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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공포에 대한 진실찾기
어려서 학교 다닐 때 차에서 뿜어대는 매연가스 때문에 공기가 아주 탁해서 숨쉬기가 곤란했을 때가 있었다. 그리고 매연가스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해지면서 어느정도 대기오염은 나아지고 있음이 피부로 느껴지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 부쩍 언론을 통해 미세먼지 공포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으매 산업초기도 아니고 의아한 마음이 없지않아 있었다. 미세먼지는 한번 몸안에 들어오면 걸러내지 못하므로 공포의 물질로 부각되고 있었다. 그것에 대한 진의는 모르겠으나 과연 대기오염이 산업화시대보다 더 나뻐졌다는 데는 수긍하기 어려웠다. 아래 글을 읽어보니 과장된 것은 틀림이 없어 보인다. 아마도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이런 시류를 타고 공기청정기 팔아먹고 여타 의료용품 팔아먹는 대기업과의 짝짜궁도 가세하고 있어 보인다.
초미세먼지 세포막도 통과되는 초미세먼지 과연 마스크로 막을 수 있을까? 공기청정기가 극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을까? 여기서부터가 진실에서 멀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환경 공포의 탄생, 미세먼지에 대한 진실 찾기 지난 2월 마지막 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충청, 호남, 경남 대부분 지역에서 우리나라 겨울날씨로서는 드물게 따뜻한 기온이 지속되었다. 그동안 맑지도 그렇다고 흐리지도 않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바람마저 거의 없었는데 겨울철의 이런 기상 여건에서는 지표면의 공기가 공중으로 확산되거나 다른 곳으로 쉽게 이동하지 못하고 정체되기 십상이다. 일반 시민들은 부쩍 떨어진 가시거리와 주변의 탁해진 공기로 그런 대기 정체를 쉽게 감지할 수 있었다. 언론은 이 기간 동안 서울의 미세먼지 문제를 연일 강조하였다. 미세먼지 농도가 환경기준치를 훌쩍 넘어 시민들의 건강을 해치는 수준까지 높아져서 호흡기질환 환자가 크게 급증하였음을 보도하기에 바빴다. 그뿐만이 아니다. 몇 해 전부터 일부 언론은 미세먼지가 크게 증가한 것이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 때문이라고 고발하면서 중국에서 이동한 미세먼지가 우리 국민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주장까지 서슴지 않는다. 이제는 "중국발 미세먼지"라든지 "초미세먼지의 공포"라는 말이 어느덧 일상어가 되었다. 중국발 미세먼지 공포는 연일 계속되고 있는 중국 대도시들에서의 심각한 스모그 현상과 그런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으리라는 전망을 일삼는 언론보도로 더욱 심각해진다. 만약 그런 보도가 모두 사실이라면 우리 국민은 이웃나라 중국의 대기오염으로 인해서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계속 건강상의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벌써 일부 성급한 언론은 정부에 대해서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근래 들어서 부쩍 늘어난 이런 미세먼지에 대한 보도가 모두 사실일까?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가 과연 우리 건강을 그렇게 위협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미세먼지가 대부분 중국에서 발원하는 것일까? 우리는 중국이 획기적인 대기오염 저감에 성공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계속 미세먼지 공포에 시달려야만 할까? 여기에 더해서 다음과 같은 질문도 던져볼 수 있으리라.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상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일반가정에서도 과연 값비싼 공기청정기를 사야만 할까? 미세먼지 문제의 완화를 위해서 우리 정부의 대책은 어떠해야 할까? 왜 미세먼지의 예보는 그리 어려울까? 이 글은 이런 질문들에 대해서 일반대중과 정부 정책자들에게 보다 과학적인 답변을 제공하고자 작성되었다. 문제의 본질이 그리 녹록지 않은 것이기에 그것을 제대로 설명하고 그런 바탕 위에 우리 사회가 취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책과 대안들까지 제안하여야만 했기에 부득이 글이 길어졌음을 미리 공지하면서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미세먼지 문제를 검토해보기로 하자. 미세먼지 건강위협론은 왜 갑자기 불거졌을까? 먼지는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단순히 총먼지(TSP)라고 해서 공기 중에 포함된 먼지의 총량을 측정했다. 그러다가 먼지 중에서 특히 입자 크기가 작은 것을 따로 재어서 미세먼지(PM10)라고 구별하더니 최근 들어서는 그보다 더 작은 먼지만을 별도로 측정한다. 이것이 바로 초미세먼지(PM2.5)다. PM10은 입자 크기가 1mm의 일백 분의 1 미만의 먼지를 의미하며 PM2.5은 PM10에 비해서 그 크기가 4분의 1 미만의 먼지를 가리킨다. 