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미자질 반의어쌍 |
X |
Y | |
(사회적, 심리적) 공존쌍 |
동질성 |
+ |
+ |
(언어적, 논리적) 동위성 | |||
(의미 영역) 배타성 |
이질성 |
+ |
- |
(위상적 인식) 대칭적 상반성 |
- |
+ |
2강--
4) 통시적 접근
1. 어원: 어원론은 낱말의 역사를 연구하는 어휘론의 한 분야.
-- 20세기 이후 어원연구
가. 한국문화의 특질을 해명하려는 과정에서 어원 문제를 하나의 방증 자료로 취급한 연구.
나. 어휘사의 관점에서 주목되는 어휘를 본격적으로 다룬 정통 어원연구로서 특정한 어사의 형태 분석과 그것들의 앞선 시기 형태의 재구성 및 의미의 확인 등을 기본 방법론으로 함.
다. 한자 차용표기 방법에 의하여 기록된 고유명사의 의미와 그 낱말의 형태를 추정하려는 분야의 연구로서, 특히 지명의 형태 추정과 의미 확정에 관심을 쏟음.
라. 국어를 비교언어학의 방법에 의하여 계통을 확인하고 동계 분파어를 재구성하고 비교함으로써 어원을 밝힌다.
--어원변화의 예들
*(시내[溪계]는 실[谷곡]+내[川천]의 결합형으로 첫 음절의 ‘ᄅ'이 탈락된 형태이다.)
*성냥은 중국어 석류황의 귀화형이고, 빙자(떡)는 역시 근세중극어 ‘빙쟈’의 귀화형이다.
*가시내는 가시[女]+아[小兒]의 결합형으로 ‘갓나’와 이형태를 이룬다.
2. 의미변화
* 낱말의 의미변화가 일어나는 기본 조건
가. 언어의 비지속적 전수 방법
나. 의미의 불명료성과 사물의 연속성
다. 낱말 형태의 변화와 유연성의 상실
라. 다의 현상과 중의적 문맥
*<울만> 낱말의 의미론 체계적 설명
(낱말을 말소리(명칭)와 뜻(의미)의 이원 구조로 가르고 명칭과 의미가 화용상의 문맥에서 비슷함 때문에 변화를 입는가, 가까움 때문에 변화를 입는가로 나누어 분류표 작성)
(1) 언어의 보수성에 의한 변화
-- 옛날에 확정된 사물의 이름이 그대로 사용된 결과 지시 대상의 변화가 일어난 경우.
동일한 낱말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회적 기능은 같으나 형질이 바뀐 새로운 대상을 가리킬 때. (예: 배[船], 펜[pen])
(2) 언어의 개신성에 의한 변화
a. 명칭의 변이
가. 의미 사이의 비슷함에서: 사람의 신체부위 ‘머리, 허리, 다리’등이 ‘상부, 시초, 역량’, ‘중앙, 중간, 과도기’, ‘신분, 토대, 근거’ 등의 의미로 사용되는 의인관적 은유, ‘까치수염, 괭이눈, 개미귀신’, ‘쥐며느리, 쥐꼬리’ 등 동물의 이름이 식물, 곤충, 사물의 이름으로 전용되는 동물적 은유, 그리고 공감각적 은유나 의미의 추상화가 여기에 속함.
나. 의미 사이의 가까움에서: ‘분골쇄신’이라는 한자성어가 쓰일 때, 정말로 어떤 사람이 뼛가루가 생길 만큼 부서지며 죽은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이처럼 낱말이 나타내는 의미의 일부만 적용시키는 한정 명명이나, 놀부 봉이 김선달 등을 현대의 특정인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하는 의미 범위의 전용이 여기에 속함.
b. 의미의 변이
가. 명칭 사이의 비슷함에서: ‘쵸마’가 ‘행주치마’로 바뀌고, ‘한량’이 ‘활량’으로 바뀌는 것은 민간어원이고, ‘가난하다’가 ‘家難하다’로, ‘생각’이 ‘生覺’으로 바뀐 것은 한자 부회의 예.
나. 명칭 사이의 가까움에서: 불혹, 지천명, 고희 등은 나이를 뜻하게 되었고, ‘엉터리’는 애초 ‘사물의 근거, 또는 토대’이지만 ‘엉터리가 없음’을 논하는 문맥에 자주 쓰이다 보니 ‘엉터리’ 자체가 ‘터무니없음’을 뜻하게 되었음.
c. 복합변화: 글은 문장을 뜻하고 글월은 문서를 나타내는 낱말이었으나 글이 문서를 뜻하고 글월은 문장을 뜻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명칭과 의미가 서로 긴밀하게 묶인 경우 으미의 엇바뀜이 일어난다.
5) 화용론적 접근
- 숙어는 관용표현의 어휘군으로 두 개 이상의 낱말이 필연적으로 결합하여 필수 공기 관계에 놓이면서 화석화된 어구인데 이 때에 반드시 제3의 새로운 의미를 나타낸다. 크게 둘로 나누어, 하나는 체언의 기능을 하는 명사숙어이고, 다른 하나는 용언의 기능을 하는 동사숙어이다.
* 명사숙어의 종류
가. 들은-풍월, 입찬-소리, 큰-집, 깐깐-오월
나. 바지-저고리, 위-아래, 앞-뒤
다. 밥-줄, 밤-손님, 콧-방귀
라. 입에-풀칠, 엎드리면-코-닿을-데
마. 땅짚고-헤엄치기, 식은-죽-먹기
* 동사숙어의 종류
가. 관주동사숙어: 귀(가)먹다. 궁둥이(가)무겁다. 넉살(이)좋다. 말발(이)서다 등.
나. 관목동사숙어: 경(을)치다. 기(를)쓰다. 눈(을)감다. 배(를)앓다. 등.
다. 관부동사숙어: 날고 기다. 깔고 뭉개다. 눈감고 아웅하다. 넘겨짚다. 입에 담다 등.
<제 3강> 국어 어휘의 특성에 대하여
* 국어어휘는 개별 낱말의 기원적 계보에 따라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로 나눈다.
* 국어어휘는 국어 표기의 수단으로 창제된 한글로 완벽하게 표기될 수 있다. (한글의 우수성, 한글은 음소문자이면서도 음절문자로 운영되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
1) 음운론적 유연성
- 고유어의 어휘적 특성은 ‘배의성’ 또는 ‘유연성’이라는 낱말로 응축시킨다. 이 유연성은 음운론적 현상과 형태론적인 현상으로 나누어 보아야 한다. 음운론적인 유연성은 음운교체성으로 설명 될 수 있다. 이러한 음운교체에는 모음교체와 자음교체가 존재한다.
- 음운교체성:
가. 맛[味(미)]: 멋(외형적 풍미), 살[歲(세)]: 설[元旦(원단)], 갓[皮(피)]:것(표면) 등
나. 곧다[直(직)]:굳다[堅(견)], 곱다[曲(곡)]: 굽다[屈(굴)], 녹다[鎔(용)]:눅다[緩(완)] 등
다. 다[刮(괄)]: 긁다[搔(소)], 다[衰殘(쇠잔)]: 늙다[古老(고로)] 등
(어간 모음의 교체는 때로는 독립된 낱말을 만들기도 하였고, 때로는 노다:누르다 에서처럼 기본 의미는 고정되었으면서도 느낌이나 대상물 본성의 작은 차이를 표현해 주는 장치로 기능하여 왔다. 예컨대, ‘염치’라는 한자어는 그 낱말이 지닌 기본 의미의 중후성에도 불구하고, 얌체라는 어간 모음 교체에 의한 변이형을 가지게 됨으로써 본래의 낱말 염치와는 개념상 정반대의 뜻을 나타내는 경우까지 생겼다. 현대 국어에서는 대부분의 의성, 의태어가 어간 모음의 교체로 어감상의 차이를 나타내는 어휘군을 형성하고 있다. 예-- 팔랑팔랑:펄렁펄렁, 아장아장: 어정어정, 꼼지락거리다: 꿈지럭거리다, 감감하다:캄캄하다:깜깜하다. 등)
2) 형태론적 유연성
1. 접미 파생어
-하나의 어간 형태소가 의미 중심을 지키고 있고 그 앞이나 뒤에 새로운 의미를 첨가하기 위해 접사가 붙음으로써 파생법에 의한 낱말이 만들어진다.
