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침수 강남지역, 차수판-모래주머니로 대비
[태풍 ‘힌남노’ 강타]
반지하 절반은 물막이 설치 못해
주민들 “수해 복구 덜 됐는데” 한숨
5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반지하 주택 창문에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한 차수판이 설치돼 있다. 이승우 기자
5일 오전 서울 강남 일대는 곳곳에서 빌딩 입구를 차수(물막이)판과 모래주머니 등으로 막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지난달 기록적 폭우로 침수 피해를 경험한 후 수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선제적 대비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사망자가 발생했던 강남구의 한 빌딩은 이날 오전 정문을 제외한 건물 출입구를 모두 차수판으로 막은 상태였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침수 시 물을 밖으로 퍼낼 수 있는 양수기도 배치돼 있었다.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은 1층 출입구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마다 차수판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경비 담당자는 “오후 중 출입구 대부분에 차수판이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의 다른 건물 경비원인 60대 이모 씨는 “지난달 폭우 때 순식간에 빗물이 건물로 밀려들어와 애를 먹었다”며 “건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오후 9시경 모두 퇴근하면 차수판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 침수 지역인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중 상당수는 여전히 침수 방지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날 오전 동아일보 기자가 둘러본 결과 관악구 반지하 20가구 중 10가구에는 물막이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7가구는 물막이 시설이 전혀 없었고, 3가구는 비닐과 나무판자 등을 창문에 덧대 놓았지만 침수를 막기엔 어려워 보였다.
신림동 집주인 김모 씨(45)는 “지난달 폭우 때 침수된 가전제품과 쓰레기를 치우는 데 꼬박 3주가 걸렸고, 이제 도배 및 장판 작업이 마무리되는 참이라 태풍에 제대로 대비를 못 했다”며 “가능하면 오늘 오후라도 물막이 장치를 설치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승우 기자, 최미송 기자, 이상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