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소띠방 신입생 달항아리 인사드립니다. ^^
제가 수 년 전에 '비취구슬'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을 했더랬어요.
이 좋은 카페에 다시 글을 쓰고 싶어서 돌아온지 얼마 안 되었고,
달항아리라는 닉을 새로 지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에 여기서 글을 쓸 때도 띠방에는 와본 적이 없어요.
12월 17일 카페 송년회에 참가 신청을 해놓고,
그날 띠방으로 앉게 되니 이참에 띠방에도 인사를 드려야겠다 싶어서 이렇게 전입을 신고합니다. ^^
방장님이 출석부를 쓰라고 어제 연락을 하셔서,
제가 좋아하는 영화에 대해 써놓았던 글 한 편 찾아서 올립니다.
달항아리, 잘 부탁드려요. 우리 소방 만세에~~~~ ^^
***************************************************************
바로 이 사진이었다.
그녀, 내 어린 날의 우상, 내 마음을 빼앗아 갔던 내 단발머리 시절의 공주, 천사.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광팬이었던 여중생 달항아리는
당시 조용 조용 꽤 많이 팔려나가던 잡지 '여학생'에 실린, 커다란 비비안 리의 브로마이드를 손에 넣게 된다.
그 사진은, 갱지로 된 스프링 연습장의 표지와 크기가 딱 맞았다.
나는 이 사진을 소중히 오려내어 내 연습장의 표지에 잘 붙였다.
그리고 나선, 사진에 손때 묻을까 저어하여 없는 솜씨에 아스테이지를 재단해서
스프링이 상당히 걸치적거렸음에도 불구하고 연습장 표지를 매끈하게 포장하는데 성공한다.
아, 그전에 사전 작업도 했다.
브로마이드 한 귀퉁이에 있는 조그만 광고 하나가 영 눈에 거슬려
(유한킴벌리의 '뉴 프리덤' 광고였으므로.. ㅎㅎㅎ)
딱 그만한 크기의 또 다른 여배우 얼굴을 잘 오려 붙여 그걸 가렸다.
그 배우가 누구였는지는 모르겠다. 얼굴을 다 바쳐 남사시런 광고를 가려주셨던 그 분, 죄송해요...ㅠㅠ
그리고 나서 나는, 그 연습장을 정말 마르고 닳도록 썼다.
요즘처럼 노트 속장이 리필이 되는 시절이 아니었음을 감안할 때
주로 시험공부 할 때 뭘 외우느라 시커멓게 메꿔나가는 용도로 쓰던 그 연습장을 그리도 오래 썼다는 것은
공부를 무쟈게 안 해서 그걸 쓸 일이 별로 없었거나
아님, 그 연습장이 아까워 공부를 안 했거나.. 둘 중 하나일 터이다.
(둘 다 결국 같은 뜻? ㅎㅎㅎ)
나는 그 연습장을, 아마도 여중시절 내내 간직했던 것 같다.
내 사랑하는 친구 미경이와 쿵짝이 맞아서,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는 반드시 서울 시내 개봉관에 영화를 보러 가곤 하던 시절이었다.
지금 보면 그 느린 전개에 솔직히 하품이 절로 나오는 그 시절의 클래식 무비들은
요즘 영화들 처럼 독기가 서렸거나 사납지가 않아서
열 다섯 열 여섯 소녀의 가슴에 행복한 판타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미경이와 나는
이름도 예쁜 '은막'에 투영되는 행복과 눈물과 희망과 탄식을 자양분 삼아 사춘기를 함께 통과했다.
학생 요금에 배정되는 좌석은 종종 그 위치가 심히 나빠서
대한 극장이나 명보극장 같은 대형 영화관의 거의 맨 앞에 앉아
화면을 우러러 보느라 어질어질 흔들흔들 시달릴 적도 종종 있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그래도 행복했다..
그리고.. 그 시절이 종종.. 그리워서 미치겠다..
내 친구 미경이. 지금 네덜란드에 산다.
동창 찾기 사이트 '아이 러브 스쿨'을 통해 먼 유럽에서 나를 향해 소식을 보내줬던 내 친구.
귀국할 적마다 얼굴을 보았었는데,
연락에 무심한 게으른 나에게 지쳐, 갸도 소식을 안 보내기 시작한지 오래 되었다.
못된 달항아리, 그렇게 살면 안 된다.
책상 어느 구석에 쳐박힌 옛 수첩에 갸 여동생 전화번호가 있다.
