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watermelon)의 효능(效能)
더운 여름철에 생각나는 과일 중 시원한 수박이 으뜸이다. 요즘은 각 가정에 냉장고(冷
藏庫가 있어 시원한 수박을 언제나 먹을 수 있으나, 우리들의 학창시절인 50년대 60년
대에는 가정마다 냉장고가 없어 시원한 샘물에 수박을 담가두었다가 먹은 기억이 난다.
수박은 박과에 속한다. 한해살이(1년생) 덩굴성 초본(草本)식물의 열매이므로 채소류
과일로 분류할 수 있다. 수박은 서과(西瓜), 수과(水瓜), 한과(寒瓜), 시과(時瓜) 등으로
불리기도 하며, 서양에서는 90%이상이 수분으로 이뤄져 있어 다른말로 watermelon
이라 부른다.
수박의 원산지는 열대지방 아프리카이다. 약 4000년전 고대 이집트 에서 재배되기 시
작했다. 스코틀랜드 탐험가 리빙스턴이 아프리카 칼라 하리 사막에서 야생(野生) 수박
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수박은 이집트에서 서역(西域)을 거쳐 중국 송나라와 우리나라
(고려)에 전해졌다. 당시 수박은 흔하지 않았다.
수박이 그림의 소재로 등장할 정도로 널리 재배된 것은 조선 중기 이후이다. 진경산수
화(眞景山水畵)라는 화풍으로 유명한 조선 후기 화가 정선(鄭敾, 1676〜 1759)이 그
린 서과투서(西瓜偸鼠쥐가 수박를 훔쳐 먹는다)에는 달개비가 파랗게 피어 있는 밭에
서 쥐 한 마리가 탐스럽게 익은수박을 갉아 먹고 있고, 그 옆에서 다른 쥐 한 마리는
수박과 수박을 먹는 쥐를 쳐다보고 있는 그림이다.
뛰어난 예술가이자 현모양처의 대명사로 불리는 신사임당(1504〜1551)이 그린 초충
도 중에 수박과 들쥐가 인상적인 그림인 수박과쥐가 있다. 그림에는 먹음직스러운 수
박 두 덩이가 패랭이꽃이 핀 뜰에 뒹굴고 있고 쥐 두 마리가 정신없이 큰 수박을 갉아
먹고 있다.
그 뒤 넝쿨 주변으로 나비 두 마리가 날아다니고 있다. 수박의 종류는 숙기의 조만성
열매의 형태껍질과 과육(果肉)의 색깔, 씨의 색깔과 크기 등으로 분류한다. 과육의
색깔에 따라 홍육종(紅肉種), 황육종(黃肉種), 백육종, 등황육종 등으로 분류하며
홍육종이 90%를 차지하고 있다.
재래종인 무등산수박은 그 지역에 국한되어 재배되고 있다. 씨없는 수박은 원예육종
학자인 우장춘(1896〜1959)박사가 연구한 품종으로 1953년에 수박을 생산하여 세
계적으로 유명하다. 씨없는 수박이란 식물 호르몬인 콜히친을 사용하여 염색체 수를
보통 수박 (2배체)의 배로 한 4배체의 수박을 만들고, 거기에 다시 보통 수박을 교배
하여 만든 3배체 수박이다.
수박을 작형별 품종으로 나누면 반촉성용 품종에는 대감수박, 빛나수박, 일출수박 환
호성수박내고향수박, 맛수박, 금천수박, 한들수박, 기찬수박, 꿀단지수박 등이 있다.
조숙터널용 품종에는 삼복꿀수박, 감로수박, 대상수박, 단비수박, 백두산수박, 달고나
수박, 참다라수박, 달수박, 강남수박, 달덩이수박, 금강산수박 등이 있다
노지용 품종에는 오림피아수박, 무지개수박, 왕장수박, 빅토리아수박 등이 있다. 무등
산(해발 1187m)수박은 일반 수박과 달리 고산지대에서 재배 하는 만생종으로 8월 중
순이후 추석 전후로 출하된다. 개량종과는 달리 씨가 익어도 흰색이고 검은 점이 찍혀
있고, 껍질이 한 색깔로 푸른색이라 푸렝이 수박이란 별명이 있다.
꽃이 피고 수박이 열리면 한 그루에 한 개의 열매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따버리기 때
문에 수박이 제대로 커서 익으면 한 개가 10〜30kg에 달하며, 가격은 일반 수박 가격
의 10배가 넘기도 한다. 수박(생것, 적육질, 가식부 100g당)에 함유되어 있는 영양성분
은 다음과 같다.
