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송, 광명, 하남 등 서울 인근 대형복합쇼핑몰 조성 지역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이케아, 코스트코, 롯데프리미엄아웃렛 등 대형 복합쇼핑몰이 몰린 KTX광명 역세권에 올해 사람들이 인산인해로 몰려들어 분양 대박이 잇따라 터지면서 사람들의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광명역 파크자이, 광명역 호반메트로 큐브 등의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권엔 이미 4000만~5000만원가량의 웃돈이 형성돼 있다.
특히 최근 국내 유통산업이 단순한 백화점, 대형마트 등 단일화된 형태에서 벗어나 한 곳에서 쇼핑과 먹거리, 문화 등을 해결하는 선진국형 신개념 복합쇼핑몰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마치 블랙홀처럼 사람들을 빨아들이는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주민 생활 편리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지역 인지도가 올라가고 인구가 추가 유입돼 신규 개발 호재가 늘어난다.
신세계 등 대형쇼핑몰 기획컨설팅 전문가인 정동섭 토마스컨설팅 한국 지사장은 “리테일은 세력화가 핵심이다. 상가가 잘 되려면 상권이 형성되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초대형 상업시설이 생기면서 사람들이 몰리면 주변에 위치한 크고 작은 상가들도 함께 장사가 되면서 결과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의미다.
삼송서 디벨로퍼 땅 전쟁
대형쇼핑몰 입점 기대로 요즈음 가장 뜨겁게 달아오른 지역은 서울 서북부 지역 삼송지구다.
서울 구파발역과 맞붙은 경기도 삼송지구에 신세계는 올해 초 총 대지면적 9만6555㎡(약 2만9208평), 연면적 36만9919㎡(약 11만1900평) 규모 교외형 복합쇼핑몰 공사에 돌입했다. 백화점, 영화관, 대형마트, 쇼핑몰 등을 하나로 묶는 복합쇼핑몰로 은평, 일산, 고양, 화정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 쇼핑 수요를 흡수할 계획이다. 2017년 개점하게 되면 쇼핑몰 직원 등 상주인구만 6000여 명에 달하는 데다 연간 방문객도 1000만명 이상에 이를 전망이다.
돈 냄새는 디벨로퍼들이 먼저 맡았다. MDM, 피데스개발, 신영, 대우건설 등 내로라하는 국내 대표 디벨로퍼들이 지난 3월부터 고양시 삼송지구 일대 땅을 경쟁적으로 집중 매입했다.
MDM은 지난 3월 신세계복합쇼핑몰 예정지와 맞붙어 있는 도시지원시설용지 6개 블록(10만9000㎡)을 2850억원에 매입했다. 삼송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300m 남짓 떨어진 초역세권 땅이다.
신세계 복합쇼핑몰에다 지난해 영업을 시작한 하나로마트, 입주가 한창인 아파트형공장 삼송테크노밸리, 롯데쇼핑몰, 은평성모병원 등 생활편의시설 밀집 효과를 감안할 때 삼송역을 중심으로 한 고양삼송 일대가 서울 서북부의 새로운 신도시 중심으로 급부상할 것이란 판단이다. 게다가 종로까지 지하철 3호선으로 26분이면 연결되고 GTX(광역급행철도), 신분당선 연결 예정인 차세대 광역교통 중심지다. 구파발에서 경복궁 등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상습 교통 체증지역이란 게 문제였지만 이미 부분 개통된 원흥~강매 간 고속도로를 통해 강변북로까지 10분 만에 연결되고 화정~신사 간 광역도로가 내년 9월 개통되면 인근 교통난이 크게 해소될 전망이다.
MDM에 질세라 피데스개발도 지난 4월 삼송역 출구와 맞붙은 상업시설용지 1만5673㎡를 780억원에 사들였다. 피데스개발은 용적률 900% 적용을 받은 48층 높이 초고층 오피스텔, 상가 겸용 건물을 지을 계획이다. 단순 오피스텔이 아니라 아파트처럼 주거만족도가 높은 오피스텔, 이른바 아파텔 1000실을 오는 9월경 분양할 예정이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전세난에 지친 젊은 세입자들이 서울 도심과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분양가가 저렴한 직주근접형 서북부 신도시의 가치에 눈뜨고 있다”며 “800실 규모 아파트형 공장인 삼송테크노밸리가 85% 분양될 정도로 도심 대체 오피스 수요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MDM은 오는 9월부터 순차적으로 삼송지구 도시지원시설용지에 주거용 오피스텔 5000여 실을 분양 계획이다. 전용면적 50~80㎡ 규모로 투룸 및 스리룸 구조로 소형아파트 대체상품으로 지을 예정이다.
지하철 3호선 삼송역과 원당역 사이에 지난해 12월 개통된 원흥역 주변도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원흥 지구에는 제2 이케아 설립이 계획돼 있다. 5만1297㎡(약 1만5517평) 규모로 약 730억원을 들여서 부지를 매입한 이케아 측은 매입부지의 용도변경 신청과 건축허가 등 구체적인 매장 설립 준비에 나서고 있다.
한편 대우건설은 지난 3월 원흥역 인근에 오랫동안 팔리지 않고 남아 있던 주상복합 용지 1만3348㎡를 990억원에 낙찰받았다. 분양 예정가 741억원에도 팔리지 않던 땅이지만 경쟁입찰 끝에 가격이 치솟았다. 오는 12월경 450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원흥역과 딱 붙은 초역세권 상업용지 1만4490㎡도 750억원에 한 디벨로퍼에 의해 선점됐다.