이따 오후에 갸한테 전화해봐야지.
전화 번호 바뀌었으면.. 내 복이 거기 까지지..
미경이는 '로마의 휴일'의 광팬이었다.
그래서, 비비안 리와 오드리 헵번, 클라크 게이블과 그레고리 펙은
자신들이 작고했거나 전성기에서 멀어진 후의 머나먼 아시아 반도 국가의 한 귀퉁이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최고 명작이다,
아니다 그 영화는 로마의 휴일에게 상대가 안 된다, 이러면서
단발머리 여중생 둘을 통한 대리전을 벌이곤 했다.
미경이가 사랑했던 오드리 헵번과 그레고리 펙이다..
이 두 장의 사진을 다시 보며 이 글을 쓰고 있노라니
이 건조한 초겨울 날씨에 마음 속엔 어느새 물기가 차오른다.
세월이 물처럼 흘러 흘러, 이렇게 옛이야기를 하고 있네.
그 영화, 그 극장, 그 친구, 뉘라서 그 시절을 다만 한 조각만이라도 돌려줄 수 있단 말인가?
추억은 아름답다... ^^
첫댓글 달항후배 방가방가~^
오래된 사진 두장에서
청춘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에 젖으며..
일떵 출첵! ㅎ
ㅎㅎㅎ 우리 선배님이 제 글 읽고 따뜻한 인사 건네주실 줄 알았지요.
일떵 출첵에 억쑤로 감사드립니당~~ ^^
오늘 날이 많이 추울 거라고 하던데 막상 나가보니 견딜 만하더군요.
깊어가는 겨울, 늘 건강하시고 형통하시길요.
좋은아침입니다
아주옛날 이야기네요
나이들면 추억을
생각하면서
살지요
바람과함께 사라지다
나도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좋은글에 감사드림니다
출석합니다
겐조님 안녕하세요? ^^
경남방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는 모습이 참 좋아보입니다.
사모님도 함께 활동하시지요?
부산과 경남 지역은 항상 가고 싶은 좋은 곳입니다.
너무 멀어서 몇 번 못 가봤지만요.
출석에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시어요. ^^
아휴~~^^
오드리와 그레고리 표정좀 보세요..ㅎㅎ
너무도 사랑스럽네요..
17일날 얼굴 뵙고싶어 소방에 잠시 들르겠습니다..^^
아이고 여성방장님, 제가 돼지방으로 가서 인사드려야죠 ㅎㅎ
그날이 주일이어서 일정이 유동적이긴 한데, 늦게라도 꼭 가보려고 합니다.
아름다우신 방장님, 그날 뵙겠어요. ^^
안녕하세요
달항아리님
반갑습니다
옛추억의 영화장면을
되뇌우게 하시네요
저도 무척 좋아했던
영화라~
반갑게 출석합니다
같은 느낌으로 공감해주시니 반갑고 감사합니다. ^^
제가 영화를 참 좋아하는데, 그 시작이 중1 때 봤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였습니다.
그 뒤로 극장에서 두 번 더 본 것 같고,
며칠 전에는 유튜브에 전편이 떠 있길래 또 한 번 봤어요.
출석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시어요. ^^
달항아리님이 비취구슬님!!
넘반가워 어찌할바를~~
17일 반갑게 만나요~
마음의소리님, ㅎㅎ
봉사정신 투철하시고 카페 이곳 저곳에 따스한 온기를 더해주시는 귀하신 분,
맑고 초롱초롱하신 눈빛과 세월을 비껴보낸 동안이 눈에 선합니다.
기억해주시고 반겨주셔서 감사드려요.
17일에 반갑게 뵙겠습니다~` ^^
출석합니다
달항아리님
반갑습니다
넘 이쁜 오드리햅번
남북전쟁의 소용돌이
속을 헤쳐 나가는 사랑과
운명의대 서사시
지금도 가슴속에
남아있지요
영하의날씨 춥네요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요정이 있다면 딱 이 모습이었을 오드리 헵번,
당돌하고 차가우면서도 사랑스럽던 비비안 리,
전형적인 젠틀맨의 매력을 보여주는 그레고리 펙,
야성미 철철 흐르던 터프 가이 클라크 게이블,
추억 속의 미남 미녀 스타들이 그리운 지금입니다.
