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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도우수 자전거길: [mtb 즐기기] 라이딩보다 더 즐거운 사전 코스 디자인
<머리글>
□ 자전거 타기보다 길 찾기가 좋아
2022년 1월 네이버 블로그와 자출사 카페에 “나의 자전거 이야기”를 올렸던 필자의 라이딩 후기 고정 타이틀은 ‘쉐도우수 자전거길’이다. 자전거의 구조나 기능에 관한 것 보다는 자전거로 즐기며 타고갈 수 있는 길들, 기존의 알려진 길보다 비교적 새로운 길 찾아가기에 관한 경험 정보의 소개다.
이미 수많은 자전거 타기 마니아들에게 있어선 상식인 것을 새삼 적어내는 것이 쑥스럽지만. 한번 모아서 정리해본다는 데에 의미가 있을 것이고, 이 또한 홍익실천의 작은 봉사 중 하나라 생각해 감히 이어나가 본다.
2006년11월 생활자전거에서 mtb로 개비(改備)하면서, 깍두기 타이어를 장착하는 mtb로 잘 포장된 차도를 다닌다는 것은 쪽 팔리는 일이라 생각해, 주로 야지성(野地性) 길들을 찾아 크로스컨트리 하는 식으로 시작됐다.
50대 후반에 시작해 나이·체력·기술의 한계로 위험해서 삼가는 본격적인 등산로 싱글트랙은 아니더라도, 평탄한 야산의 등산로나 임도, 지방의 마을길과 농로, 해변과 강변, 호수와 저수지 길들을 애용하기 시작했다.
포장된 차도는 되도록 대로를 피하고 이면도로나 마을길, 고속화도로 신설로 소외돼 한적해진 지방의 국도를 주로 이용했는데, 이 선택은 국토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국토사랑의 애국심 가득한 라이딩으로도 되지만, 안내하며 동행하는 일행의 교통안전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4대강 자전거길이 열려서는 잘 포장된 길도 따랐지만, 흔히 시작하는 상류의 댐부터가 아니라, 그 댐으로 흘러드는 하천의 발원지를 찾아들어가 등산도 겸한 크로스컨트리를 마지않았다.
전철 종점 용문에서 출발해 설악산과 평화의 댐을 종주하려고 한계령~미실령~광치령~성곡령~오천령~해산령 등을 넘을 때는 차도라 해도 산악도로였으니 그에 탐닉할 수 있었다.
□ 나누어서 연재
무슨 단행본도 아니지만, 개인 블로그에 올리는데 그치지 않고, ‘자출사’나 ‘동호회’ 카페 같은 곳을 통해 다른 분들이 보게 하기 위해서는, 1회 분량으로 너무 많기 때문에 나누어 싣기로 하면서, 소제목들로 구분한 순서를 밝혀 전체 내용을 미리 보도록 했다.
♣ 전체를 한꺼번에 보실 분은 아래 주소를 클릭하시면^^♣
https://blog.naver.com/san195/222956145846
<순서>
□ 자전거 타기보다 길 찾기가 좋아
□ 적성에 맞는 자전거 길 찾기
□ 새 길 찾기의 시작과 짜릿함
□ 길 찾기 도우미 ‘지도’의 발전과 이용
□ GPS 의존보다 사전의 지도 길 공부가 더 멋져.
□ 어떤 길들이 재미있나?
▷ 우선 해안선과 섬, 하천과 호수를 따르는 길이다
▷ 임도이고 산자락 길이다
▷ 등산로 싱글 트랙은 그림의 떡?
▷ 큰 고개 넘기는 덩치만큼 감동도 크다
▷ 사찰이나 명승고적 탐방이다.
▷ 고향이나 자기가 살았던 동네 다시 찾아보기다.
▷ 지방에 내려가 있는 친구네 찾아가기도 재미있다.
▷ 가장 의미 있기는 ‘테마 라이딩’이다
▷ 생각만 하고 아직 타지 못한 길들이지만
□ 경로 설정에서 유념할 사항들
▷ 원행의 라이딩 시작은 되도록 상류에서 하류방향으로,
집에서 먼 곳부터 가까운 곳으로 잡는다.
