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회 96차 산행기 - 금정산
12월 1일 10시 지하철 화명역
오늘의 참여자 - 조정, 정상조, 김창길, 김갑석, 이규상, 방춘일, 이호기, 손관선, 류병관,
신홍기, 박세주, 정경권, 박석현, 안혜자, 류송자, 류근모 이상 16 명.
오늘 모처럼 나온 신홍기 친구에게 박수.
(영도 봉래산에 같이 간 적 있음)
15분에 지하철 역 구내를 빠져 나와 화명동 아파트촌에 진입하다.
좌우의 가로수는 은행나무 - 샛노란 잎을 길바닥에 뿌리고 있다.
현대, 대우 아파트들을 지나 화명정수장 옆길을 통과하여 산길로 접어든다.
10시 50 분 널찍한 장소를 택하여 입산식.
오늘의 셀파는 이 동네 주민인 청암 이규상 친구.
빙 둘러 서서 “출발 산삼!”
목소리 좋다.
지나가는 아줌마들이 웃는다.
11시 체육공원에서 잠시 휴식.
난곡, 죽암이 단감을
영운이 보리찰빵 한 개씩을 제공.
11시 30 분 반석위에서
설강이 내놓은 인삼주 한 잔 씩 하고
노래 한 곡
적송이 김광번 친구 아들 결혼식 후에 받아 온 답례 봉투 전달식.
서울서 하는 결혼식은 음식 대접뿐인데 아마 적송이 혼주에게 말하여
결혼식 불참한 친구들을 위하여 특별히 받아 온 것이리라.
봉투 받은 친구들 적송을 포옹.
단풍이 져 낙엽으로 뒹구는 산길을 바삭 바삭 소리를 내며 걷는다.
겨울나무들은 많은 잎들을 떨쳐 버리고 반라로 서서
수분 증발을 최대한 막으며 겨울을 보내고 있다.
선두에 고산, 백사 두 사람
중간에 대부분
후미에는 청송이 두 여자 친구를 대동하고 서서히 뒤따르고 있다.
11시 50 분에 남새밭, 약초밭, 하우스가 점유하고 있는 농경지 통과
산에 웬 농경지?
여기는 시유림이 아니고 사유림이라서 그렇다는 답이 나온다.
배추 무에 이름 모를 남새들이 퍼렇게 자라고 있다.
통과하는데 30 분이나 걸릴 정도로 대규모 농경지다.
고개를 넘으니 산성의 공해 마을이 바로 나온다.
두어 시간 걸었나.
족구장들을 지나 마을버스 정류장까지 가서 음식점을 알아본다.
서너 집을 기웃거리다가 12시 15 분에 합천집에 들어간다.
설강, 죽암 친구들이 전에 몇 번 와서 놀다 간 집이라 주인이 반긴다.
테이블 네 개.
국은이 가져 온 김밥 한 개씩을 집어 먹으며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맥주가 먼저 나온다.
“오늘의 무사 등정을 축하하고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하여!”
“위하여!”
셀파 청암의 건배사가 우렁차다.
이어서 산삼회장 여항의 건배사.
“당나귀!” (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하여!)
“당나귀!”
이어서 생탁, 사이다, 소주가 나오고
오리 불고기 다섯 마리에 푸짐한 안주들.
먹고 마시면서 세미나.
* 내년 3월이나 4월에 한샘회에서 주관하는 태국 파타야 여행 - 동기생 전체에게 오픈
되어있다. 부부 동반도 환영하니 생각해보시도록.
* 산삼회에서 주관하는 내년 9월의 일본 서북 알프스 동참 많이 하세요.
* 12월 29일 100차 산행겸 2006 년 산행 납회시에는 산삼회 임원 개선이 있음.
먹을 만치 먹고 마실 만큼 마시고, 세미나 까지 했으니 저 노래방 기계를 그냥 두고 갈 수야 없지. 음악부장이 두 분 (기악 부장 죽암, 성악 부장 설강) 이나 있는데.
시각은 겨우 2시 20분. (여섯 친구는 일이 있다면서 먼저 가시고)
-자 돌리고 돌리고.
첫 곡은 설강 친구의 청춘을 둘려다오! - 방바닥을 내리치며
청춘아 내 청춘아 어딜 갔느냐?
이어서 덕산의 777 번 칠갑산 - 앉아서 불러도 크게 부를 만큼 성량이 풍부하다.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느냐?
죽암의 18 번 홀로 아리랑 (서유석) - 신청한 죽암 대신 덕산이 부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좋아하는 국악스러운 노래.
“가다가 힘들면 쉬어가더라도 손잡고 가 보자 같이 가보자.” 얼마나 좋은 가사인가.
네 번째 노래는 설강의 가는 세월 - 서유석의 노래가 두 곡이나 나오네.
가는 세월 그 누구가 막을 수가 있나요?
하지만 이것만은 변 할 수 없어요
이 내 몸이 흙이 돼도 내 마음은 영원하리.
연말에 친구들과 우정을 구가하며 부르는 노래다.
다섯 번 째 등장한 가수는 신홍기 친구. (아직 호를 모른다.)
그윽하고 낮은 목소리에 실려 나오는 고향초 - 노래방 분위기를 그만 휘잡아버린다.
아니 3기에 이런 가수가 또 있었구나. 영운과 손잡고 지루바를 돌리고 돌리고!
단연 오늘의 신인상.
다음 곡은 류근모의 인생 (김성환 노래) - 가사가 좋아 최근에 배운 노래.
