였어요.
우진 예?
이한 엘리베이터에 찍혔던 그 회색양복의 남자, 주선우 옆옆방의 투숙객
이였다구요.
씬/15 N, 한국호텔 객실 복도(과거)
엘리베이터 문이 띵 열리면서 걸어나오는 강서연.
몇 초 뒤, 옆 엘리베이터 문 열리면서 걸어나오는 회색양복의 남자.
앞서 걸어가는 강서연의 뒤를 따라 걸어간다.
2319호에 멈춰서서 초인종을 누르는 강서연.
‘무슨 문제있나요?’하는 목소리와 함께 문 열다가 놀란 시선으로
강서연을 바라보는 주선우.
회색양복의 남자, 그런 두 사람을 스치듯 지나쳐서 옆옆 방으로 다가가서
자기 키로 문을 연다. 방문을 열면서 힐긋 그쪽을 보면, 강서연이
주선우의 방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씬/16 N, 우진의 사무실
이한 투숙객의 이름은 강성무역의 조동진부장입니다.
강서연이 자신의 옆옆방, 즉 2319호에 들어가는 걸 분명히
봤대요. 이 모든 사실을 증언해 주겠다고 합니다.
우진 (천천히 일어선다. 얼굴에 미소가 어린다)
드디어.. 잡았네요. 이제.. 강서연 소환할 수 있겠어요.
씬/17 N, 방송국 보도국
야근중인 듯, 책상위에서 졸고 있는 기자들.
그런 사무실 한쪽에서 노트북으로 기사를 다듬고 있는 기자1.
그때 울리는 전화벨.
기자1 여보세요. 예. (놀라는)뭐? (믿기지 않는)정말이야? 확실해?
알았어!
기자1, 일어나서 황급히 어디론가 향하며 저 멀리 앉아서 졸고
있던 카메라기자에게
기자1 일어나! 특종이야!
카메라기자 (뭔 일인가보면)
기자1 강중혁! 차기 대통령 딸이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소환됐어!
잠이 깨는 듯 놀라서 일어서는 카메라기자,
다른 책상에 앉아있던 기자들도 이 말이 사실인가? 하는 얼굴로
놀라서 고개를 든다.
씬/18 D, 강중혁 사무실 외곽
외곽에 걸려있는 웃고 있는 강중혁 후보의 대형포스터.
‘강한 대한민국의 강한 일꾼’이란 슬로건이 보인다.
그 아래에 몰려든 기자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기자1 다음달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강력한 차기대통령후보로
손꼽히던 강중혁 후보의 친딸인 강모양이 살인용의자로
검찰에 소환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기자2 왜 강모양이 소환됐는지, 여러 가지 추측들로 의혹이 커져만 가는
가운데, 잠시 후 검찰에서 정식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입니다.
그런 기자들을 굳은 눈빛으로 멀리서 바라보는 장변호사.
건물안으로 들어간다.
씬/19 D, 강중혁 사무실
쨍그랑 굉음소리와 함께 문 열리면서 들어서는 장변호사.
보면 텔레비전을 굳은 얼굴로 바라보고 있는 강중혁.
한쪽 바닥엔 강중혁이 집어던진 듯한 고급 찻잔이 깨져 있다.
장변호사, 강중혁을 본다.
강중혁 내가 가진 모든 힘을 자네에게 주었어.
그런데.. 지금 어떤가? 일이 이렇게 될 때까지 도대체 뭘 한 거냔 말이야!
장변호사 죄송합니다.
강중혁 ....내가.. 그런말 듣자고 자네를 데리고 있는 건줄 아나?
장변호사 (보다가) 서연양... 통제가 안됩니다.
대선기간동안만큼은 조용히 계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주선우를 만나러 가지 말았어야 합니다.
강중혁 감히 지금.. 내 딸이 잘못했다고 말하는 건가?
장변호사, 강중혁의 서슬퍼런 눈빛에 압도당한다.
강중혁, 장변호사를 매섭게 보다가 지긋이 눈을 감는다.
장변호사 지금까지 상황이 이렇게 된건 전적으로 제 책임입니다.
하지만 이럴때 일수록 이성을 찾으셔야 합니다.
강중혁 (여전히 눈감은채 말이없다)...
장변호사 ... 소환에 응해야 합니다.
강중혁, 쾅! 테이블을 내려친다.
강중혁 내딸이.. 내딸을... 검찰에 출두시켜라?
지금.. 제정신이야!!
장변호사 제정신이니까 드리는 말씀입니다.
강서연양은 검찰에 출두해야 합니다.
그래야 어르신께서 원하는 자리에 오르실 수 있습니다.
강중혁 ...
장변호사 이제 곧 검찰에서 기자회견이 열릴 겁니다.
씬/20 D, 검찰 기자회견장 밖 복도.
기자회견장을 향해 걸어가는 최중섭과 우진.
최중섭 원고 내놔.
우진 예?
최중섭 기자회견은 내가 한다.
우진 아뇨. 제가 할께요.
최중섭 자네까지 다쳐선 안돼.
우진 과장님이야말로 다치시면 안됩니다.
그리고... 제가 시작한 거잖아요. 책임은 저 혼자 지겠습니다.
씬/21 D, 검찰 기자회견장
기자들이 빼곡이 들어찬 검찰 기자회견장.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우진, 연단에서 기자회견중이다.
우진 삼일전 한국호텔에서 발견된 서윤형의 전 소속사대표 주선우의
사망사건을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주선우가 묵었던 객실을 수색하던 도중 유서가 발견돼,
자살로 추정됐으나, 국과수의 부검결과 주선우의 사망의 종류는
자살이 아닌 타살로 밝혀졌습니다.
웅성거리는 기자단들. 질문을 위해 손을 드는데
우진 또한, 주선우의 사망시간으로 추정되는 오후 일곱시,
주선우가 묵던 객실에 용의자 강모양이 함께
있었던 정황증거가 발견됐습니다. 이에 강모양을 직접 소환해서
당시 상황을 직접 조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기자단들에서 터져나오는 질문들. ‘문제의 강모양이 대선후보인 강중혁후보 의 친 딸 강서연양이 맞습니까?’ ‘강모양과 주선우씨는 어떤 관계였습니까?‘
‘타살이라면 주선우씨는 살해당했다는 겁니까?’
