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년 9 월 20 일 목요일 또 비소식에 햇볕만 쨍쨍
송이가 워낙 비싼 대접을 받는 걸 보고
어떤 농부님은 제일 능이 제이 송이 제삼 표고 라는 분도 있고
다른 농부님은 제일 표고 제이 능이 제삼 송이 라는 분도 있다.
처음에 들었을 땐 귀한 송이를 두고 무슨 말인가 의아해 하였지만
깊은 산에서 따온 표고의 깊은 맛과 능이의 진한 향을 잘 요리해 먹어보면
부드러운 송이향보다 훨씬 강한 맛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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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이웃마을에 송이를 잘 따는 친구에게 오랜만에 술한잔 하자는 연락이 왔다.
춘양시내에 있는 송이 수집상으로 찾아가 보니 잔뜩 딴 송이를 팔고 있었다.
거침없는 송이 수집상의 손길에 의해 A 급 B 급 C 급 D 급 등외로 분류되는데
조금만 흠이 있어도 등급이 낮아지는 초조함으로
온산을 돌며 애쓰며 고생한 농부의 마음엔 언제나 아쉬움이 가득하다.
나중에 마음껏 요리하여 큰 돈을 버는 장사꾼에게 항의 한번 하지 못하고
얼마 되지 않는 공돈같은 목돈을 손에 쥐고 농부는 돌아서며
쓰디쓴 술 한잔에 서운함을 달랜다.
장사꾼에게 넘기지 않고 좋은 소비자와 연결 될 수 있다면
서로가 득을 보며 서운함 대신 흐뭇한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해마다 송이 축제를 핑계로 보름이상 걸리는 중국산과 북한산 송이가
방부제를 뒤집어 쓰고 시중에 헐값으로 유통되는데
언제나 장사꾼의 주머니를 위해 농민과 소비자는 서운함과 피해를 주고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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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드문드문 솟아나는 송이와 달리 능이의 군락지를 발견하면
한 자리에서 혼자 지고 오기 힘들정도의 양을 딸 수 있다 한다.
어떤 능이는 갓의 크기가 솥뚜껑만 하고
능이버섯 한개의 무개가 3 kg ~ 5 kg 나간것도 있다고 한다.
맛은 너무 큰것보다 어린것이 더 맛있다.
오늘은 모처럼 친구를 만나고 송이를 실컷 구경한 후
1 차는 다방에서 냄비에 호박 썰고 풋고추 송송 썰어 끓인 후 파를 넣고
송이를 얇게 저며 소금으로 간맞추어 송이 맑은 국을 끓여서 한잔 했는데
시원한 조갯국처럼 개운한 맛이 일품이었다.
2 차는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삼겹살을 구어 먹었는데
능이를 쭉쭉 찢어 함께 구어 먹었더니 송이보다 더 맛있는 것 같았다.
여러사람과 함께 모여 술을 마시게 되면 쏟아지는 얘기들로 술맛이 나는 법이다.
전부다 송이를 많이 따고 많은 돈을 벌고 못하는게 없을 것 같지만
해마다 갈수록 재미를 못본다는 엄살이 안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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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송이철에 산에서 안심하고 딸 수 있는 버섯들 중에서 확실한 것들을 꼽아보면
송이버섯을 필두로 능이 표고 까치버섯으로 불리우는 먹버섯 꾀꼬리 버섯 굴뚝 버섯
솔버섯 땅찌등이 있는데 위의 사진처럼 벚꽃버섯도 있다.
처음에 열심히 책을 연구하여 식용이라 불리는 버섯들을 골고루 따가지고 와서
동네 어른들께 보여보니 한마디로 전부 버리라고 하였다...^^
버섯은 절대로 확실히 알지 못하고 조금이라도 의심이 나면
절대로 먹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버섯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아니기에 본인들이 아는 버섯몇개만 빼고는
전부 맹독성의 위험이 있는 못먹는 버섯으로 몰아버린 것이다...^^
시골 노인들 중에도 모양이 비슷하여 괜찮겠지 하며 딱 한번 먹었는데도
생명을 잃거나 평생 지병을 앓게 되는 치명적인 독의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이다.