요즘처럼 한참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서울시의 PM10 농도가 200μg/m3에 육박하기도 하는데 이는 공기 1입방미터 속에 포함된 미세먼지의 양이 0.00020그램(g)이라는 의미다. 그러면 왜 연구자들은 그처럼 먼지 입자 크기에 신경을 쓰는 것일까? 다른 모든 대기오염물질과 마찬가지로 먼지도 우리 몸에 해롭다. 그런데 입자가 큰 먼지는 우리가 숨을 쉴 때 코와 기도에서 걸러지는 데에 반해서 크기가 작은 먼지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쉽게 폐에까지 도달한다. 똑같은 양의 먼지를 들여 마신다고 했을 때 먼지 크기가 작다면 폐에 도달하는 양도 더 많아지고 따라서 건강피해는 그만큼 더 커질 것이다. 특히 작은 먼지는 허파꽈리를 통해서 형관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이런 사실은 물론 오래 전부터 잘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총먼지 대신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에 대해서 최근 부쩍 관심이 커진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선진국들의 달라진 환경 여건이 그것인데 대다수 선진국들에서는 대기오염 문제가 이미 1980년대에 거의 사라졌다. 그럼에도 천식을 비롯한 호흡기질환 환자 수가 처음 기대했던 것만큼 줄지 않았고 이에 의심을 품은 과학자들이 그 이유를 조사했다. 그 결과 그동안 공기 중의 다른 오염물질들은 크게 줄었던 반면 유독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 등은 별로 감소하지 않았음이 밝혀졌던 것이다. 그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대기오염을 억제하기 위해서 공장굴뚝에 집진기를 설치했는데 집진기에 걸리지 않는 아주 작은 먼지들은 그대로 배출되었다. 또 자동차 배기가스 저감을 위해서 정화기를 달았지만 그것 역시 초미세먼지까지는 완전히 거르지 못한다는 것도 알려졌다. 이것이 과학자들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규제를 들고 나선 주된 이유다. 총먼지 규제만으로는 건강상의 피해를 예방하기에 한계를 느낀 나머지 PM10과 PM2.5 규제를 들고 나섰던 것이다. 선진국들은 1980년대 후반부터,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부터 공기 중의 먼지 총량을 재는 대신 PM10을 측정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가 그렇게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지는 않았다. 다른 대기오염물질과 마찬가지로 먼지 문제도 그 입자 크기에 상관없이 대부분 선진국들에서는 크게 문제 삼을 정도가 아니었으며 또한 국제적인 환경문제로 비화될 필요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2000년대 중반에 이르러 중국이 정치경제적으로 세계의 강국으로 등장하면서 문제가 돌연 불거지기 시작하였다. 중국의 심각한 환경오염은 이미 중국이 개방되면서부터 널리 알려졌던 것이지만 선진국 언론들은 베이징과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대도시들과 주요 산업단지들에서의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를 대서특필하면서 특히 선진국 농도기준(PM10 20~50 μg/m3)을 무려 수십 배나 초과하는 미세먼지를 대표적인 오염물질로 지목하였다. 최근 들어서 선진국들이 그렇게 중국의 대기오염 문제를 연일 고발하고 있는 데에 대하여 그것이 세계무대에서 무섭게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위상을 견제하려고 하는 심리와 무관하다고 말하기는 아마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중국견제 심리에 더해서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지정학적인 요인으로 인해서 미세먼지 문제가 보다 현실적인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지리적인 위치상 중국의 대기오염이 서풍을 타고 이웃나라 한국과 일본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칫 심각한 외교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그것이다. 우리가 동아시아에서의 미세먼지 문제를 논의할 때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의 일단이 바로 여기에 있다. "12월 초엽의 어느 해 겨울, 그 도시의 안개는 유난히 짙었다. 게다가 그 날은 기온까지 내려갔다. 바다를 건너온 찬 공기가 도시 상공에 이르자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낮에도 기온은 영하에 머물렀다. 시민들의 석탄 사용량이 급증했다. 바람 한 점 없는 데다 지면 근처의 대기 온도가 상층보다 낮은 기온역전 현상이 일어나면서 굴뚝에서 뿜어져 나온 연기는 지면 부근에 그대로 머물렀다. 그렇다. 요즘 언론에서 주목하고 있는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대도시의 대기오염 상황은 저 유명한 런던 스모그 사건을 그대로 빼닮았다. 도시의 주요 난방연료가 석탄이라는 점, 겨울철 차가운 대기가 도시 상공에 머물면서 오염물질의 확산이 어렵게 되었다는 점, 이 때문에 안개와 매연이 합쳐져서 스모그가 형성되었다는 점 등 우리는 많은 공통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중국 대도시들의 경우에는 최근 급격히 증가한 자동차들에 의한 매연 배출이 더해졌다. 