▷ 바다·하천·호수는 우측에 두고 시계방향으로 달린다.
▷ 원행의 경우 자전거 수리점 위치를 필히 찾아둔다.
□ 원행에서 반드시 챙길 것들은
▷ 전철 외의 차량 이용은 상황에 따라 버스· 콜밴 ·RV를
▷ 여벌의 많은 예비 튜브가 절대적
▷ 충분한 준비물을 갖추기 위해선 넉넉한 용량의 등산배낭을
□ 덧붙여
□ 어떤 길들이 재미있나?
◇ 우선 해안선과 섬, 하천과 호수를 따르는 길이다
자전거 마니아라면 해안도로 라이딩의 참맛에 황홀해 한다. 변산반도 해안이나 영광의 백수도로를 타본 이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특히 사면(四面)으로 해안 도로를 가지는 섬은 표고가 낮아도 바다에서 우뚝 솟아 해변으로 흘러내리는 수많은 지맥들을 타게 되니, 반복되는 업다운 극복의 상당한 운동량을 가지게 되고, 해안선 절벽 길의 탁 트인 전망에 들어오는 모두가 기막힌 절경을 이루기 때문이다. 시화방조제와 새만금방조제 등 10km가 넘는 길이의 방조제를 달리는 장쾌함은 또 어떻고!!??
섬 라이딩에서는 거칠기 이를 데 없는 해안임도 타기도 더해진다. 잊지 못할 곳들로는 자월도를 손꼽게 될 것이다.
초창기인 2008년3월 제주도 해안일주의 진미를 맛본 뒤로 서해에서 남해를 거쳐 동해로 끝내는 한반도남부 모든 해안의 섭렵 라이딩을 꿈꿔왔으며, 해외원정(?^^)으로 대마도 해안일주 맛을 보면서 거듭해 감동했던 터이다. 김포반도나 태안반도처럼 3면의 해안선을 따라 일주하는 것도 섬 돌기에 버금간다.
제주도는 순환도로나 해안마을 소로, 올레길과 골목들이 잘 이어져 시종 해변을 탈 수 있지만, 대마도처럼 험한 단애지역으로 인해 기존의 도로가 해안선에서 멀어지는 경우도 많다. 당진 지역처럼 발전소나 석모도처럼 군부대 등 산업 및 보안시설로 막혀 한참 돌아가며 산길을 힘들게 넘나들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인터넷위성지도나 최신판 정밀도로교통 지도책을 연구해 보면, 간선 및 지선의 국도를 타지 않고도 되도록 해안 길을 달릴 수 있는 자전거 길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절벽이나 갈대밭으로 막힐 것 같은 곳도 위성지도에서 길은 아니지만 희미하게 흔적을 남기는 곳이라면, 의외로 교통지도에서는 확연히 표시되는 경우가 종종 있음을 유의하기 바란다. 안면도 서해안이 그랬었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에서는 2~3시간 차이로 물에 잠겼던 모래사장이나 갯벌 길이 열리는 경우가 허다하니 그 지방 조수시간대를 연구해 가면 해안선 산 절벽을 멜바로 넘는 수고를 아낄 수도 있다. 가로림만 율도(밤섬) 서남방 소코부리해변의 소코뚜레바위가 그 같은 대표적인 경우였다. 조금만 더 기다렸으면 범박골 산등성이를 가시덤불에 찔리며 넘지는 않았을 텐데, 그래도 신기한 그 현상이 얼마나 재미있었던지!!
아무리 찾아도 등산로까지 없는 나무꾼 길을 넘는 고생도 재미다. 보령의 화변항까지 달렸다가 바다로 흘러드는 광천천으로 길이 막혀 학성리에서 보령방조제로 넘어가는 혜독저수지 산길을 찾느라 정신이 팔려 오랜 시간 전국을 함께 누비며 정 들었던 자전거 깃발(BH)을 잃어버렸던 곳의 경우가 그랬었다.
4대강은 물론, 섬진강, 오대천, 동강, 섬강, 달천 등 내륙의 장정(長程) 하천을 타는 것도 즐거움이 크다. 다양한 도시와 마을들을 거치니 향토일미(鄕土一味)를 맛보기 십상이고, 유명한 고개들도 넘게 하며 명산을 지나게 하고 근력을 단련시켜 주기 때문이다.