‘또 다른 용의자는 없습니까?' 질문들이 터져나오는데,
우진 더 이상의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소환조사가 끝나고, 사건수사가 마무리되면 다시 정식 기자회견을
가지고 모든 수사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우진, 연단을 내려서는데, 뒷줄의 기자들 중 한명에게 울리는 전화벨.
기자, 귀찮다는 듯
기자 바빠! 나중에.. (하다가 멈칫한다)뭐? 그게 사실이야?
다른 기자들의 핸드폰도 하나둘씩 울리기 시작한다.
씬/22 D, 검찰 기자회견장, 밖
우진, 걸어나오는데, 최중섭의 얼굴이 굳어져 있다.
우진 왜요? 무슨 일 있으세요?
최중섭 ...국과수에서 뒤통수를 쳤어.
우진 예?
씬/23 D, 강중혁의 사무실
강중혁을 바라보는 장변호사.
장변호사 강서연양이 소환된다고 해도.. 검찰에선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 할 겁니다.
강중혁을 바라보며 씨익 미소짓는다.
씬/24 D, 국과수 기자회견장
국과수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는 이명한에게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쉬들. 기자회견장을 비추면, 회견도중에도
계속 뒷문이 열리면서 기자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이명한 00일 한국호텔에서 사망한 주선우 사건에 대한
국과수의 공식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잠시 말을 멈추고 기자들을 바라보는 이명한.
기자들, 모두 이명한의 입이 열리기만을 바라보고 있다.
이명한 한국호텔 23층에서 추락한 채 발견된 주선우의
사인은.. 추락사..가 아닌 목졸림에 의한 질식사.
사망의 종류는 명백한 타살입니다.
웅성거리는 기자단.
손을 드는 기자의 질문 ‘그럼 검찰의 기자회견이 사실인 겁니까?
주선우의 살인사건에 강중혁의원의 친딸이 용의자란 건가요?‘
뒤이어 손을 드는 기자들.
이명한 이상은...검찰에서 발표한 부검결과로, 검찰에서 부검의뢰를 한
부검집도의의 의견입니다.
그러나... 국과수의 의견은 다릅니다.
기자들, 웅성거린다.
이명한 부검집도의가 추정한 사망시간은 오후 일곱시.
그러나.. 부검소견서와 부검사진, 현장정황증거를 종합해 볼 때,
국과수에서 추정한 사망추정시간은 오후 열한십니다.
기자 그렇다면 검찰의 수사가 틀렸다는 건가요?
검찰은 사망추정시간을 근거로 강중혁의원의 친딸을 소환했습니다.
이명한 ...사망시간을 추정하는 건, 아직도 법의학에서 풀지 못한
커다란 숙젭니다. 보다 신중하고 객관적으로 다가서야 합니다.
검찰이 발표한 사망시간이 백프로 틀렸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국과수는 주선우가 사망한 시간이 7시가 아닌 11시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기자회견석을 떠나는 이명한. 웅성거리는 기자단들.
씬/25 D, 국과수 휴게실.
(미군사건때, 재영이 총 쏘는 시범 보였던 탄현 매점정도면 어떨까 싶은데요)
강용화와 이윤기, 굳은 얼굴로 마주앉아 있는데,
그동안 강용화를 찾아다닌 듯, 두리번 거리던 다경, 휴게실안으로
들어서서 의자에 앉는다.
다경 이명한 원장 기자회견 보셨어요?
강용화나, 이윤기 대답없이 굳은 얼굴로 앉아있다.
다경 윤지훈 선생님이 작성하신 부검소견서 저도 확인했습니다.
저.. 비록 서툴고 아직 경험도 부족하지만..
전 윤지훈선생님의 의견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강용화 정확한 사망추정시간은 범인 이외엔 맞힐 수 없어.
일곱시, 열한시 법의관으로서 저마다 개인적인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
다경 맞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주선우가 열한시에 죽었다고 생각하는 건 원장님, 개인의 의견이에요.
그게.. 국과수의 공식적인 입장입니까?
강용화 고다경선생..
다경 국과수는 단 한명이라도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노력해야 되잖아요.
그 사망추정시간에 따라 다른 누군가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강용화 나도 윤지훈 선생 말이 맞다고 생각해. 하지만, 어쩔수가 없잖아.
다경 어쩔수가 없다고.. 이렇게 가만있는 건 말이 안됩니다.
전.. 아직 힘없는 신참 법의관에 불과해요. 제 얘길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선생님들은 다르잖아요.
말없이 다경의 얘기를 듣는 강용화와 이윤기.
이윤기 (말없이 듣다가)고다경 선생 말이 맞아.
씬/26 D, 국과수 복도 일각
복도에 서서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재영, 성진, 완태.
재영 주선우 부검은 윤지훈선생님이 하셨는데,
왜 거기에 이명한원장이 나서냐구!
완태 제발 좀 그냥 좀 넘어가라. 부검소견서는 국과수랑
공유하기로 했잖아. 국과수 입장이 있을 수도 있는 거지.
성진 원래 부검소견이라는 게 국과수 입장, 법의학 교수입장,
다 달라서 싸우기도 하잖아.
그때, 복도 한쪽에서 뚜벅뚜벅 빠르게 들려오는 구둣발소리.
뭔가 하는 시선으로 돌아보면 복도를 걸어오는 강용화를 비롯한
젊은 법의관들의 모습이다.
굳은 얼굴로 원장실을 향하고 있다.
그런 뒷모습을 바라보는 완태, 재영, 성진.
성진 뭔가 심상찮아.
완태 윤지훈선생만 끼면 다 그래.
재영 ...윤지훈선생님한테 연락 드려야 겠어.
씬/27 D, 동부지검 외경
‘도대체 일을 어떻게 하는 거야!’ 하는 부장검사의 일갈이 깔린다.
씬/28 D, 동부지검 부장검사실
굳은 얼굴로 서 있는 우진. 부장검사, 화가 나서 우진을 노려보고 있다.
