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미친듯이 전복 뚝배기 한사발을 비워내는 사람들 틈 사이로
겨우 건데기만 건져먹은 쥔장...이유는 말 안해도 알 일이고
그 다음 행선지는 제주도에서도 고찰이라고 소문난 관음사.
그러나 그 관음사는 관광 제주도에 걸맞는 형태로 변모해가는 중인지
기본적인 절집의 위치와 자리매김이 어쩐지 제 형태가 아닌 듯하여 아쉬웠다.
말하자면 마구잡이로 절 집 칸 수를 늘려가는 중인데 이른바 돌아가신 영가들을 위한
절집같다는 말이기도 하고 절집 본래의 역할을 수행하기보다는 계산적인 장삿속이 너무나
드러나 보여 안타깝다는 말이다.



관음사...이름값을 하지 못한 채 관세음 보살님은 절 입구에 덩그라니 혼자 계시고 본존불로도 자리매김
되지 않으셨으니 어찌 관음사라 하였는지 그것이 궁금하다.

자고로 물이라는 곳은 기를 모아주는 곳이라는데 네모형의 관음사 연못은 땅을 상징하며 삼각 돌탑의 원형
돌은 하늘을 상징한다 고 하며 나름 흘러가는 기를 모으기 위해 방편을 세웠으나 그 또한 빈약함이로다
그러던지 말던지 내 알바 아니겠고 다음 행선지 함덕 해수욕장에서 만나는 진초록과 초록 그리고
에메랄드 빛이라 불리는 혹은 비취색이라 불려도 좋을 바다를 만나는 눈의 호사가 장관이었음이니
굳이 돌아돌아 들어 찾아가볼 만하다 하겠다.

와중에 어우러진 태양빛과 바닷물의 조화는 한 순간의 포착으로.

함덕해수욕장에서의 바다색으로 인한 눈의 호사는 거기까지...타고 다니던 버스 차량에 비친
하늘 풍광 또한 만만치 않아 찰칵.

다음 코스 점심을 먹으러 향하던 길목에 여전히 한가롭게 제 본 모습을 지닌 제주 어촌의 한 풍광이
눈에 들어오면서 예 지금이나 변함없는 생활을 고수하는 어민의 마음을 읽는다...새로움을 추구할
경제력의 부재이냐 아니어도 견딜만한 어민의 자존심이더냐.

그러거나 말거나 카메라는 또 뭔가를 찾아나선다...찰카악 떨어지는 카메라의 울림이 좋다.
그리고 포착해낸 전선줄 3인방 혹은 전봇대 3인방.

제주도의 명물 회국수는 해녀촌에서만 맛볼 수 있다.
줄을 서서 기다릴 만큼 별미인 회국수를 맛보는 순간, 그 국수의 쫄깃함과 탄력이 마치 쫄면을
연상케 함이나 특허를 냈다는 국수의 맛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것 같다.
게다가 손으로 비벼서 나눠 먹는 그 맛은 색다른 즐거움을 누리게 하고 기분은 절로 상승됨이어서
강력 추천함이니 꼭 찾아가보시길...064 783 5438

점심을 그야말로 맛깔스럽게 먹고 나서 다음 행선지는 선녀와 나뭇꾼으로 이름지어진
이른바 60,70시대싀 소산물을 만나러 갔다.
처음에는 뭐 그다지 썩 내키는 걸음은 아니었으나 꾸며진 외양에 비해선 정말 알찬 내부 정경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게, 겉모습 보고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고 했던가.
암튼 잊고 살았던 아니 기억조차 없을 것 같던 지난 과거가 그 장소에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다.
그 많은 것들을 어디서 죄다 끌어 모았을까 싶도록 희귀한 물품들로 가득하고 미처 구하지 못한 것은
그림으로라도 표현해 놓았으니 노력이 가상하다.
게다가 주제별로 공간을 확보해 따로 또같이 옛기억을 찾아낼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으니 바쁘게 사느라
잊었던 지난날 우리 소시민의 삶을 들여다 볼 수 보며 새삼스러웠다.

