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최남단의 평택은 충청권의 관문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예전에는 경부선이 위치한 송탄, 평택쪽으로 모든 것들이 집중되었었지만,
평택-당진항 건설, 서산 대규모 공업단지 조성 등과 함께 서해안 시대가 개막되어 서부권이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다.
그런 서부권에서도 가장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 안중읍이다.
평택 서부권, 서해안 시대의 중심지답게 안중터미널의 역할은 다른 어느 터미널보다도 막중하다.
아산만을 사이에 두고 당진, 아산과 마주하고 있기 때문에
당진, 아산과의 연계가 가장 손쉬운 경기도 지역이며,
서해대교와 평택항을 끼고 있는 포승면으로의 환승 연계도 상당한 편이다.
하지만 이렇게 뛰어난 지리적인 입지를 두고도, 안중터미널은 이전 문제로 숴없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는 건물 1층 중앙에 매표소를 임대하는 형식으로 운행하고 있어 표를 사고 싶어도 매표소를 찾기가 너무 어렵다.
읍내 골목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수시로 드나드는 버스는 교통체증의 주범이 된다.
제대로 된 승차장마저 없어 수많은 사람들이 매번 주차장 한복판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이미 2002년경부터 부지를 확보해놓고 사업자를 여러번 찾아본 상황이지만 벌써 세 번이나 실패했다.
읍내의 조그만 터미널 건물 하나를 이전하는 것 뿐인데 왠만한 고속도로, 철도 하나를 건설하는 것과 맞먹는 시간이 소요된다.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에 평택-당진항이 대규모로 조성되어 서해안권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는 지금,
안중읍이 서해안 시대의 견인차 역할을 하려면 일단 지역의 관문역할을 하는 터미널부터 손을 봐야 하는데,
여러 번의 마찰 때문에 아직까지도 이전을 질질 끌고 있기에 너무나도 안타까울 뿐이다.
안중터미널은 몇 십년 전 안중읍이 면이었을 시절부터 이 지역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대규모의 택지개발이 이루어진 서남부가 아닌 원래 읍내 지역 동북쪽에 위치해 있다.
덕분에 터미널 주변의 상권도 상당히 활성화 되어있고 국도, 고속도로와 연계도 좋은 편이지만,
안중읍 인구의 대부분이 주거하는 서남부 택지지역과의 연계가 매우 힘들다.
안중터미널은 터미널이라기 보다는 거의 공영버스차고지에 가까운 수준의 규모다.
G버스 신도색을 미처 하지 못한 평택여객 시내버스와 인천, 서울 ↔ 안중간 시외버스가 좁디좁은 주차장을 공배한다.
다만, 수원-고색-봉담-발안-안중간을 운행하는 경진여객 시외버스는 안중터미널로 들어오지 않는다.
사업자와의 마찰 등 여러 난항 때문에 이 곳이 아닌 국도변 조그만 공터에 정차한다.
이미 인구가 3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안중읍.
터미널 건물 또한 3층의 으리으리한 상가지만, 정작 터미널의 기타 시설들은 열약하기 짝이 없다.
제대로 된 승차장조차 없어 주차장 내부에서 주차하면서 그대로 승객들을 태운다던가, 약국 앞에서 승객들을 태운다.
덕분에 버스 한 번 타려면 차들 사이를 헤치고 지나가야 하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한다.
대원고속에서 남부터미널-안중, 평택간 시외버스를 운행한다.
안중읍내에서 수도권으로 가는 데에 있어선 이 버스만큼 편한 것이 없다.
더군다나 안중읍을 생활권으로 하고 있는 주변지역의 배후인구까지 만만치 않아,
안중-강남(남부) 시외버스는 주말만 되면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괜찮은 수익을 자랑한다.
아산만과 대기리로 가는 평택여객 SAC 두 대가 나란히 주차해 있다.
평택 서부지역의 주도권을 어느 정도 잡고 있는 평택여객.
하지만 이 곳은 수도권이라고 보기엔 거리감이 느껴질 정도로 서울, 인천, 수원 등 주요지역과는 너무나도 멀다.
그렇기 때문에 버스 번호도 딱히 달아놓지 않고 행선판에 의존하며,
G버스 도색을 하지 않고 전국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형태의 도색을 하고 있다.
용이동-해군기지 간을 운행하는 98번 버스가 안중터미널로 유유히 들어온다.
그 이름도 유명한 평택해군기지로 연결해주는 가장 중요한 버스인지라,
안중-평택간 시내버스와의 노선중복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입지를 다져놓은 버스다.
