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하고 나 하고 만든 꽃밭 ⑷
현관문을 열어놓고 일기를 쓰고 있는 동안 안방 창 밖에 있는 벗 꽃 나무의 하얀 꽃잎이 바람에 날려 내 발 아래까지 춤을 추며 들어온다.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 악보를 그려놓은 것처럼 나란히 나란히 앉아 있다.
그 옆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예쁜 인형 가족들이 서로 사랑을 하며 정답게 웃고 있다. 엄마 곰돌이의 진달래꽃 머리띠는 이곳으로 이사 오기 전 광주에서 구입해 왔다. 아기 곰돌이의 바짝 옆에서 연두색의 옷을 입은 귀여운 강아지와 노란 옷에 빨간 모자를 쓴 아기 원숭이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있다. 그 옆에서 감자 모양의 저금통이 부끄럽다는 듯이 등을 돌리며 씩 웃고 있다.
눈앞에 보이는 하얀 꽃
나와 친구 하자며 손을 내민다.
밤사이 눈처럼 덮여 버린
아파트 옆의 과수원 밭
시원하고 달콤한 맛과 향기처럼
온 마을을 하얗게 덮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어보니
나를 반기며 활짝 웃고 있는
큰 나무의 새 하얀 벗 꽃
새들이 앉았다 쉬어가며 작은 무당벌레에게
“어서 가봐, 그림 같은 너의 쉼터도 있어!” 하며 날아간다.
나의 쉼터는 어디일까?
아름다운 나주겨자씨교회예배당?
그래, 잠간의 휴식을 위해 하늘 왕께서 보내셨지만
또 다시 일어나 가라 하시면
예, 하고 떠나야 하니
나의 영원한 쉼터는 하늘나라에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