가. 짐, 잠, 꿈, 걸음, 놀음, 울음, 웃음, 앎, 게으름, 괴로움, 그리움, 기쁨 등
나. 내기(승부), 보기(예), 더하기(가산), 빼기(감산) 등
(위의 예들은 처음 만들어질 때에는 동명사로 쓰이었을지 모르나 거기에 새로운 특수 의미가 일반화함으로써 용언이 지닌 문법적 기능을 상실하고 완전히 굳은 이른바 전성명사 들이다.)
다. 날개, 덮개, 노래, 마개, 저리레, 놀이, 다듬이, 미닫이, 잡이, 꾸중, 마중, 노랑, 빨강
(개, 애, 이, ᄋ 과 같은 접미사들은 각각 물건의 이름, 행동, 또는 척도등의 이름을 나타내는 명사를 만들기 위하여 쓰인다.)
라. 털:터럭, 줌:주먹, 갖:가죽, 잎:잎사귀, 목:목아지, 말:망아지
(억, 욱, 아지 와 같은 접미사는 새로운 의미를 첨가한다기보다는 어감의 차이를 나타내는 정도의 기능을 한다.)
마. 밥하다, 떡하다, 복되다, 참되다, 일시키다, 공부시키다, 그늘지다, 기름지다, 겹치다, 감치다, 멋쩍다, 귀살쩍다, 어른스럽다, 촌스럽다, 사람답다, 신사답다, 아름답다.
(하, 되, 시키, 지, 치, 적, 스럽, 답 등은 그 앞에 놓인 형태소와 결합하여 특이한 의미의 동사나 형용사를 만든 낱말들을 보인다.)
바. 달구다, 엉구다, 비우다, 낯두다, 멈추다, 곪기다, 넓히다, 미덥다, 놀랍다, 그립다, 기쁘다.
(우, 이, ᄇ 등을 기원적 형태소로 하여 그 앞에 있는 동사나 형용사를 통사적 기능이 다른 동사나 형용사로 만든 예들이다.)
2. 접두 파생어
가. 개떡, 개살구, 개나리, 개판, 개소리, 날고기, 날것, 날탕, 맨손, 한겨울, 한더위
(개, 날, 맨, 한, 등은 기원적으로는 독립된 낱말에서 나온 것이지만 독립성을 상실하고 뒤에 오는 낱말과 결합하여 새로운 낱말을 만들어 내고 있다.)
나. 들볶다, 들쑤시다, 들부수다, 빗나가다, 빗보다, 새빨갛다, 샛노랗다, 얄밉다, 얄궂다
(접두형태소를 갖고 있는 동사 또는 형용사의 예들이다.)
3. 복합어
- 파생법과 짝을 이루고 있는 복합법은 두 개의 독립적인 형태소가 대등한 자격으로 결합하여 새로운 낱말을 형성하는 낱말 만들기 방법이다.
가. 거즛말[僞(위)+言(언)], 목숨[頸(경)+息(식)]
나. 길잡다. 녀름짓다, 눈멀다, 물들다, 믈잠다, 앞셔다.
다. 도라오다, 니러서다, 라디다
라. 업시너기다, 갓고로디다, 아니다
마. 듣보다, 오리다, 딕먹다, 빌먹다, 잡쥐다 (비통사적 합성어의 예들)
바. 밤, 나막신, 아랑곳, 달걀, 쇠고기
* 국어의 복합어에는 형태론적 유연성이 잘 나타나 있다.
<제 4강> 국어 어휘의 특성에 대하여
1. 한자어의 어휘적 특성
- 한자어가 국어의 어휘 체계 안에서 무리 없이 사용되는 까닭
* 음운론적 동화 이외에도 복합어 만들기에서 고유어와 무리 없이 결합할 만큼 고유어와의 친화력을 발휘하기 때문.
* 중국어 문법에 따르면 어구로 해석되는 3음절 이상의 한자 성구들이 국어의 체계 안에서는 하나의 낱말로 처리되는 현상 때문이다.
**고유어와 한자어가 이질감 없이 복합어를 형성한 예**
가. 밥상(床), 문(門)설주(柱), 약(藥)밥, 양(洋)담배
나. 어차피(於此彼), 급기야(及其也), 심지어(甚至於)
(국어의 체계 안에서는 단일한 낱말이요, 품사상으로는 부사로 처리된다.)
다. 동분서주(東奔西走), 금과옥조(金科玉條), 금의환향(錦衣還鄕)
(뜻을 풀이하면 어구 내지는 문장으로 풀이하여야겠지만 국어의 체계 안에서는 단지 하나의 명사 구실을 할 뿐이다.)
**국어 어순과는 다르게 결합된 낱말의 무리**
가. 피난(避難), 살생(殺生), 방화(防火), 관광(觀光), 휴회(休會)
(목적구성의 낱말로 자연스런 국어 표현에서는 ‘난을 피함’, ‘생물을 죽임’, ‘불을 놓음’과 같은 해석을 하게 된다.)
나. 견탈(見奪), 소정(所定), 소위(所謂), 피살(被殺)
(피동구성으로 ‘빼앗음을 당함’, ‘정한대로’,같은 해석을 하여야 함)
다. 물론(勿論), 불리(不利), 비리(非理), 무죄(無罪)
(부정구성으로 ‘말할 것도 없이’, ‘이롭지 않은’ 등으로 모두 뒤에 있는 글자부터 해석을 요구하는 중국어(한문)의 통사 구조를 반영한다.
라. 회중(懷中), 상한(傷寒), 의외(意外), 망명(亡命)
(생략 구성으로서 한문에 대한 소양이 없는 사람들은 조건 없이 암기하여야만 하는 낱말들)
*한자어는 고유어와 대비하였을 때 의미론적으로 고유어와는 다른 점이 있다.
1-고유어와는 다른 의미 영역을 담당하면서 고유어와 대립적인 위치에 있는 점.
가. 고유어가 일반 생활 어휘 또는 기초 어휘를 담당하고 있음에 반하여 한자어는 전문 어휘, 특수 어휘 쪽을 담당하고 있다.
나. 한자어의 유입 초기부터 관념적이고 사변적인 개념어들은 유교 경전과 불교 경전을 통하여 물밀 듯이 국어 어휘 체계 속에 쏟아져 들어왔다.
2-한자어의 만들어짐이 고유어와는 다른 경로를 거치기 때문에 시대적인 단절이 존재한다는 점.
가. 방송(放送)은 조선 왕조 시대에는 ‘죄인을 석방함’의 뜻이요, 발명(發明)은 죄인이 자신의 무죄함을 변명함의 뜻이었다.
2. 한자어의 종류
-한자어는 크게 나누어 세 나라를 발상지로 한다. 중국(유교 경전, 불교 경전, 백화문), 한국, 일본이다.
*중국
가. 가정(家庭), 감동(感動), 검소(儉素), 결혼(結婚), 고독(孤獨)
(고전한문에 기원을 둔 한자어 들)
나. 건달바(乾達바), 미륵(彌勒), 미타찰(彌陀刹), 업장(業障), 연기(緣起)
(불교 경전 중심으로 한 낱말로 고대 인도어인 산스크리트를 원어로 하는 것)
다. 보배(寶貝), 상투(上頭), 다홍(大紅)
(중국문화와의 직접적 접촉의 결과)
*한국
가. 채독(菜毒), 감기(感氣), 신열(身熱), 복덕방(福德房), 사돈(査頓)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한자어들)
*일본
가. 연역(演繹), 귀납(歸納), 절대(絶對), 선천(先天)
(일본이 서양의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낱말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독자적으로 개발해 낸 한자어로서 개화 이후 우리 나라에서도 통용된 한자어들)
나. 편물(編物), 시장(市場), 입구(入口), 조립(組立)
(일본에서 만든 한자어인데, 일본에서는 한자를 훈독하는 전통이 남아 있어서 모두 훈독하는 것들)
- 한자어는 각 시대에 걸쳐 지속적으로 국어 어휘 체계 안에서 숫자상의 팽창을 계속해 오면서 한편으로는 고유어의 세력을 약화 또는 소멸 시키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한자로 표기 될 수 없을 정도로 귀화 현상을 보이기도 하였다.