그중에서도 학창시절은 누구도 비껴가지 못함인지 다들 교복을 입고 즐거워한다.
나름 잘 나갔을 시절을 가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열광의 도가니요 현장감 가득하게 꾸며진 고고장이다.
종일토록 바뀌는 음악에 맞춰 흔들어대며 춤을 추어도 즐겁기만하고 누가 말리지 않아도 힘에 겨우면
저절로 멈추고야 말게 될 고고장의 환상스런 몸놀림은 아마도 누군가 유튜브에 올렸을까 걱정을 하면서도
내리 고고고고...

마무리로는 역시 그네가 최고여..



쥔장이 좋아하는 풍광이 눈에 들어와 한 컷.

산굼부리 억새풀은 장관이고 제주도의 길조라는 까마귀는 제 집을 찾아 배회중이건만

집 나온 발걸음은 떠 다음 행선지를 향해 떠도노니 방랑 제주도렸다.

잠시 곶자왈 자연생태림을 들렸으나 휑한 바람끝에 추위와 벌거벗은 나무와의 조우는 그다지 유쾌하지 않아
먼길을 돌지 아니하고 저녁 식사를 향해 재빠르게 발길을 돌렸다.

지는 해는 어느덧 발끝에 걸리고 서둘러야 할 이유는 식탐을 완성하기 위해서인지라
예약된 선인별장가든 064 782 1117 으로 가는 동안에는 또 다른 별미를 만날 생각에 절로 들뜨게 마련.
그리고 들뜬 마음을 붙잡아 줄 만큼의 호식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으니 좌우지간 음식 탐방만큼은
확실한 여행인 듯하다.
명상 여행은 어느 덧 식탐여행인 듯 하여도 또 본분을 잃지 않는 법이니 일단 먹고 볼 일이다.

오리 진흙구이를 비롯한 기타 등등 부산물 전골 시리즈까지 온갖 오리의 향연을 즐기다 보니


넘치고도 넘치는 음식향 때문에 흑미찹쌀밥을 제대로 먹지 못한 아쉬움...그러나 더 이상의 폭풍흡인은
금물이라 잠시 식탐을 거뒀다...왜? 저녁 이후에 진행 될 명상 워크샾에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워크샾 이후의 그 밤은
정말 길. 었.다
첫댓글 와도 가도 머물러도 떠나도.....
모두 한아름 속의 일들...
맞아요...비껴가지는 못하죠.
그저 집 나갔다는 사실만 즐거울 뿐.
학생들 수학여행으로 제주도를 그리도 여러번 다녀왔건만, 보는것도 먹거리도 처음처럼 새롭네요~. 매번 같은 코스 같은 음식... 애들 무사히 데려오는 걸 목표로 다녔더니 제주도를 제대로 즐겨 본 적이 없네 ㅠㅠ 어쩌면 이번 겨울방학에는 저도 제주도 다녀오게 될지도.. 언니가 올려주신 연락처 잘 챙겨 놔야지~~
ㅎㅎㅎㅎ 그래도 나는 번번이 코스를 달리 해서 다녔더니 갈 때 마다 좋았어.
헌데 요즘은 풍광은 그대로인데 새롭게 생긴 아니 새롭다기 보다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이후로 달라지는 것들이 많아
좀 그렇더라고...좋은 점도 있고 낯섬도 있고.
그래서 우린 웬만하면 덜 개발된 곳으로만 움직였는데 그래도 새로 조성된 곳들 투성이라 ㅎㅎㅎㅎ 그래도 나름 즐거웠어.
식탐 여행은 완전히 끝내주었고.
회국수집은 꼭 가보길...방파제 고등어 조림 집도.
곳자왈 자연생태림을 여름에 갔을때는 정말 좋던데...
선녀와 나뭇꾼은 다음에 갈때 꼭 챙겨가야겠군요~! ㅎㅎ
곶자왈은 여름날이 좋을 것 같아요...안 그래도 그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너무썰렁해서.
그 선녀와 나뭇꾼이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묘한 향수가 있는지 다들 즐거워 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