하천 길은 곳에 따라 수변 길이 막혀 차도로 우회하거나, 밭둑길 등을 헤쳐 나가야 하는 경우도 많지만, 바로 그 점이 mtb 타기 즐거움의 진면목이라 할 것이니 감내할 일이다.
호수들은 인공적이지만 아름다운 경관을 즐길 수 있고, 대개의 경우 역사문화의 유적을 가까이 하고 있어 공부도 되니 즐거운 마음으로 찾을 만 하다.
저수지들도 웬만하게 유명한 하천들의 발원지 내지 수원지 역할을 하니 꼭 찾아보아야 할 의미가 있다.
4대강과 섬진강 및 동강 등 대하(大河)는 높고 깊은 산속의 샘이 발원지고, 상류의 댐이 공원으로 조성돼 조경이 볼만 하지만, 나머지 하천들은 상류의 저수지가 산에서 흘러내리는 실개천을 모아 바다로 보내는 수원지로서 길고 긴 하천을 바다까지 종주하게 하는 시발점으로 의미를 가진다. 섬강의 횡성호, 안성천의 금광호, 천안천의 천호지. 미호천의 덕정저수지, 청미천의 용담저수지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지방자치제도가 정착되면서 전국의 하천들에 산책로와 자전거길, 체육시설들이 조성돼 제철 조경수와 화초들이 각양각색으로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선경에 묻혀 달리니 멋질 수밖에 없다. 먹고 자는 편의시설도 구색을 갖추니 그 또한 편한 자전거 여행을 보장한다.
소규모 실개천 같은 평야의 수로 타기도 하천 타기의 재미를 아기자기하게 제공한다. 초창기 한강하류 전류리 포구를 지나 애기봉을 향해 수로를 타다 만나며 감탄했던 아름다운 '해강변 자전거길' 같은 곳이 그렇다. 김포 한강 신도시의 황홀한 수변거리풍경 ‘라베니체 마치 애비뉴’를 보게 되는 김포대수로의 금빛수로도 분명히 그렇고말고.
하천타기에 대해서는 2014년3월 천안천을 타고 아산만으로 내려설 때의 후기 중 일부를 옮겨 그 의미를 대신한다.
“ 이 코스는 올해 개별 라이딩으로 작정한,‘저수지/하천’타기의 시작으로서, 봄철 대상으로 정한 천안·안성·음성일대의 하나이다. 일찍이 백두대간 등산으로 조국산하의 등뼈를 더듬어보았다면, 갈비뼈에 해당하는 정맥과 지맥들의 산행도 이어나갈 것이다. 더불어 조국산하의 동맥이요 정맥인 혈류이자 젓줄들인 강과 내를 타본다는 게 내 라이딩의 이후 테마이다. 남북 한강과 낙동강은 발원지부터 하구 바다까지 전 행로를 섭렵했고, 금강은 발원지부터 대청댐까지의 상류를 마스터한 상태다. 이어 섬진강과 영산강은 발원지부터, 금강도 나머지 하구바다까지 4월중 훑을 예정이고, 삶의 터전 곡창지대와 도시를 이루게 한 곳곳의 저수지와 하천을 이후로도 계속해서 타게 될 것이다. 70세가 되기 전 대체로 다 마치는 게 꿈이다.“
∞ 석모도 갯바위 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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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도이고 산자락 길이다
임도는 옛 군용도로나 광산 및 채벌도로, 축령산 일대처럼 잣 생산단지 같은 산업 형이 있지만 험하다. 사찰의 접근로나 휴양림 일대는 비교적 완만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며, mtb XC대회 코스에서 보듯이l 난이도가 다 높다
휴양림에서는 출입이 통제되지 않는 한, mtb의 깍두기 타이어가 간절히 맛보고 싶어 하는 비포장 길을 즐길 수 있다. 전반적으로는 넓고 완만하며 풍광이 좋으며, 근력단련효과 최고인 업다운 연속의 임도를 즐기게 해준다. 휴양림 통과가 어려워도 들머리 날머리 길 타기만으로도 충분하다. 중미산 휴양림을 찾아가다보면, 휴양림 일대의 임도는 물론, 중병치료 휴양지로 유명한 청정마을 명달리로 가는 벽계구곡과 삼각골재, 아니면 가파른 명달현 고개와 중미산 천문대 업힐, 이어지는 설매재 자연휴양림 넘기도 덤으로 즐길 수 있고, 귀가 길 양수리역으로 넘는 벗고개 길에서는 소설 ‘소나기’의 무대로 알려지는 소나기마을 징검다리와 황순원문학관에 들려 정서적인 자양분 섭취도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mtb XC국제대회까지 열리는 해룡산~왕방산 코스나 강촌챌린저 코스, 며느리고개 매화산 코스 등도 이 휴양림 임도에 해당되겠지만, 많은 이들에 이미 공식적으로 알려진 코스로서 내가 디자인하는 곳이 아니니 생략한다. 그래서 혼자 헤매면서 찾아 들었던 서울 가까운 운길산과 적갑산을 잇는 새우젓고개와 새재의 난이도 높은 산길임도, 추읍산 임도, 법화산~마락산 임도, 용인천주교공원묘원 산등성 등을 기억에 남긴다.