여기에 더해서 현재 중국의 경우는 과거의 런던보다 대기오염에 더 취약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인구가 런던보다 훨씬 더 많다는 점이라든지 영국 남부지방에 비교해서 중국의 도시와 산업단지 분포가 몇 십 배나 더 넓게, 몇 배나 더 촘촘한 밀도로 퍼져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런 열악한 조건들에도 불구하고 현재 중국의 대기오염 심각성은 위에서 묘사된 1952년 당시의 런던 상황보다는 훨씬 괜찮은 것이 사실이다. 중국의 도시설비와 산업시설, 자동차 등이 급속히 현대화되면서 오염물질 배출이 크게 줄었고 중국 정부의 대기오염 규제 정책 역시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라 할 것이다. 환경오염의 역사를 살펴보면 선진국들에서 본격적으로 대기오염이 개선되기 시작한 것은 1970대에 이르러서부터였고 그 이전에는 현재 중국이 겪고 있는 상황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경우도 많았다. 가까운 예로는 1970년대 이전까지 일본의 오사카와 고베 지역 대기오염이 심각해서 악명이 높았다. 그 당시만 해도 대기오염도를 거의 측정하지 않았기에 당시의 일본과 현재의 중국 상황을 직접 비교하기 어렵지만 여러 문헌들을 참조하면 현재 중국의 대기오염 상황은 과거 선진국들이 경험했던 최악의 대기오염 시절보다 한결 낫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 2백 년 동안 세계 각지에서 스모그 사태 발생이 빈번했기에 우리는 그동안의 역사적 경험들을 참고로 해서 중국의 대기오염 상황에 대해서도 몇 가지로 정리가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다음은 그런 결론의 일부이다. 첫째,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은 후진국이 경제개발을 통해서 선진국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의례 경험하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지난 세기에 대부분 선진국들은 그런 대기오염의 시대를 일찌감치 겪었고 후발선진국인 일본도 거의 한 세기 동안 심각한 대기오염에 시달렸다. 가장 최근에 선진국으로 발돋움 한 우리나라도 지난 1970년대부터 2, 30여 년 동안 국지적으로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를 경험하였다. 셋째, 현재 중국이 겪고 있는 심각한 대기오염 상황을 두고 세계 언론은 특히 미세먼지 농도만을 문제로 삼아서 주민의 건강피해를 경고하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 언론도 이런 외신보도에 기초해서 중국발 미세먼지 공포를 조장하고 있지만 이런 기사들은 상당 부분 중국의 대기오염 피해를 과장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후진국형 대기오염의 가장 대표적인 양상인 도시 스모그는 석탄 등 저품질 난방연료의 사용과 자동차 매연, 그리고 공장굴뚝에서 뿜어내는 연기가 주된 원인으로 그 속에는 비단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거의 모든 대기오염물질이 다 들어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따라서 스모그 속에 포함된 그런 각종 오염물질들을 간과하고 단지 미세먼지 농도만을 문제 삼아서 그 심각성을 고발하고 있는 것은 논리적으로 그리 합당하지 않다. 그럼에도 중국 대도시들에서 발생하고 있는 대기오염이 대단히 심각하고 특히 겨울철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외출하는 것이 위험할 정도로 악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의 대도시 주민 평균수명이 몇 년씩이나 단축되고 감기, 천식 등 각종 질병에 쉽게 감염되어 이를 치료하는 데에 국가적으로 천문학적 액수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하는 등의 언론고발을 쉽게 믿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지난 세기 대기오염의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기 때문인데, 과거 선진국들이 거의 한 세기 이상을 현재 중국보다 훨씬 더 심각한 대기오염에 시달렸지만 그동안 평균수명은 꾸준히 증가했고 대도시 국민생활의 질도 크게 개선되었던 것이 보통이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서울에서도 1990년대까지 심각한 대기오염이 진행되었지만 그 기간 중에 시민의 평균수명이 준다거나 생활의 질이 크게 낮아졌다는 보고는 없었다. "중국발 미세먼지" 보도는 과연 얼마나 사실일까? 다른 대기오염물질들도 마찬가지이지만 미세먼지의 경우에도 그 변화폭이 대단히 크다. 하루 중에서는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에 가장 높게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고 계절적으로는 겨울에 들어서면서부터 점차 높아져서 2월부터 4월까지 가장 높게 나타나며 하절기에는 농도가 크게 낮아진다. 