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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중건박사 Ph.D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총동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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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스크랩 [배철현 교수의 인간과 신] ? 사후세계 ? ‘사자의 서’
석중건 추천 0 조회 241 14.11.20 14:0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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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현 교수의 인간과 신] ? 사후세계

 

 

 

 

 

“아무도 죽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천국에 가고 싶은 사람들조차 그곳에 가기 위해 죽고 싶어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죽음은 우리가 모두 공유하는 목적지입니다. 그 어느 누구도 죽음을 피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래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죽음은 아마도 인생에 있어서 최고 발명품이기 때문입니다. 죽음은 삶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입니다. 죽음으로 오래된 것들은 새것에 길을 만들어 줍니다.”

 

스티브 잡스가 2005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생들에게 이와 같이 조언했다. 시간은 지나보면 그 기간이 아무리 길더라도 순간일 뿐이다. 엊그제 고등학교에 입학한 것 같은데 벌써 수십 년이 지나갔다. 예를 들어 우리가 20년 후에 2013년을 회상한다고 하더라도 그 20년이란 세월은 순간일 뿐이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인들은 지내보면 순간인 시간을 ‘크로노스’라고 불렀고, 순간이었지만 그 순간의 경험이 지속되어 영원이 되는 시간을 ‘카이로스’라고 불렀다. 인생에서 강물처럼 야속하게 흘러가버리는 ‘크로노스’를 ‘카이로스’로 변화시키는 기술을 ‘예술’이라고 불렀다.

 

종교에서 특히 ‘사후세계’라는 개념을 정교하게 발전시켰다. 아무도 죽었다 살아온 사람이 없기 때문에 죽음은 바로 신비이며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특성이다.

종교에서 ‘사후세계’는 인간이 죽은 후 그 개인의 정체성 혹은 의식의 본질적인 부분이 계속해서 존재하는 영역이다. 불교와 힌두교와 같은 종교에서 인간은 환생하며 사전(死前)세계와 사후(死後)세계 사이에 살고 있으며, 사전세계에서의 행동인 업(業)에 따라 현재 세계의 생명의 형태가 결정된다. 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에서 인간은 지상에 살아있는 동안의 행위 혹은 믿음에 견주어 천국이나 지옥에 간다.

‘사후세계’의 존재에 대한 철학적인 설명 중 하나는 소위 ‘파스칼의 내기’이다. 17세기 프랑스 철학자,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블레즈 파스칼(1623~1662)은 그의 작품 <팡세>에서 사후세계의 존재를 믿던 믿지 않던 이성적인 사람은 신의 존재와 사후세계를 믿는 것이 이득이라고 주장했다. 만약 신이 없다고 하더라도 일생을 정직하게 살았기 때문에 별 손해가 없다.

 

그러나 반대 경우를 상정해 보자. 만일 무신론자가 죽은 후 사후세계가 없다면 별 손해를 당하지 않지만 어떠한 이득도 얻을 수 없다. 그러나 만약 신이 있다면 그 사람은 무신론자이기에 사후에 큰 손해를 본다는 주장이다. ‘파스칼의 내기’는 확률 이론과 의사결정 이론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지만 신의 존재나 사후세계를 이성을 통해 알려는 전형적인 계몽주의적 설명이다.

 

18세기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1724~1804)는 도덕적인 삶이 가장 이성적인 선택이며, 이성적인 선택은 그 선택에 대한 ‘상벌(賞罰)’이라는 정의가 실행될 때 진가를 발휘한다고 했다.

 

이 세상에는 악한 사람들도 행복하게 살기 때문에 정의가 실현된다고 볼 수 없고 도덕적인 행위도 이성적이지 않다. 삶은 공평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도덕적인 삶의 이성적인 근거는 사후세계를 기초로 한다. 전통적인 그리스도 사후세계에서는 죄인은 벌을 받고 의인은 상을 받는 사후세계가 존재한다.

칸트는 사실 그리스도교의 사후세계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그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이성적인 삶, 도덕적인 삶을 가능하게 하는 지렛대로 사후세계에 대한 개념이 존재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사후세계에 대한 체험, 소위 ‘임사체험’을 하고 그것을 증언하는 사람들의 기록은 지극히 개인적이어서 그 내용이 아무리 구체적이라 할지라도 객관적인 동의를 얻지 못해왔다.

임사체험을 증언한 책들의 형태는 대개 다음과 같다. 혼수상태에 빠져 거의 죽음의 상태에 빠진다. 신체기능은 마비됐지만 빛과 찬란한 색깔과 드넓은 경관을 경험한다. 이 모든 경험이 신체와는 상관없이 일어난 경험이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말하고,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감격한다. 건강을 회복해 일상으로 돌아온 그 사람은 삶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자신의 생생한 경험을 사람들에게 기꺼이 말하려 한다.