가까운 산자락 타기도 정말 권해보고 싶은 mtb라이딩 코스다. 첫 남한산성 산자락 타기 당시의 인상 깊었던 후기를 다시 올려본다
“자전거타기가 나이 들어가며 장거리와 스피드 업에서 부담되기 시작한다. 그래서 즐기는 라이딩을 궁리하게 됐는데, 전국 방방곡곡을 도는 것은 만만찮은 숙식비용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해, 그 해결책의 하나로 찾아 낸 것이, 거주지 인근 동네 길과 인근 산의 둘레 길을 라이딩하면 좋을 듯싶었다.
우선 우리 집(5호선 개롱역 4거리)에서 가까운 남한산성(=청량산) 주변 산자락 마을길을 섭렵해 보는 것이었는데, 실제 해보니 정말 끝내준다. 스피드도 필요 없고, 거리축적도 필요 없다. 그저 되도록 산 쪽에 위치한 산자락 골안 마을은 어떤 곳이 있고, 그곳으론 길이 어떻게 나 있는지를 탐사(?)해보니, 참 재미있었다. 풍납 토성과 함께 옛 한성 백제의 도성자리로 알려지는 남한산성 북쪽 골짜기 춘궁동(=고골) 일대는 능선 지맥과 골짜기를 이용한 전술적인 토성들의 자취가 그대로 남아있어 오르내리며 타는 묘미가 기막히다.
one way 마을차길과 농로, 비포장 길과 막혀서 야산을 넘는 등산로와 임도, 막힌 골 안은 유턴해 나오며 고즈넉한 사찰과 멋들어진 고가(古家)와 별장(別莊). 터 밭과 묘소들을 만나면서 흥분했고, 산허리 15~18도 업힐을 한참 올라가 등산로 입구를 점찍고 내려오면서, 한적한 농가에선 개떼에 쫓기며 긴장해 페달을 죽어라 밟고 도망하는 맛은 무어라할 수 없는 낭만 자체다.
이것이 새삼 내 나이에 적당하고 재미있는 라이딩이 아닌가 싶었다. 바이크 친구들에게 동행을 권유해 보고 싶다. 다음 기회엔 청계산 관악산 북한산 자락도 더듬어 볼 것이란 생각에, 들떠 하면서 하는 말이다.“
남한산성 산자락 서쪽 옛 남성대 골프장 창곡동과 옛 산성골프장 금암산 아래쪽은 위례신도시와 하남감일동 아파트 단지가 새로 들어서면서 이전에 타본 숲길과 이후의 조경을 이룬 자전거 길을 모두 타보게 되면서 느끼는 천지개벽의 감흥에는 형언하기 어려운 감동을 받을 것이다
이 같은 산자락 타기는 이후로 동호회 라이딩이 쉬는 겨울철을 이용한 솔로 라이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청계산 자락에선 원터골의 엄청 가파른 중턱 기도원과 금토동 골짝의 여류시인 정일당 강씨의 묘역도 보게 되고, 하우현성당에서 청계사를 향하는 골짝 산길의 청계낚시터 낙엽 깊은 능선도 넘는다.
