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공포증 ‘필로포비아’
연애를 시작하고 유지하기 어렵다면…
사랑에 빠지거나 사랑 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공포증도 존재한다. /셔터스톡
사랑은 누구에게나 아름답고, 낭만적인 것일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사랑에 빠지거나 심지어는 자신이 사랑받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 역시 폐쇄공포증, 고소공포증, 물공포증과 비슷하게 특정한 것에 공포를 느끼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즉, 사랑에 대해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필로포비아(Philophobia)’라고 한다.
헬라어로 Philos가 ‘사랑하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Phobia는 공포증이라는 뜻이다.
◆필로포비아는 왜 발생할까?
다른 공포증과 비슷한 이유로 발생할 수 있다. 다른 가족들이 해당 공포증으로 고통 받는 것을 보고 자랐거나 불안장애를 겪을 위험이 큰 유전자를 타고났을 수 있다.
특히나 사랑에 대한 공포는 과거에 사랑에 상처 받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생겨날 수도 있다.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이 필로포비아를 발생시켰을 수 있다. /셔터스톡
과거에 부모의 잦은 싸움을 보고 자랐거나 부모의 죽음, 불륜, 이혼, 학대 혹은 부모로부터 버려졌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있는 사람은 필로포비아를 겪을 위험이 더 크다.
부모로부터의 영향이 아니더라도 오랜 기간 친구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거절당한 경험이 많은 사람 역시 위험성이 크다고 미국 비영리 의학 센터인 클리블랜드 클리닉이 설명했다.
아예 연애 자체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거나 연애를 하지 않고 바로 결혼을 장려하는 종교적, 문화적 환경에 놓여있는 것 역시 사랑이란 감정 자체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연애를 시작하고 유지하기 어렵다면…
이러한 이유로 필로포비아를 겪고 있는 개인은 연애와 같은 친밀한 관계를 시작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
연애를 하고 있더라도 헤어짐에 대해 비정상적으로 큰 불안감과 두려움에 시달리며 연애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다.
의학적으로 이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수단은 없지만, 보통 사랑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이 6개월 이상 오랜 시간 지속될 경우 필로포비아를 의심해볼 수 있다.
대부분의 공포증이 그러하듯, 한 가지에 대한 공포증만을 가지기보다는 두 개 이상의 공포증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사랑에 대한 공포뿐만 아니라 거절당하는 것 혹은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극복할까?
심할 경우, 의학적인 도움이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애정에 대한 두려움이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를 알고, 바로잡아야 한다.
보통 어린 시절에 아픈 이별이나 버림 당하는 것을 겪었다면, 이는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타인이나 상황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일어난 일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과거에 만났던 안 좋은 사람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새로운 사람을 못 만날 수도 있는데, 이는 과거의 그 사람과 현재 내 옆에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과거의 관계에 갇혀서 앞으로 자신의 인생에 도움이 될 소중한 인연을 놓쳐서는 안 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두려움의 실체를 정확히 알면, 이를 극복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스스로를 알고 극복하는 과정은 꽤 오랜 시간 걸릴 수 있으므로 조급해 하지는 말자.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