전부터 아무리 확인해 보아도 프랑스에서 고급요리로 쓰는
벚꽃 버섯이 틀림없는 것 같아 늘 궁금했는데
평생 버섯을 따온 친구집에 가보니 바로 벚꽃 버섯을 말리고 있었다.
비로소 벚꽃 버섯을 자신있게 채취할 수 있는 순간이 되었다.
술을 좋아하는 만큼이나 친구를 좋아하는 친구 덕분에
이런저런 버섯들을 한아름 얻어와서
저녁에는 삼겹살을 구워 능이 파티를 하였다.
재작년인가 카페에 올린 송이피자 만드는 레시피를 다시 올려본다.
단순하게 먹는게 좋다지만 가끔씩은 복잡하게 먹으면서
번거로움을 즐겨보는것도 신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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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요리 : 송이 피자 ※아빠는 요리사 8권 참조
재료 :
반죽 - 강력분(400g), 인스턴트 이스트( 6g ), 소금 두 작은술, 올리브유 두큰술
우유 (240cc)
토마토 소스 - 토마토 ( 통조림이 편리 ), 양파, 피망, 월계수잎, 소금, 후추, 오레가노, 버질
올리브유, 마늘, 안쵸비, 와인
피자 만들기 - 피자반죽, 토마토 소스, 올리브유, 양파, 가지, 피망, 토마토, 베이컨, 각종 어패류
피자치즈, 안쵸비, 후추, 소금
※ 원래 피자재료로는 이런것들이 들어가지만 풀천지식 송이 피자에는 이렇게 재료가 들어갔다.
반죽 - 풀천지 밀가루(400g), 인스턴트 이스트( 6g ), 소금 두 작은술, 버터 두 큰술
우유 (240cc)
토마토 소스 - 돈까스 소스로 만들어 두었던 토마토 소스 ( 토마토 잼 + 식초 + 옥수수 + 완두콩 +
녹말물 + 물 ), 마늘, 양파, 고추, 당근, 후추, 버터, 식용유
피자 토핑 - 양파, 고추, 송이버섯, 당근, 피자치즈, 소금, 후추,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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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 이제 풀천지식 송이 피자 만드는 법을 공개 합니다.
☆우선 반죽을 만든다.
①체친 밀가루에 소금을 넣고 섞은 후 미지근하게 데운 우유를 넣고 반죽한다.
②이스트균을 넣고 반죽 하다가 다시 버터 ( 올리브유 ) 를 넣고 반죽한다.
③28도 정도에서 1시간 발효시켜 두배로 부풀면 OK! ( 잘 부풀지 않아도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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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죽이 발효되는 동안 소스를 만든다.
①먼저 뜨겁게 달군 기름 ( 올리브유나 버터, 식용유 ) 에 다진 양파와 마늘과 고추를 볶는다.
②약간 갈색을 띨 정도로 볶아지면 당근 ( 처음에 넣어도 될듯... ) 과 토마토 소스 , 와인 ( 산딸기주 )
녹말물 등을 넣고 약한 불로 눌러붙지 않도록 가끔씩 저어가며 끓인다.
*거의 1시간 동안 끓였다... 팔이 넘 아팠다...^^
③걸죽해지면 소금 후추로 맛을 낸다.
( 젤리처럼 아주 걸죽하게 고농도로 농축되었다. 여러가지 오묘한 맛이 조화롭게 어울려 있는 것이
끝내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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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피자 만들기 !
①후라이팬에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피자반죽을 되도록 균일하게, 가장자리는 약간 두껍게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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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가지 실수를 하였다.
반죽을 전부 넣고 펴나갔어야 하는데 조금씩 나눠서 펼치는 바람에
이렇게 땜빵을 하게 되었다. 구워 보니 따로 붙인 부분들이 뚝뚝 떨어졌다.