가. 믿들월 :원문(原文) 믿얼굴: 본질(本質)
죽사리: 생사(生死) 즈믄: 천(千)
겨르다: 한가(閑暇)롭다 과그르다: 과격(過激)하다
(고유어가 한자어의 세력에 밀려 완전히 소멸된 경우)
나. :강(江), 호수(湖水) 구실:세금(稅金)
길, 길이: 이자(利子) 누리, 뉘:세상(世上)
(고유어의 생명이 아직 남아 있으나 거의 소멸의 위기를 맞은 것들)
다. 성냥(石硫黃), 차례(次第) -- 한자음에 변화가 일어나 고유어처럼 된 낱말들.
3. 외래어의 유입
- 외래어의 상당수가 영어로서 현대 과학을 중심으로 한 여러 전문 분야의 용어들이다.
이들 서양기원의 외래어는 대체로 특정 분야를 특정 언어가 담당하고 있다. 음악 용어는 이탈리아 어, 의약 분야는 독일어, 미술 분야는 프랑스어를 기원으로 하였다.
앞으로 외래어는 빠른 속도로 증가 될 것이다. 현대 문명이 변화와 발전은 고유어나 한자어만으로는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하기 때문이다.
<제 5강> 의성어 의태어의 통사와 의미
본문요약: 국어의 의성어와 의태어는 대부분이 고유어로서, 모음조화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모음교체와 자음교체에 의해 그 모습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의성어와 의태어는 반복과 모음조화, 자음교체와 모음교체와 같은 형태적 특성에서 공통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또, 하나의 형태가 문맥에 따라 의성어로 해석되기도 하고 의태어로 해석되기도 하여 의성어와 의태어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의성어 의태어는 상징부사라 하여 부사의 한 부류로 다루어져 왔다. 그러나 일반 부사와 달리 부사를 수식하지 못하고, 서술어의 기능을 하기도 하여 일반 부사와 다른 특징을 갖는다. 의성어 의태어가 서술어로 쓰이면 독특한 리듬감과 압축된 느낌을 준다. 의성어는 그 통사적 기능에서 의태어와 다소 차이가 있어서, 감탄사처럼 독립어로 쓰이기도 하고 명사를 수식하는 관형어로 기능하기도 한다.
의성어와 의태어는 단독형으로 쓰이기도 하고 반복을 이루기도 하는데, 단독형과 반복형은 의성어 의태어의 수식을 받는 서울어의 상적(相的)특성에 따라 선택된다.
1) 의성어 의태어의 범위
* 사전류의 취급태도:
- 우리말 분류사전(2): 의성어만이 독립된 항목으로 다루어지고, 의태어는 별도의 항목이 없이 동사화 접미사가 결합된 형태로서 동사의 하위 부류 속에 여기저기 흩어져 섞여 있다.
- 우리말 갈래사전: 의태어와 의성어가 각각 독립된 항목을 이루고 있는데, 의태어를 다시 의미 기능에 따라 형용의태와 동작의태로 하위분류하였다.
- 조선말 의성의태어사전: 용어에서도 의성어와 의태어를 굳이 구별하지 않고 있으며, 사전에 실린 말들도 의성어와 의태어가 구별되지 않고 섞여 실려 있다.
- 조선말 의성의태어 분류사전: 의성어와 의태어를 가르고, 다시 의성어와 의태어를 각각 소리와 모양을 만들어 내는 주체에 따라 사람, 동물, 고체, 액체, 기체 등으로 분류하였다.
*의성어 의태어라는 용어가 있지만 그 개념은 한정적으로 규정하기 어렵다.
-둘을 구별할 필요가 없을 때는 의성어 의태어로서 통칭한다.(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다: 병이 덜컥 났다: 자물쇠가 덜컥 소리를 내고 잠겼다 등에서 ‘덜컥’의 경우)
*교재에서는 잠정적으로 기존의 자료를 근거로 해서, <우리말 갈래 사전>의 ‘의성어’‘의태어’ 항목에서 자료를 취하고, 그 의미 기능은 <조선말 의성의태어 분류사전>과 <조선말 의성의태어사전>을 함께 참조했다.
2) 통사론적 특성
1. 통사 기능
의성어 의태어의 품사는 부사이고, 기능상으로는 문장부사가 아니라 성분부사이다. 성분부사는 동사, 형용사, 부사, 명사 등을 수식하는데 의성어 의태어는 이제까지 동사나 형용사를 수식하는 기능으로서만 주로 인식되어왔다.
* 의성어 의태어의 전형적인 용례
가. 파도가 철썩 절벽에 부딪친다.
나. 시냇물이 졸졸 흐른다.
다. 아기가 스르르 잠이 들었다.
라. 몸살이 나서 온몸이 새큰새큰 아프다.
*그 외의 다양한 기능
가. 철수는 문을 쾅 소리가 나게 닫았다.
(‘쾅’은 명사 ‘소리’를 수식하는 관형어의 위치에 쓰였다. 어순상으로 ‘쾅’이 명사 앞에 위치하더라도 기능상으로는 동사를 수식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나. 철수는 따르릉 소리에 잠을 깨었다.
(‘따르릉’은 ‘소리’이외의 성분, 즉 동사를 수식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 철수는 자명종 소리에 잠을 깨었다.
(‘자명종 소리’와 같은 구성으로 보아서, ‘따르릉’이 관형어로 기능하는 것으로 보고자 한다. 즉 의성어가 기능상으로 반드시 부사어로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라.a- 아기의 콜록콜록 기침 소리를 듣고 잠이 깨었다.
b- 아기가 콜록콜록 기침하는 소리를 듣고 잠이 깨었다.
c- 아기가 기침을 콜록콜록 하는 소리를 듣고 잠이 깨었다.
(‘콜록콜록’이 명사를 수식하기도 하고 동사를 수식하기도 하지만, a보다는 b,c가 더 자연스럽다.)
*의성어는 어순에 있어 다소 융통성이 있지만 문두로는 자유롭게 이동시킬 수 없는데, 이는 의성어가 문장 전체를 수식하는 문장부사로서는 쓰일 수 없음을 보여 준다.
(예; 쾅 철수는 문을 소리가 나게 닫았다.)
*그러나 문두에서라도 휴지를 동반하여 독립어로 쓰일 때는, 문장의 특정 성분과 직관되지 않고 쓰이기도 한다.
(예: 쾅, 철수는 문을 소리가 나게 닫았다. 따르릉, 전화벨이 울렸다.)
*의성어 의태어가 문두에서 쓰이는 경우는 문학적 표현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는 문체상의 효과를 위해 어순이 도치되는 경우로서, 휴지를 동반하지 않고도 가능하다. 동사를 수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가. 수양버들이 하늘하늘 춤춘다.
가-1. 하늘하늘 수양버들 춤추는 길에.
나. 뜸부기가 논에서 뜸북뜸북 운다.
나-1. 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부사를 수식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예(바로 뒤에 오는 부사보다는 동사와 직접적 관련을 갖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부사 ‘높이, 급히’가 없어도 문법적이며, 문맥도 자연스럽고, 또한 ‘우뚝우뚝, 허둥지둥’이 없어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부사와 의성어 의태어는 상호간에 수식-피수식 관계를 갖는 것이 아니라 각자 동사를 수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가. 산봉우리가 매우 높이 솟았다.
가-1. 산봉우리가 우뚝우뚝 높이 솟았다.
나. 철수가 아주 급히 달려갔다.
나-1. 철수가 허둥지둥 급히 달려갔다.
*수식하는 동사없이 단독으로 서술어의 자리에 나타나는 예
가. 철수는 매우 잘 달린다.
가-1. 철수는 매우 잘.
나. 철수는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한다.
나-1. 철수는 공부를 아주.
(동사를 생략시키고 부사가 동사의 기능을 대신 하는 것은 일반 부사에서는 찾기 힘들다)
다. 하늘에는 번개가 번쩍번쩍 빛나고, 천둥 소리가 우르릉 울린다.
다-1. 하늘에는 번개가 번쩍번쩍, 천둥 소리가 우르릉.
(의성어 의태어는 한정된 부류의 피수식어만을 선택하므로 구체적인 문맥이 주어졌을 때 어떤 서술어가 생략된 것인지 쉽게 회복할 수 있기 때문에 서술어를 대신할 수 있다본다.)
2. 단독형과 반복형의 차이
가. 바람에 문이 {덜컥, 덜컥덜컥} 소리를 냈다.
