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계절이 바뀜에 따라 특정 행사가 질서 있게 매년 반복되어 치러집니다. 현대 일본 사회의 연중행사는 오랜 관습과 제도 속에 내려온 민속적인 것과 사회의 변화에 따라 바뀌는 풍속적인 것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예로부터 일본의 전통으로 전해 내려오는 행사와 더불어, 특히 고도 성장기 이후 대중화된 밸런타인 데이와 크리스마스에 대해서도 다루어 보겠습니다.
▣ 설(정월)
한해의 첫날인 설은 연중행사 중에서도 가장 중요합니다. 설은 한해의 신을 맞이하는 행사로서, 이것이 잘 이루어지지 못하면 그 해가 불행해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집의 문에는 가도마쓰를 세우고, 도코노마에 가가미모치(신불에 바치는 떡)를 바치고, 오세치료리(설날 음식)를 만들고 하는 것은, 모두 그 해의 신을 맞이하기 위한 행사입니다.
▣가도마쓰(소나무 장식)
가도마쓰는 상록수인 소나무와 생명력이 강한 대나무를 얽어맨 것으로,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기 위한 것입니다. 최근에는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가도마쓰를 세우는 집은 드물어졌습니다. 그러나 호텔이나 백화점, 회사 등의 현관에는 커다란 가도마쓰가 세워져 도시의 새해를 장식합니다.
▣오세치료리(설날 음식)
옛날에는 어느 집이고 설을 위해 오세치료리를 만들었습니다만, 최근에는 백화점 식료품 매장에서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세치료리는 오래 보존할 수 있도록 단맛을 많이 내서, 젊은이들에게는 그다지 인기가 없습니다. 음식물에 대한 기호의 변화와 냉장고의 보급에 따라 오세치료리는 점차 모습을 감추어가는 추세입니다.
▣시메카자리(금줄 장식)
악귀를 쫓기 위해서 집안 여기저기에 시메카자리를 칩니다. 이것은 인간에게 재앙을 가져오는 악귀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주문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이 시메카자리를 집안뿐 아니라 자동차나 오토바이에도 달아 교통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빌기도 합니다. 근대화된 생활의 상징인 자동차와 가장 전통적인 시메카자리의 조화는 일본인 의식의 한 단면을 나타내는 듯합니다.
▣하쓰모데(참배)
원단에는 신사나 절에 하쓰모데를 갑니다. 도쿄의 메이지 진구나 오사카의 스미요시타이샤 같은 곳에는 3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1월 3일까지는 기업도 관공서도 휴무입니다.
정월은 온가족이 모이는 때입니다. 결혼하여 집을 떠난 아들, 딸들이 손자를 데리고 고향에 돌아와 가족 모두가 하쓰모데를 떠나는 광경을 일본 각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오토시다마(세뱃돈)
오토시다마는 신에게 바치고 남은 것을 나누어 준 것이 그 시초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설날은 오토시다마 받는 날로 알고 있고, 오토시다마로 예금 계좌를 여는 아이마저 있을 정도입니다. 문구점에서는 세뱃돈 주머니를 팝니다.
▣연하장
원단에는 연하장이 옵니다. 연하 특별우편 제도는 1906년에 시작되었습니다. 그 이후 이 제도는 제2차 세계대전 중, 그리고 후에 한때 중단되었지만 지금까지 이어져 왔으며, 40억 장에 이르는 연하장이 연초 며칠 동안 일본 각지로 배달됩니다.
판화와 삽화 등 재미있는 것도 많아 연하장이 설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입니다. 연하장 사교라는 말이 있듯이, 나이가 들어도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연하장을 주고받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연하장은 소원해지는 인간 관계를 묶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놀이
설날 놀이로는, 이제는 점차 사라져가는, 남자 아이들의 연날리기, 여자 아이들의 하네쓰키(배드민턴과 비슷한 일본의 전통놀이)가 있습니다. 가루타토리(트럼프와 비슷한 전통놀이)는 전통적인 놀이로서 지금도 행해지고 있습니다.
▣성인의 날
1월 15일은 성인의 날입니다. 20세가 된 젊은이들이 옷을 잘 차려 입고 성인식에 참석하여 선거권을 얻어 어른으로 인정받습니다. 음주와 흡연도 정식으로는 20세부터입니다. 일본에 와서 기모노 차림이 보고 싶다 면 설날과 성인의 날이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20세가 된 여성들이 기모노 차림으로 걷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이 날 처음 기모노를 입어 보는데, 미용실은 옷단장하러 온 여성들로 초만원입니다.