에너지 24kcal/ 수분 93.2g/ 단백질 0.8g/ 지질 0.4g/ 회분 0.3g/ 탄수화물 5.3g/ 섬
유소 0.2g/ 칼슘 1mg/ 인 12mg/ 철 0.2mg/ 나트륨 1mg/ 칼륨 133mg/ 비타민A 14
3RE/ 비타민B2 0.02mg/ 나이아신 0.2mg/ 비타민C 14mg 수박의 효능(效能)에는
수박의 붉은 색은 리코펜(lycopene)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리코펜은 활성산소를 억제하여 노화를 방지하고 암 예방에 좋다. 속이 노란 수박에는
베타카로틴이 들어있어 면역력을 길러준다. 아미노산 시트루린 성분은 이뇨(利尿)작
용을 촉진시켜 노폐물을 효과적으로 배출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혈관의 기능을 향
상시켜 심장병과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수박은 혈압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어 고혈압 환자에게 좋다. 소변이 쉽게 나오지 않으
면 세포와 세포 사이에 필요 없는 조직액이 늘어나기 때문에 몸이 붓고 피로해 진다.
이에 몸이 부을 때 신장기능이 약한 사람은 수박을 먹으면 좋다. 수박은 해열, 해독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따가운 햇볕을 받아 메스껍거나 토하려고 할 때 수
박을 먹으면 효과가 있다.
옛 문헌기록 중 일용본초(日用本草)에는 수박을 먹으면 갈증을 그치고 서열을 풀어준
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식감본초(食鑑本草)에는 수박은 속을 청량케 하고 기를 내리며
요도에 이롭고 혈리를 다스리며 술독을 푼다고 기록되어 있다. 민간요법(民間療法)으
로 잘 익은 수박을 자주 먹으면 각기와 방광염에 효과가 있다
수박껍질을 썰어 말려서 분말로 만들어 먹으면 신경통에 좋다, 수박을 계속 먹으면 이뇨
작용으로 부종(浮腫)이 빠진다등이 있다. 수박 속의 당분은 대부분 과당과 포도당이어서
쉽게 흡수되므로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수박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C는 습진,
여드름 등 피부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피부내의 콜라겐합성에 영향을 주어 피부 탄력을 회복시켜준다. 수박 속껍질을
갈거나 얇게 썰어 얼굴에 팩으로 사용하면 좋다. 수박은 수분이 93% 정도로 칼로리
가 낮아 몸매 걱정 없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으 므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 좋다.
수박씨에는 단백질, 지방, 당질, 무기질,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있으므로 꼭
꼭 씹어 먹으면 좋다. 항간에 수박씨를 먹으면 귀가 먹는다는 속설이 있으나 전혀 근거
없는 말이다. 말린 수박씨를 소금과 함께 볶은 것을 중국 요리의 전채(前菜)로 이용한
다. 수박씨를 차로 끓여 마시기도 한다.
싱싱하고 맛있는 수박을 고르는 요령을 보면 하얀 분이 묻은 수박이 당도(糖度)가 높다.
비슷한 크기 중에서 무게가 무거운 것이 좋다. 꼭지의 모양이 T자 이며 마르지 않은 것
이 좋다. 검은색과 녹색의 줄무늬 간격이 일정할수록 싱싱하다. 줄무늬가 선명하고 배꼽
은 작고 약간 안으로 들어간 것이 좋다.
녹색 줄무늬가 나뭇잎 색과 같이 색이 짙을수록 잘 익은 수박이다. 수박을 한손으로 들
고 다른 손바닥으로 두드려 봤을때 통통 튀는 경쾌하고 울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과
육도 알차고 당도가 높다. 시장 상인들은 수박이 잘 익었나를 확인한다며 잘라주기고
하는데 대부분 햇빛을 잘 받아 잘 익은 쪽을 확인시켜 주려는 의도이다.
때문에 자르려는 반대 부위를 잘라서 확인하는 것이 맛있는 수박을 잘 고르는 방법이
다. 먹다 남은 수박은 랩으로 싸거나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한다. 수박은 보
관온도가 내려갈수록 아삭아삭하지만 섭씨 0도에 이르면 오히려 과육이 딱딱해지므
로 8〜10도가 적당하다. 구입한 수박이 설익었을 경우에는 통째로 신문지 등에 싸서
실온보관하여 후숙시킨 후 먹도록 한다.
글/ 靑松 朴明潤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