부장검사 이 일을 어떻게 할건가? 국과수에선 주선우는 일곱시가 아닌
열한시에 사망했다고 밝혔어!
우진 ...국과수의 발표 역시 정확하다고 할 순 없습니다.
부장검사 됐어. 얘기 길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강서연 소환장 발부 취소해.
우진 ..그럴 순 없습니다.
부장검사 정검사!!
그때, 똑똑 노크소리와 함께 문 열리는 직원.
부장검사 뭐야?
직원 그게.. 강서연이 소환에 응한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부장검사도 우진도 의외의 상황에 놀라서 바라본다.
부장검사 ...그게.. 사실인가?
직원 예. 내일, 검찰로 출두하겠다고 합니다.
우진, 강서연이 오히려 순순히 소환에 응한다고 하자,
의외의 모습으로 도대체 무슨 꿍꿍이지? 하는 표정.
씬/29 D, 국과수 원장실
똑똑 노크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면서 들어서는 강용화를 비롯한 법의관들.
책상에 앉아있는 이명한과 시선이 마주친다.
이명한 무슨 일인가?
강용화를 비롯한 법의관들 천천히 들어서서 이명한의 앞에 와서 선다.
강용화 저희는 원장님의 기자회견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명한 (꿈틀해서 본다)
강용화 저희 역시 윤지훈선생님의 부검소견서를 확인했습니다.
이명한 그래서?... 자네들 역시 사망시간이 일곱시라고 확신한단 얘긴가?
강용화 ...일곱시라고 확신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원장님이 발표하신
열한시도.. 마찬가집니다.
이명한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건가?
강용화 ...원장님이 말씀하신 의견이 국과수 전체의 의견은 아니라는 겁니다.
이명한 ...내 의견에 반대한다는 뜻이군.
이명한, 자신들의 앞에 서 있는 법의관들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일어서서 둘러보며
이명한 국과수는 언제나 부검소견서를 공유해왔고,
부검소견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이 허용돼왔네.
그러면서 법의학을 성장시켰지.
법의관들을 한번 더 둘러본다. 여유있는 미소
이명한 이번경우도 마찬가지야.
법의관들 ...
이명한 원한다면.. 이번사건에 관해서 공개토론을 제안하겠네.
강용화 법의관들이 가지는 전체부검회의 말씀이십니까?
이명한 아니.. 법의학부를 떠나 국과수.. 범죄수사에 있어서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들 앞에서 누구의 의견이 옳은지, 묻고 싶은 걸세.
법의관들 ...
이명한 윤지훈 선생의 의견이건, 내 의견이건.. 그 토론을 거쳐서 인정받는다면.. 국과수 전체의 의견이라고 할 수 있겠지... 어떤가?
강용화 원장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이명한, 천천히 법의관들을 보는데, 미소가 서서히 가신다.
이명한 단.. 이번 토론이 끝나고 난 뒤, 또 다시 이견을 내세운다던가..
국과수의 권위에 누를 끼치는 행위는 절대 용서치 않겠네.
알겠나?
이명한의 카리스마에 법의관들 보다가 고개 끄덕한다.
씬/30 N, 지훈의 오피스텔
전화를 받고 있는 지훈.
지훈 예.. 예.. 알겠습니다.
내일.. 국과수 대회의실에서 뵙죠.
전화를 끊는 지훈. 창밖을 바라본다.
씬/31 N, 강중혁의 사무실
강중혁과 마주앉아 있는 장변호사.
장변호사 .... 서연양 일은 걱정 안하셔도 될겁니다.
내일, 국과수에서.. 검찰에서.. 모든 게 조용히 마무리 될 꺼에요.
아니.. 오히려.. 의원님의 지지도는 더욱 올라갈 겁니다.
강중혁을 보면서 씨익 미소짓는 장변호사.
씬/32 D, 검찰청 외곽
다음날 아침. 검찰청 앞에 멈춰서는 고급승용차.
장변호사, 뒷자리에서 먼저 내린 뒤, 서연쪽 차문을 열어주면
뒷자리에서 내리는 서연.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 서연을 향해 마이크를 들이민다.
기자1 지금 심정이 어떠십니까?
기자2 강서연씨, 아버님과 무슨 얘기를 하신 적 있습니까?
기자3 소환에 응하게 되신 이유는 뭡니까?
걸어가던 서연, 천천히 뒤를 돌아본다.
서윤형을 죽일때와는 전혀 틀린 착하고 청순한 모습이다.
서연 전, 아버지의 딸이기 전에,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당연히 소환에 응해서 검찰의 수사에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인사 한 뒤, 검찰청쪽으로 향하는 서연과 장변호사. 그 뒤를 따르는 기자들.
씬/33 OMIT 해주세요
씬/34 D, 국과수 대회의실
공개토론 준비가 한창인 국과수 대회의실.
중앙에 자리잡은 대형화면 양옆으로 발표를 할 수 있는 연단.
하나둘씩 자리에 들어와서 앉는 직원들.
강용화, 이윤기 법의관, 프로파일러 민정기, 숙주, 재영, 성진, 완태.
다경도 들어와서 착석한다.
뒤이어 이명한과 박태규 들어오자, 일어서는 직원들.
이명한이 착석하자, 그제서야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들어서는 지훈.
들어서서 대회의실을 가득 채운 사람들을 바라본다.
지훈에 대한 신뢰를 담아 바라보는 다경, 재영. 강용화
그리고 무표정한 얼굴로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는 중도파의 사람들.
마지막으로 시선이 마주치는 이명한.
차갑게 시선이 부딪치고.. 지훈, 한쪽에 마련된 자리에 가서 앉는다.
씬/35 D, 검찰청 복도 일각
걸어오던 우진과 이한, 뭔가를 발견하고 멈춰선다.
맞은편에서 검찰직원들과 함께 걸어오는 강서연과 장변호사다.
처음 만나는 강서연을 가만히 보는 우진.
강서연, 여유있게 다가와서 우진 앞에 선다.
우진 소환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들어가실까요?
씨익 미소지으면서 사무실쪽으로 향하는 서연.