②먼저 반죽을 아주 약한 불에 적당하게 구워 낸다.
③포크로 중간중간에 구멍을 내고 특제 토마토 소스를 전체에 듬뿍 바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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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미리 소금에 절여 볶아둔 감자를 맨 밑에 깔고 그위에 양파도 얹고 송이버섯도 얹고 고추도 얹고
다진 당근도 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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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소금 후추를 살짝 치고 피자치즈를 듬뿍 뿌린다.
⑥마무리로 송이와 당근 잎파리를 모양내어 얹어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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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약한불에 치즈가 잘 녹을 정도로 구워내면... 완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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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이 피자를 만들고 나서...
보통 피자에는 햄 고기 베이컨 같은 육류가공품과 각종 향신료
치즈, 유지류 그리고 수입 농산물 가공품들이 들어간다.
옛날에 서울에 살 때 혀를 즐겁게 하는 자극적인 맛에 홀려
피자 치킨 햄버거 같은 음식들을 좋아했고 즐겨먹었는데
자연식을 접하면서 그런것들이 우리몸에 얼마나 악영향을 끼치는지 제대로 알게 되었고
서울서 자연식을 하는 동안에는 일절 안좋은 음식을 먹지 않았고
귀농해서도 그런 음식들을 우리가 돈 주고 사먹어 본적이 없다.
요즘이 송이버섯 철이라 송이요리를 자주 먹는데
갓 따온 송이를 얇게 썰어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향이 좋고 맛도 좋지만
뭔가 특별하고 맛있는 송이요리가 없을까 궁리해보던 차에
아는 분께서 송이로 만드는 ' 송이 피자 ' 를 소개해 주셔서
호기심을 가지고 만들어보게 되었다.
치즈와 우유같은 유제품 빼고는 모두 우리가 직접 농사지은 것들 로만 만든 피자라서
보통 피자와는 달리 맛도 색다르고 몸에도 나쁘지 않은
스페셜 송이 피자가 탄생하게 되었다.
조금 과하게 구워서 반죽이 과자처럼 바삭 거렸지만
정성을 들여 만들어서 그런지 기가 막혔다.
치즈 특유의 향과 맛
송이버섯의 향기와 쫄깃쫄깃한 씹히는 맛
신선한 야채들의 맛
새콤달콤하면서 풍미가 있는 토마토 소스의 맛
우리 풀천지 밀의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 어우러져
정말 끝내주게 맛있었다.
다음 날 형이 남은 토핑 재료들과 쑥 절편을 이용해 떡 피자를 만들었는데
구수한 통밀가루로 만든 피자에 비해서는 맛이 좀 떨어졌다.
우리 밀은 고소한 맛이 매우 좋은 토종 참밀인데
그 밀을 잘 말려 깎아내지 않고 갈아만든 풀천지 통밀가루는
그 맛이 여느 밀가루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식품이다.
아빠께서는 몸에 가장 좋다는 현미보다도 더 맛있고 더 몸에 좋은게
우리 풀천지 밀이라는 말씀을 늘 하신다.
이제 얼마 안있으면 가을걷이로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될 것 같다.
작물들도 수확하고 내 마음의 양식들도 잘 거둬들여
겨울을 날 준비를 해야겠다.
즐거운 요리와 함께...
첫댓글 속도 출출하고해서...집에 들어가 간단히 안주 만들어서 이슬이나 한잔 할까 하던 참인데...이글을 보니 갑자기 배도 고프고..술도 고프고...ㅎㅎ 풀천지님, 가족분들 그리고 풀천지에 들르시는 모든 님들...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기 바랍니다. *^^*
호박과 송이를 얇게 저며 풋고추와 파를 넣고 소금으로 간맞추어 맑은 조갯국처럼 끓여놓으면 이 좋은 계절에 이슬이 몇병쯤은 기분좋게 보내버릴 수 있을 겁니다...^^ 수봉님 가족분들도 즐거운 추석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