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새해 첫날부터 미국의 언론들은
광우병(BSE) 내성 소의 복제를 성공했다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LA타임즈,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미국과 일본의 과학자들이 유전공학적 기술을 이용하여 광우병에 저항하는 소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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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린맥주와 기린의 미국 자회사 헤마텍이 공개한 20개월령의 광우병 내성 복제 소. ⓒ출처 : Business Wire |
일본 기린맥주 부설 연구소의 요시미 구로이와 연구원과 기린의 미국 자회사 헤마텍의 제임스 로블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광우병 내성 소 12마리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들 모두 20개월이 되도록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광우병을 일으킨다고 생각되는 신경계의 감염성 단백질 입자인
프리온(prions) 유전자가 제거됐다는(knocked) 의미로 광우병 내성 복제 소의 이름을 ‘넉아웃(knockouts)’이라고 붙였다고 한다.
그러나 광우병 내성 소 복제는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왜냐하면 연구부정행위 사건으로 세계적 망신을 당한
황우석 전교수가 이미 2003년에 발표했기 때문이다. 당시 황우석팀은 ‘프리온(Prion) 단백질’ 중 생체에 축적되지 않으면서 정상기능을 하는 ‘프리온 변이단백질’을 과다발현시킨 수정란을 대리모에 착상시키는 방법을 통해 광우병 내성소를 생산했다고 주장했다.
2005년 5월 13일자 《조선일보》는 황우석팀의 광우병 내성 소가 일본으로 건너간다면서, “광우병 내성소의 방일(訪日)은 일본에 우리의 앞선 과학기술을 전해준다는 점에서 과거 4세기 때 백제의 왕인(王仁) 박사가 일본으로 건너가 문물을 전해준 일에 비교될 만한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선일보는 황우석팀의 광우병 내성 소 개발은 “전 세계인들이 광우병 걱정 없는 쇠고기를 먹게 되는 획기적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며, “국제특허를 출원한 상태여서 기술유출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황우석팀이 개발했다는 광우병 내성소 4마리 중 1마리는 일본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위치한 동물위생연구소에서 검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오히려 한국 국민들은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재개되는 바람에 광우병 걱정으로 밤잠을 설치는 일이 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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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2005년 7월 21일자 SBS 뉴스에 소개된 황우석 전 교수팀의 광우병 내성소 관련 화면 (오른쪽) 2005년 5월 13일자 《한겨레신문》에 소개된 검증작업을 위해 일본을 떠나는 황우석팀의 광우병 내성소 |
2006년 4월 26일에는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조선일보의 뒤를 이어 중국 과학자들이 광우병 내성 소를 개발했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신화통신은 산둥(山東)성 라이양(萊陽) 농학원 연구팀이 복제한 광우병 내성 송아지는 몸무게가 55㎏, 길이가 85cm, 키가 95cm에 달한다며, 이 연구팀이 앞서 2001년에도 광우병 내성소를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일본 연구팀과 공동 진행해 송아지 2마리를 복제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2001년과 2006년 중국에서 개발했다는 광우병 내성 소의 뒷 얘기가 아직까지 별로 크게 알려진 것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이들 소도 황우석팀의 광우병 내성 소와 비슷한 운명을 걷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기린맥주가 광우병 내성 복제 소를 개발했다고 호들갑을 떤 미국 언론 보도에서 한국 언론은 중요한 사실 두 가지를 놓쳤다.
첫째, 《
워싱턴 포스트》는 광우병 내성 복제 소가 인간의 음식으로 사용될 목적으로 계획된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비록 FDA에서 지난 12월 28일 “복제된 소ㆍ돼지ㆍ염소의 고기와 유제품이 현재 다른 축산물이나 식품처럼 안전하다”는 예비적 판결을 내렸지만, 복제동물의 식용화는 아직까지 허가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광우병 내성 소를 개발했다고 주장한 일본의 기린맥주는 GMO 연구의 선두주자 중 하나로 악명이 높다. 기린맥주는 1994년 미국의 칼진(현재 몬산토사에 인수ㆍ합병)사가 최초로 상품화에 성공한 GMO 토마토 ‘플레이버 세이버’의 특허를 샀다.
당시 유전자조작 토마토의 특허를 둘러싸고 미국의 칼진사와 영국의 제네카사 사이에 분쟁이 있었다. 생식용은 칼진사가 특허를 갖고, 가공용은 제네카사가 특허를 갖는 것으로 조정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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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해 4월 26일 산둥(山東)성 라이양(萊陽) 농학원 연구팀이 광우병 내성 송아지를 복제했다고 전했다. |
광우병 내성 복제 소는 엄밀히 말해
유전자 조작(GMO) 동물에 해당된다. 게다가 광우병은 잠복기가 굉장히 긴 질병이기 때문에 겨우 20개월령 복제 송아지가 광우병에 내성이 있는지 과학적으로 확인하기도 힘든 노릇이다.
둘째, 광우병 내성 소는 그 혈액으로 인체용 의약품을 만들기 위해서 개발되었다는 사실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광우병 내성 복제소는 광우병 감염 소의 혈액으로 만든 의약품이 광우병 전염물질로 오염될 위험이 없게 만들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하고 있다.
이러한 견해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와 광우병 위험 논란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미국의 축산업계과 미국 정부는 인간광우병(vCJD)이 수혈이나 수술을 통해 전염이 이루어진다는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소의 혈액이나 살코기는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다고 강변해왔다. 물론 한국 정부와 관변학자, 그리고 국내 축산업계도 미국 정부의 허튼소리에 반박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
반면 쿠루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가이듀섹(Daniel Carleton Gajdusek) 박사와 프리온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살을 받은 프루시너(Stanley B. Prusiner) 박사는 소의 혈액과 젤라틴, 그리고 살코기도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꾸준히 경고해왔다.
소의 혈액과 젤라틴은 화장품, 의약품, 식품첨가제, 비료 등의 원료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광우병(BSE) 관련 품목은 현행 국내법 상으로도 680개나 된다.
그러므로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증명되지 않은 광우병 내성 소의 개발 소식은 광우병 위험성과 식품안전에 대한 우려를 잠재울 수 없으며, 현재 미국의 광우병 안전대책에 허점이 많다는 사실만을 확인시켜 줄 뿐이라고 할 수 있다.
/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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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정말 분통 터져 못살겠습니다 우리 황우석 박사님의 명예와 특허기술을 꼭 살려내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