가-1. 철수는 교통사고에 놀라서 병이 {덜컥, 덜컥덜컥} 났다.
나. 홍도의 눈에서 눈물이 {뚝, 뚝뚝} 떨어졌다.
나-1. 홍도야, 울지 말고 {뚝, 뚝뚝} 그쳐.
(하나의 형태가 의성어로 쓰일 때는 반복형과 단독형이 모두 허용되어 반복형이 복수성, 반복성의 의미를 나타내고, 의태어로 쓰일 때는 반복형이 쓰이지 못함을 알 수 있다.)
다. 햇볕이 {쨍, 쨍쨍} 내리쬐인다.
다-1. {쨍, 쨍쨍}하고 해뜰 날 돌아온단다.
다-2. 놋그릇이 {쨍, 쨍쨍} 소리를 내며 부딪쳤다.
(다-2에서는 의성어인데도 반복형이 어색하다. 여기서 의성어인가 의태어인가에 따라서 단독형과 반복형이 선택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단독형으로는 자립성이 없고 반드시 반복형으로만 문장에 나타날 수 있는 경우
가. 순이는 친구들과{도란, 도란도란}이야기를 하며 밤을 새웠다.
나. 철수는 나무를 하며 {흥얼, 흥얼흥얼} 콧노래를 불렀다.
다. 순이는 목을 놓아 {엉, 엉엉} 울었다.
라. 군중들이 {와글, 와글와글} 시끄럽게 떠들었다.
* 단독형과 반복형이 모두 허용되는 경우
가. 철수가 화가 나서 소리를 {꽥, 꽥꽥} 질렀다.
나. 순이는 침을 {꿀꺽, 꿀꺽꿀꺽} 삼켰다.
* 동사가 일회적, 순간적 행위이면서 반복을 허용하지 않는 의미일 때는 단독형이 선택되고, 반복이 가능한 문맥일 때는 반복형이 선택된다.
(눈물이 뚝뚝 떨어질 수도 있고 한 방울만 “뚝‘떨어질 수도 있지만, 그치는 것은 단번에 ’뚝‘그치는 것이다.)
*동물의 울음에서도 일회적인 발성이면서 반복도 가능한 ‘음메, 야옹, 뻐꾹’은 단독형과 반복형이 모두 쓰이며, ‘꼬끼오’는 수탉 한 마리가 휴지 없이 연달아 ‘꼬끼오꼬끼오’ 우는 일은 없으므로 반복형이 잘 안 쓰인다. ‘꿀꿀, 개굴개굴, 맴맴, 짹짹’은 단독형이 자립성이 없다. 단, 참새도 죽을 때는 단독형으로 ‘짹’하고 죽는다.^^)
<제 6강> 의성어 의태어의 통사와 의미
- 필수불가결하지는 않으나 있으면 표현이 풍부해지는 특성으로 인해 우리의 언어 생활을 풍요롭게 해 주는 소중한 언어재산이다.
1. 의미론적 특성
-의성어 의태어는 사람에 관련된 것이 가장 많다.
가. 철수가 사탕을 우두둑우두둑 씹어 먹었다.
가-1. 개가 뼈를 우두둑우두둑 씹어 먹었다.
가-2. 우박이 지붕 위에 우두둑우두둑 떨어진다.
가-3. 태풍에 가로수 가지가 우두둑우두둑 부러진다.
(유음반복형 의태어 중에는 오직 사람에 대해서만 쓸 수 있는 형태가 많은 점이 눈에 띤다. ‘는실날실, 싱숭생숭, 으밀아밀, 티켝태격, 물끄럼말끄럼, 흥뚱항뚱, 흥이야항이야, 희룽해룽, 등 모음교체형, ’아근바근, 아둥바둥, 아득바득, 알뜰살뜰, 오순도순, 푸르락누르락, 어정버정‘등 자음교체형, ’갈팡질팡, 미주알고주알, 붉으락푸르락, 애면글면, 옥신각신, 왕배덕배, 왜틀비틀, 쥐락펴락, 천산지산, 허둥지둥, 흐리마리, 흐지부지, 흥청망청‘ 등 음절교체형 의태어들은 사물은 물론 동물에 대해서도 쓰지 못한다. 또한 이들은 ’알뜰살뜩, 오순도순‘ 정도를 제외하고는 다소 경멸적인 의미를 수반하는 특징이 있다. 사람의 어떤 행위나 태도를 과장하고, 조금은 부정적인 함축을 포함시키면서 묘사하는 데 쓰이는 표현들이다. 어떤 사실을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문맥에서는 잘 쓰이지 않고, 무엇보다 경어법을 써야 하는 대상에게는 쓰기 어렵다.--아버지께서는 흥청망청 돈을 쓰신다.)
-유사한 의미나 유사한 음운구조를 가진 단어나 구, 문장 따위를 반복하는 것은 일종의 말장난으로서 해학적인 효과를 준다. 풍자와 해학의 대표적인 양식 중 하나인 탈춤 대사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곳불인지 행불인지, 해해년년이 다달이 나날이 시시때때로, 감돌아들고 풀돌아든다.- 방방곡곡이 모래 짬짬이 바위 틈틈이 가랑잎 새새 삼나무 겹겹이- 원통하고 절통하고, 인정많고 사정많고- 얼굴이냐 덜굴이냐? 얽구 검구 검구 얽구 푸르구 붉구 붉구 푸르구--무의미 형태들이며, 유음반복어의 상당수가 의미론적 유연성을 갖지 못하는 이유를 볼 수 있어 흥미롭다.-유음반복은 말장난이며 허튼소리이고 수다이다. 울음보다는 웃음의 간정을 담고, 객관적사실보다는 주관적 판단과 관련되며, 긴박하고 심각한 장면보다는 한가하고 여유 있는 장면에 어울린다.)
2. 문체적 특성
* 의성어 의태어를 가장 풍부하게 만날 수 있는 곳은 동시와 동요이다.
가. 봄비는 파뜩파뜩 눈을 뜨는 비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나는 비
봄비는 무럭무럭 키가 크는 비
애들이 보슬보슬 맞고 가는 비
(이 시에서 의태어를 모두 빼 버려도 문장의 성립에는 지장을 주지 않겠지만 작자의 정서를 표현하기는 대단히 어려울 것이다.)
*어린이말과 전혀 다른 측면에서, 표현의 직접성 때문에 의성어 의태어가 선호되는 한 분야가 은어와 속어이다.
가. 군대 은어- 빌빌이(비실거리는 자), 뺀질이(서울 경기 출신 군인)
우범자 은어-딸딸이(자전거), 통통이(오토바이), 똑때기(시계)
학생 은어- 으악카/ 꽥카(놀랄 정도로 못생긴 여자)
<결론>
의성어 의태어는 문장에서 성분부사로 기능한다. 수식 대상은 동사일 때가 가장 많으며, 형용사를 수식하기도 한다. 의성어는 명사를 수식하는 관형어로서 기능하기도 하지만 보편적인 용법은 아니다. 의성어 의태어는 부사에 속하지만 일반 부사와는 그 기능이 다른 점도 있다. 부사를 수식하는 예를 찾기 어렵다든지, 동사 없이 서술어의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점은 일반 부사에서는 보기 힘든 특징이다.
형태적 특성 중의 하나는 반복형을 구성하는 점인데, 동사에 따라 단독형과 반복형이 선택된다. 그러나 복수성 반복성을 띤 동사와 주로 호응하는 의성어 의태어 중에는 단독형으로는 자립성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의성.의태어는 정보적 의미 전달이 그 일차적 목적이 아니라, 감정적이고 수사적인 장면을 유희적으로 표현하는 데 주된 기능이 있다. 대부분이 반복형을 구성하는데, 반복형의 구성동기도 표현적인 것이다. 의성,의태어의 언어유희적 특성은 반복의 표현적 가치로 상승 효과를 발휘한다. 반복형 의성어 의태어는 주관적이고, 한가하고, 유희적이고, 해학적인 문맥에 어울린다. 경어법을 써야하는 대상에는 사용하기 어렵다.
문체적 특성 때문에 실제로 사용되는 문맥이 제한된다. 유아어나 동요, 동시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것은 감정과 정서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은어와 속어에서도 자주 쓰이는데 표현의 직접성과 함께 특히 경멸적인 색채가 강조되는 특징이 있다. 사람에게 쓰일 때 장애자를 나타내거나 별명으로 사용되는 것도 문체적 특성과 관련된다.