광교산 자락에선 광교저수지 보다 더 높은 곳의 호젓한 하광교소류지와 힘겨운 백운사 업힐 왕복도 즐길 수 있으며, 동천의 손골성지와 성복의 버들치고개, 바라산 휴양림 임도는 물론이고 남서울 CC의 태봉산 고개와 운중동의 응달산 여우고개 넘기 또한 놓칠 수 없다.
경기도 광주까지 오가는 검단산 장작산 자락에 이어 최근에 찾은 도봉산 북한산 자락을 타면서는 등산객 보호를 위한 출입통제로 높은 지점 사찰 돌기를 못했지만. 연산군 묘소나 간송옛집 전형필가옥 같은 사적지를 볼 수 있음은 물론이었다. 하여튼 어디 가기가 막연하면 동네 산자락을 타보라. 뜻밖에도 새삼스러운 역사공부도 할 수 있는 구석구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산자락에 홀로 들어앉아 ‘나는 자연인이다!’ 처럼 농사를 짓거나 글과 그림에 빠진 이들을 혹시라도 만나 차 한 잔 얻어 마시는 기회를 가질 때에는 더 말할 나위 없는 인생 찬미의 배움도 가지게 된다. 그러니 자전거 타는 나도 혼자인 경우가 더 어울린다.
임도와 산자락 타기도 살인적인 경사에서는 자전거를 밀고 올라야 하니 힘 든다. 그러나 풍치 좋은 나무와 관목들의 숲속에 파묻혀 청랭한 공기를 호흡하며 달리는 주변경관에 탄성을 발한다. 강원도 운탄고도의 함백산 구간, 정상에서 만항재를 거쳐 하이원 골프장을 연하는 ‘하늘길’처럼 해발 1천m 이상 시계가 탁 트인 능선 임도를 달리면 마치 비행기를 탄 듯 발아래 마을들을 내려다보게 되니, 좀 과장한다면 손오공이 근두운을 타고 천상을 누비는 그것에 비할만하다 할 것이다.
∞ 장작산 자락 안골 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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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로 싱글 트랙은 그림의 떡?
최근, 산악의 등산로는 물론이고 길 없는 벼랑 사이나 건물과 인공구조물의 좁은 난간 사이를 곡예사처럼 튀어 오르내리는 바이크 라이더를 보며 감탄하면서 나도 해보고 싶은 생각이 굴뚝연기처럼 모락모락 하지만, 청년들이나 할, 더 젊어서 했어야 했을 것으로 치부해 체념하고 만다.
서울의 남한산성, 인릉산, 우면산, 하남의 일자산, 남한산성,청량산줄기 매봉능선, 금암산, 이성산성, 고덕산 명일공원, 의정부 사패산 백인굴능선, 부용산,능선, 경기도 문형산, 분당 불곡산 등산로, 진접의 오남저수지 둘레길. 춘천의 용화산 골짜기 등지의 몇 곳을 흉내 내서 타보았지만, 청년들처럼 자전거와 일체가 되어 하는 계단 오르기 점프는 물론, 급경사 계단 내려오기조차 못해, 절반 이상을 자전거를 메고 들고 하는 ‘멜바’와 ‘들바’를 하느라고 고역이었으니 말이다. 이제는 끝이다.
몇 번 뒤집었지만 결론은 전문적인 ‘다운 힐’에서나 할 싱글트랙은 더 이상 않겠고, 비포장임도나 산악도로의 XC정도로 만족하자는 것이었다.
