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참관 견학기
미류나무
세상에 공짜란 없는 것이 확실 한 것 같습니다. 파주 헤이리마을 및 출판단지 견학에 참관하라기에 여행하라는 줄 알고 따라 나섰습니다. 다녀와서 정말 기분 좋았습니다.
헤이리마을도 좋고 출판단지도 그렇게 모아져 있으니 출판사 마다 거의 들려 출판 과정도 살펴보고 생소한 과정들에 호기심어린 맘으로 잘갔다 왔다는 생각에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얼마후 혁신지역 벤치마킹 견학기를 써내라는 겁니다. 예! ?......
그래도 몇년간의 활동을 책으로 묶어야 하니 내라는 겁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주절주절 써내니 180페이지나 되는 책 한 귀퉁이에 나열되어 있었습니다. 추억 속의 글 올려봅니다.
경기도 파주의 헤이리마을은 다양한 문화장르가 한 공간에서 함께하는 문화예술 혁신도시로 발돋움하고 있었다. 15만여평의 면적 속에 370여명 의 유명 예술인들이 회원으로 참여해 집과 작업실, 미술관, 겔러리, 박물관, 서점, 스튜디오 등의 문화예술 공간을 만들어 마음 놓고 작품 활동에 몰입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의 마을이었다. 건물들도 각각 다른 모양으로 개성을 살렸고 예술성이 특히 돋보였다. 심지어 가로등 하나까지도 도시이미지에 맞게 디자인되어 있었다. 역시 도시는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나는 내가 사는 경주를 생각해 보았다. 나는 경주는 문화재 조망이 가려서는 안되며 따라서 고도제한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구도심 4방이라 해봐야 직경 10Km 이내로 손바닥인데, 그 속에서 조차도 건물들이 각기 다른 소리와 다른 색깔로 볼썽사납게 흩어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더구나 최근 구도심의 4방 강변으로 15층 고층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검토 중 이라고 하니 행여 경주 천년의 이미지를 담고 있어야할 구도심은 과연 어디로 갈 것인지..
과연 타 도시와 다른 정체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회의를 감출 수 없었다.
헤이리마을은 예술이라는 강력한 에너지가 응집된 소도시임을 실감케 했다. 특히 1994년 도시의 차별화와 비전을 설정하고 이를 위해 도시설계에서부터 전문 건축가들을 선정하여 1997년 도시계획설계팀을 발족하는 철저한 준비로 조성되었다고 한다. 예술인들이 꿈꾸는 환경과 자연과 삶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기 위하여...
출판단지 역시 책을 만드는 뜻있는 출판인들이 책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계획하고 생산, 유통한다는 도시차별화를 설정하고 오랜 기간에 걸쳐 추진하면서 우리나라 유일의 출판문화도시로 태어난 것이라 한다. 특히 도시를 가로지르는 갈대샛강을 그대로 살려 친환경성을 부각시켰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출판단지로서의 건축배치 및 공간환경은 어떤 국제적인 문화도시 못지 않았다.
하루를 숙박한 게스트하우스호텔 ‘紙之鄕’도 이곳 출판도시가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종이향 가득한 휴식공간이었다. 새삼 고정관념이 우리를 얼마나 현상에 안주하게 하는지 두렵게 느껴졌다. 페인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목재인테리어와 코튼 소재의 침구류, 군더더기 하나 없는 장식, 그리고 책이 나란히 꽂혀있는 서가와 책상 등으로 누구든 책을 읽지 않고는 버틸 수 없을 분위기를 조성해 놓고 있었다. 심지어 호텔마저도 문화예술 도시의 일부라는 의식이 돋보이는 파주 헤이라마을과 출판단지였다.
이번 대구경북혁신협의회의 견학 및 워크숍을 참관하면서 준비된 혁신도시의 독창적인 발전상을 보고 천년고도 경주의 고도로서의 도시이미지 구축과 세계적 상품화가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고, 스페인의 고도 톨레로의 전혀 훼손되지 않은 고색창연함의 가치를 새삼 생각해 보았다. 옛것에 대한 철저한 보존과 강화도 진정한 혁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첫댓글 파주엔 출판사가 많습니다. 저도 아는 출판사가 있는데요. 작가들 육성( 손 글씨)으로 쓴 책을 내기도 했어요.
파주 가면 제가 가 보고 싶은 출판사가 있어요. 미술 책을 멋지게 내는 출판사와 헌책만 파는 서점도 있고요.
강우방 선생님이 쓰신 ' 어느 미술사가의 편지'가 품절이서 중고를 샀는데 아주 새책을 보내 준 거에요.
그래서 헌책 집과 아는 사이가 되었지요. 제 책도 보내 줬답니다.
네, 출판단지도 크고 단지의 건물들도 심플하고 옛 책들이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