특히 해학적 측면에 두드러진 것은 유음반복어인데, 주로 사람의 태도나 행위를 과장적으로, 조금은 경멸적으로 묘사한다. 탈춤대사에 잘 나타난다.
제2편 국어 어휘의 통시적 변화
제7강 국어의 어휘 변화 Ⅰ
개요 - 중세, 근대 국어의 어휘사적 배경
중세 국어는 고려의 성립(918년)으로부터 16세기까지의 국어를 가리키는데, 조선의 건국(1392년)을 분기점으로 다시 전기 중세 국어와 후기 중세 국어로 나눈다. 이 글에서 중세 국어라 함은 후기 중세 국어를 가리키며, 한글이 창제된 이후인 15, 16세기의 자료가 논의의 바탕이 된다. 한글의 창제로 말미암아 비로소 국어의 어휘와 문장이 온전한 모습으로 기록되기 시작했다. 근대국어 시기는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로 잡는다. 이 시기의 자료로는 의학서를 비하여 역학서(譯學書), 유교나 불교 관계의 언해 및 윤음(綸音) 언해 등과 함께 시조, 가사, 소설, 일기 등의 문학 작품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해지고 양도 많아져서 국어 어휘가 풍부하게 기록되었다. 이러한 문헌들을 통해서 국어 어휘의 통시적 변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7.1. 서언
* 단어 변화의 종류
1) 형식의 변화:
중세국어의 ‘치다’(가르치다/가리키다)-> 현대국어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로 분화됨.
2) 의미(내용)의 변화: ‘어리다’(愚 : 어리석다 ->幼 : 어리다). 형식의 변화 無
7.2. 동의어의 통시적 고찰
7.2.1. 명사류의 동의어
1) ‘각시’ 대 ‘갓’ 대 ‘겨집’
가) [女]의 뜻일 때: ‘겨집’은 [여자 일반]을 가리키는데 ‘각시’는 [미녀]를 가리킨다. 따라서 의미 범위에 차이가 난다. 이들의 동의 관계는 부분적으로만 성립한다.
나) [妻]의 뜻일 때: 중세 국어에서 이 세 어휘는 동의관계를 가진다.
2) ‘갓’ 대 ‘처’ : 중세 국어에서 두 어휘는 [妻]의 뜻을 가지고 동의 관계에 있다. 근대국어에서는 ‘겨집, 안해’가 한자어 ‘처’와 동의 관계에 있다.
3) ‘’ 대 ‘니’ 대 ‘’ 대 ‘적’ : 이들 네 명사는 [時]의 뜻을 가지는 동의어이다.
‘’는 하루 중 정해진 시간을 가리키고 ‘니’도 마찬가지로 정해진 시간을 나타낸다.
4) ‘남진’ 대 ‘샤님’ 대 ‘샤’ 대 ‘셔’
: 이들 네 명사는 중세국어에서 [夫]의 뜻을 가지는 동의어이다. 근대국어에는 ‘남진, 지아비’가 있다.
5) ‘드르ㅎ’ 대 ‘ㅎ’ : [野]의 뜻을 가진 고유어들이다. 현재는 ‘드르ㅎ’가 ‘들’로 바뀌어 남았다.
6) ‘즁’ 대 ‘즘’ 대 ‘즘승’ : 이들은 [獸]의 뜻을 가진 동의어들이다.
7.2.2. 동사류의 동의어
1) ‘괴다’ 대 ‘다’ 대 ‘랑다’ : 이들은 중세국어의 동작동사로서 [愛]의 뜻을 가진 동의어이다. 다만 [+인간]을 목적어로 취하는 경우에 동의 관계를 가진다. ‘괴다’는 [+인간]만을 목적어로 가지는 반면 ‘다’와 ‘랑다’는 [+인간] 외에도 구체물과 추상물까지 목적어로 가질 수 있다.
2) ‘궂다’ 대 ‘멎다’ 대 ‘모딜다’ 대 ‘사오납다’ : 이들은 중세국어의 상태동사로서 [惡: 모질다]의 뜻을 가진 동의어이다. 이들은 모두 ‘둏다’의 반의어이다. 근대국어에는 ‘모딜다, 사오납다’가 있다.
3) ‘두리다’ 대 ‘므다’ 대 ‘젛다’ : 중세국어에서 이들은 각각 [懼, 怖: 두려워하다], [畏: 무서워하다], [畏, 恐: 무서워하다]을 뜻하는 동의어이다.
4) ‘만다’ 대 ‘하다’ : 중세국어에서 이들은 [多, 衆: 많다]의 뜻을 가진 동의어이다. ‘하다’가 빈도수에 있어서는 압도적이다. 그러나 근대국어에서는 ‘많다’가 ‘하다’보다 우세하다.
5) ‘쟉다’ 대 ‘젹다’ 대 ‘횩다’ 대 ‘혁다’ : 중세국어에서 이들은 [小]의 뜻을 가진 동의어이다.
7.2.3. 부사의 동의어
1) ‘모’ 대 ‘모로매’ 대 ‘반기’ : 중세 국어에서 세 부사는 [必: 반드시]의 뜻을 가진 동의어이다.
2) ‘마’ 대 ‘쎠’ 대 ‘이믜셔’ : 중세국어에서 이들은 [旣, 已: 이미]의 뜻을 가진 부사이다. 빈도수를 보면 이 가운데에 ‘마’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3) ‘오’ 대 ‘올로’ : 중세국어에서 이들은 [獨: 홀로]의 뜻을 가지는 동의어로 ‘혼자 힘으로’와 ‘아무도 없이 혼자’의 뜻을 가진다.
<연습문제> 간략한 해설
1. '안해'는 중세국어 시기에는 '안에'라는 뜻을 가진 말이었다. 근대국어시기에 들어서 [妻]의 뜻을 가지게 된다.
2. '샤부'는 '師父'에 대응하는 표기이다.
3. '두리다'는 [懼, 怖]에 대응한다.
4. '므 다'는 [畏]에 대응하고, 다른 세 단어는 [惡: 모질다]에 대응한다.
5. '만다'는 [多]의 뜻이고, '다'는 [爲]의 뜻이다.
<보충․심화 자료>
● '동의어'와 '유의어': 엄격한 의미에서는 '동의어'가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유의어'라는 말을 대신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제8강 국어의 어휘 변화 Ⅱ
개요 - 의미변화의 원인
단어 의미의 변화에 대한 연구는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이루어져 왔다. 첫째는 의미변화의 원인이 무엇인가, 둘째는 그 변화의 실제 과정이 어떤 것인가, 셋째는 변화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났는가를 따져 보는 것이었다. 의미 변화의 원인은 역사적 원인, 언어적 원인, 사회적 원인, 심리적 원인으로 정리되었다. 역사적 원인이란 지시물의 본성이나 지시물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는 데도 어휘 형태가 변화하지 않을 경우 결과적으로 어휘 의미의 변화가 초래되는 것을 말한다. 언어적 원인이란 형태나 의미상으로 인접한 단어끼리 경쟁하거나 서로 영향을 주어 일어나는 변화를 가리킨다. 하나의 단어가 지역이나 사회 계층에 따라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것은 사회적 원인에 의한 의미 변화다. 심리적 원인이란 은유나 완곡 표현 등 직접적인 표현을 피하기 위해 다른 단어를 대신 사용하는 과정에서 의미의 변화가 초래되는 것을 가리킨다.
8.1. 의미의 분화
- 중세국어에서 두 개의 뜻을 가졌던 단어들이 근대국어나 현대국어에 와서는 하나의 뜻만을 나타내고 다른 뜻은 새로운 형식이 맡게 되었다.
1) 치다: (가르치다/가리키다)[敎/指] → '가르치다'[敎]/'가리키다'[指]
2) 초다: (갖추다/감추다)[備/藏] → '갖추다'[備]/'감추다'[藏]
3) 마리: (머리/마리)[頭/髮/首(작품 세는 단위)] → '머리'[頭/髮]/'마리'[首]
(현대국어에서 축소) → '머리'[頭/髮]/'마리'[동물 세는 단위]
4) 젹다: (작다/적다)[小/少] → '젹다'[小/少] → '적다'[少]/'작다'[小]
8.2. 의미 변화
8.2.1. 의미 변화의 성질
- 의미 변화는 그것의 기초가 되는 연상에 의해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뜻들 간의 연상에 바탕을 둔 변화이고 다른 하나는 이름들 간의 연상을 포함하는 변화이다.