∞ 남한산성 금암산 바위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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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고개 넘기는 덩치만큼 감동도 크다
백두대간 고개를 동서로 넘기는 물론이고, 일반 내륙에서의 고개 넘기도 도(道)에서 도, 군(郡)에서 군의 경계를 넘다보면, 좌우로 흘러내리는 하천의 분수령과 하류지점을 어림짐작하면서, 조국 산하의 생김새 전반을 파악하게 된다. 나도 모르게 국토연구를 통한 유사시 위기극복의 전략적 마인드도 갖게 해 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고개 넘기는 젊은 날의 경우 체력단련에 최고다. 2010년 가을 설악산을 넘나들며 평화의 댐을 다녀왔던 것이 가장 좋은 예다. 전철로 용문역에서 출발해 한계령을 넘어 양양~속초의 해변을 달린 후, 미실령을 넘고 원통에서 다시 광치령을 넘어 펀치볼로 유명한 양구 분지로 내려섰다가 만만치 않은 사단고개와 숯돌고개에 이어지는 엄청 가파른 성곡령, 완만하지만 지루한 오천령, 천미계곡으로 아스라히 내려섰다 다시 올라서야 만나는 평화의 댐, 귀경 길의 화천과 춘천으로 이어지는 해산령과 말고개 등을 다 넘으니 360km의 고개 넘기 장정을 기록한다. 지금 생각해도 뿌듯하다.
여기에 더해 사전에 훈련으로 넘어 다닌 서울근교일대의 고개들을 합치면 체력증진의 효과는 만점이다. 그런 고개 파티는 당시의 후기가 잘 전해준다.
“이를 위해 대원들은 대단한 각오로 열심히 훈련해, 개별적으로는 남한산성 일대의 고개를 넘나들고 100km 이상도 달렸으며, 9월1일 이후론 3명이 함께, 남한산성에서 용문까지 산성~퇴촌~염티재~벼랑고개를 넘었고, 서울 한복판 남산~인왕산~북악스카이웨이 업힐을 달렸고, 성남 광주일대 남한산성~솔치고개~통미산고개~이배재~성굴고개~갈마치재~직동고개~은말고개~가래울고개~봉골고개~사나골고개~태재를 연하는 12고개 업힐 훈련과정도 가졌었다. 그래서 설악산~평화의 댐 대장정 산악 라이딩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
진부에서 버스를 내려 인제에서 귀경버스를 타려면 어떤 고개들을 넘을까? 완만하면서도 진을 빼는 속사재, 설명이 필요 없는 막강한 높이와 길이를 자랑하는 준령들인 운두령과 구룡령에 이은 조침령이 반기지 않던가? 넘어보면 안다. 등산으로 험준한 고산의 정상을 밟았을 때 느끼는 감동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고개 넘기에 땀을 뺄 때는 또 다른 하나의 행복을 맛본다. 우리가 무슨 국가대표 마라톤 선수라고 고생하는 모습을 안타깝게 여기며 용기를 북돋아주는 현지인들 때문이다. 친절을 나누어 길과 숙식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고 생수를 나누어주며 경례도 붙여주던 식당과 숙소의 주인, 택시기사, 전방지역 군인과 학생, 동네 아주머니 등 동포들에게는 지금도 감격해 나오는 고마운 정을 보내게 된다.
∞ 백두대간 구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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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찰이나 명승고적 탐방이다.
당연히 명산의 명승과 오르막, 한적한 국도길, 조금 더 찾아보면 복잡한 차도를 피해 주변의 아기자기한 마을길을 맛 볼 수 있으며, 더불어 역사와 향토지지에 관한 유익한 공부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는 휴일에 서울에서 전철로도 단번에 갈 수 있는 충청도 지역이 그만이다. 1호선 종착지 순창이나 그전의 배방과 아산, 그리고 천안 등지에서 내리면 당일 안으로 다녀 올 곳이 참 많다. 수많은 호국 충절들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천안의 유관순 생가, 김시민 장군 생가 유허지, 아산의 현충사, 배방의 맹사성 고택과 외암 민속촌과 추사 김정희 생가 등등 무궁무진하다.
좀 비용을 써 콜밴을 쓴다면 당진 솔뫼성지, 홍성 김좌진 장군 생가, 예산 추사 김정희 고택, 예당저수지와 임존성 등까지도 당일로 충분하다.
가까이는 수원 화성의 등성이를 일주하는 것도 성벽 길의 업 다운이 만만치 않으니 mtb코스로는 명품이라 할 것이다.
∞ 수원 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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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이나 자기가 살았던 동네 다시 찾아보기다.
