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도 이젠 물러가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휴가를 떠나서나 돌아와서나 몸은 더위에 지쳐 축 쳐진 파김치가 되어버린다. 동해안으로 가는 이들은 우선 오징어와 다양한 활어를 찾거나 산채 음식으로 몸을 보하겠지만 남녁으로 가는 이들이라면 하모(갯장어)를 권하고 싶다. 하모는 지금부터 제철이다. 남해안의 뻘이 풍부한 바다에 사는 갯장어는 민어와 더불어 남녁에선 여름 보양식의 으뜸으로 친다.
이 하모를 서울에서 일단 맛보기 위하여 남도음식 전문점인 대치동에 있는 남도음식 전문점 고운님을 찾기로 하고 몇몇 아는 이들과 일요일 저녁 약속을 했다. 약속된 7시까지 일단 서울에 도착해야 한다는 생각에 종일 일을 어떻게 마쳤는지도 모를만큼 허둥거리며 마치고 서둘러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오후 5시 30분. 이른 시간이라 고운님은 한산했다. 잠시 노트북을 꺼내 촬영한 사진을 보며 시간을 맞추기로 하고 자리를 잡았다.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약속한 한 친구에게 전화를 하자 목소리가 이상스럽게 잦아들고 있었다. 어딘가 많이 아픈 기색이 역력하다.토요일부터 갑자기 몸에 아파 병원에 다녀왔는데 아직 열이 높고 편도선이 다 부었단다. 다른 약속된 이들도 전화가 와서 자신은 아파 못나간다고 했단다. 그런데 아픈 사람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다른 이들까지 약속시간을 넘겨도 도착하지 않는다. 먼저 이야기를 꺼낸 이도 약속이 깨진 것으로 판단하고 아내와 약속을 해서 시내로 나가는 길이란다.
기왕에 작정을 했던 일 하모를 주문했다.
전골냄비가 나오고 상에 몇 종류의 밑반찬과 함께 접시에 하모를 포를 떠 내왔다.
갯장어를 남도 사람들은 하모라 부르는데 고흥군에 있는 도하도와 지죽도 등에서 많이 잡히는 이 하모는 남해안의 갯벌이 잘 발달 된 바다에서 서식하는 까닭에 질 좋은 뻘을 먹고 살아 여름철 보양식으로 손꼽힌다. 하모의 영양 성분은 지방질과 양질의 칼슘, EPT, DHA 함량이 붕장어(바다장어)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방성분 또한 고도불포화지방산으로 성인병 예방에 좋고 허약체질 개선이나 원기회복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한 편, 하모의 껍질에는 콘드로이틴이라는 성분이 있어 피부노화를 방지하고 관절을 부드럽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끓는 육수에 버섯과 부추를 넣고 몇조각 포를 뜬 하모를 넣고 살짝 데친다.
육수엔 인삼과 대추를 넣어 인삼의 사포닌 향이 입맛을 먼저 자극한다. 국물도 수저로 떠 맛을 보았는데 적당히 간간하면서도 깔끔하다.
하모를 먼저 건져 접시에 놓고 그 위에 버섯과부추 데친 것을 얹어 간장소스를 찍어 먹는데 촬영을 위해 간장소스 접시에 내려놓았다.
소주 한 잔 입에 털어넣고 하모 샤브샤브를 먹었다. 고소하며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그저그만이고 사포닌 향이 입맛을 깔금하게 정리해주는 느낌이다. 가격은 1인분 30,000원. 죽 별도 3,000원을 한다. 민어회는 한접시 70,000원.
고운님 (02)562-9292 강남구 대치동 894-5 메뉴는 점심은 6,000원으로 몇 종류의 백반을 내며, 장흥매생잇국(10,000원), 벌교꼬막(20,000원), 여수서대찜 · 생굴전 · 영광보리굴비찜 · (각 30,000원)으로 내고, 여수가오리찜 · 완도마른생선찜 두 종류는 35,000원으로 낸다. 완도마른생선젓국(42,000원)과 제철음식으로는 무안뻘낙지, 완도간재미, 목포지도병어, 완도갑오징어, 여수하모, 홍어 등을 내고 있다. |
출처: 寒士의 문학(문화)마을 원문보기 글쓴이: 한사 정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