20세 전까지는 범죄를 저질러도 신문 같은데서 소년 A와 같이 쓰지만, 20세부터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각자가 어른으로서 자각을 하게 되는, 그것이 바로 성인식인 것입니다.
▣세쓰분(입춘 전날 밤)
입춘 전날 밤인 2월 3일에는 세쓰분이라 하여 콩을 뿌립니다. 악귀는 물러가고, 복은 들어와라 하고 외치며 볶은 콩을 뿌립니다. 여기에는 봄을 맞이하기 전에 나쁜 것을 털어내고 행운을 맞이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세쓰분은 원래 춘하추동의 경계에 해당하는 입춘, 입하, 입추, 입동을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봄의 세쓰분만 이 연중행사로 남은 것입니다.
전통적인 연중 행사 중에서도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것이 이 세쓰분입니다.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괴물 탈을 쓴 아버지를 향하여 콩을 뿌린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유치원이나 국민학교에서는 세쓰분이 다가오면 미술 시간에 괴물탈을 만듭니다.
세쓰분에는 알기 쉬운 메시지가 담겨 있는 만큼 평소와는 다른 온가족이 함께 논다는 의미가 있는데, 이것이 언제나 인기 높은 연중 행사로 남아 있는 비결 같습니다. 각지의 신사와 절에서도 콩 뿌리기 행사를 치릅니다.
▣밸런타인 데이
2월 14일은 여성이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입니다.
일본에서는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로서 백화점의 초콜릿 매장은 큰 혼잡을 겪습니다. 이 날부터 한 달 뒤는 화이트 데이라 해서 남성이 여성에게 그 답례를 하는 날입니다.
▣히나마쓰리(인형 장식 행사)
3월 3일은 히나마쓰리입니다. 이 행사에는 여자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도록 기원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빨간색 단에 히나 인형을 장식합니다. 맨 윗단에는 다이리비나(왕과 왕비를 본떠 만든
인형), 그 다음 단에 산닌칸조(궁녀 모습의 세 인형), 세 번째 단에는 고닌바야시(악기를 연주하는 다섯 인형)를 놓는데, 백화점에서는 2월부터, 7, 8단이나 되는 히나 인형을 팔기도 합니다. 이만한 것을 장식할 만큼 넓은 집이 얼마나 있을까요?
원래 히나마쓰리는 중국에서 건너온 것인데, 히나 인형을 장식하게 된 것은 에도 시대부터입니다.
3월 3일과 4일 이틀에 걸쳐서는 나가시비나라고 해서 히나 인형을 강이나 바다에 흘려보내는 풍습이 있습니다. 와카야마 현과 돗토리 현의 나가시비나는 일본에서도 유명합니다.
히나단은 일찍부터 장식하고 3월 3일이 지나면 바로 치워버립니다. 언제까지나 장식해 두면 시집가는 것이 늦어진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성의 생활 방식이 다양해지고 시집가는 일에
대해 그다지 가치를 부여하지 않게 된 지금에 와서는 이 같은 이야기도 무의미해진 듯합니다.
▣졸업식·입학식
3월 20일을 전후해 여기저기서 졸업식이 거행됩니다. 일본에서는 재정 회계연도나 학교, 회사가 모두 4월에 시작하여 다음 해 3월에 끝납니다. 유치원, 초중고교, 대학의 졸업생들에게는 4월이 되면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4월의 활짝 핀 벚꽃나무 아래서 입원식, 입학식, 입사식 등이 치러집니다. 새 책가방을 맨 초등학생, 익숙지 않은 제복을 입은 중고생, 새로 맞춘 양복차림의 신입사원 등, 일본은 새롭게 출발하는 사람들로 가득 찹니다.
졸업식과 입학식은 평일에 이루어지기도 해 어머니가 참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가 여럿인 어머니에게 3, 4월은 매우 바쁜 달입니다.
최근에는 육아와 교육에 아버지가 참여하는 가정이 많이 생겨, 이런 날에 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띄기도 합니다.