씬/36 D, 국과수 대회의실
정면에 커다란 빔 프로젝트를 쏠 수 있는 화면 걸려 있고,
양쪽에 발표를 할 수 있는 마이크.
모두 착석하자, 한쪽 마이크로 다가서는 구성태.
구성태 모두 모이셨으면, 0월 0일 실시된 주선우 부검 케이스에 대한
국과수 공개 토론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일단, 부검 집도를 맡은 윤지훈 선생님, 전반적인 부검과정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죠.
구성태, 얘기를 끝낸 뒤, 자리로 돌아가고, 지훈이 일어나서 연단으로
다가와서 마이크 앞에 선다.
지훈 0월 0일, 밤 열한시 경. 모 연예기획사 대표인 주선우가
한국호텔 후문 화단쪽에서 추락한 채 발견됐습니다.
대형화면에 뜨는 주선우의 현장사진들.
지훈 발견당시, 주선우가 묵었던 객실에서 유서가 발견되고,
객실안에 다른 사람이 함께 있던 정황이 밝혀지지 않아,
검찰은 자살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펼치는 한편,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기 위해 국과수에서 부검을 실시했습니다.
지훈, 빔프로젝트의 리모콘을 눌러 다음 사진으로 넘긴다.
대형화면에 뜨는 주선우의 부검사진.
(너무 적나라하지 않은 경부사진 위주로, 대형화면에 뜨는 화면들은
모두 흐릿하게)
지훈 부검결과, 추락사로 추정됐던 주선우는 추락하기 전,
이미 목졸림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한 상태였던 게 드러났습니다.
(화면을 바라보며) 보시다시피, 눈꺼풀에 일혈점, 암적색
조직색깔, 유동혈, 장기울혈, 또한 경부연조직손상과 경부장기울혈 및
후두점막하 출혈이 확인됐고, 갑상연골의 상각이 골절이 확인 됐습니다.
대형화면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지훈 주선우의 사인은 추락사가 아닌, 질식사,
사망의 종류는 타살로 추정됩니다.
구성태 사망추정시간을 일곱시라고 추정하신 이유도 말씀해 주시죠.
지훈 주선우의 사망시간을 일곱시경으로 추정한 건,
주선우의 위장에 남아있던 내용물을 보고 판단한 겁니다.
지훈, 다음 화면으로 넘기면, 주선우의 위장내용물이 찍힌 화면이다.
지훈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부검시 위내에 음식물이 전혀 소화되지 않은 상태는 식사 직후,
위 및 십이지장에 식물이 남아있고, 소화가 진행된 상태라면
식후 약 2~3시간,
위는 비어있고 십이지장에서 식물의 고형잔사가 남은 상태는
식후, 약 4~5시간,
위 및 십이지장이 모두 비어있는 상태라면 식후 6시간 이상이
지난 상태로 보는 게 일반적입니다.
주선우는 사망하기 직전 6시반에 호텔 레스토랑에서 마지막으로
스테이크를 먹었다는 기록이 확인됐고, 부검했을 당시 사진처럼
전혀 소화가 되지 않은 상탭니다. 식사를 했던 6시반 이후
30분안에 사망한 걸로 보는 게 타당합니다.
구성태 주선우의 위장내용물은 약독물과로 넘어갔죠.
홍숙주선생.
숙주, 앉은 채로 대답한다.
숙주 윤지훈선생의 말씀처럼, 레스토랑에서 식사한 스테이크가
거의 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식사 바로 후의 상태로 확인됐습니다.
그때, 이명한 천천히 입을 뗀다.
이명한 위장내용물로 정확한 사망시간을 추정할 순 없습니다.
주선우는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매우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사람의 소화기관은 매우 민감해서,
스트레스 여하에 따라서 소화속도가 틀려질 수 있습니다.
그런 예는 예전에도 많이 발견됐습니다.
그때 앉은 채로 얘기하는 민정기.
민정기 그건 저도 동의합니다. 1959년 스티븐 트러스콧에게 강간살해됐던
린 하퍼의 경우가 그런 경웁니다.
누군가에게 납치당했을 때와 같은 무서움, 공포, 부상 혹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되면 소화속도가 현격히 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때 손을 드는 다경.
다경 주선우를 린하퍼의 경우와 비교하는 건 타당하지 않습니다.
린 하퍼는 강간범에게 납치된 극도의 공포상태아래 있었지만,
주선우가 그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강용화 또한, 주선우의 부검사진을 확인했을 때, 주선우의 위장기관은
아무 이상이 없는 건강한 상태였습니다.
그런 건강한 상태에서 소화가 전혀 되지 않았다는 건,
식사 직후에 사망했다고 추정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이명한 (다시 몰아친다)그렇고 하더라도 위장내용물로 사망시간을 추정 하는 건
아직도 믿을 만하지 못 하다라는 게 정설입니다.
현재 가장 광범위하게 사망시간을 추정하는 방법은
사망당시 직장온도와 주변온도로 추정하는 것입니다.
주선우의 경우 모리츠 공식과 헨스게 도표로 추정했을 때,
오후 일곱시가 아닌 오후 열한시로 추정됐습니다.
세 시간 정도 오차가 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오후 일곱시는
오차범위안에도 들지 못합니다.
지훈 직장온도는 사망당시 현장이 유지된 채 측정되야 합니다.
실내와 실외, 바람이 불었는지 아닌지, 건조한지 아닌지가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선우는 죽어서 방치된 호텔방이 아닌,
호텔 후문 쪽 실외에서 직장온도를 측정했습니다.
신뢰할 수 없습니다.
이명한 주선우가 일곱시에 죽었다면 죽은지 네다섯시간이 지난 주선우의
몸에 시반이 형성되 있지 않은 건 어떻게 설명할 꺼죠?
지훈 추락사의 경우 몸안의 피가 바깥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시반이 없어진 겁니다. 일곱시에 죽었고 열한시에 던져졌다면
시반이 생기는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구성태 시강은 어떻습니까? 김완태 선생님, 시신의 외관을 확인하셨죠?
완태, 자기한테 시선들이 쏠리자, 미치고 환장하겠다.
완태 전.. 그.. 뭐랄까.. 원장님 의견도 맞는 것 같고...
