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에 '김정일 타도' 구호
NYT는 이날 독일 슈피겔지의 안드레아스 로렌츠 기자가 쓴 ‘환희의 춤’ 기사를 영어로 번역해 소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NYT는 “지난 4월 22일 용천역 폭발 사고가 나기 불과 몇시간 전 김정일 위원장이 탄 열차가 이곳을 지나간 것이 단순한 우연이었을까”라고 반문하면서 “1990년대 중반 기아(饑餓)로 300만명이 목숨을 잃었던 당시엔 열차와 육교, 공장 담벼락에 ‘김정일 타도’ 같은 구호들이 나붙었으며, 김씨 왕조의 사치를 비난하는 전단들이 김일성 주석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 기념궁전에 등장했었다”고 전했다.
NYT는 “베이징에 살고 있는 영국인 작가 겸 기자인 재스퍼 베커(48)는 곧 출간 예정인 자신의 저서에서 공장과 군부대, 한 마을 전체가 현 지도부에 저항해 들고 일어난 사건들을 소개하고 있다”면서 “1998년 2월 황북 송림의 제철공장에서 일어난 대규모 봉기사건은 북한 역사에서 사상 최대의 노조 봉기였다”고 전했다.
그외 ▲1990년대 중반 450명의 경호부대원 중 소수가 김 위원장의 암살을 기도했으며 ▲1992년 함흥 주재 육군 부대 부사령관과 부총참모 장 안종호 등이 경제개혁을 촉구하며 쿠데타를 모의했으며 ▲1995년 청진에서 일부 장교들이 항만과 로켓포기지를 장악하고, 부대원들에게 평양 진격을 설득하기도 했다는 것.
NYT는 “김 위원장은 이 같은 저항 때문에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살고, 평양시내 소재 그의 집들은 터널로 연결되어 있으며, 저항 음모를 분쇄하는 부대원만도 10만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NYT는 “북한이 가난 속으로 계속 빠져들고 있을 때도 김정일은 골프 코스와 마구간·영화관 등을 갖춘 10개의 궁전을 건설했고, 차고에는 최고급 승용차들이 가득 차 있었다”면서 “미 중앙정보국(CIA)은 김정일 가족의 재산이 40억달러(약 4조4400억원) 상당이며, 이 중 일부가 스위스 은행에 은닉돼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