▣단고노셋쿠
5월은 신록의 계절입니다. 5월 5일은 달력상으로는 어린이 날로 남자 아이, 여자 아이 모두를 축하하는 날인데, 원래는 단고노셋쿠라 하여 남자 아이의 성장을 축하하는 날이었습니다. 신록 아래에서 고이노보리(천이나 종이로 만든 잉어 드림)가 펄럭이고 남자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무사 인형을 장식합니다. 창포를 목욕물에 넣은 창포탕에는 승부에 강해지도록 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4월 29일이 미도리노히(식목일), 5월 3일은 헌법기념일, 5월 4일은 국민 휴일 등으로, 토요일, 일요일까지 합하면 사당 기간 휴가를 즐길 수 있어, 설날과 오본 다음으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기다리는 휴일입니다. 이 기간은 골든 위크라 하여 일본 각지의 유원지는 어디나 만원입니다.
▣다나바타(칠월 칠석)
7월 7일은 다나바타입니다.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동과 서로 갈려 있는 견우성과 직녀성이 1년에 한 번 만난다는 중국의 전설이 있습니다. 다나바타는 이 이야기와 일본 전래의 풍습이 섞인 것입니다. 다나바타의 역사는 오래되어서, 만요슈(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노래집)에는 100가지 이상의 다나바타 노래가 실려있습니다.
에도 시대에 다나바타는 다섯 명절(1월 7일, 3월 3일, 5월 5일, 7월 7일, 9월 9일) 중 하나로 에도 막부의 공식 행사였습니다. 히로시게(일본의 풍속 화가)의 명소 에도 백경에는 에도(지금의 도쿄)거리의 집집마다 조릿대가 장식되어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 뒤 1873년, 공식 행사로서의 다나바타가 폐지되고 나서 점차 소규모의 마쓰리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다나바타 무렵이 되면, 문구점에서는 단자쿠(소원을 적어 대나무에 매어다는 종이)를 팔고 꽃가게에서는 대나무를 팝니다. 유치원과 국민학교의 저학년에서는 미술 수업 시간에 다나바타 장식물을 만듭니다. 대나무에 ∼을 가지고 싶다 라든지 ∼이 되고 싶다 는 등의 바람을 쓴 단자쿠를 매답니다. 옛날에는 집집마다 처마 끝에 단자쿠를 매달았는데, 맨션이나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많은 도시에서는 베란다에 장식하는 것이 고작입니다.
센다이와 히라쓰카의 다나바타는 유명하여, 상점가의 장식은 해를 거듭할수록 화려해지고 있습니다. 원래는 음력 7월 7일에 치렀으므로, 지금도 한달 늦게 행하는 지방이 많은 것 같습니다.
7, 8월에 걸쳐서는 마쓰리가 많아, 후쿠오카의 하카타야마가사, 교토의 기온 마쓰리, 오사카의 텐진 마쓰리 등 유명한 마쓰리가 이어집니다. 또한 여름철 풍물로서 각지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지는데, 특히 도쿄의 스미다가와의 불꽃놀이가 유명합니다.
▣오본
8월 15일 전후는 오본으로, 이는 불교 행사와 돌아가신 선조를 모셔 생활의 번영을 기원한다는 일본의 독특한 풍습이 결합된 것입니다.
오본에는 생가에 내려가 성묘를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 즈음 절이나 공원 묘지의 주차장은 어디나 만원입니다. 성묘길에 오랜만에 친척과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묘소에는 꽃을 꽂아 선조를 위해 공양합니다.
이 시기에 오본 휴가를 마련하는 회사가 많아 철도와 비행기는 귀성길 가족들로 초만원입니다.
각지에서 본오도리(오본 때 추는 춤)을 추는데, 유카타(여름철 홑옷) 차림의 사람들이 중앙에 세워진 높은 대 주위에서 원을 이루어 춤을 춥니다. 최근에는 도시의 공동 주택 단지에서도 본오도리를 춥니다. 지역 공동체 의식을 높인다는 의미에서도 뜻 깊은 여름철 행사입니다.
▣오쓰키미(중추 명월, 9월 15일경)
일본은 옛날,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것을 보고 월일을 세는 태음력을 사용했습니다. 1일은 초승달, 15일은 보름달입니다. 지금은 태양력을 쓰고 있으므로 매년 오쓰키미 날짜가 다릅니다.
음력 8월 15일에 보름달을 바라보는 풍습은 헤이안 시대에 중국 당나라에서 전해졌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도 만요슈 시대부터,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것은 부활과 불사의 상징으로 여겨 왔습니다.
