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들어 실시하는 유치원 교사 워크샵...
1박 2일 코스로 경기도 가평군에 있는 마장초등학교를 견학하기로 했다. 초등학교가 유치원과 무슨 관계냐고 하겠지만 작년에 남편이 다녀 온 후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했던 기억이 떠 올라 꼭 한번 가 보고 싶었던 곳이기도 했다.
시골 작은 마을의 운동장에 들어서자 마자 눈에 띠는 건 인라인스케이트장... 학생 모두가 인라인 1개씩을 갖고 있단다. 인라인 두는 신발장도 1층 복도 한켠에 붙박이로 예쁘게 짜여져 있었다. 기존에 유치원 교실은 1학년 교실로 사용하고 있어 교실 안에 화장실과 수도 시설까지 다 되어 있어서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낯설어 하는 1학년에게 친숙한 분위기를 안겨 주는 것 같다.
학교 특색 사업 중의 하나로 유. 초 연계활동이 있었는데 '돌봄이 활동'이 독특해 보였다. 초등학교 형과 유치원 동생들이 의형제 맺듯이 돌봄이 역할을 해 주는 활동 같아 보였다.
학교 환경은 여느 학교와 별 다를 바 없었다. 돈을 많이 들여 환경을 멋있게 꾸민 것은 아니지만 게시판 하나에도 신발장 하나에도 아이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들을 엿볼 수 있었다. 흔히 네모 반듯한 게시판을 아크릴로 주문 제작하여 나비나 우주 공간 모양으로 만든 것도 그러했고, 길다란 신발장만 보던 나에게 깍두기 모양의 칸칸 신발장도 그러했다.
조금만 생각하면 저렴하면서 신선함이 보이는 환경을 구성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치원도 별 다를 바 없었다. 오히려 교구들이 더 적고 초라해 보이기까지 했지만 1학급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건물옆에 이어서 신축하고 동그란 창문모양이며 아뜨리에 같은 천장 조명 시설. 교실 2개 정도 넓이의 공간과 별도의 교사실, 넓은 유원장 등이 정말 교장선생님의 배려가 아니고서는 이렇게 마련할 수 없다라는 생각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우리 강화에서는 아니 인천 전체에서도 이렇게 유치원에 투자해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학교는 보이는 것 뿐 아니라 내실있게 운영되고 있어 더 놀라웠다.
40명밖에 안 되는 학구 학생수를 읍지역과 공동학구로 정해 190명이 되고, 지금도 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증원에 따른 학교 나름의 노력이 너무 많았다. 특기적성교육비의 무료, 원어민 영어 수업과 중국어 수업, 종이 공예, 수영교실 등 다양한 내용으로 학부모들의 관심을 모았고 각 반마다 아이들 책상이 컴퓨터 책상인 점도 특색 있었다. 새로 들어 올 때마다 150만원의 컴퓨터와 책상을 교실에 놓는다고 한다. 교실이 완전 1인 1PC실이다.
각 반의 이름도 몇학년 몇반이 아니라 유치원은 사랑방, 6학년은 언니방, 급식실은 즐거운 점심시간 등 너무 예쁜 이름들로 반 표찰을 만들어 달았다.
이런 노력은 작년 8월에 퇴임하신 교장선생님이 도교육청과 지역교육청을 다니며 6억 7천의 예산을 가져와 이루어 놓은 것이라고 한다.
한 사람의 노력이 이렇게 학교를 바꾸고 환경을 바꿀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내년부터는 예산 배정 받기가 어려워 학교에서도 고심을 하고 있다고는 하는데...
잘 유지되어서 폐교 직전에 놓인 시골 학교들의 희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학교문을 나섰다.
운동장 한 구석에 있는 원두막, 그 옆에서 풀을 뜯고 있는 염소를 보며 도시로 떠나는 아이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의 숙제임을 깨달았다.
점점 학생 수가 줄고 있는 강화의 현실을 돌아보며 이젠 아이들이 다시 돌아오도록 만들어야 할 때임을 느낀다. 그건 교사나 교장 하나의 힘으로도 안되고 학부모에게 호소한다고 되는 일도 아님을 너무나 잘 알기에 지금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나 이 곳을 탐방하면서 희망을 가져본다.
새로운 마장초의 탄생을 기대해 보며....
2005년 7월 9일 경기 마장초등학교를 돌아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