안중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아니기에 터미널이 아닌 터미널앞 가로변에 정차하고, 사람들을 쏜살같이 태우고 지나간다.
용이동에서 안중까지 운행하는 80번 버스로, 안중읍내에서 평택시내로 연결하는 대표적인 버스이다.
매번 수많은 사람들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는 노선이다.
안중이 종점이긴 하지만, 안중터미널이 평택시내와 가장 가까운 읍내 동북쪽 끝에 있어 터미널을 종점으로 삼진 않는다.
서남부권의 안중택지지구 주민들과의 연계 때문에 그쪽까지 버스가 깊숙히 들어간다.
안중터미널은 단순히 80번 버스가 평택시내로 나가기 위해 거쳐가는 한 정류장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만 보면 터미널이 굉장히 깔끔하고 웅장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안중터미널이 굉장히 큰 규모의 터미널일 것으로 착각할 것이다.
적어도 처음 오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인상을 심어주기 딱 좋다.
하지만 이 커다란 건물 중 터미널의 역할을 하는 공간은, 저 1층 중앙의 조그만 출입구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는 터미널과는 완전히 별개인 공간이다.
터미널 내부는 사진 하나 찍기 힘들 정도로 비좁다.
그렇기 때문에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어지간해선 안으로 잘 들어오려 하지 않는다.
안중터미널의 유일한 매표소는 매점과 영업을 겸하고 있어 더욱 정신없고 산만하기만 하다.
안중에서 운행하는 시외버스는 서울행이 평균 30~40분 정도의 간격으로 가장 자주 있다.
눈여겨 볼만한 것은 부천행 시외버스가 인천행 시외버스보다 더 운행횟수가 잦다는 점.
의외로 같은 서해안권인 인천행 시외버스의 배차간격이 꽤 긴 편이다.
그리고 평택-해군기지 간을 운행하는 98번 좌석버스가 무려 '고속버스 시간표'에 붙어있다는 것도 신기하다.
평택 서부권의 중심지답게 서부권의 로컬버스들 대부분이 안중터미널로 집결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하는 아산만행 버스가 많은 편이다.
그리고 의외로 평택의 중심지 중 한 곳인 송탄과의 연계가 힘든 편이다.
마침, 1시간에 1대씩 있는 송탄행 버스가 안중터미널로 유유히 들어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
터미널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번쩍번쩍한 상가들과 그 뒤의 공터, 저 멀리 아파트가 한 눈에 보인다.
안중터미널 주변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기는 하지만 안중터미널 자체가 가진 모순이 너무 많기에,
서해안 시대의 개막이 시작된 이 시점에서 계속 이런 모습을 유지하는 것은 서해안 시대를 발목잡을 뿐이다.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는 주변과 발맞춰, 빠른 시일 이내로 터미널 이전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첫댓글 현화지구에 터미널 부지가 아직 있는데 풀만 무성하게 있네요
그 쪽을 아직 가보지는 못했습니다만, 공사가 자꾸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 정말 한숨만 나오게 하는군요. 고양일산터미널을 그대로 답습하는것 같아 안타깝기도 합니다.
98번 평택방면 노선의 경우만 터미널 내에서 승객을 받더군요.. 현화리쪽에 터미널부지는 역시.. 아직도 풀만 자라고있나보군요.. 원래 그쪽 택지개발과 함께 터미널이 완공될거라는 약속은 벌써 물건너갔지요..
98번이 실제로 터미널 내까지 들어와서 승객을 받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ㅎㅎ 저도 너무너무 답답하네요. 읍내의 조그만 터미널 하나 이전하는게 뭐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몇 년을 질질 끌고 있으니...
안중터미널 뒤쪽에는 경진여객 안중-수원행 버스 전용정류장이 있죠.(조암-안중가는 버스도 하루2회 운행하는데 안중터미널로는 안가죠)
안중터미널에서 아산행 버스는 좌석(아산교통,온양교통)이며 노선번호는 560번입니다.
제가 글을 포스트하면서 안중-수원행 버스 정류장 위치를 미처 생각치 못하고 글을 썼네요. 실제로 안중터미널을 방문한 것도 그 버스를 이용해서 방문한 건데 말이죠...^^; 조암-안중 버스가 하루 2회 있다는 사실도 얼마 전에 알게 되었습니다. 서로 거리는 가까운데 방문 한 번 하기가 무척 까다로운 곳이 생각보다 많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