1) 은유: 뜻들의 유사. 원관념과 보조관념으로 이루어진다. 이 둘의 유사는 전이(轉移)의 기초가 되는 공통의 요소이다.
- 은유: 어떤 종류의 대상을 다른 대상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경험하는 과정
원관념/보조관념 -> [미련한 사람/곰]
ㄱ) 중세국어의 ‘감토’[모자] -> ‘감투’ [모자/벼슬]
ㄴ) 중세국어의 ‘보람’[表迹(자취)] -> ‘보람’ [흔적/효력]
ㄷ) 중세국어의 ‘랑다’[思: 생각하다/愛] -> ‘사랑’ [愛]
ㄹ) 중세국어의 ‘어엿브다’[불쌍하다] -> 근대국어 ‘어엿브다’ [불쌍하다, 가엾다/예쁘다, 사랑스럽다] -> 현대국어 ‘어여쁘다, 예쁘다’[美麗: 아름답다]
ㅁ) 중세국어의 ‘이바디’[宴: 잔치] -> ‘이바지’ [공헌]
2) 환유: 어떤 대상을 그것의 속성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다른 말을 빌려서 표현하는 비유.
뜻들의 인접. 연상에 따른 분류 두 가지.
가) 공간적 관계에 바탕을 둔 환유적 전이
: 중세국어 ‘가개’[시렁, 차양]. 차양 밑에 노점 비슷한 것을 내었으므로 현대국어 ‘가게’는 길가에서 물건 파는 집이 되었다.
나) 시간적 관계에 바탕을 둔 환유적 전이
: 중세국어 ‘’. ‘’[시간]의 주격형으로 ‘끼’로 변하면서 [식사, 식사시간]의 뜻으로만 한정된다.
3) 민간어원
- 한 단어를 음성상 유사한 다른 단어와 잘못 결부시킴으로써 그 단어의 형식과 의미를 변화시킨다.
ㄱ) 중세국어 ‘쵸마’-> ‘행주산성’과 결부시켜 ‘행주치마’로 바꿈.
ㄴ) 중세국어 ‘아셜’[섣달그믐] -> [작은]의 뜻을 가진 ‘아’을 ‘까치’와 혼동하며 ‘까치설’이 됨.
4) 생략
- 두 단어로 구성된 숙어에서 한 단어가 생략되고 그 의미가 다른 단어에 전이된다.
ㄱ) 중세 국어 ‘귀밑’[수염/귀밑머리] -> ‘귀믿터리/귀믿털’에서 ‘터리/털’이 생략됨
ㄴ) 현대 국어 ‘교통’ -> ‘교통순경’에서 ‘순경’이 생략됨.
8.2.2. 의미 변화의 결과
1) 범위의 변화
(1) 의미의 축소: 한 단어가 가진 내포가 더 풍부해지면서 외연이 좁아지는 현상
- 특정 사회집단에서의 의미의 특수화: 상위개념에서 하위개념으로 이동.
◎ 축소의 원인
○ 가장 흔한 원인은 특정 사회집단에 있어서의 의미의 특수화.
○ 반어에 의해서 촉진되는 변종을 포함하는 완곡법의 사용.
○ 생략에서, 어휘에서의 간극을 메울 필요에서, 그 밖의 다른 원인에 의해서 발생.
ㄱ. 'ㅄ기'[時] → 'ㅄ기 '[時/食時] → '끼'[食事/食時]
ㄴ. '놈'[사람의 평칭] → '놈'[사람의 평칭/남자의 비칭] → '놈'[남자의 비칭]
ㄷ. '뫼'[밥, 진지] → '메'[제사 때 올리는 진지]
ㄹ. '빈혀'[남녀의 머리에 꽂는 것] → '빈혀'[남녀의 머리에 꽂는 것]
→ '비녀'[부인의 쪽진 머리에 꽂는 것]
ㅁ. '셔 , 셔울'[首都] → '셔울'[首都] → '서울'[首都/우리나라의 國都]: 보통명사의 고유명사화.
ㅂ. '어리다'[愚] → '어리다'[愚/幼] → '어리다'[幼]
ㅅ. '얼굴'[形體, 容貌] → '얼굴'[形體/顔] → '얼굴'[顔]: [顔] → 낯[顔의 비속어]
(2) 의미의 확대: 외연이 증가하면서 내포가 감소하는 현상.
○ '갓나 '[童女] → '간나 '[女子](근대국어)
○ '겨레'[宗族, 親戚](근대국어) → '겨레'[民族, 同族]
○ '마노라'[貴人을 높여 이르는 말](근대국어) → '마누라'[妻]
○ ''[童子] → ' 나 '[男子] → '사나이'[男子, 壯丁]
○ '오랑캐'[幹東等處, 만주 지역의 한 종족] → '오랑캐'[夷虜, 오랑캐] → '오랑캐'[胡]
○ '온'[百] → '온'[百/全] → '온'[全]
○ '졈다'[幼] → '졈다'[幼/年少] → '젊다'[20세 전후의 年少]
2) 평가의 변화
(1) 타락적 발달: "우리로 하여금 난처하고, 실례되거나 불쾌한 생각들을 감추고 숨기게 하는 매우
인간적인 태도의 결과이다."(브레알)
● 타락적 발달을 일으키는 요인 네 가지
◎ 완곡법: 완곡적 대용이 이런 것으로 느껴지지 않게 되면, 만일 그것이 감추려고 한 생각과 직접 연상되면, 의미의 영구적 하락이 생길 수 있다.
◎ 어떤 연상들의 영향
◎ 여러 가지 형의 인간의 편견
◎ 어떤 계급과 직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
○ '겨집'[女子/妻] → '겨집, 계집'[女子/妻] → '계집'[女子나 妻의 비칭]
○ '낯'[顔面] → '낯'[顔面] → '낯'[顔面의 비속어]
○ '놈'[사람의 평칭] → '놈'[사람의 평칭/남자의 비칭] → '놈'[남자의 비칭]
○ '마노라'[貴人을 높여 이르는 말](근대국어) → '마누라'[妻의 비칭]
○ 존칭이던 '공주, 양반, 영감(令監), 주사(主事)' 등이 본래의 뜻을 잃고 조롱이나 역설의 수단으로 변.
○ '외도(外道)'[불교 이외의 다른 교] → 외도[外淫]
(2) 개선적 발달: 타락적 발달의 정반대. 두 종류가 있음.
● 향상이 순수히 소극적인 경우: 점진적 약화의 과정에 의해 불쾌한 뜻을 가진 단어가 그 오명(汚名)의 많은 것을 잃게 된다.
● 사회적 요인에 의한 경우: 겸손하거나 심지어 천한 관직이 점차 위신이 향상될 수도 있고
결국 계층의 정상이 되기도 한다.
- '장인'(匠人)이나 '장이'가 붙은 말이 예전에는 비천한 계급을 나타내는 말이었지만 현재는 그 의미가 격상되어 쓰이고 있다. 최고의 전문가의 뜻으로.
<연습문제>
1. 은유에는 원관념과 보조관념이 필요하다.
2. '가개'[시렁]는 '가게'[상점]로 뜻이 변하였다.
3. (1)번은 민간어원에 의한 변화, (3)번은 은유에 의한 변화, (4)번은 의미 변화의 예가 아님.
4. '아침'은 '아침 식사'의 생략, '석간'은 '석간 신문'의 생략, '교통'은 '교통 경찰'의 생략에 의한 변화.
5. '오랑캐'는 '만주족'에서 '야만족'으로 의미가 변함.