공기가 아주 상쾌한 가을날 서울시내 미세먼지 농도는 일평균 40μg/m3 이하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지난 겨울철 농도가 가장 높았을 때에는 150μg/m3를 훌쩍 넘어서기도 하였다. (이 부분에서 눈치 빠른 독자라면 '미세먼지가 덮쳤다'고 언론이 호들갑을 떨던 날의 농도가 쾌청한 날에 비해서 겨우 서내 배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질 법도 하겠다. 그렇다. 미세먼지가 극심한 날이라고 해도 사실은 그 때문에 온세상이 온통 뿌옇게 변하지는 않는다. 미세먼지를 포함한 총먼지 농도가 쾌청한 날에 비해서 수십 배나 더 높아지고 여기에 더해서 각종 가스상 오염물질까지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시정장애가 나타나는 것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시간에 따라서, 계절에 따라서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1년을 통틀어서 합산한 '연평균 농도'와 '미세먼지 농도가 특히 높은 날의 일평균값'을 지표로 삼는다. 2012년의 경우 서울의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국가환경기준인 50μg/m3 보다 낮은 41μg/m3에 이르기도 할 정도로 지난 10여 년 동안 꾸준히 개선되었다. 경기도와 인천의 연평균 농도는 서울보다 약간 높게 나타나지만 국가환경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수준이다. 우리나라 다른 지역들의 경우에는 서울의 농도보다 5~10μg/m3 정도 낮은 것이 보통이지만 그 차이 역시 별로 크지 않다. 환경부는 도시와 산업단지에서만 대기오염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인간 활동이 배제된 지역에서도 대기오염도를 측정하고 있다. 소위 배경농도라고 해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대기오염 수준을 파악하기 위함인데 전자와 후자의 차이가 곧 도시와 공장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간주해서 이를 관리대상으로 삼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백령도, 충남 태안, 제주도 고산, 을릉도 등에서 배경농도를 측정하고 있다. 이런 배경농도측정소에서 관측된 미세먼지의 연평균 농도는 대략 40~55μg/m3 정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제 이런 사실을 환경부 발표에 견주어서 생각해 보자. 만약 환경부 주장대로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에서 중국발 미세먼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30~50%나 된다면 서울시의 경우 현재의 연평균값 50μg/m3 에서 15~25μg/m3에 해당하는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날아온 것이라고 해석해야 마땅하겠다. 따라서 이 값을 제외한 나머지 농도값 25~35μg/m3이 결국 서울시 일원에서 발원한 미세먼지에서 기인한 것이 되는데 놀랍게도 이 수치는 우리나라의 배경농도보다도 훨씬 더 낮은 수준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이런 모순점을 보다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 어떤 연구자들은 배경농도에 이미 중국발 미세먼지 기여분이 포함되어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우리나라 도처에서 관측되는 배경농도 수치들을 살펴볼 때 지역에 따른 차이를 별로 없다는 것이 그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무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배경농도 중국기여론 역시 지난 10여 년 동안 국가 배경농도가 거의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 앞에서는 빛을 잃는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의 대기질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몇 배나 악화하였는바 특히 최근 10여 년 동안 화석연료 사용의 급증과 대도시 인구밀집 등으로 오염물질 배출이 두세 배나 증가하였다. 따라서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이 국가배경농도에 제대로 반영되었다고 한다면 그 농도 역시 그동안 크게 증가했어야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경향성은 전혀 관찰되지 않고 있는바 이는 곧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에 있어서 중국의 영향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고 하겠다. 설령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에 있어서 중국의 영향이 거의 없다고 해도 지난 몇 주 동안 겪었던 것처럼 미세먼지 농도가 갑자기 크게 치솟았던 날의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지 않을까? 거의 같은 시기에 중국에서도 스모그가 극심했다는 외신보도가 잇달았으니 그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미세먼지 농도가 그처럼 크게 높아졌던 것은 아닐까? 