재영 (그때 완태의 말을 가로채며)보통 시강은 턱관절부터 시작되는게
일반적인데, 주선우는 추락당시 턱관절이 심하게 훼손된 상태라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재영의 발언이 끝나자, 정적이 감도는 회의실
이명한 이제.. 슬슬 마무리를 지어야 할 시간입니다.
사람의 위장내용물은 변사자의 상황과 개인적인 체질, 식습관에
따라 열이면 열 다른 양상을 띄게 됩니다.
그러나 직장온도를 이용한 모리츠 공식과 헨스게도표는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방식입니다.
모리츠 공식, 헨스게 도표 두 가지 다 주선우의 사망시간은
열한시경으로 추정됐습니다.
주선우의 사망추정시간은 열한십니다.
이명한과 시선 마주치는 지훈.
지훈 모리츠 공식, 헨스게 도표 모두 공신력이 있는 방식이란 건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 방식은 사망당시 측정한 직장온도,
사망당시의 주변온도를 대입해야 정확한 사망추정시간이
나옵니다. 그러나 주선우의 경우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주선우의 마지막 식사는 스테이크와 양송이스프였습니다.
소화가 안되는 고기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소화에 용이한
스프조차도 십이지장으로 넘어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주선우는 식사직후, 일곱시경에 사망한 게 확실합니다.
팽팽하게 대치하는 이명한과 지훈.
이명한 ...여기 계신 모든 분들 바쁜 시간을 쪼개서 자리하신 분들입니다.
더 이상 시간을 뺏을 수 없군요.
결론은 (직원들을 바라본다)여러분들이 결정지어줘야 겠습니다.
대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을 둘러보는 이명한.
이명한 윤지훈 선생의 의견이 맞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손을 들어 주십시오.
다경, 번쩍 손을 든다. 재영, 강용화를 비롯한 젊은 법의관들,
손을 들고 숙주도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가 손 든다.
성진은 손 들려고 하는데, 완태가 손을 잡는다.
완태 미쳤어? 이명한원장한테 찍히는 거야.
성진 주변을 둘러보면, 대다수의 사람들 이명한의 눈치를 보는 듯,
시선 바닥으로 내리깐다.
이명한과 지훈의 시선으로 보이는 대회의실의 분위기.
다수대 소수로 이미 나뉘어져 있다.
이명한 국과수의 공식입장이 정리된 것 같군요.
(미소지으며)이상으로 공개토론을 마치겠습니다.
뚜벅뚜벅 대회의실을 빠져나가는 이명한.
그 뒤를 따라 하나둘씩 일어서서 대회의실을 빠져나간다.
연단에 가만히 서 있는 지훈. 그리고 지훈을 지지하는 소수가 남는다.
강용화를 비롯한 젊은 법의관들, 지훈의 어깨를 기운 내라는 듯,
툭 치면서 걸어나간다.
완태는 누가 볼까 무서운 듯, 재빨리 성진을 이끌고 대회의실을 나가고
재영, 지훈에게 다가와 예의바르게 인사한 뒤 나가면, 숙주도 그 뒤를
따른다. 대회의실에 남는 지훈과 다경.
다경 선생님... 숫자가 진실을 얘기해주진 않아요.
전 선생님이 옳다고 생각해요.
지훈 ....어차피 이렇게 될 꺼라고 생각했어.
적어도.. 국과수 내부에서 이런 움직임이 있다는 걸 알았으니,
이명한 교수도 앞으로 쉽사리 부검결과를 조작하긴 힘들겠지.
씬/37 D, 동부지검, 우진의 사무실
강서연, 장변호사와 마주앉아 있는 우진.
우진 뒤쪽엔 이한이 서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우진 0월 0일 일곱시경, 한국호텔에 묵고 있던 주선우씨를
찾아간 적이 있나요?
서연 .....
우진 아니,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죠.
주선우씨와 강서연양은 무슨 사인가요?
서연과 장변호사, 말없이 바라본다.
우진 지난 일년동안, 강서연양의 계좌에서 주선우씨 계좌로
세차례, 거액의 돈이 입금된 게 확인됐습니다.
두 분 사이에.. 어떤 거래가 있었던 건가요?
서연 ....
우진 혹시 말못할 비밀로 협박을 당하신 거 아닙니까?
그래서.. 주선우씨를 죽였나요?
서연 ... 검사님.. 말이 맞아요.
우진, 이한 의외의 대답에 서연을 바라본다.
서연 ..주대표님은.. 지난 일년동안 절 계속 협박해 오고 있었어요.
우진과 이한, 도대체 서연이 무슨 말을 하는지, 지켜보는
서연 ...일년전.. 죽은 서윤형.. 윤형이오빠와 전 사귀는 사이였어요.
그런데.. 윤형이 오빠가 죽고 난 뒤, 주대표님은 내가 윤형이
오빠를 죽였다고 얘기하겠다면서 줄곧 절 협박해 왔었죠.
이한과 우진, 천연덕스럽게 거젓말을 하는 서연의 모습이 기가막히다.
그때 서연의 옆에 있던 장변호사, 서연의 말을 막으며
장변호사 그 다음은 제가 말씀드리죠.
주선우는 서연양이 유명정치인의 딸이고, 대선이 임박한 사실을
이용한 겁니다. 그 동안 서연양은 아무 말도 못하고 주선우에게
당하고만 있었어요.
이한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아요.
당신이 서윤형을 죽이지 않았다면, 그런 협박에 당하고만 있진 않았겠죠.
장변호사 서연양과 서윤형이 사겼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미 인터넷에서
허위사실들이 유포되고 있었어요. 서연양은 이 사건을 더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던 겁니다. 그래서.. 진실을 얘기하지 못한 거에요.
우진 ...진실이라뇨?
장변호사 서윤형을 죽인 진범이.. 주선우 대표라는 진실말입니다.
우진, 이한 눈썹 하나 까딱안하고 거짓말을 하는 장변호사를 기가막힌 듯
바라보는데..
똑똑 노크소리와 함께 들어서는 직원. 우진을 바라본다.
씬/38 D, 사무실 밖 직원실
굳은 얼굴로 우진과 이한에게 얘기를 하는 직원.