<보충․심화 자료>
● 은유에 의한 의미 변화 네 가지
◎ 사람의 신체 명칭이 외부의 사물이나 개념을 가리키는 데 사용되면서 의미가 변하는 경우: '쌀눈, 버선코, 안경다리' 등
◎ 동물의 이름이 식물이나 다른 동물, 사물의 이름짓기에 사용되면서 그 의미가 변하는 경우: '범꼬리, 노루오줌; 개미귀신, 쥐며느리; 까치발, 쥐꼬리' 등
◎ 공감각적 은유에 의해 의미가 변하는 경우: '물이 차다' → '성격이 차다'
◎ 의미의 추상화에 의해 의미가 변하는 경우: '노'[演戱] → '노릇'[役割]
제9강 국어의 어원 Ⅰ
개요
언어도 생물처럼 태어나고 살고 죽는다. 어원의 탐구는 한 단어가 어떻게 태어나 어떤 생활 과정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지, 즉 한 단어의 일생을 추적하는 일이다. 구체적인 자료를 근거로 시대적 변천의 자취를 찾아 그 단어의 원래 모습을 밝혀 내는 것이다. 어원의 탐구에는 사회사적, 문화사적 요소가 많이 참고되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언어외적인 요소에 의존하다 보면 언어 자체의 모습이 많이 왜곡될 우려가 있고 연구자의 자의적 해석, 또는 민간어원설이라는 함정에 빠질 수가 있어, 실증적 문헌 자료와 엄정한 방법론이 어느 분야 못지 않게 필요한 분야이다.
9.1. 인륜 및 인체 관련어
1) 가시버시
● '가시'는 '갓[妻]+ㅣ(속격조사)>가 >가싀'를 거쳐 정착한 말이며, '버시'는 '밧[外]'으로부터
'바시>버시'로 변한 것이다. 따라서 '가시버시'라는 단어는 '아내'를 뜻하는 '가시'와
'남편'을 뜻하는 '버시'의 결합체로 이해된다.
◎ '가시'는 '가시어미, 가시아비, 가시할미' 등에서 확인이 되고, '밧'이 '남편'의 의미를 가진 것은
<조선어사전>(1938)에서도 확인이 된다.
2) 스승
● '스승'은 '차차웅(次次雄)', '자충(慈充)'과 관련된다. '차차웅'이나 '자충'은 '무당'의 의미를 갖는데, 무당이나 선생이나 자연의 섭리나 성현의 말씀을 전하고 대중을 교화 지도하는 정신적 구심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 '차차웅'이나 '자충'은 '스승'과 관련된 초기 어형의 음차자일 것으로 추정된다.
◎ 15세기 문헌에는 '스승'에 '스님'의 의미가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은사(恩師)'도 원래 불교 용어라는 점에서 '스승'과 '스님'이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 이러한 이유로 '스승'의 어원을 '사승(師僧)'으로 보는 주장, '스님'을 '사(師)님'이 변한 것이라는 주장, '스님'을 '스승님'이 줄어든 것이라고 보는 주장 등이 있으나 이들 모두 결정적인 근거는 없다.
3) 인간
● '인간(人間)'은 '인생세간(人生世間)'이 줄어든 말로서, '인간이 사는 세상'이라는 뜻이다. '천계(天界)'에 대해 이 '세상'을 가리키는 말로 사람들이 모여 지내는 '세상'이라는 의미로 존재했던 것인데, 오늘날에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 변한 것이다.
◎ '인간'의 뜻이 이렇게 변한 것은 일본어의 영향 때문이다. 원래는 '세상'을 나타내던 '인간'이 '사람'을 뜻하는 같은 형태의 일본식 한자어 '인간'에 이끌려 국어에서도 '사람'을 뜻하는 말로 변하게 된 것이다.
◎ '인간'은 워낙 많이 쓰이다 보니까, 의미 가치 변동이 일어나는 몇 안 되는 한자어이다.
4) 시앗
● '시앗'은 '첩(妾)'을 뜻하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싀앗'의 '싀'는 '본(本)'과 대립되는, 즉 '부차적인, 간접적인, 관계가 소원한' 정도의 뜻을 가진 말이고, '앗'은 '갓[妻]'에서 변한 말이다. '*싀갓'이 '시앗'으로 형태가 변하였다. '싀'를 'ㅣ[新]'나 한자 '시(媤)'로 보는 시각은 마땅히 교정되어야 한다.
◎ 이 말의 형태 변천 과정은 '*싀갓>싀앗>시앗'으로 정리된다.
◎ 따라서 '시부모'는 '친부모'보다 간접적이거나, 관계가 소원한 부모라는 뜻이 된다.
◎ 'ㅣ[新]'이 '싀'가 될 만한 명확한 음운론적 근거가 없으며, 한자 '시(媤)'의 옛날 음가가
'싀'라는 근거가 없기 때문에 '싀'의 어원을 이들에서 찾는 것은 무리가 있다.
5) '건달'과 '한량'
● '건달'은 불교에서 음악을 책임진 신인 '건달바'에서 변한 말이다. 형태가 단축되면서 그 의미도 변하여 '하는 일없이 놀거나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 또는 '난봉이나 부리고 다니는 불량한 사람'을 나타내게 되었다.
● '한량'은 '閑良'으로, '무과에 급제하지 못한 무반'을 가리키던 말이다. 이 '한량'이 '놀고 먹는 양반'이라는 의미에서 더 나아가 '돈을 잘 쓰며 잘 노는 사람'이라는 일반적 의미로 바뀐 것이다.
◎ '한량'이 동화 작용에 의하여 '할량'으로 발음되자 다시 무인의 주요 소지품인 '활[矢]'과의 연상 작용에 의해 '활량'이 등장하게 된다.
6) 얼굴
● '얼굴'은 15세기에도 어형은 '얼굴'이었으나 '몸 전체', '형상', '형체', '모습', '틀'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데, 17세기에 와서 '顔面'이라는 의미로 변하였다.
◎ '얼굴'의 의미가 변하면서 원래부터 '顔面'의 의미를 나타내던 '낯'과 동의어 충돌이 발생하게 되었으며, 결국 '낯'은 세력을 잃고 '顔面의 비칭'으로 전락하는 신세가 되었다.
◎ '顔面'의 의미를 가지는 또 하나의 말로, '쪽'이 있는데 이는 '은어' 또는 '속어'에 가깝다.
7) 배꼽티
● '배꼽'은 'ㅣ복(<+ㅅ+복)'에서 변한 말로, 'ㅣ'는 '腹'을 뜻하며, '복'은 분명하지는 않으나 '복판(사물의 한가운데)'의 '복'과 같이 '가운데'라는 의미를 띠지 않나 한다. 그렇다면 'ㅣ복'은 '배의 가운데'라는 어원적 의미로 해석된다.
◎ 이 말은 'ㅣ복>ㅣ곱>배꼽'의 변천 과정을 겪은 것으로 볼 수 있다.
◎ '복'의 '곱'으로의 변화는 'ㅂ'과 'ㄱ'의 교체로 설명된다.
9.2. 음식 관련어
1) 갈매기살
● 돼지의 '횡격막', 즉 '가로막'에 붙어 있는 살이다. '가로막살>가로마기살>가로매기살>갈매기살'의 과정을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
2) 육개장
●'육개장'에서 '개장'은 개고기를 이용한 탕인데, '탕'이라는 의미가 강조되어 '개장'이 '탕'의 대명사처럼 쓰이게 되었고, '개고기'가 아닌 '쇠고기'를 이용하여 끓인 '육탕'임으로 보이기 위해 '육개장'으로 부르게 되었다.
3) 빈대떡
● '빙져'는 '餠자(저?)'에 대한 중국음으로, 실물과 함께 중국어에서 국어로 직접 들어온 차용어이다. '빈쟈떡', '빈자떡'을 거쳐 '빈대떡'에 이르렀는데, '빈대떡'의 '빈대'는 해충인 '빈대'의 납작한 모양에 이끌려 연상된 단어로 본다.
◎ '빙져>빙쟈>빈쟈(떡)>빈자(떡)>빈대(떡)'으로 변천 과정을 정리할 수 있는데, 여기서 '빈자(떡)'이 '빈대(떡)'으로 된 것은 음운론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 '빈대밤', '빈대코' 등에 유추되어 '빈대떡'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빙져'의 소리가 '빈대'로 바뀌었다기보다는 '빙져'가 '빈자'로 바뀐 후에, '빈대'로 잘못 유추되어 오늘날과 같이 굳어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 어원 연구에서 주의할 점: 어원은 지금까지 뭇 사람들의 관심거리였으나 그 특성상 가장 오래된 형태를 자료에서 찾기가 어렵다. 따라서 많은 어원 연구가 억측과 상상의 결과였다. 진정한 어원 연구는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문헌자료와 방언자료, 그리고 몽골, 중국, 일본어 등과의 비교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단순히 음이 비슷하다하여 억지로 관계없는 단어와 연관을 짓는 어원론은 경계해야 한다.