앞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지난 겨울 중국인들을 크게 괴롭혔던 대기오염은 대도시와 산업단지들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이 지면에 낮게 깔린 안개와 결합하여 나타난 전형적인 스모그 현상이었다. 이런 스모그는 앞의 런던 스모그 사건 사례에서도 쉽게 알 수 있듯이 대도시를 뒤덮은 대기가 며칠씩 그 장소에 머무를 때 발생한다. 스모그의 강도는 그런 공기 정체의 기간이 길수록 심화되는데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부터 기상이 바뀌어 바람이 불고 하늘에 해가 비치면 이내 사라져버리는 특징을 갖는다. 미세먼지든 다른 대기오염물질이든 공중으로 비산되어 빠르게 흐르는 기류를 타고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해서 스모그형 대기오염은 그 발생지에서 불과 수십 킬로 떨어진 곳에서도 그 자취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스모그의 특징을 직시할 때 베이징이나 상하이에서 스모그가 심각하다고 해서 그것이 서해를 건너서 우리나라 대기질에 그대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속단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다. 어떤 연구자들은 수도권에서 스모그 현상이 한창일 때 인공위성이 찍은 영상을 중국발 미세먼지 위험론의 근거로 제시하기도 한다. 이런 영상에서는 의례 중국 동부지방에서부터 서해를 거쳐 한반도에 이르기까지 넓은 지역이 뿌연 회색의 그림자가 길게 나타나는데 마치 우리나라가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권에 들어있음을 분명히 증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인공위성이 찍은 회색띠는 중국 대도시의 스모그가 동쪽으로 수평이동하는 자취가 아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중국 대륙에서 발생한 스모그가 공중 높이 날아올랐다가 서풍을 타고 이동하는 양상을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다. 대도시에서 스모그가 한참 심할 때 스모그 자체는 지표면에 낮게 깔리고 그 위를 안개와 옅은 구름이 뒤덮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이럴 때 공중에서 잡은 인공위성 영상은 중국 대륙에 자욱이 깔린 안개와 구름만을 보여주게 된다. 이제 중국 대도시들의 스모그 속 미세먼지 농도를 최악의 경우를 예로 삼아서 500μg/m3 이라고 가정하자. 기상조건이 바뀌어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스모그는 점차 흩어지고 그 속에 들어있던 미세먼지는 공중으로 높이 날아오른다. 그러면 그 농도 역시 크게 낮아지는데 원래 스모그의 두께라고 해야 겨우 1,200미터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것이 공중으로 몇 킬로미터나 확산되면 그 농도는 기껏해야 10~20μg/m3 정도가 될 것이다. 다만 그런 낮은 농도의 미세먼지 구름이라도 수 킬로미터의 두꺼운 층을 이루게 되었으니 인공위성에서 바라보았을 때에는 뿌연 회색의 띠그림자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겠다. 이것이 바로 인공위성이 찍은 미세먼지 이동 영상에 대한 바른 해석이다. 오직 이런 설명만이 그런 영상을 찍었던 날, 왜 서해를 오가는 선박들에서는 짙은 스모그가 감지되지 않았는지, 그리고 왜 우리나라 배경농도 측정소들에서는 중국발 미세먼지 공습이 제대로 기록되지 않았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결론적으로,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에 있어서나 미세먼지가 특별히 많았던 날의 농도에 있어서나 중국발 미세먼지가 기여하는 비율이 환경부의 발표처럼 30~50%나 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가 지리적으로 중국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이 한반도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지만 이제까지의 증거들을 살펴볼 때 그 영향은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생각된다. 굳이 그 수치를 밝혀야 한다면 중국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 대기질에 미치는 영향은 많아야 10% 미만이라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겨울,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에 몇 차례나 미세먼지 농도가 과도하게 높아지자 정부는 부랴부랴 미세먼지 예보제를 시행하겠다고 나섰다. 환경부는 국립환경과학원과 기상청이 이미 지난해부터 협업체계를 구축하여 미세먼지 예보제 본격도입을 위한 모델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올해 안에 예·경보제 도입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런데 이런 발표가 있은 직후 미세먼지 예보의 적중률이 지난 겨울의 경우 겨우 20%에 불과하다는 보도가 이어져서 환경부를 곤혹스럽게 하였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엊그제에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미세먼지 예보의 정확도를 주문하는 일까지 빚어졌다. 