이 친구 눈을 지긋이 감고 몸을 흔들며 기분만 내었지 가창력은 별로.
하기야 기분만 내면 되지 별거 있나. 노래 연습기계니까 그냥 목청껏 불러제껴.
- 흘러간 세월 아쉬워한들 돌릴 수 없으니 나머지 인생 잘 해 봐야지.
일곱 번 째 곡은 영운의 여고시절
어느 날 여고 시절 우연히 만난 사람 - 변치 말자 약속했던 우정이 친구였네.
영운에 딱 어울리는 서정적인 노래, 수많은 세월이 말없이 흘러도 여고 시절 첫 사랑을
잊어서는 안 되죠. 그 때의 사랑은 사람이 대상이 아니고 순수 사랑 그 자체니까. (어렵다)
다음은 청송의 봉선화 연정 - 동작이 큰 춤사위를 섞어 가며 신난다.
더 이상 참지 못할 그리움을 가슴 깊이 물들이고 수줍은 너의 고백에 내 가슴이 뜨거워
터지는 화산처럼 막을 수 없는 내 사랑은 바로 봉선화 연정.
아직도 이런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있는 청송이요 우리가 아니냐.
아홉 번째 곡은 우정의 노래 목로주점 - 여항 조정회장의 노래.
멋드러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 언제라도 그 곳에서 껄껄껄 웃던
멋드러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 언제라도 그 곳으로 찾아오너라.
이 분위기에 어울리는 가사에 황금빛 목소리.
열 번째 곡은 적송 가지마 친구의 무기여 잘 있거라. (박상민 노래)
한 여자가 다섯 번 째 이별을 하고 산속으로 머리를 깎고 떠나버렸네
첫 번 째 남자는 어쩌고저쩌고 두 번 째 남자는 또 어쩌고저쩌고
세 번 째, 네 번 째, 다섯 번 째 남자들 모두 어쩌고저쩌고.
그녀가 마지막 남겨놓고 간 말은
“무기들이여 잘 있거라.”
무기가 도대체 무엇인지 잘 모르고 듣고 있는데
적송 가수가 마이크를 이상하게 흔들며 노랠 부르는 바람에 무기가 남자의 거시기인 줄 알겠다.
(쉬운 말로 번역하면 - 이 거시기 같은 놈들아 나는 간다. ㅆㅂ 놈들아.)
30 대의 털보 가수 박상민의 노래를 손자 볼 나이의 적송이 저렇게 신나게 부르니 누가 할머니라고 할 것인가.
-아이구 예, 오늘의 대상을 드립니다.
3시 반에 노래자랑을 파하고 그 집에서 내주는 봉고 차를 타고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차중에서 또 세미나가 이어졌지만 지면 관계상 세미나 내용은 생략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잘 놀고, 잘 웃고 - 이 5 잘이 행복과 건강의 원천임에 틀림없습니다.
항상 건강하고 웃으며 사시기 바라옵나이다.
산행기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옆길로 갔습니다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너무 너무 고맙습니다.
첫댓글 남계가 아니면 누구도 할 수 없는 훌륭한 실황 중계 방송이었소.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흥겨운 모습과 분위기는 눈에 선하게 떠오르오.
낙엽 밟는 소리가 바스락 바스락 거리네요. 이 글을 읽으니 꼭 내가 산에 갔다온 기분이 든다오. 등산 기행문이 너무 실감이 나는 군요. 좃구장에서 족구도 하고 노래방에서 '돌리고 돌리도 있을 때 잘해' 잘 해 보슈! '돌리고 돌리고 ' 만사를 잘 돌려야 집안이 편하다오.---
동래,금정구쪽에서는 금정산을 좀 다녔지만 북구쪽에서 갈 기회가 더물어 이번 산행에 참여할려고 했으나 , 사정이 여의치 않아 동기분들과 함께 못함이 유감스럽고 죄송합니다. 그러나 南溪님의 현장중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젖어봅니다.~~~
아~따, 참. 물순님도.. 앉아서 기분내지 말고 좀 나와서 얼굴보며 통성명하고..같이 좀 돌리면 안되겠는교? 혜자와 송자, 자야가 한명 더 있으면 조칸느디...혹시 본명이 무슨 자야 아잉교? 숨바꼭질 그만 하고 이제 좀 실명을 밝혀 보세요. ^^;; 남계님,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옆길로 새지않고 똑바로 잘 갔습니다.
산삼회에 두 아가씨가 동참하니 분위기가 아주 부드러워 지고 있어요. 물순이 아가씨도 분위기 짱이겠는데 한번 슬슬 참여 해보시는게 어떨까요?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아주 건전한 산행이군요. 참 이만한 모임도 찾기 힘듭니다. 40년 친구가 그냥 친구인가요? 남계님의 기억력엔 항상 놀라움을 금치 못하지요. 우리 3회는 이런 귀하신 분들이 많아서 우리의 카페가 나날이 풍성해집니다. 모두모두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군요.
아직도 모두들 말 그대로 '이팔청춘'이군요.산행후기의 명작가 남계, 댓글의 대가 물순이 지호지조 한새 족가지마 김희주 모두 나이가 틴에이지 다운 에띤 모습이 잘 드러나 있어요. 점점 젊어져서 검은 머리 파뿌리 되지않고 만년 청청하게 지르고 돌리고 흔들수 있는 부드러운 몸과 마음으로 지탱 하여 세기를 초월한 귀신 인간이 되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