<연습문제>
1. '가시버시'는 '아내와 남편', 즉 '부부'를 이르는 우리말로, 약간 낮추어 이르는 느낌이 있다.
2. '합부인(閤夫人)'은 '부인'을 높여 이르는 말이다.
3. '무관'을 가리키던 말은 '한량'이다.
4. '한량'은 '閑良'에 대응하는 한자어이다.
5. '시앗'의 '시'는 '관계가 소원한'의 뜻이다.
제10강 국어의 어원 Ⅱ
개요
어원 연구는 단어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므로 부분적인 연구로 생각될 수 있지만, 그 언어의 역사적 연구가 총체적으로 이루어진 바탕에서라야 가능한 것이다. 어떤 단어의 내력을 밝히고 그 본래의 모습을 찾아내는 일은 그 언어의 전 역사에 있어서의 모든 가능한 각도에서의 조명이 그 단어에 초점을 맞추어 비출 때 비로소 달성될 수 있다. 어원 연구는 음운, 문법, 어휘, 의미의 모든 분야에서 역사적 연구가 충분히 축적되었을 때 비로소 믿음직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말의 음과 뜻이 그 모습대로 기록된 것이 훈민정음 창제 이후이므로, 15세기 이전의 고형들로 거슬러 올라가는 어원 연구에는 그 만큼 어려움이 따른다.
10.1 성격이나 행동 관련어
1) 벽창호
● '벽창호'는 '벽창우(碧昌牛)', 즉 평안북도의 '벽동'과 '창성'에서 나는 '소'라는 뜻이다. 이 두 지역에서 나는 소의 특성에서 나온 말인데, '벽창호'로 형태가 바뀌어 '고집이 세고 무뚝뚝한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이다.
◎ '벽창우'가 '벽창호'가 된 데에는, '벽에 창문 모양을 내고 벽을 친 것'이라는 의미의 '벽창호(壁窓戶)'와 혼동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빈틈없이 꽉 막힌 '벽'과 그러한 속성을 지닌 사람과의 연상이 '벽창우'를 '벽창호'로 바꾸게 하였을 것이라는 얘기다.
◎ 이처럼 지명과 그 지역의 특산물을 복합하여 만들어진 물건의 이름이 더러 있다.
○ 안항라: 안주(安住)에서 나는 항라(亢羅)라는 뜻의 '안주항라'가 줄어든 말.
○ 명태: 명천(明川)에서 나는 '태(太)'라는 뜻의 '명천태'가 줄어든 말.
○ 통영갓: 통영(統營)에서 나는 '갓'이라는 뜻.
● '목곧이'는 '목(이) 곧-'에서 파생된 명사이다. '목(이) 곧-'은 '억지가 세어 남에게 호락호락하게 굽히지 아니하다'라는 의미를 가지므로, '목곧이'는 그러한 속성을 지니는 사람을 뜻하게 된 것이다.
2) 하룻강아지
● '하룻강아지'는 '하릅강아지'가 변한 것이다. '하릅'은 소, 말, 개 등과 같은 짐승의 '한 살'을 지시하는 단어이므로 '하룻강아지'는 한 살 된 강아지를 가리킨다.
◎ 짐승의 나이를 세는 말로, '하릅, 두릅(이듭), 사릅(세습), 나름, 다습, 여습, 이릅, 여릅, 구릅, 여릅(답물)' 등이 있다.
3) 입씨름
● '입씨름'이라는 단어는 15세기 국어 자료에는 '입힐훔'으로 나타난다. '입힐훔'은 명사 '입'과 동사 '힐후-'가 결합되어 명사화한 단어이다. 그런데 '힐후-'라는 단어가 없어져 그 어원을 알기 어렵게 되자 민속 경기인 '씨름'에 연관시키게 된 것이다.
◎ '입힐훔'은 17세기에는 '입힐흠'으로, 18세기에는 '입히롬'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ㅎ'의 'ㅅ'으로의 구개음화에 의해 '입히롬'이 '입시롬/입시룸' 정도로 변하였다가 'ㅂ'음의 영향과 'ㅜ'의 'ㅡ'로의 변화에 따라 지금과 같은 '입씨름'으로 변한 것이다.
◎ '씨름'은 15세기의 '실훔'이 변한 것이어서, '입힐훔'의 '힐훔'과는 무관한 말이다.
4) 이판사판
● '이판사판'에서 '이판(理判)'은 속세와의 인연을 끊고 도를 닦는 일을 말하며, '사판(事判)'은 절의 재물과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일을 말한다. 그런데 오늘날 '이판사판'은 '막다른 데 이르러 어찌할 수 없는 지경'이라는 뜻으로 바뀌었다.
◎ 오늘날 '이판사판'의 의미가 생기게 된 이유에 대한 네 가지 주장
○ 조선 시대에는 스님이 아주 낮은 신분이어서 이판승이든, 사판승이든 스님이 되는 것 자체가 인생의 끝이었기 때문에 이런 뜻이 생기게 되었다는 주장.
○ 스님의 길은 이판 아니면 사판이므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을 말할 때 이 말을 쓰게 된 것이라고 보는 주장.
○ 이판승과 사판승의 대립이 격했던 시절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 두 단어를 이용한 극단적인 표현이 가능했었을 것으로 보는 주장.
○ 속세와 인연을 끊고 용맹정진하는 '이판'의 비장한 행위와 부패의 나락으로 떨어진 '사판'의 파렴치한 행위는 모두 '이판사판'의 '극단성' 내지 '무모성'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는 주장.
5) 바둑
● '바둑'은 원래 '바독'이었다. '바독'은 '밭[田]'과 '독[石]'의 결합이다. '밭독'에서 'ㅌ' 받침이 떨어져 나가 '바독'이 되고, '독'이 '둑'으로 변하여 '바둑'이 된 것이다.
● '바둑'을 '받(겉, 표면)+-옥(접미사)'로 보는 견해도 있다. ' 바독'과 같은 예가 그 증거가 된다. 이 주장이 맞다면 '바둑'의 어원적 의미는 '평평하고 넓은 판' 정도가 된다. 그러나 '바독'뿐만 아니라 '바돌'도 동시대에 존재했었다는 점에서 이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10.2 그 밖의 것들
1) 안성맞춤
● '안성맞춤'은 '안성'과 '맞춤'이 결합된 말로, '안성(安城)에서 맞춘 유기'라는 뜻이다. 품질이 아주 훌륭했기에 '품질이 좋은 유기'라는 의미를 띄게 되었고, 여기서 '유기'를 생략한 것이 '안성맞춤'이다.
2) 가랑비
● '가랑비'는 15세기에는 'ᄫㅣ'였다. 이것은 ''와 '비[雨]'로 분석된다. ''는 '안개[霧]'의 뜻이므로 'ᄫㅣ'는 '안개비'인 것이다.
◎ 'ᄫㅣ'를 '가루[粉](>)'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으나, '보슬비, 이슬비' 따위도 빗방울이 가루처럼 내리는 비이므로 신빙성이 적다.
◎ ''를 '가다[分]'의 어간 '가-'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으나, 의미상 '갈라진 비'가 되어 '가랑비'의 의미와는 동떨어지므로 이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 '가랑비'의 '가랑'은 '가랑머리, 가랑비녀, 가랑이' 따위의 '가랑'과는 다르다. 전자는 '[霧]'의 후대형인 ''에 접미사 '-앙'이 결합된 어형인 반면에, 후자는 '가르-[分]'에 명사형 어미 '-앙'이 결합된 어형이다.
● 이 밖에, '실비'는 빗줄기가 실[絲]과 같아서, '궂은비'는 오랫동안 끄느름하게 내린다고 해서, '단비'는 필요할 때 알맞게 온다고 해서, '이슬비'는 이슬과 같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3) 독도
● '독도'는 역사적으로 '삼봉도(三峰島)', '가지도(可支島)', '석도(石島)', '독도(獨島)' 등으로 불렸다. 현지 주민들은 '독섬(즉, 돌섬)'이라고 부르는데, 이 '독섬'은 [石]을 뜻하는 '독'과 [島]를 뜻하는 '섬'이 결합된 순수 고유어이다. '獨'은 음차자로서, '독도'는 외로운 섬이 아니고 '돌로 된 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