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솔제니찐의 <붉은 수레바퀴> 전 7 권을 시작,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 폴 오스터,
프로이트 전집, 도스예프스키 전집, 움베르토 에코의 다양한 작품 등을 번역하여
국내 독자들에게 번역소설 읽는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고급소설 읽기의 또 다른 재미” 를 선사하는 “ 열린책들” 이 지난 10월 통의동 사옥 1, 2 층에
와인과 갤러리의 절묘한 매칭 공간인 THE SOCIAL 을 오픈 했다.
이 건물은 통의동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건축가 황두진 님에 의해 설계, 건축 되었으며
1, 2층은 문학 강연, 전시, 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활동을 위한 THE SOCIAL 이며
3, 4층은 도서출판 열린책들의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페인트 칠하지 않은 날 시멘트 벽과 유리로 지워진 이 건축물은 눈에 띄는 듯하면서도
오래된 마을인 통의동 분위기에 잘 녹여 있다.
THE SOCIAL 에 들어서니 김창준 실장이 THE SOCIAL 지하 와인저장고부터 1 층에
아담하게 꾸며진 뒷마당, 열린책들 프로이드 전집 개정판 출판 기념에 맞춰 전시
오픈 한 프로이드 작품전 설명까지 상세하게 해설을 해준다.
THE SOCIAL 에 들어서는 길은 문턱이 없이 자연스럽게 건물 중앙의 열린 통로를 통해
뒷마당으로 드나들게 하였으며 2 층은 인도에 면한 건물의 볼륨을 줄이기 위해 한 발
후퇴하여 효자로를 내려보는 발코니로 활용하도록 하였다.
배경음악이 잔잔히 흐르고, 창 밖으로 낙엽이 구르는 경복궁 담길이 소담스럽게 비춰진다.
음악이 흐르는 진원지를 찾아가보니 카운터 데스크 아래 YAMAHA AX 2 와
SIS MAESTRO K2 등이 놓여있고 DYNAUDIO AUDIENCE 42 두 조와 BOSE 301V 는
천장에 숨기듯 매립되어 있어서 기계의 존재를 감추고 자연스럽게 배경음악을 흘려 보내는
오디오 컨셉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오디오쟁이 입장에서는 존재감 있는 기기들을
(예를 들면, 와인의 이미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자디스의 유리스미 스피커 ) 배치하여
시각적 청각적 만족감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김실장에게 한마디 조언해 주었다.
THE SOCIAL 주 메뉴는 와인과 스테이크, 생선요리, 샐러드 및 파스타로, 이왕 온 김에 THE SOCIAL 의 총체적인 맛을 보기 위해 디너셑트를 시키니 에피타이저로 거위의 간이 나온다.
조심스럽게 한 입을 먹어보면서 “거위의 간 ….” 소설제목 되새김질 하듯 먹어본다.
아주 맛갈스럽다. 거기다가 소믈리에가 추천한 2 만원대 칠레산 레드와인을 곁들이니
늦가을 끄트머리를 붙들고 있는 느낌이다.
식사를 하고 뒷마당으로 들어서니 단풍나무가 제 빛깔의 절정을 이루고 있다.
가스난로를 켜고 하늘이 올려다보니 여기가 서울 한 복판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다들 와인 맛에 알큰하게 취해 음악 얘기로 들어선다. 김창준 실장은 코펜하겐에서 13년을
산 덕분에 크고 작은 음악회를 많이 접했다고. 작은 교회에서 연주하는 음악회를 비롯하여
장 피에르 랑팔 (Rampal, Jean-Pierre), 제임스 골웨이 (James Galway) 의 플릇 연주회를
잊지 못한다고... 역시 와인은 음악을 부른다.
THE SOCIAL 은 밖에서 보긴 엔 무지 비싼 레스토랑처럼 보이지만, 열린책들이
상업적 목적으로 만든 곳도 아니라는 것을 메뉴와 가격대 성능대비(?)의
와인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누구든 가끔씩은 한껏 멋 내곤 분위기 있는 와인 바 에서 폼 나게 붉은 빛 와인 잔을
기울고 싶을 때가 있다. 붉은 와인의 눈물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꼬질꼬질한 일상에서
한 발치 멀어지고 싶을 때, THE SOCIAL 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
전시회 & 음악 & 맛깔스러운 요리 & 와인 & 고급스러운 서비스가 있는 THE SOCIAL 에서
근사한 당신을 발견하길 바라면서 ….
참고로 THE SOCIAL 은 일요일은 휴무이며 저녁 시간대는 예약 필수 (02-738-0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