직원 청산가리의 구입경로를 밝혀냈습니다.
이한 ..일년동안 드러나지 않던 구입경로가 갑자기 드러나요?
직원 청산가리를 팔았다는 사람이 나타났어요.
우진 그래서요?
직원 청산가리를 구입한 사람은.. 죽은 주선우라고 자백했습니다.
이한 (기가막히다) 말도 안됩니다. 다 지어낸 얘기에요.
우진, 굳은 얼굴로 서 있다.
그때 사무실 문 열리면서 천천히 나오는 장변호사.
장변호사 서연양이 스트레스가 심한가 봅니다.
몸상태가 안 좋은데.. 이제 어느 정도 조사가 끝났으면
돌아가도 괜찮을 까요?
우진과 이한, 장변호사를 바라본다.
여유있게 씨익 미소짓는 장변호사.
우진과 이한, 안을 보면... 앉아있는 강서연이 두사람을 보며 미소 짓는다.
씬/39 D, 검찰청 복도.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검찰청을 빠져나가는 서연을 바라보는 우진과 이한.
분한 얼굴이다.
이한 (분하고 원통하다)다 잡았는데! 또 눈앞에서 놓쳤어요!
씬/40 D, 기자 회견장
수많은 취재진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의 ‘온다’하는 소리와 함께 일제히 연단(?)을 향해 터지는 카메라
후레시 세례.
강중혁이 보좌관들과 함께 연단에 오르고 있다.
슬픔에 가득한 강중혁의 표정. 무겁게 입을 연다.
강중혁 저는 오늘 너무나 슬프고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국민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저의 딸이 오늘 검찰에 소환되었습니다.
(슬픔이 북받치는듯 잠시 포즈).... 순수하고 꿈많은 평범한 23살의 여대생이 추악한 정치적음모에 의해 하루아침에 살인범으로 몰린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만약 저의 딸이 죄가 있다면, 그 벌을 달게 받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 책임을 지고 대통령 후보를 사임함은 물론, 정계를
은퇴하고 낙향해 조용히 여생을 보내겠습니다.
(눈물 그렁한 눈으로 힘주어) 하지만! 아무런 죄가 없는 저의 딸이 이 강중혁의 딸이란 이유만으로 흉악한 음모와 추악한 정치공작의 희생물 이 된다면... 저는 참지 않겠습니다.
대통령 후보 강중혁으로서가 아니라 힘없고 나약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모든 것을 걸고 싸울 것입니다.
강중혁의 두눈에 눈물이 흘러 내린다.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씬/41 D, 검찰청 청사
기자들의 리포팅이 한창이다.
기자 조금전 열린 강중혁 후보의 기자회견으로 여론은 급반전된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회견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강후보의 딸 강모양의 결백을
믿는냐’는 질문에 76퍼센트의 응답자가 ‘결백을 믿으며 이 사건이
상대진영의 정치공작으로 의심된다’고 응답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이루어진 지지도 조사에서도 강중혁 후보의 지지도가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강모양을 소환조사했던 검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씬/42 N, 몽타쥬
- 우진 사무실. 절망감에 빠져있는 우진과 분함에 치를 떠는 이한.
- 국과수 휴게실에서 TV를 보고있는 다경. 분함에 눈물을 글썽인다.
- 오피스텔에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지훈. 주먹이 부르르 떨리고 있다.
씬/43 N, 고급 오피스텔 외곽
고급스런 강서연이 사는 집 외곽
씬/44 N, 서연의 집
띠리리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와 함께 문 열리면서 들어서는 서연.
기분 좋은 듯 콧노래까지 부르며 쇼핑을 한 듯, 쇼핑백들을 들고 들어서는데..
쇼파에 앉아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강중혁을 보고 멈칫한다.
서연 아빠...
강중혁 굳은 얼굴로 앉아있다가 서연에게 뚜벅뚜벅 다가와서
서연의 뺨을 세게 때린다.
휙 돌아가는 서연의 얼굴. 서연 다시 고개를 돌리는데,
전혀 잘못하지 않은 얼굴이다.
강중혁 (분노를 참고있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주선우를 찾아간거냐..
서연 ...
강중혁 말해.. 무슨 생각으로 주선우를 찾아 간거냐구!
서연 (지금 생각해도 화가나는)날.. 협박했어요.
그 버러지같은 인간이 마지막까지 나한테 전화해서 협박했다구요.
미국으로 가겠다면서 거액을 달라고..
강중혁 그런 일이 있었다면 나한테 얘길 했어야지. 어쩌자구 혼자 찾아가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드는 거냐. 이 일은 너 혼자만의 일이 아니야.
강서연 ...
강중혁 .... 당분간 외국에 나가 있어라.
대선이 끝나고 조용해지면 다시 부르마.
강서연 아빠...
강중혁, 그제서야 뒤돌아 딸에게 다가와 양어깨를 잡는다.
강중혁 넌 그냥 개인이 아니야..
이제 곧 죽은 니 엄마를 대신해서 이나라의 퍼스트 레이디가 될 사람이다.
강서연 ....
강중혁 바람 쐰다고 생각하고 잠시만 나가있어. 알았지..?
고개를 끄덕이는 강서연.
씬/45 N, 다경의 집 전경
씬/46 N, 다경의 방
망연자실한 얼굴로 책상에 앉아있는 다경.
그때, 밖에서 '다경이 왔냐?'하는 소리와 함께 들어오는 다경부 강식.
다경 일찍 오셨네요..
강식 응, 뭐 좀 가지러 올게 있어서 잠깐 가게 맡겨놓고 왔지.
근데, 넌 이 시간에 집에 웬일이야?
다경 그냥 몸이 좀 안좋아서 쉴려구.
강식 어디가 아파?
다경 아니.. 그냥 좀 피곤해서요.
강식 일도 좋지만, 쉬엄쉬엄해야 돼. 너 안그러면 나이들어서 골병난다.
알았지? 아빠, 가게 가볼게.
강식, 나가려는데...
다경 왜 말씀 안하셨어요?
강식 (보면)..
다경 왜 다희 안좋아진거 혼자만 알고 계셨냐구요.
