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시대
#바벨아톰
#한국만화
1. 희망은 있다
우연히 병원에 들렸다가 바벨2세가 눈에 보여 잡아들었다.
이게 어인 황당인가 할 정도로 어리둥절했는데 오래전 1971년부터 73년까지 주간 소년 챔피언에 연재되었는데 향후 30년에 걸쳐 네번이나 해적판으로 발행될 정도로 반응이 좋았던 에스에프 환타지로서 일본의 '요코하마 미쓰데루'가 그린 만화다.
2004년에 작고했다는데 국내에서는 2007년에서야 정식번역판이 발매된 모양이다.
줄거리는 아득한 옛날, 지구에 불시착했다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우주인 바벨이 구조신호를 쏘기 위해 안테나 거탑을 건설하다가 지구인의 실수로 탑이 파괴되어 귀환을 포기한다.
하지만 훗날 자기유전자에 가장 가까운 후손에 대한 여러 안배를
하고 사라진다. 그로부터 5천여년의 세월이 흐르고서야 임자가 드러나는데....그리해서 바벨2세인 것이다.
초 슈퍼컴퓨터, 변형로봇등은 기본 최면라이트, 초능력자, 인공안개폭풍, 사이보그 공작원, 세균방어선, 비루스 인간..등등 본래는 3개월 연재작으로 구성했건만 너무 인기가 많다보니 죽은 악당이 계속 살아나는 식으로 번외편도 만들었단다. 미국이 배경인 '돌아온 바벨2'도 있다던가..?
6,70년대에 나온 에스에프 로봇만화의 효시랄 수 있는 '데즈카 오사무'의 아톰이야 두말하면 숨만 찬다(1989년 작고). 아무리 일본만화라고 매도한들 당시를 살아낸 소년소녀들에게 상당한 꿈과 희망 위로 비전을 심어준 만화임엔 틀림없다고 본다. 캔디나 올훼스의창, 베르사유의장미등 모두 일본망가였다.
순정이든 스포츠든 역사든 한국인의 정서에 큰 영향을 끼쳤음을 누가 부인하겠는가? 실제 그 시절에 전자계산기라면 모를까, 누가 지금 AI처럼 비약적인 발전을 상상이나 했을까싶다.
아무튼 당시만 해도 만화계는 자리도 채 못잡은 시기였으므로 일본은 물론 미국만화까지 마구 베끼고 도용 표절하기가 예사였다. 물론 한국의 훌륭한 만화가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난 에스에프만을 논하는 것이다.
그랬는데...
간간 선배들이 '라이파이'를 언급하긴 했으나 난 조금 시대가 늦은 모양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니 그 명작을 단 한권도 못봤으니 불우하겠다ㅜ
1959년부터 약 4년간 4부작 32권짜리로 산호(김철수)님이 발표해 폭풍같은 반응을 얻어냈단다. 책이 나오는 날이면 줄을 섰음은 물론이어 만화의 활성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그중 한권이 언젠가 경매에 나와 3억을 부르기도 했던 모양인데 국내에 20여권밖에 안 남았다는 것으로 보아 매권 최소 천만원이상은 되지 않을는지...
본래 워낙 남하는 걸 절대 따라하지 않는 체질이시었단다.
최백호,김명곤,이희재,박재동,전유성,황우석,박근혜나 박원순씨도 서슴없이 '내인생의 만화'로 꼽았다는 것은...오히려 누가 되려나...? ㅜ
1960년 그 암울한 시기 무기력한 세태..문화에 굶주린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을까..우표도 나오고 훈장인가도 받았다지만...오랫동안 미국에서 작품하다가 귀국하면서 대쥬신제국사등...당시 몇번 뵙기도 했는데 사인이나 사진 하나 같이 못한 것이 아쉽다.
지금도 없지않아 그런 면이 있으나 만화가 터무니없이 매도되고 폄하되는 부분이 있다. 90년대 언제든가 전철안에서 만화월간지를 보다가 어떤 노파가 저게 웬 괴변이냐는듯
내 얼굴을 여러번 쏘아보는 것을 실제 경험하기도 했었다. ㅜ
요즘같이 인류에게 닥친 큰 좌절일지 시련을 보니...
