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옷깃만 스치는 연(緣)도
전생(前生)에 억겁(億劫)의 연(緣)이라 했는데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희망의 씨앗 뿌려
보람의 결실 거두려
찰전팔기(七顚八起)의 끈기로
눈높이를 맞추고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어려울 때 함께 고민하고
슬플 때 같이 눈시울 적시며
바른길을 찾아
바른길을 열어
바른걸음 걷게 하려
마음을 읽고
화를 참고 숨긴
인내와 인고의 세월
후회로움이
덕지덕지 깔린 길
전철(前轍)을 밟지 않으려는
다짐으로 얼룩진 세월
주위가 텅 비고
하늘이 뻥 뚫려
허허로움 떨치지 못한 체
멍에 벗는 날
꾸밈없고
숨김없는
떠난 자리가 깨끗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혼자이어도
쓸쓸해 보이지 않게
당당한 모습으로 걷고
밝은 표정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 속에서
새 길을 중단 없이 전진하여
아름다운 발자국
향기 나는 발자국
멈출 수 없는 시류(時流)에
떠칠 수 없는 정을 차곡차곡 쌓아
언제까지나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다
20041220 湜金印淵 佳 谷
*駐:겁(劫)은 시간을 논할때 가장 긴 시간을 비유해서 '겁(劫)'
이라 한다.
겁(劫)의 계산은 두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겨자겁(芥子劫)'이다.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40리
되는 텅 빈 공간을 겨자씨앗으로 가득 채우는데 걸리는 세월이
1겁(劫)이다.
이 겨자씨앗을 100년에 한 알씩 넣어서 다 채우는 기간이 1겁이니,
평균수명 80년인 우리 인간은 겨자씨앗 한 알도 만져보지 못하는
초로(草露: 풀잎의 이슬)인생인 셈이다.
겨자씨앗은 세상에 많고 많은 씨앗 중에서 가장 작은 씨앗을 바로
겨자씨앗이라고 한다. 우리의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는 씨앗을
100년에 한 알씩 옮겨서 사방 상하 40리의 공간을 다 채울때 소요
되는 기간이 1겁이라니...
솔직히 사람의 머리로는 상상이 안가는 '무량한 세월' 을 의미한다.
또 하나는 '반석겁(盤石劫)'이다. 이는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40리 되는 아주 단단한 바위를 100년에 한번씩 옷깃을 스쳐서 그
바위가 모두 닳아 없어지는 기간을 1겁이라고 한다.
정말 인간의 머리로는 상상이 안가는 어마어마한 세월이니까,
그냥 '영원한 세월' 이라고 넘길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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