도대체 왜 미세먼지 예보가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미세먼지를 예보하는 일반적인 순서는 다음과 같다. 먼저 기상자료와 오염물질 배출량 자료를 초기 입력자료로 삼아서 그런 오염물질이 주어진 날의 기상 조건에서 공기 중에서 어떤 2차 반응을 일으키는지를 컴퓨터가 계산하도록 한다. 여기에 더해서 미세먼지가 이동, 확산하는 과정을 추가적으로 분석해야 하는바 환경부 해명자료에 의하면 "매우 복잡한 모델링 과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요컨대, 미세먼지 예보에는 너무나 많은 입력자료가 요구되고 그 계산공식이 너무나 복잡하기 때문에 자연히 정확도가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미세먼지 예보가 과연 그렇게 어려워야만 할까? 본인은 미세먼지 예보가 그렇게 어렵고 또 그러면서도 예보의 정확성이 크게 떨어지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두어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때 도시와 공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양은 중요한 고려 대상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런 인위적인 오염물질 배출은 거의 일상적인 것이어서 설령 미세먼지 농도가 특히 높은 날이라고 해도 그 전날이나 그 다음날과 배출량에 있어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스모그 발생과 미세먼지 농도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 예보는 스모그 발생의 기상조건을 살피는 데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연구자들은 이런 스모그 발생을 부추기는 기상조건을 분석하는 대신 오염물질의 발생이라든지 그것들의 공기 중에서의 반응이라든지 하는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요인들을 살피는 데에 오히려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나 아닌지 걱정스럽다. 미세먼지 예보의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는 다른 한 가지 이유는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30~50%가 중국에서 날아온다는 잘못된 선입관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런 가정 하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특히 높은 날, 그 원인을 자연히 중국발 미세먼지에서 찾아야 하는바 중국에서 얼마나 많은 미세먼지가 발생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서해를 거쳐서 얼마나 빠르게 동진하면서 확산하는지 등을 계산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미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실제로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환경부가 추정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바 미세먼지 모델링에서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을 크게 잡으면 잡을수록 예보의 정확도는 더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겠다. 미세먼지 공포의 경제학 만약 미세먼지 농도 상승의 직접적인 이유가 지난 겨울의 유별난 기상조건이었다고 일찌감치 인식했더라면 언론이 그처럼 크게 미세먼지 문제를 대서특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필경 그동안 널리 세간에 유포되었던 미세먼지 중국발원론과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위협에 대한 공포가 겹쳐져서 우리 언론의 각별한 관심을 끌게 되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언론에서 보도하는 미세먼지 건강위협 기사는 대부분 환경부 보고서와 보도자료를 참조로 하는데 2013년 환경부가 발간한 '제2차 수도권 대기환경 기본계획'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수도권에서 미세먼지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연간 12조3천억원.... 지금과 같은 미세먼지 오염이 계속될 경우 수도권에서 매년 초과사망자 2만여명, 호흡기질환자 1만여명, 기관지염 환자 80만여명 발생,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영향 요소로 부각...." 그러면 이런 미세먼지 피해 예상은 얼마나 사실에 부합할까? 미세먼지 피해의 규모를 추정하는 데에는 환경경제학에서 제시하는 아주 복잡한 계산공식을 차용하는데 여기에는 미세먼지 발생으로 인해서 시민들이 겪는 쾌적성 감소나 미세먼지 회피를 위해서 하는 일상적인 행동에 소요되는 비용까지도 금액으로 표시된다. 예를 든다면, 미세먼지 때문에 시민들의 하루 일상이 별로 유쾌하지 못했다면 그 비용은 시민 1인당 하루 1,000원, 마스크를 사야했다면 다시 그 비용 1,000원, 미세먼지 때문에 공기청정기를 사용했다면 각 가정당 500원... 등등 이렇게 계산된다. 