 

최근 한국에서 번역되어 출간된 <나는 천국을 보았다>는 이전의 서적들과는 다르다. 뇌사상태에서 7일 만에 살아 돌아온 사람이 무신론자이며 하버드대학교 신경외과 의사를 지냈고 세계적인 뇌신경과학자인 이븐 알렉산더이기 때문이다.

 

알렉산더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박테리아성 수막염에 걸려 혼수상태에 빠져 뇌 부위가 완전히 정지됐고 생물학적으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7일째 되는 날에 그는 기적처럼 다시 눈을 떴고, 일상으로 돌아와 자신이 아는 최첨단 과학적인 이론과 추론으로 사후세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람들이 이 책에 열광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박힌 학벌주의 때문이다. 실제로 그의 학벌이나 놀라운 경험에 대한 이야기가 사후세계의 존재를 증명한 것은 아니다. 이 책에 대한 반응은 알렉산더가 뇌 상태에 대해 가장 많이 아는 전문가이기 때문에 우리가 그의 경험을 믿을 수가 있는가?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아는 모든 과학적인 지식도 한 개인의 생각과 감정에서 온다. 객관성이라는 과학탐구의 근간도 주관성에 근거하고 있다. 알렉산더가 사후체험을 한 내용이 우리의 삶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이런 임사체험을 한다는 현상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이런 내용들은 인생에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신비가 존재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지 않은지.

 

수많은 종교들에서 사후세계와 그 담론이 그 종교를 신봉하는 사람들을 조절할 수 있는 효율적인 도구가 된다. 1세기 팔레스타인의 유대교의 한 분파였던 바리새인들이 청년 예수에게 자꾸 질문한다. 천국이 어디이고 언제 오는지. 청년 예수는 천국은 인간이 볼 수 있는 장소도 아니고 인간이 존재하는 시간도 아니라고 말한다.그는 ‘천국은 너희들 안에 있다’라고 말한다.

 

천국은 죽은 다음에 가는 곳이 아니라 오늘 내가 존재하는 바로 여기에서 내 가족과 이웃들과의 이상적인 상태이며 추구해야 할 공동체이다. 오늘을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살아 가족과 이웃과 심지어는 원수까지 이해해주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때 여기가 천국이 된다.

 

 

 

 

[배철현 교수의 인간과 신] ? ‘사자의 서’

 

 

 

 

유일신 종교들에는 사후세계에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가 있다. 그 통과의례를 ‘심판’이라 한다. 살아있는 동안 자신이 한 생각, 말, 행동에 대해 죄과가 있는지 엄격하게 검사를 받는다. 그 심사 기준은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다.

 

사람은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자신에게만 부과된 특별한 ‘임무’가 주어진다. 그 임무를 그리스도교 신약성서에서는 ‘달란트’라 부른다. 사후세계 심판자들은 무엇보다도 죽은 자가 자신의 달란트를 알고 있었는지를 심문한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죄는 자신이 꼭 해야 할 일, 자신이 왜 하필이면 인간의 모습으로, 특히 주어진 장소와 시간에 태어났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하는 ‘무식(無識)’이다.

 

자신에게 맡겨진 고유한 미션을 찾는 행위를 ‘소명(召命)’이라 부른다. 사람이 그 소명을 깨닫게 된다면 자신의 목숨까지 바쳐 소명을 완수하게 된다. 이런 자들을 우리는 ‘위대한 자’ 혹은 ‘혁신가’라고 부른다.

그러한 소명 기회인 심판을 인류역사상 가장 극명하게 표현한 작품이 바로 이집트의 <사자의 서>이다.

 

고대 이집트에서 죽음은 끝이 아니라 영원한 삶의 시작이었다. 파라오들은 자신들의 왕궁보다는 나일강 서쪽에 건축하는 장례전이나 피라미드에 온 정성을 다했다. 현재의 삶은 순간이며, 사후세계는 시간을 초월한 영원이라고 여겼다.

 

고대 이집트인들의 사후세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문헌은 기원전 16세기에 등장해 이집트가 멸망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사용된 소위 <사자의 서> (기원전 1550-50년)라는 장례 문헌이다.

<사자의 서>의 원래 이집트 명칭은 ‘루 누 페레트 엄 헤루’로 그 의미는 ‘빛으로 나오기 위한 책’이란 의미이다. <사자의 서>는 죽음을 맞이한 자가 ‘두아트’라는 가장 깊은 지하세계를 지나 사후세계로 여행하면서 다음 세계로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주문(呪文) 모음집이다.

<사자의 서>는 기원전 1300년경 테베에 살았던 서기관 휴네페르가 심판을 받는 장면을 묘사한다. 휴네페르는 파라오 세티 1세를 모시던 궁중 서기관이었다. 이 그림은 왼쪽에서 시작해 심판을 받는 과정을 차례로 설명했다.