또한 다케토리 이야기에 실린 가구야히메가 음력 보름날 밤에 달나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통해서도 보름달이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체육의 날
10월 10일은 체육의 날로 일본 내의 많은 학교에서 운동회나 체육대회가 열립니다. 이 날은 1964년에 치러진 도쿄 올림픽을 기념해 만들어진 축제일입니다. 이 날에는 아이들이 기마전과 달리기하는 모습을 보려고 부모들이 도시락을 싸가지고 오고, 다른 학교에서 견학을 오기도 하는 등, 어린이들에게는 매우 특별한 날입니다.
▣시치고산
11월 15일에는 세 살, 일곱 살 난 여자 아이와 세 살, 다섯 살 난 남자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신사에 참배를 갑니다. 세 살짜리 여자 아이는 기모노 위에 빨간 히후(코트)를 입습니다. 일곱 살짜리 여자 아이는 기모노를, 남자 아이는 블레이저 코트를 많이 입습니다. 신사에서는 신관 주재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비는 액막이 행사를 합니다.
시차고산에는 일반적으로 종교에 관계없이 신사 참배를 하는 가정이 많습니다.
옛날에는 세 살, 일곱 살 난 여자 아이의 경우 기모노를 입고 있었으므로 오비노이와이라 하여, 이날 돌띠를 떼고 오비(허리띠)를 매기 시작했습니다. 남자 아이는 하카마(일본 옷의 남자 정장 하의)를 입는 기념일이기도 했습니다.
시치고산이라는 명칭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메이지 시대 이후로, 도쿄에서 간사이 지방으로 퍼져, 지금은 일본 전국에서 치러지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기독교 국가의 크리스마스와 달리 일본의 크리스마스에는 종교적 색채가 거의 없습니다. 크리스마스에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크리스마스 선물, 그리고 양초, 케이크를 준비하고, 가족 또는 친구들과 모여 파티를 엽니다.
일본의 경우 설 다음으로 크리스마스를 치르고 있는 가정이 많으며,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는 아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는 예수 탄생일인 12월 25일이 가족끼리 단란한 한때를 보내는 날로 자리잡고 있는 듯합니다.
▣세밑
12월 28일은 관공서의 업무 마감일입니다. 12월 29일부터 그믐까지의 휴일에 일본 가정에서는 대청소를 하고 설 준비를 하느라 매우 분주합니다.
요즈음은 설날 아침에 먹는 조니(떡국) 떡이나 가가미모치(설에 차리는 떡)도 떡집에 주문하면 배달해 줍니다. 요즈음 떡은 진공 팩에 포장되어 있어 오래 가고 또 언제라도 살 수 있으므로 설의 특별 음식으로서의 가치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방에서는 지금도 설 준비를 위해 떡을 치는 곳도 있습니다. 가족, 친지가 모여 절구에 찹쌀을 넣고 절굿공이로 철썩철썩 쳐서 떡을 만들어 먹습니다. 이러한 것은 일종의 행사로서 계속 이어질 수 있으리라 봅니다.
연말의 청소는 대청소라 하여 특별히 공을 들여 청소합니다. 창을 닦고, 마루의 광을 내고 서랍을 정리하며 장지와 맹장지를 다시 바릅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남자들도 거드는 경우가 많
은데, 이와 같이 대청소는 한 가족이 단결하여 치르는 하나의 행사로서 의미를 갖는다 하겠습니다.
12월 31일은 그믐입니다. 대청소도 끝나고 설을 맞이할 준비가 끝난 방에서 도시코시소마(섣달 그믐날 밤에 먹는 메밀 국수)를 먹습니다. 이윽고 자정이 되면 제야의 종이 울립니다.
가까이에 사원이 있는 곳에서는 차갑고 맑은 겨울 공기속을 가르며 제야의 종이 댕, 댕 울려퍼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메밀 국수를 먹는 습관은 에도 시대 중기에 시작되었습니다. 메밀 국수는 가늘고 길어 장수의 의미를 가지며, 또 쉽게 잘린다는 점에서 질병이나 빚과 관계를 끊는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메밀 국수를 다 먹고 자정이 지나면 드디어 설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가족끼리 인사를 나눕니다. 그리고는 차가운 공기를 기운차게 가르며 하쓰모데(새해 첫 참배)를 떠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믐날 전철과 지하철은 하쓰모데를 떠나는 사람들을 위해 특별히 철야 운행합니다.
연중 행사는 본래 종교를 기원으로 생긴 것입니다만, 기독교와 관계없는 크리스마스, 또는 신도와 관계없는 하쓰모데처럼, 오랜 세월 동안 세속화되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