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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치왕(嚴熾王)이 니건자(尼乾子)에게 물었다.
"대사(大師)여, 모든 왕들은 어째서 왕이라 것입니까?"
니건자가 대답했다.
"대왕이시여, 왕이란 백성의 부모여서, 도리에 의거해 사람들을 거두어 보호하여 펀안케 해주는 까닭에 왕이라 부르는 터입니다.
대왕이시여, 왕은 백성 기르기를 갓난애 기르듯이 해야 합니다. 왜냐하며, 대왕이시여, 왕자(王者)가 설 수 있는 것은 백성을 위주로 하여 나라를 이루기 때문이어서, 민심이 안정되지 못할 경우에는 나라 또한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는 까닭입니다.
그러므로 왕이 된 사람은 늘 백성을 걱정하되, 갓난애라도 생각하는 듯 마음에서 떠나지 말아야 합니다. 따라서 왕은 의당 제 나라 백성들의 괴로워하고 즐거워하는 실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니, 계절에 맞추어 국내를 순시(巡視) 함으로써 수해와 가뭄과 풍우의 피해가 있는지를 살펴서 알고 있어야 하며, 곡식의 익고 안 익음을 알고 있어야 하며, 흉풍(凶豊)의 유무와 우희(憂喜)와 노소(老少)를 알고 있어야 하며, 병들어 있는지 건강한지를 알고 있어야 하며, 모든 감옥의 소송 사건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하며, 유ㆍ무죄의 판결이 가벼운지 무거운지를 알고 있어야 하며, 모든 왕자와 대신과 관리들의 유공(有功)ㆍ무공(無功)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알고 있어야만 백성을 걱정하는 생각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왕이시여, 국내의 실정을 이렇게 알고 나서 왕의 권력으로 보호해서, 도와 주어야 할 사람에게는 때를 맞추어 주도록 하고, 거두어들여야 할 사람에 대하여서는 잘 헤아려서 시행하며, 백성을 노역(勞役)에 쓸 경우에는 시기를 적절히 함으로써 백성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으며, 탐람한 횡포를 금지하여 백성을 안락하게 살도록 해준다면, 이것을 거두어 보호한다 하고 이것을 왕이라 하는 것입니다."
<니건자(尼乾子經)>
註) 니건자(尼乾子): 자이나교의 교조. Mahāvira(위대한 영웅)으로 경칭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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