중년 이후의 경우에 권한다. 시골이면 시골, 도시면 도시, 찾는 길이 농로이던 주택가 골목이든, 아기자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몇 십 년만의 방문이니 그것도 자전거로의 재회이니 그대로이면 반갑고, 예전과 많이 달라진 새 모습을 발견하면 회한에 젖게 하기도 하겠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여생에 대한 새로운 삶의 의욕을 가지게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아파트단지 등 신도시가 들어서기 전의 전원지대나 야지를 돌아보는 것도 좋다. 도시 건설 이후 얼마나 달라졌나를 비교하면서 이 세상 변화의 모습을 찾아보는 의미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살던 응암동을 찾으니 막 개발 직전의 옛 집을 볼수 있어 감개무량했다. 그 참에 아침마다 산책산행에 나섰던 백련산의 백련사로 이어지는 가파른 산허리도 타보고, 이어 문화촌 홍은동 살 때를 더듬어 포방터 시장과 홍제천 홍지문을 거쳐 자하문 고개를 넘는 것도 참 낭만적이었다.
출생지 행당동 일대는 너무도 어린 옛 시절이었고 그래서 변화도 심해 어딘지도 몰라 막연하게 무학초등학교 일대 업다운 골목길만 헤매고 말았지만.^^
∞ 백련산 백련사 아래 응암동 골목 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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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에 내려가 있는 친구네 찾아가기도 재미있다.
고교 동창 중에 가평 농장에서 지낸다는 친구가 있다고 해 바이콜릭스 친구 2명과 함께 찾아 나섰었다. 친구를 만나는 반가움도 컸지만 죽어라 계속 오르막인 이 코스에 큰 코 다칠 뻔 했다. 가평 산다고 해 읍내서 좀 떨어진 전원지대이겠거니 했더니 그게 아니었다. 아예 화악산이라 해야 했다. 정상인 1,468m중봉과 동편 1,350m매봉의 중간 안부 950m화악터널 바로 아래 해발 500m가 넘는 '건들내' 청룡골에 있었으니 말이다. 일행들이 점심 먹고 쉬는 동안 혼자 화악산로 고개정상 터널 넘어 약수터까지 다녀오고 말았다.
평균 18% 정도의 경사 6km를 오를 때엔 한 시간이나 걸렸는데 내려올 땐 단 6분만이었다. 얼마나 가팔랐기에 그랬을까?
충청북도 진천 광혜원의 ‘진천국가대표선수촌’이 있는 무수저수지)(옛 구암저수지) 근처 무수골에 별장을 두고 한 달이면 반을 그곳에서 살고 있던 친구를 2014년5월에 찾아 가던 길은 엄청나게 많은 하천과 저수지 타기를 릴레이하면서 고개와 임도와 명소를 유람하는 라이딩으로 장식됐었다.
작은 하천들을 제외하고서라도 음성천, 반기문생가, 하당저수지, 박서장군묘소, 구진태골 고개, 맹동저수지 구절양장 임도, 원남저수지, 미호지(옛 초평저수지), 청소년수련원, 하늘다리, 미호천, 부자충신묘, 진천농다리, 백곡천, 백곡지, 종박물관, 진천읍, 대소읍, 미호천발원지 덕정저수지, 양덕저수지 삼성생활체육공원, 성산천, 구암천, 광혜원면, 국가대표선수촌, 무수(=구암)저수지, 무수골, 광혜저수지, 칠장사, 안성CC, 장계저수지, 죽산천, 덕산저수지, 회암저수지, 동아방송예술대학-dma종합촬영소, 턱골고개, 안성천 상류 발원지 국사봉 국사암, 안성읍 등등으로 그 여정이 정말로 화려했었다.
여주 신륵사 근처에 사는 친구와는 늦은 점심 약속을 하고, 세종대왕역에서 출발해 아기자기한 ‘세종대왕릉 걸어가는 길’을 우연히 찾아 타게 되면서 후포천, 한천상류, 오금천 길도 즐길 수 있었다.
2010년 설악산 넘나들기 때도 해진 밤중에 한계령을 넘어 오색약수터 한옥펜션 거리의 고교친구네 집에서 하루밤을 신세진 적도 이런 친구 찾기 라이딩에 포함될 것이다.