삼송 뜨자 은평까지 들썩
복합쇼핑몰 공사가 착착 진행되면서 덩달아 삼송·원흥지구 일대 아파트값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실제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 동산마을 호반베르디움 22단지 전용면적 84㎡는 4억 7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4억~4억2000만원가량 거래가 이뤄지던 것이 빠르게 매물이 소진되면서 6개월도 채 안 돼 5000만원 이상 집값이 뛴 것이다. 저층도 4억3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면서 이 기간 동안 2000만~3000만원가량 가격이 상승했다. 또 경기도 고양시 원흥지구 LH원흥도래마을6단지 전용 84㎡도 올 초 3억4000만원 선에 거래됐던 것이 지난달 3억8500만원 선에 계약이 이뤄졌다.
삼송지구 K공인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집값이 약세를 보였지만 신세계 복합쇼핑몰 조성에 대한 계획이 발표 이후로 집값이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섰다”며 “최근 전세난과 맞물려 전셋값과 매맷값이 동반 상승하는 등 시장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은평뉴타운에서는 연면적 15만9759㎡ 규모의 복합쇼핑몰 롯데몰 착공과 함께 아파트뿐 아니라 오피스텔도 인기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114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은평구 은평뉴타운 3.3㎡당 매매가는 1436만원으로 지난 2월(3.3㎡당 1431만원) 롯데몰 착공 이후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또 지난 2월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역 7블록에 공급된 소형 오피스텔 은평 미켈란(총 512실)도 분양시작 일주일도 안 돼 300여 실이 팔린 것을 비롯해 분양시작 한 달 만에 100% 완판됐고, 은평뉴타운 준주거 1, 3블록에 공급된 은평 신한헤스티아 1, 2차는 2000만~3000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은평뉴타운 준주거 5블록에 은평 신한헤스티아 3차를 분양하는 신한종합건설 관계자들 입에도 웃음꽃이 폈다. 이 오피스텔 단지는 지하 5층~지상 14층 전용면적 19~27㎡ 총 295실로 이뤄졌고 롯데몰이 300m 이내에 위치해 있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이 도보 5분 이내에 있어 서울 업무지역까지 쉽게 이동이 가능하며,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인 연신내역이 일산~동탄 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노선역으로 2020년 개통 예정이어서 교통여건은 더 좋아질 전망이다. 시행사인 골든트리의 김춘근 대표는 “홍보관을 찾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다른 호재보다는 롯데몰 조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대부분 소형으로 이뤄져 1억원대 투자가 가능해 중장년층 뿐 아니라 30~40대 젊은 직장인 투자자들도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신영(회장 정춘보)도 지난 1분기 삼송지구에서 약 3.5㎞ 떨어진 서울 은평구 진관동 일대 땅 2만1638㎡를 사들였다. 은평뉴타운에 새로 들어서는 은평성모병원과 롯데쇼핑몰 등 각종 인프라를 감안할 때 신흥 주거지로 충분히 매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영은 84㎡ 규모 단일 면적대로 구성된 도심 속 힐링 테라스형 주거상품인 타운하우스 220가구를 올해 9월경 분양할 계획이다. 신영 관계자는 “상업시설과 교통망, 의료시설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고양 삼송과 은평뉴타운을 아우르는 명품 주거지로 개발해도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하남 유니언스퀘어도 불붙는다
경기도 하남시 신장동 조정경기장 인근에는 내년 상반기 완공 목표로 하남 유니언스퀘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프리미엄 아웃렛, 명품 백화점, 물류창고 시설, 시네마 파크, 공연 공간 등이 어우러진 복합쇼핑몰이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의 3.3배 규모를 자랑하는 국내 첫 교외형 복합쇼핑몰이다. 쇼핑몰 개장에 따라 1000만명의 유동인구, 430억원 세수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 아울러 2억8000만달러 규모의 외자유치는 지자체 외자유치 모범사례로 평가받는다. 하남시 5호선 연장선 공사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8월, 3공구부터 착공에 들어간 하남시 내 지하철5호선 연장 사업은 7725㎞ 구간에 5개 정거장이 설치된다. 5호선 연장선은 2018년까지 1단계로 상일동에서 풍산지구까지 우선 개통하고, 2020년에 창우동까지 전 구간 개통을 목표다. 개통 시 하루 이용객은 1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5월 하남시 매매가격 상승률은 2.29%로 경기도에서 가장 높았다. 경기도 전체 평균은 0.56%였다. 지난 5월 말 아이에스동서가 경기도 하남시 현안2지구 C-1블록에 분양한 하남 유니온시티 에일린의 뜰은 591가구 모집에 4025명이 몰리면서 1순위에서 평균 6.81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조기 완판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하남 유니온시티 에일린의 뜰은 지하 1층~지상 25층, 8개동, 총 754가구로 조성된다. 전용면적 기준 △74㎡ 190가구, △84㎡A 188가구, △84㎡B 187가구, △84㎡C 189가구로 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중소형으로 구성된다. 또 남향위주의 아파트 배치와 4베이 평면(일부가구 제외)등 일조권과 개방감을 극대화했고, 대부분의 가구에서 한강조망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한편 포스코건설은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도시 A23블록에 미사강변 더샵 센트럴포레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9층 5개동 전용면적 73~101㎡ 총 487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인근에 신세계 하남유니온스퀘어를 비롯해 미사리 조정경기장, 이마트 등의 편의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또 2018년 지하철 5호선 미사역도 들어설 예정이어서 교통여건도 좋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