여기에 더해서 천식이나 각종 호흡기 질환의 발생에서 기인하는 제반 의료비용이 첨가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렇게 추정한 미세먼지 피해액이 연간 12조3천억 원에 달한다는 것이 환경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참고로, 2004년 환경부는 황사로 인해서 우리나라가 입는 피해액을 연간 5조 원으로 추정하기도 하였다. 여기에 비교해서 2003년 온나라를 휩쓸었던 태풍 매미의 피해액을 정부는 8조 원으로 집계한 바 있다. 언론이 정부 보도자료에만 의존해서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을 너무 지나치게 보도할 때 그 부작용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언론보도를 쉽게 믿는 일반 대중이 초미세먼지 공포에 빠져서 정상적인 생활을 위협받을 수 있다. 우리 국민은 지난 1990년대에는 산성우가 무서워서 비오는 날 외출조차 마음대로 못했는가 하면 2000년대 초엽에는 황사 때문에 역시 비슷한 일을 겪어야만 했다. 그런데 이제 산성우와 황사의 자리를 미세먼지가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건강한 사람이라면 지난 수십 년 동안 산성우와 황사를 경험했음에도 특별한 건강상의 피해로부터 초연할 수 있지 않았던가. 마찬가지로 미세먼지 때문에 우리가 다소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겪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처럼 그렇게 호들갑을 떨 일은 물론 아니겠다. 노약자나 천식환자라면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진 날 외출을 절대 삼가야 하고 청소년과 일반인역시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 정도로 충분하다는 것이 본인의 생각이다. 두 번째로, 미세먼지에 대한 언론의 지나친 관심은 정부의 예산낭비를 부추길 수 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환경부는 미세먼지로 인한 예상 연간피해액을 21세기 들어서 우리나라를 덮쳤던 가장 심각했던 태풍이 끼쳤던 실제 피해액보다도 더 크게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추정에 근거하여 '대기환경 개선 특별대책'으로 지난 20005년부터 금년까지 10년 동안 약 4조1천억 원의 예산을 집행했던 데에 더해서 2015년부터 2024년까지 다시 4조8천억 원을 더 투자하려고 하고 있다. 이런 엄청난 예산은 과연 어디에 쓰일까? 환경부는 수도권 일원에서 각종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오염원을 관리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사업장 총량관리제를 강화하고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며 저공해 자동차 보급, 도로 등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 규제 등도 중점대책에 포함된다. 그런데 이런 대책들이 실제로 대기오염 저감과 미세먼지 감축에 과연 효과가 있을까? 환경부의 주장을 그대로 따를 때 중국으로부터 오는 미세먼지가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30~50%를 차지한다. 여기에 더해서 우리 국토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량 역시 국가배경농도를 고려할 때 중국발 미세먼지에 필적할 량이 되겠다. 그렇다면 정부가 예산을 투여해서 감축할 수 있는 미세먼지량은 과연 얼마나 될까? 마지막으로, 언론이 미세먼지의 진원지로 서슴없이 중국을 지적하는 데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숙고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앞에서도 누누이 설명했듯이 중국에서 발생하는 스모그가 우리나라 미세먼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찾아보기 어렵다. 중국발 미세먼지 위협론의 근거자료로 자주 제출되는 모델링 결과는 도시 스모그 발생과 소실의 기작을 무시한 왜곡된 모델에 의해서 산출된 것이다. 중국에서 한국에 이르는 뿌연 구름띠를 보여주는 위성 영상자료 역시 우리나라가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으로부터 아주 자유로울 수는 없음을 보여주는 정도이지 그 영향이 몇 십%나 된다는 증거는 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의 '중국발 미세먼지' 단정은 우리 국민에게나, 이웃나라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나 득보다 실이 훨씬 더 많은 잘못된 인식이라고 할 것이다. 언론의 성찰이 요구된다. http://www.huffingtonpost.kr/wukhee-hong-/story_b_4962793.html?ir=Korea&utm_hp_ref=korea
공기 중을 떠도는 대기오염물질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과학자들은 크게 아황산가스나 일산화탄소, 오존 등으로 대표되는 가스상 물질과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와 같은 입자상 물질로 구분한다. 대부분의 가스상 물질들이 인간의 일상생활과 산업활동에서 배출되는 데에 반해서 입자상 물질은 그 근원이 대단히 복잡하다. 그 상당 부분은 산업단지나 대도시에서의 인간 활동에서 비롯되지만 황사나 화산활동처럼 자연현상에서 만들어지기도 하고 또한 지표면의 먼지가 바람에 휩쓸려 공기 중으로 들어가기도 하기 때문이다.
