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삭노이와 문정웅 선수 중 택한다면 문정웅 선수를 택하겠다."이번 코마 무신대회 남삭노이와 삼코 선수와 같은 유명선수를 키워낸 태국의 유명 룸피니 프로모터인 춘캣펫 씨의 말이다.
코마 1회 대회와 지난 10월 제니아 X-파이터 대회에 남삭노이, 삼코와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무에타이 선수를 한국 코마 대회에 출전시키고 있는 춘캐펫 룸피니 프로모터는 문정웅 선수에게 감탄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제니아 대회에서 문선수의 경기를 보았다. 태국7TV 챔피언을 지낸 롭빠덱선수를 상대로 문선수가 싸우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그리고 오늘 남삭노이와의 경기를 보고 또다시 놀랬다. 남삭노이와 문정웅 선수중 한 사람을 택한다면 문정웅 선수를 택하겠다."라고까지 말하며 문정웅선수의 발전한 모습에 극찬을 아끼지 않으며 앞으로 높은 가능성을 시사했다.
옆에서 통역을 해주던 임치빈 선수의 트레이너인 태웅회관의 공선택 관장은 "문정웅 선수가 남삭노이를 상대로 싸우는 것을 보고 나 역시 놀랬다. 문 선수 정도이면 태국에서 룸피니 챔피언까지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선수이다."라고 말했다.
문정웅(27세, 부산 특사)선수는 지난해 10월 대전 X파이터 특설 링에서 태국7TV 챔피언 롭빠덱과 대접전을 벌인 끝에 판정까지 끌고 가는 놀라운 기량을 발휘해 이 경기를 지켜본 태국 프로모터들이 태국의 무에타이 벽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유력한 후보라는 극찬을 받은바 있다. 또한 임치빈 선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선수라고 평가 되었던 선수이다.
문정웅 선수는 그 가능성을 높이 인정받고도 지난해 10월 태국7TV 챔피언 롭빠덱과의 경기 이후로 7개월간의 공백이 있었다.
그리고 오랜 공백을 깨고 드디어 남삭노이를 상대로 코마무신대회 슈퍼파이트 원매치 경기에 출전했다.
지난해 10월 롭빠덱과의 접전의 경기를 펼치고 판정패로 패해 "좀더 잘 싸울 수 있었는데..."라며 아쉬움을 남겼던 문타이거 문정웅 선수는 오늘 태국의 살아있는 전설 남삭노이(26세. 태국포블라묵)선수와 5라운드에 이어 연장까지 가는 후회 없는 경기를 보였다.
[사진설명: 문정웅 선수가 남삭노이 선수의 오른펀치를 속타(팔굽올려치기)로 차단하며 동시에 공격을 하고 있는 모습]
남삭노이의 오른발이 들어오면 그의 특기인 왼발로 응수하며 남삭노이에게 초반부터 밀리지 않는 경기를 보여주었다.
남삭노이를 비롯해 태국선수들의 경기 스타일은 3라운드까지는 탐색전으로 시작 초반부터 상대 선수가 먼저 무리하게 공격을 하도록 해서 체력을 소진하게 한 다음 4라운드와 마지막 5라운드에서 무에타이 목잡기(뺨)에 이은 무릎공격으로 상대를 KO시키는 전술이 보편적이다.
문정웅 선수과 임치빈 선수도 지난해 제니아 X-파이터에서 남삭노이와 롭빠덱선수에게 뺨기술로 결국 모두 패하고 말았었다.
하지만 오늘 경기양상은 달랐다.
3라운드까지는 어느 선수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남삭노이가 오른발을 날리면 문정웅은 왼발로 응수했다. 그리고 문정웅은 원투 스트레이트로 펀치로 남삭노이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남삭노이는 잡기 기술로 문정웅을 옭아매서 무릎복부나 옆구리 공격을 노려보지만 문정웅 선수 몸싸움에도 쉽게 몸을 주지 않고 똑 같이 무릎공격으로 응수한다.
지난해 제니아 X-파이터에서 자신보다 작은 키의 롭빠덱 선수의 목 잡기 기술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그만큼 문정웅 선수가 오랜 공백기간에 불구하고 자신을 만들어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남삭노이와 그의 진영은 당황해 하는 표정이다. 남삭노이의 프로모터는 '딥', '딥' 이라고 말하며 '딥'을 남삭노이 선수에게 주문하다. '딥' 이란 앞차기로 상대 선수의 들어오는 것을 밀어내는 발차기를 말한다.
