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먹거리인 전통 떡에도 새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 것에 익숙치 않은 신세대나 외국인들을 위해 전통의 맛은 살리고 현대적인 감각에 맞는 떡을 선보이는 떡카페가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젠스타일의 모던한 떡카페에서 맛보는 곱디고운 퓨전떡과 떡케이크에 눈과 입이 즐겁다. 이제 패스트푸드점이나 커피점으로 향하던 발길을 신세대풍 떡카페로 옮겨보자. 그곳에 가면 전통 떡과 은은한 차향이 있어 좋다
글 / 이진랑 (푸드 칼럼니스트)
-情과 전통문화가 담긴 우리네 먹거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곡물음식인 떡은 민족의 정서와 문화가 담겨있는 전통음식의 하나다. 떡은 계절에 따라, 지방에 따라, 맛과 향기와 빛깔이 다양하며 제철에 나오는 재료를 가지고 때와 절기를 맞춰 즐겨 먹은 자연식이다.
삼월삼짓날의 두견화전, 사월초파일의 느티떡, 오월단오에는 수리취절편… 예로부터 떡은 복을 기원하며 가까운 이웃과 정을 나누는 대표적인 세시음식으로 자리잡아 왔다. 또 생일, 회갑, 첫돌, 혼례 등 통과의례식으로도 빠지지 않았던 음식이 바로 떡이다.
떡은 반드는 방법에 따라 시루에 쪄서 만드는 찐 떡, 찐 다음 떡판이나 절구를 이용해 쳐서 만드는 친떡, 기름에 지져서 만드는 지진 떡, 그리고 찹쌀가루 반죽을 끓는 물에 삶아낸 삶은 떡 등 크게 네 종류로 나눈다.
간식이자 밥의 대용식으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떡은 글로벌 시대를 맞아 새로운 퓨전떡까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 전통떡, 그 화려한 변신
요즘 떡 카페는 그 옛날의 떡방앗간이나 떡집하고는 거리가 멀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여기 떡집 맞아?’라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로 세련된 분위기다.
떡카페에 가면, 콩고물이 뚝뚝 떨어지는 푸짐한 떡대신에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한 입 크기의 떡부터 예쁘게 꽃수가 놓아진 떡케이크가 형형색색 모양을 뽐내며 눈길을 끈다. 열대과일설기, 색동바람떡, 매화떡, 고깔떡, 보슬단자, 김치말이, 떡케이크… 맛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까지 불러일으키는 화려한 떡의 변신에 입이 절로 벌어진다.
‘떡카페’엔 빵이나 케이크에 익숙한 젊은이들을 위한 퓨전떡도 다양하다. 핑크빛 하트 모양의 떡케이크에 아로 새긴 사랑의 메시지, 삼색경단 케이크 속에 수줍게 피어난 듯한 하얀 장미 등의 떡케이크는 이제 예술품의 경지다. 초콜릿이나 마카다미아 같은 견과류와 헤이즐넛 등 케이크에나 사용하던 재료도 이미 떡과의 결합이 시도된지 오래다.
★ Tips!! 전통떡마을 나들이
- 송천떡마을 : 강원도 양양군 송천리에 있는 전통떡 마을. 설악산과 점봉산 자락에 묻혀 있는 오지마을로 15가구가 떡을 만든다. 20여년 전부터 전통적인 방식으로 떡을 빚어온 마을로 관광객들을 위한 전통떡 빚기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가족 나들이나 수학여행 코스로 인기. (☎033-673-8977)
- 평동전통떡마을 : 청주시 근교의 농촌마을로 미호천 평야에 위치한 쌀 주생산지. 무공해 유기농법으로 지은 청정곡식을 사용, 손으로 직접 빚은 전통떡을 판다. 떡메치고 송편을 빗는 전통떡 체험과 전통고추장 담그기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042-231-6099)
# 맛있는 공간
▶ 형형색색 아름다운 떡과 차향이 그윽한 곳 ‘질시루’
창덕궁 앞 국악로 거리,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 가면 떡카페 ‘질시루’가 있다. 아름다운 떡과 은은한 전통차를 즐길 수 있는 이 곳은 한국적인 멋과 맛에다 모던한 세련미까지 접목시켜 눈길을 끈다.
고깔떡, 흑미단자, 보슬단자, 꽃바람떡, 호박꽃떡, 떡샌드위치… 곱디고운 떡들은 먹기 좋은 크기로 낱개 포장돼 있어 눈이 먼저 즐겁다. 아삭아삭한 김치와 향긋한 깻잎을 말아 만든 ‘김치말이떡과’ 쫀득쫀득한 떡 사이에 고소한 호두와 잣을 넣은 샐러드의 조화가 감미로운 ‘떡샌드위치’가 인기메뉴. 떡과 함께 이른봄 채취한 쑥을 말려 만든 ‘시루쑥차’나 녹차꽃을 발효시켜 은은한 향과 달콤한 맛이 좋은 ‘시루꽃차’를 곁들이면 금상첨화!
질시루의 맛을 소반 하나에 소복하게 담아 놓은 ‘떡도시락정식’ 은 한 끼 식사로 그만이다.
떡샌드위치, 김치말이떡, 떡맛탕, 오색편, 색동바람떡, 과일, 샐러드, 멸치볶음으로 꾸며진 도시락은 맛의 조화는 기본이고 영양소의 균형까지 고려해 만든 야심작으로 봄나들이 도시락 대용으로도 좋을 듯.
코코아와 우유가 듬뿍 들어간 ‘코코아떡 케이크’와 감가루를 넣어 달콤하고 부드러운 석탄병 등 떡케이크도 다양하다. 1시간 전에 주문하면 따듯한 떡케익을 바로 포장해 준다.
건물 2,3층의 떡박물관과 부엌살림박물관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문의 02-741-5411
<땅과 사람들> : 대한지적공사 사보 2004년 4월호 / 맛있는 공간
첫댓글 질시루라는곳의 떡 박물관이 6월10일까지 무료관람 입니다~!
저와 함께 6월초에 종로로 여행가실분 신청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