강식, 그제서야 숨기고 있던 감정이 드러난다.
강식 .... 다경아...
다경 우리 다희 어떡해요..? 심장을 이식해야 된다는데.. 어떡해요..
울고있는 다경을 가만히 안아주는 강식.
강식의 눈에서도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린다.
강식 ...다경아. 우리..이제 그만 포기하자.
다경 ...(안된다고 하고 싶지만, 현실을 안다)
강식 5년동안.. 우리가 그 앨 붙잡고 있었던 거야..
그냥.. 갈길 가라고.. 보내주자.
서로를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리는 다경과 강식.
씬/47 N, 국과수 원장실
장변호사와 통화중인 이명한.
장변호사(소리) 매번 자꾸 신세를 지게 되네요.
이명한 저와 했던 약속만 잊지 않으시면 됩니다.
장변호사(소리) 그럼요. 걱정하지 마세요.
이명한 천천히 전화기를 내려놓는다.
그때 다급하게 원장실 안으로 뛰어 들어오는 박태규.
이명한 무슨 일인가? 이 시간에..
태규 워..원장님. 드디어 알아냈습니다.
이명한 알아내다니?
태규 ... 예전에 말씀하셨던.. 서윤형의 기도에서 검출된
미세섬유 샘플 말입니다. 누가 가져갔는지 알아냈습니다.
이명한의 눈빛, 굳는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운다.
이명한 누군가? 검찰쪽인가?
태규 아뇨.. 국과수 내의 인물이였습니다.
이명한 국과수?
태규 국과수 법의관.. 고다경 선생이였어요.
이명한 !!!
이명한, 눈빛 무섭게 굳는다.
태규 예전 검시관 시절 때, 증거물실에서 가져간 모양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이명한 ....(눈빛 서서히 가라앉는다)
태규 ..차라리 이 참에 이걸 빌미삼아 내쫓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증거물 보관실에서 증거물을 훔친 건 범죄행윕니다.
이명한 아냐.. 지금 겨우 서윤형 사건을 진정시켜놨는데
다시 소란스럽게 만드는 건 좋지 않아.
가만히 생각에 빠지는 이명한, 태규에게
이명한 이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테니까.. 자넨 빠져 있어.
씬/48 D, 지훈의 오피스텔.
지훈, 통화를 하면서 여행가방에 짐을 챙기고 있다.
여권과 미국행 비행기표를 챙기고 있다.
지훈 (영어)엘에이 인근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대니얼 정에 대해서
좀 더 알아봐 줬으면 좋겠어. 내가 미국으로 갈게.
내가 도착하기 전까지 왜 어떻게 죽었는지 조사해줘. 고마워.
Please look further into the Daniel Jung case.
I'll be there soon.
Let me know how and why he died before I get there.
Thanks.
전화를 끊는 지훈. 가방을 잠그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지훈 여보세요.
남자(소리) 저.. 윤지훈씨, 핸드폰이죠...?
지훈 네, 제가 윤지훈인데요. 어디시죠?
남자(소리) (선뜻 말을 이어가지 못한다) ....
씬/49 D, 호텔 내 후미진 비상구.
등을 돌린채 통화하고 있는 남자... 카메라 가까이 다가가면 벨보이다.
벨보이 전.. 한국호텔에서 근무하는 사람인데요...
꼭 전해 드릴게 있어서요.
이때부터 지훈과 벨보이의 교차.
지훈 꼭 전해 줄거라뇨?
벨보이 (잠시 망설인다)....
지훈 여보세요?
벨보이 .... 얼마전에 돌아가신 2319호 손님이 남긴 편지가 있습니다.
지훈 !
씬/50 D, 까페
다급하게 들어오는 지훈. 두리번거리면서 벨보이를 찾는다.
보면... 한쪽 구석에 앉아있는 벨보이.
지훈, 다가가면..
벨보이 윤지훈씨..?
지훈 네, 제가 윤지훈입니다. 아까 하신 말씀이 무슨 얘깁니까?
2319호 손님이 나한테 뭘 남겼다뇨.
벨보이 말씀드린 그대롭니다. 그날밤에 2319호 투숙객이 저한테 봉투를 맡겼어요.
지훈 경찰엔 얘기 안했나요?
벨보이 (죄책감에 사로잡혀)사실.. 그게..
제가.. 그날 돈에 눈이 어두워서.. 손님 지갑에서 돈을 그만...슬쩍했어요. 그게 밝혀지면.. 제가 범인으로 몰릴까봐... 말을 못했습니다.
벨보이, 품안에서 봉투를 꺼내서 지훈에게 건넨다.
벨보이 그 안에.. 자기한테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윤지훈씨한테
이 편지를 전해달라고 적혀 있더군요.
벨보이가 편지를 탁자위에 올려 놓는다.
편지를 뜯어보는 지훈.
벨보이 (잔뜩 긴장한) 그렇게 돌아가실 줄은 몰랐어요.
하도 겁이 나서...
편지를 읽는 지훈. 그위로 주선우의 목소리.
‘만약 이 편지를 보시게된다면.. 아마 제가 죽은 후 일 겁니다.
본론만 얘기 하겠습니다.’
편지를 읽어내려가던 지훈의 눈빛 소스라치게 굳는다.
지훈의 시선 쫓아가면.. 그 위로 주선우의 목소리.
선우(소리) 윤형이를 죽였던.. 파란 쿠션을 서연이가 가지고 있습니다.
씬/51 N, 몽타쥬
- 서윤형을 파란 쿠션으로 질식사 시키는 강서연.
- VIP 통로를 쿠션이 들린 쇼핑백을 들고 걸어가는 강서연.
맞은편에 서 있는 주선우에게 쇼핑백을 건넨다.
서연 이것도 같이 없애주세요.
소리) 그날.. 서연이가 윤형일 죽이고 나서 나한테 그 쿠션을 처리해 달라고 했습니다.
- 주차장, 주변을 두리번 거리면서 자신의 차로 다가가는 선우.
자신의 차에 쿠션이 든 쇼핑백을 넣고, 주머니에서 윤형이 마시던
음료수병도 꺼내 차안에 넣고 돌아선다.