 

맨 왼쪽에 죽은 자를 지하세계로 인도하는 시체 방부 처리를 관장하는 신인 아누비스가 휴네페르를 오른손으로 잡고 인도하고 있다. 아누비스는 머리는 자칼의 모습을 하고 몸은 사람의 모습이며 긴 꼬리를 달고 있다. 최근 유전자연구를 통해 이집트 자칼은 이집트 사막에서 종종 발견되는 회색 늑대의 한 형태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늑대는 이집트 무덤에서 종종 인간의 시신을 파내 그 살을 먹는 스캐빈저이다. 아누비스의 머리가 검은 색인 이유는 검게 변한 시신을 상징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재생을 상징하는 나일강의 검은 땅을 상징하기도 한다. 아누비스가 휴네페르를 인도하는 동안 위에선 휴네페르가 이집트의 14명 주요 신들을 예배하고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두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게 하여 가슴까지 들어 올리는 모습을 ‘두아’라고 하는데 그 의미는 ‘경배하다’이다. 아누비스의 손에 이끌려 심판대로 끌려가는 휴네페르는 이집트의 신들에게 떨리는 마음으로 경외를 표하고 있다.

 

휴네페르는 여기에서 생전에 42가지를 하지 않았다고 선포해야 한다. 이 선포를 ‘마아트의 부정 고백들’이라 부른다. “나는… 이 같은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고백하는 42가지 내용들은 인간이 금해야 할 행동이나 생각들이다.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십계명은 신이 계시한 명령이지만, 이집트의 42가지 부정 고백들은 인간이 일상생활 속에서 해서는 안 될 도덕적인 내용들이다.

 

42가지 부정 고백들은 각각을 관장하는 42명들의 신들과 그 내용들이 있다. 휴네페르는 42명들의 신들과 그 고백들을 정확하게 고백해야만 한다. 휴네페르가 이 고백을 마치면 바로 그 고백이 진실인지 아닌지 심판을 받게 된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생전에 도덕적인 삶을 살지 않았다면 사후세계를 보장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사후세계는 신을 믿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도덕적인 삶을 살았느냐가 관건이다.

 

휴네페르는 이제 자신의 고백의 진위를 시장에서 볼 수 있는 물건의 무게를 재는 천칭을 이용해 심판 받는다. 천칭의 중앙대를 중심으로 바로 왼쪽에는 아누비스가 하얀 제단위에 앉아 심판과정을 관장하고 있고, 천칭 중앙대 오른쪽에는 머리는 악어, 몸은 사자, 그리고 하체는 하마인 ‘암무트’라는 괴물이 천칭 밖에서 무언가를 적고 있는 문자의 신인 따오기 머리를 한 토트를 응시하고 있다.

천칭의 양쪽 저울판에서는 각각 서로 다른 것들이 올라가 있다. 왼쪽 저울판에는 휴네페르의 심장이 올려져 있고, 오른쪽 저울판에는 심장의 무게를 재는 분동(分銅)으로서 타조깃털이 올려져 있다.

 

고대 이집트어로 심장을 ‘입(Ib)’이라고 한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생각하는 영혼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중에 하나인 ‘입’은 인간의 감정, 생각, 의지, 그리고 의도가 만들어지는 원천이다. 그러니까 ‘입’은 휴네페르가 살아생전에 하던 생각, 말, 행동을 모두 저장한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와 같은 것이다. 고대 이집트 종교에서 심장은 사후세계를 결정하는 열쇠이고, ‘입’은 사후에 살아남아 지하세계에서 그것을 소유한 사람을 심판하는 중요한 단서이다.

 

천칭의 다른 저울판에서 분동역할을 하는 타조깃털은 고대 이집트어로 ‘마아트’라고 부른다. ‘마아트’는 일반적으로 ‘정의’ 혹은 ‘진리’라고 번역된다. 그러나 마이트의 본래 ‘중용(中庸)’과 같은 개념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커다란 건물을 사막에 지을 때 먼저 정교한 의례를 거행했다. 그들은 사막에서 수천 개 혹은 수만 개의 무거운 돌을 쌓아올려 영원히 무너지지 않는 피라미드를 건축하면서 이 수많은 바위들을 지탱할 수 있는 그 중심을 타조깃털로 표시하는 관습이 있었다. 마아트는 우주의 원칙이면서 동시에 개인이 짧은 인생동안 반드시 찾아 행해야 할 그 자신에게만 주어진 의무이다. 사후세계는 자신이 반드시 행해야 할 미션을 찾고 그것을 이행하는 자들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천칭의 옆에 서서 생명의 책을 들고 휴네페르가 정말 자신의 마이트를 찾아 자신에게 맡겨진 의무를 다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만일 천칭이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심장 쪽으로 기운다면, 괴물 암무트가 휴네페르를 잡아먹을 것이다.그러면 휴네페르는 ‘자신의 이름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자’가 된다. 그러나 저울판이 평행을 유지한다면 그는 고대 이집트어로 ‘마아 케루’ 즉, ‘목소리에 거짓이 없는 자’가 되어 태양신인 호루스의 인도를 받아 재생과 부활의 신인 오시리스 앞에 서게 된다. 윤동주 시인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삶’, 자신의 임무를 깨닫고 몸과 마음과 정성을 다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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