∞ 화악산 화악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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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동 저수지 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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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의미 있기는 “테마 라이딩‘이다
동호회 바이콜릭스는 초창기부터 겨울을 지낸 후 봄을 맞이하는 2월 마지막 주나 3월 첫 주 휴일 봄맞이 첫 라이딩은 3.1 항일 만세운동유적지 곳곳을 찾아 다녀 기렸다. 천안 독립기념관과 유관순열사 생가를 비롯해, 제암리 순국유적지, 수원팔달산기념탑, 김포 오라니장터, 송산기념공원 등지였다.
태릉 팀의 경우 매년 6월 호국의 달엔 전방 백마고지 전적지와 민통선 이북 월정리 역사를 다녀오며, 북한군의 남침로를 따르는 문산역에서 서울역까지의 경의선 철로변 녹지공원길을 타기도 했으며, 포천의 생도참전추모비를 찾아보고, 9월에는 군군해병대와 연합군의 인천상륙작전 서울탈환 코스를 밟아 월미도에서 경복궁까지를 찾아 달리기도 했고, 사라지는 동두천 일대 미군기지와 기지촌 들을 마지막으로 돌아보던 것이 그것들이다.
영흥도를 돌면서도 해군전적비와 십리포 인천상륙작전 개시지점을 찾아보는 것은 물론이고 무의도에서 인천상륙작전 교두보인 팔미도 등대를 바라보고 오는 것 등도 그렇다. 섬 전체가 전적지인 강화도 라이딩은 물론 평화누리길 라이딩도 테마 라이딩일 것이다.
태릉팀들은 50여년전 생도시절 한여름 진땀을 흘리며 하기군사훈련을 받았던 태릉~퇴계원~사릉 등지의 옛 훈련장을 돌아보면서 감개무량했었다.
병점의 융건릉이나 구리의 동구릉, 사릉천의 사릉과 광해군 묘, 교동도의 연산군 유배지, 전국 읍성 등을 찾는 것도 역사탐방 테마라이딩에 해당할 것이고, 각지에 분포된 유명 사찰이나 천진암, 미리내 등 천주교 성지나 공세리 풍수원 하우현 등 오래된 성당 등을 찾아보는 것도 테마라이딩일 터이다, 그러니 테마 라이딩은 라이더의 신분과 성향에 따라 다양하게 달라질 것이다.
서울 사는 이들은 멀리 갈 것 없이 시내의 백범김구기념관, 독립문과 서대문형무소, 태화관과 탑골공원 등 항일운동 유적지, 국립현충원과 전쟁기념관, 고궁과 4대문 등 충혼과 역사의 사적지, 광화문광장, 청계천광장, 여의도광장, 상암 월드컵경기장, 86~88올림픽 잠실종합운동장과 올림픽공원 등 주요 랜드마크들만 타고 돌아도 의미 깊은 라이딩임을 새삼스럽게 느낄 것이다.
∞ 인천상륙작전 상륙지점 월미도 그린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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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만 하고 아직 타지 못한 길들이지만
그 동안 준비해 두고 타지 못한 길도 많다. 개인사정으로 동호회와 동행 못한 곳들을 포함해서다, 나이 들어가며 숙제 코스를 다 돌 수 없겠지만, 여기서 밝혀 읽는 이들이 보고 대신 가주었으면 행복하겠다.
남해안 다도해 일주, 동해안 부산~울진 구간, 평창~영월 서강 종주, 평창강 금당계곡, 속리산~충주 달천 종주, 논산~공주 계룡산 서편 자락 황산벌전투 유적, 청송 일원, 수라리재~우구치~마구령~고치령, 박달령 베론성지, 청송일원, 배후령~배치령, 답운재~불영계곡, 피덕령 안반데기, 춘천시 남면 소주고개 용문 독골산 자락 양평강변길 등이다.
이 밖에 선자령, 대학산~공작산~응봉산 임도, 홍천 가리산임도, 춘천시 남면 관천리 임도, 단월 산음휴양림과 도토리mtb코스 임도, 독골산 임도 등의 XC는 이젠 더 하기 힘들 것이니 아쉽지만 체념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