지금이야말로 유머와 유행가요등이 정말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하지만...물론 많은 젊은이들이 웹툰에서 발군의 실적중이고 방탄소년단도 상당한 모양이라..
.......위로로 삼는다.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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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년을 위한 나라는 있는가?
돌아보면
무려 113년전에 최남선의 '소년'이란 잡지가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잡지였단다. 지금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만 내 어릴 때만 해도 혹은 청년기까지도 만화방의 인기란 대단했다.
특히 소년잡지라는 것은 半書鬼랄 수있는 내게는 거의 환상이었다.
전쟁 와중인 1952년경에 창간된 소년세계로 편집자가 조지훈,박목월,이원수,정비석,이주홍씨였다고
이후 6,70년대 위 잡지들 외에도 보물섬, 소년생활, 소년경향,..일일이 열거조차 힘들다. 지금도 온라인에 수많은 자료들이 널려있어 찾아보기 쉬우니 놀라운 세상이다.
일단 화려한 컬러로 포장된데다 대개 인기만화가 별책부록으로 붙어있기 마련이어......허리케인(내일의 조)이니 타이거마스크등 도통 측정불가의 신세계였다.
지금이야 만화와 잡지의 왕국인 일본에서 비롯된 작품들이며 기획이나 마케팅 혹은 선정적 기사들도 대개는 일본잡지를 베낀 것이라고 알게 되었지만...아직 일본은 상당하다는데 왜 한국은 스러진 것인지 아쉽다.
일본은 본래 잡지가 성한 나라였으며 발행부수도 장난 아닌 때문이겠지만 중국이나 기타 다른 나라 사정은 어떤지 모르겠다.
잘 모르므로 단언하기가 저어되지만 아무리 출생율이 떨어졌다지만 그래도 웬만은 할텐데..소년중앙이나 어깨동무 새소년 소년생활 보물섬까지 폐간된지 오래되었다.
뭐 마르지 않는 책창고인 인터넷도 있을뿐더러 몇개 전문지도 있으니 기아선상은 아니겠어도 그저 진학학원에만 내몰리는 것 같은 어린 학생들이 가련해보인다. 아이들 자체도 드물어진 기색인데...초롱하던 눈망울마저 보기 힘들어진 기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지만 소년을 위한 나라도 아니게 된 한국이 아닌가.ㅠ...
그저 지식습득에만 치우친 책이나 다이제스트나 짜집기 편집기획물이나 집어들 뿐 지혜나 감수성을 도야하고 자극하는 소위 창작이야기에는 관심을 안둔다. 허황한 환타지나 자극적인 멜러에나 눈길을 줄까...
온라인도 거의 마찬가지...선정적인 유튜브 동영상이나 볼까..아무리 시와 수필 교양 인생지침 애국 신앙등으로 포장해도 시정의 상당수가 죽어있는 글 같아 보인다.....죽은 글은 시체에게나 소용될 뿐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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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에게서 소년에게 (소년 계몽의시)
- 소년지 첫머리에 실린 시 -
텨..ㄹ썩 텨..ㄹ썩 텩 ..쏴...아
따린다 부슨다 문허바린다.
태산갓흔 높흔뫼 딥태갓흔 바위 ㅅ돌이나
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
나의 큰힘 아나냐 호통까디 하면서
따린다 부슨다 문허바린다.
텨...ㄹ썩 텨...ㄹ썩 텩 튜르릉 콱.
텨...ㄹ썩 텨...ㄹ썩 텩 쏴...아
내게는 아모것 두려움 업서
陸上(육상)에서 아모런 힘과 權(권)을 부리던자라도
내압헤와서는 꼼땩못하고
아모리큰 물건도 내게는 행세하디못하네
텨...ㄹ썩 텨...ㄹ썩 튜르릉 콱
- 중후략 -
2020.8
* 출판만화도 거의 붕괴직전이지만 점점 출생률도 낮아진다는데
코로나탓이 결정적이겠으나 발랄하게 뛰어노는 아이들 모습을 본지가 언제인지......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