매연(smoke)과 안개(fog)가 합쳐진 스모그(smog)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시내를 두껍게 뒤덮었다. 도시를 관통하는 강에서는 운항 중인 배가 정박해 있던 배를 들이받았다. 기차와 자동차가 충돌 사고를 일으켰다. 길 잃은 사람들이 오히려 시각장애인을 따라 집을 찾아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짙은 안개에 익숙했던 시민들은 스포츠 경기 취소 여부에만 관심을 쏟았다. 그러는 사이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장의사의 관, 꽃집의 장례용 화환이 품절됐다. 병실 복도는 들것에 누운 환자들로 가득 찼다. 가축 전시회에 나온 소들이 혀를 빼물고 쓰러졌다. 연기 속에 있던 아황산가스가 황산으로 변해 생명체의 호흡기에 치명상을 입힌 것이다. 엿새 뒤 바람이 불어 스모그를 몰아낼 때까지 이 도시에서는 호흡기 장애로 4,000여 명이 사망했다. 그 뒤 만성 폐질환으로 8,000여 명의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위의 기록은 지금으로부터 60년 전, 1952년 12월 4일부터 일주일 동안 영국 런던에서 빚어진 역사상 최대의 대기오염 사건을 묘사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중국 대도시들의 대기오염 상황과 유사하지 않은가?
둘째, 스모그 현상으로 대표되는 대기오염은 경제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쉽게 통제가 가능하기에 중국의 경우도 앞으로 1, 20년 이내에 대기오염이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역사적으로 선진국들이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한 방식은 거의 유사하였다. 난방연료를 석탄에서 석유, LNG 등으로 대체하고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을 높이고 공장굴뚝을 감시해서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낮추는 대책 등이 대표적이었다. 이런 정책의 시행에는 적지 않은 돈이 소요되는데 중국의 급속한 경제개발 속도를 감안하면 베이징의 대기오염 문제가 개선될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뒤에서 다시 살펴보겠지만 우리나라 수도 서울의 경우에도 지난 세기 경제개발 과정에서 대기오염이 심화되면서 1990년대 중·후반 경에 이르러 가장 심각한 대기오염 양상을 나타내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부터 불과 몇 년 사이에 상황이 급속히 개선되었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의 대기질이 불과 몇 년 사이에 그렇게 크게 개선되리라고 예상했던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겨울철에 들어서면서 우리 언론이 '중국발 미세먼지' 공포를 보도하는 것이 이제는 연례행사가 되었다. 이런 보도들은 대부분 환경부 발표를 기초로 하는 것이 보통인데 환경부는 중국의 황사와 스모그가 바람을 타고 이동하여 우리나라 대기오염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주장한다. 환경부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미세먼지 농도에 있어서 그 30~50%를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가 차지한다고 한다, 이런 중국발 미세먼지 속에는 인체에 특히 해로운 중금속류가 포함되어 있는데 납의 경우 30%, 카드뮴 50%, 비소 40%가 중국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환경부 발표는 자연현상인 황사의 영향까지를 포함한 것이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해서 상당한 우려를 낳게 한다. 그러면 이제부터 과연 그런 '중국발 미세먼지' 공포가 얼마나 사실에 부합하는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미세먼지 예보가 어려운 데는 이유가 있다
미세먼지가 우리나라에서 발원한 것이든 중국에서 날아온 것이든 단기간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별로 없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과거 선진국들이 그러했듯이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크게 줄여서 본원적으로 스모그 발생을 억제하는 대안이 유일하다고 하겠는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그동안 정부가 이런 대책의 시행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먼저, 미세먼지 예보모델 개발에 있어서 연구자들이 도시 스모그 현상의 본질에 대해서 크게 간과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어느 특정한 날, 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높아지는 것은 우선적으로 기상조건이 스모그 발생에 적합해졌기 때문이다. 차갑고 건조한 날씨가 며칠씩 계속되면 지표면에서 발생하는 먼지도 따라서 많아지는데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안개와 구름으로 하늘이 낮게 깔리기 시작하면 미세먼지 농도가 갑자기 높아진다. 미세먼지가 공기 중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되지만 높은 공중으로의 확산은 거의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날씨에는 바람도 거의 없어서 공기가 더 쉽게 오염된다.
지난 겨울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환경기준치를 크게 초과했던 날이 평년보다 훨씬 많았다. 아마도 예년에 비교해서 유독 따뜻했던 날씨가 오랜 기간 지속되어 스모그 발생에 적합한 기상 조건이 쉽게 만들어졌으며, 여기에 더해서 겨우내 눈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건조했던 날씨 덕분에 지표면에서 평소보다 더 많은 먼지가 공기 중으로 유입될 수 있었다는 것이 그 일차적인 원인이라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