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어스에 공개된 신포 조선소 인근 SLBM 시험 발사대. ⓒ구글 어스-VOA 관련보도 화면캡쳐.
김정은이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2차 美北정상회담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용 시설을 해체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1일 “구글 어스에 공개된 ‘국립우주연구원(CNES)’과 ‘에어버스’의 북한 지역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신포 조선소와 무수단 미사일 시험장은 해체 작업을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고 전했다. 해당 위성사진은 6월 1일, 7월 25일, 8월 27일 촬영한 것이었다.
신포 조선소는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개발과 관련된 활동을 벌였던 곳이다. 이곳에 있는 SLBM 사출 시험대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출 시험대는 고압의 증기로 미사일을 공중에 띄운 뒤 엔진을 점화하는 ‘콜드 런치’를 시험하기 위한 장치다. 북한은 2017년에도 SLBM 사출 시험대에서 여러 차례 엔진 시험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닉 한센’ 美스탠포드大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미국의 소리’ 방송 측에 “북한의 SLBM 시험장은 여전히 운용 가능한 상태”라며 “김정은이 2017년 국방과학원을 시찰했을 때 ‘북극성 3형’과 관련된 내용이 노출됐는데, 만약 이것이 실존한다면 해당 시험장에서 사출 시험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대체할 수 있어"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 있는 탄도미사일 시험장 또한 해체 작업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무수단리 미사일 시험장은 북한이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말까지 ‘대포동’ 등 새로 개발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던 곳이다.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대규모 미사일 시험장을 짓기 전까지 사용했던 곳이다.
한센 객연연구원은 “위성사진을 보면 무수단리 미사일 시험장 시설 주변에 나무들이 정리되는 등 관리 흔적은 보이지만 해체 작업을 한다는 어떤 조짐도 없다”며 이곳이 북한이 해체한다던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을 대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서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의 최근 일자별 위성사진. 8월 하순부터는 해체작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VOA 관련보도 화면캡쳐-美플래닛 랩스.
“정의용 실장 주장과 달리, 미사일 시험장 건재해”‘미국의 소리’ 방송은 대북특사로 김정은을 만나고 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사실상 폐기했는데 이는 매우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조치들”이라고 말한 것을 인용한 뒤 “그러나 북한은 SLBM 관련 시설과 한때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로켓 엔진 시험을 하던 곳을 그대로 놔둔 사실이 이번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의 해체 작업은 지난 8월 중순 이후로는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민간위성업체 ‘플래닛 랩스’가 매일 촬영한 해당 지역의 사진을 살펴본 결과 동창리 시험장 해체 작업이 사실상 멈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센 객원연구원은 북한이 해체한 시설들은 탄도미사일 발사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며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은 여전히 사용 가능한 상태라는 의견을 내놨다고 한다. 이 시험장을 해체한다면 먼저 발사대와 옆에 있는 연료탱크 건물, 콘크리트로 만든 로켓 엔진 시험대부터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