문선수의 저돌적인 맞불작전과 펀치가 남삭노이를 힘들게 만들자 '딥'으로 거리를 만들며 상대의 중심을 흩트려 놓고 바로 킥을 날리며 목잡기에 들어가 무릎공격을 하려는 의도로 보였다.
통상적으로 3라운드에서 상대선수의 체력을 소진시켜 놓고 4라운드에서 목잡기로 상대의 손과 발을 옭아매어놓고 무릎공격으로 끝내는 전술이 문정웅에게는 먹히지 않았다.
문정웅 선수는 국내 무에타이 계에서 늦게 몸에 발동이 걸리는 선수로 알려진 선수이다. 초반보다는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살아나고 펀치와 킥이 살아나는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러다 보니 4라운드에 가도 체력에 전혀 이상이 없고 오히려 남삭노이에게 저돌적으로 응수하며 돌진해 들어오는 문정웅 선수에게 남삭노이와 그의 진영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5라운드 초반에 문정웅 선수의 '속타'(올려치는 팔굽 기술) 공격으로 남삭노이의 왼쪽 눈두덩이가 찢겨져 나간다. 경기는 잠시 중단되고 닥터 체크가 있은 후 경기는 속행된다. 문정웅은 “기회는 이때다”라고 생각한 듯이 더욱더 남삭노이에게 맹공격을 펼친다. 남삭노이는 뒷걸음질을 치며 경기는 종료된다.
5라운드까지의 경기 결과는 무승부, 그리고 연장전에 돌입한다.
연장에 돌입한 남삭노이는 경기 종이 울리자 마자 문정웅을 향해 맹공격을 한다. 아마도 그의 명성에 비해서 문정웅선수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보여주지 못해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받은 것이 분명하다.
맹공격으로 문정웅에게 맹공격을 퍼붓고 문정웅 선수도 응수를 하며 연장전이 끝이 난다.
경기 결과는 남삭노이의 판정승으로 문정웅은 제니아 X-파이터 이후 태국선수를 상대로 또 다시 패하며 태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문정웅 선수는 경기를 끝내고 인터뷰에서 "남삭노이에 비해서 기술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체력이라도 이길 것이라는 생각으로 몸 만들기에 열중했다. 제니아 X-파이터에서 롭빠덱 선수와의 경기 이후 7개월 동안 공백이 있었다. 파이터에게 7개월은 정말 긴 시간이다. 하지만 남삭노이와의 결전에 상관없이 파이터로서 하루 하루를 자신과 열심히 싸워왔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문정웅은 임치빈과 함께 국내 입식타격기 쌍두마차로 그 명성을 지켜왔다. 일부 격투기 트레이너들은 임치빈 보다 더 여러 면에서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내놓았었다.
문정웅은 임치빈과 함께 스트라이킥 소속 선수로 있었지만 임치빈에 이어 2인자로 여겨져 왔었다.
문정웅은 태권도를 수련했고 이후 태권도에서 무에타이로 전향한 선수이다. 스트라이킥과 코마 주심으로 잘 알려진 부산의 태산 체육관 김용호 관장을 통해서 무에타이를 익히기도 했고 현재는 부산 특사 체육관 소속으로 양한룡 관장 밑에서 무에타이를 수련하고 있다.
문정웅 선수를 트레이닝 시키고 있는 부산 특사 체육관의 양한룡관장의 문정웅 선수에 대한 평가는 "문정웅 선수는 순수하게 끊임없이 자신과 싸우며 놀라울 정도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선수입니다. 새벽부터 로드웍으로 시작해서 저녁시간 수백 번의 발차기로 자신을 하루도 빠짐없이 업그레이드 시켜왔습니다. 7개월이라는 공백이 있어 걱정이 되었지만 좋은 경기를 보여줘 기쁩니다. 앞으로 문정웅 선수가 태국의 룸피니나 일본의 격투기 무대에도 진출해 훌륭한 선수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태국의 룸피니 프로모터가 말한 것처럼 문정웅은 지난해 X-파이터 경기를 통해 태국의 무에타이의 빗장을 열었다. 그리고 오늘 남삭노이와의 경기를 통해 그 빗장을 열고 한걸음 내걸었다. 이제 다음은 당당히 태국의 무에타이의 문을 지나 왕좌의 자리를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보여 줄 것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