- 서윤형을 찾는 스텦들 사이로 서윤형을 찾는 척하면서 걷는 선우.
그때 울리는 전화벨.
선우 여보세요.. 뭐?
-서연의 집. 서로 마주앉아 있는 서연과 주선우.
주선우, 쿠션이 들려진 쇼핑백을 서연 앞에 내민다.
서연, 쇼핑백 안에서 천천히 쿠션을 꺼내서 쓰다듬는다.
선우 그건 그냥 없애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서연 (쿠션을 바라본다)....윤형이 오빠랑 내 이름이 적힌 거에요.
윤형이 오빠의 숨결이 남아있는 물건이죠.
아무리.. 생각해도 버릴 수가 없네요.
선우를 보며 씨익 웃는 서연.
이해되지 않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선우.
씬/52 D, 까페
편지를 읽고 있는 지훈의 손길 충격으로 떨린다.
까페를 뛰쳐 나간다.
씬/53 D, 달리는 차 안
지훈, 속도를 내며 우진에게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지훈 강서연, 압수수색영장 발부 받을 수 있겠어?
우진(소리) 무슨 소리야?
지훈 서윤형의 살해도구로 쓰인 파란색 쿠션을 강서연이 가지고 있어.
씬/54 D, 우진의 사무실
놀라는 우진.
우진 뭐?
이하, 차 안의 지훈과 우진 교차로 보여진다.
지훈 그 쿠션이 이 사건을 풀 핵심이야.
그 쿠션만 있으면 강서연이 서윤형 살해범인 걸 밝힐 수 있어
우진 알았어.
지훈과의 전화를 끊고... 다시 전화를 거는 우진.
우진 장중익 판사님 부탁합니다.
씬/55 D, 강서연의 집.
옷장안에 놓여진 파란색 쿠션에서 빠지면,
가방을 챙기고 있는 서연.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 장변호사.
여행가방을 닫으려다가 힐긋, 옷장안의 파란 쿠션을 바라보는 서연.
씬/56 D, 다경의 방
동생 다경의 사진을 보며 눈물 흘리고 있는 다경.
핸드폰이 울리고 전화를 받는다..
다경 네, 선생님.... 저요? 지금 집인데.. 왜요?
씬/57 D, 달리는 차 안
지훈 그 푸른색 미세섬유.. 아직도 가지고 있지?
다경 네... 제가 갖고 있어요.
지훈 그 샘플이 필요해.
다경 그게 무슨 소리세요?
지훈 강서연이 파란 쿠션을 아직도 갖고 있어.
놀라는 다경
씬/58 D, 우진의 사무실
여전히 판사와 통화를 하고 있는 우진.
우진 판사님, 급합니다. 용의자가 증거물을 없애버리면 모든게
끝이예요.
소리) 글쎄..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이게 워낙 민감함 사건이라..
우진 장판사님.. 제발 압수수색영장 발부해 주세요.
소리) 이 압수수색영장은 단순한 영장이 아니예요. 잘못했다간 엄청난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됩니다.
씬/59 D, 거리일각
달리는 차 안, 장변호사의 차에 나란히 앉은 채,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저 앞쪽으로 공항이 보인다.
장변호사 짐은 잘 챙겼어요?
서연 예.
씬/60 D, 우진의 사무실
여전히 전화로 급박하게 판사를 설득중인 우진.
우진 판사님! 전 지금 정치 얘기를 하는게 아닙니다.
검사로서 살인용의자의 압수수색영장을 요청하는 것 뿐입니다.
소리) 정검사.. 내 입장도 좀 생각해줘요.
우진 만약에 똑같은 상황에서 권력자의 딸이 아니었더라도 이렇게
망설이셨을까요?
법조인의 상식으로 판단해 주십시오.
씬/61 D, 공항일각
서연의 짐을 챙겨주고 있는 장변호사.
장변호사 아버님이 서연양을 사랑해서 이러시는 거라고 생각하세요.
서연 알고 있어요.
장변호사 대선 끝나고 뵙겠습니다.
그때, 울리는 장변호사의 핸드폰.
장변호사 여보세요. 무슨 일이야. 뭐? 수색영장?
서연, 이상한 듯 본다.
장변호사 압수수색영장이 떨어졌다구? 그게 무슨 소리야!
씬/62 D, 도로일각
서연의 집으로 향하고 있는 경찰차들.
가장 앞에 탄 차에 이한이 타고 있다. 우진과 통화중이다.
이한 예, 지금 출동했습니다. 검사님은요?
씬/63 D, 또 다른 도로일각
도로를 달리고 있는 차 안에 탄 우진.
우진 지금 가고 있어요. 예, 그럼 거기서 봐요.
전화를 끊는 우진의 손에는 압수수색영장이 들려져 있다.
씬/64 D, 공항
이해가 가지 않는 눈빛으로 전화를 받는 장변호사.
장변호사 알았어. 끊어.
장변호사, 서연을 향해 뒤를 돌아본다.
장변호사 지금 서연양 집에 압수수색영장이 떨어졌답니다.
서연 (멈칫한다)
장변호사 일단 서연양은 예정대로 출국하세요. 난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장변호사, 몸을 돌려서 걸어가려는데
서연 변호사님께 한가지 더.. 거짓말을 한 게 있어요.
장변호사 (돌아본다)
서연 ....(다가와서 나지막한 소리로)윤형이오빠를 죽인 파란 쿠션이..
집에 남아 있어요.
놀라는 장변호사.
씬/65 D, 서연의 집.
반쯤 열린 옷장문 안으로 보이는 파란 쿠션.
씬/66 D, 다경의 방.
책상서랍안에서 미세섬유를 찾고 있는 다경.
서랍안에서 미세섬유를 찾아 들고 미소짓는다.
씬/67 D, 도로일각
서연의 집을 향하는 이한의 모습.
씬/68 D, 또 다른 도로일각
서연의 집으로 달려가는 우진의 모습.
씬/69 D, 또 다른 도로일각
서연의 집으로 달려가는 지훈의 모습.
지훈, 우진, 이한, 그리고 미소를 짓는 다경의 모습 빠르게 교차되며
16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