닉네임도 맑으신 순순님, 공감의 댓글 감사드려요. ^^
출석합니다ᆢ
저도 오드리님 팬이엇요 ㅎㅎ 그때그맘 으로 오늘은
추억의 오솔길을ᆢ
저는 정윤희도 좋아햇답니다 ᆢ ㅋㅋ
그러셨군요. ㅎㅎ
오드리 헵번 같은 청순하고 깜찍한 미녀는 다시 등장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정윤희씨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미녀 소리를 들었죠.
세월 앞에 장사 없어서, 나이 든 그녀가 아들의 죽음이라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었던 수 년 전의 기사를 보고
그 곱던 인물도 빛이 바래고 아픈 시련까지 당한 그녀가 참 안쓰럽던 기억이 납니다.
영아님 공감의 댓글 감사드려요. ^^
달항아리님 출석부 수고하셨어요.
벤허같은 단체관람 아니면 영화관 당구장
당시 학생 출입금지였어요.
그마저 후랑코네로의 황야의 무법자
이소룡 성룡의 영화가 기억에 남으니
정서적으로 많이 메말랐다고 해야 겠지요.ㅎ
아이구 선배님 정서적으로 메마르시긴요,
서부영화가 얼마나 시원하고 좋은데요. ㅎㅎ
통쾌한 활극 속에 권선징악의 메시지가 살아있는 서부영화,
요즘도 케이블 티브이에서 많이 해주죠.
남편하고 함께 종종 봅니다.
성룡의 취권을 비롯한 재미난 영화들도 한 시대를 풍미했죠.
선배님 공감의 댓글 감사드립니다. ^^
닳항아리님 반갑습니다.
잠시 옛 추억에 잠겨봅니다.
오늘도 맑은 날 되세요.
이렇게 함께 하는 옛 추억의 공감대 형성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동시대를 살아온, 게다가 동갑인 띠방이 이래서 의미가 깊군요.
1949년과 1961년에 태어나 여태 열심히 살아오신
우리 소방 선배님들과 친구님들 홧팅입니다. ^^
달항아리님 우리 소띠방에 오심을 대환영합니다.
참 잘 오셨읍니다. 우리 소띠방은 인원은 조금 아담싸이즈지만
친구들 선배들 모두 착하고 재능있는 분들이 많지요.
아무쪼록 송년모임에 오시어 즐겁고 보람있는 시간되시기 바랍니다.
오늘출석부로 수고많으셨습니다.
고마우신 선배님, 반겨주심에 감사드립니다. ^^
제가 띠방은 생전 처음인데 첫글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따뜻하게 반겨주시니
열 두 띠방 중 최고는 단연코 우리 외양간임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
선배님 프로필 사진이 아주 덕이 높으신 선비의 풍모이십니다.
송년회 날 반갑게 뵙고 인사드릴게요. 감사합니다! ^^
바람과 함께~ 에 이견없이 무쟈게 공감합니다
고전이라면 중딩때 허리우드에서 본
사운드오브뮤직을 잊지 못합니다
소년에게 쥴리 앤드류스는
꿈속에서도 마중하는 로망이었지요
또한 이 영화로 인해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눈뜨게 되었답니다
그렇지요,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명작의 힘, 고전의 향기를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볼 때마다 느낍니다.
제가 오래 전 5학년 아이들을 데리고 영어 과목 수업 실기 대회에 나갔었는데
사운드 오브 뮤직 도입부의 도레미송을 쥴리 앤드류스의 내레이션부터 시작해서 즐겁게 부르며
수업 분위기를 확 띄운 뒤에 공부를 시작했던 기억이 나요.
제프 방장님 신참에게 출석부 쓸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소방 신참이 신고식을 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송년회 날 반갑게 인사드릴게요. ^^
안녕하세요 어제 결석을 오늘합니다
저도 신입입니다 반갑습니다 .
좋은하루되세요 ..
반갑습니다, 캄짱님^^
어제 못한 출석이라도 오늘 하시니
책임감 강하신 멋진 소 맞으십니다.
감사드려요. 즐거운 오후 되시어요. ^^
나타리웃에
초원에 빛
너무 좋앗죠
아름다운 추억 여행에 감사드리며
잠시 나마 아련하게 떠오르는 옛 친구들을 떠올려 봅니다.
잘 나가던 친구들과 좀 힘들었던 친구들
서로 거리를 두었지만
지금엔 너 나 할 것 없이 만나면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더이다.
아직은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는 일이 있기에
날마다 출석은 못해도 일요일엔 꼭 인사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