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 가운데 골프를 가장 좋아한 대통령은 누구일까. 모두들 전두환 전대통령을 꼽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박정희 전대통령이다. 박 전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골프를 좋아한 대통령이다.
애초 박 전대통령은 골프를 부정했다. 5-16혁명을 일으키면서 골프를 친 사람들을 반혁명 세력으로 간주했다. 그런 박 전대통령이 김종필 총리,장기영 전한국일보 사장,김형욱 전중앙정보부장 등에 의해 66년도에 골프에 입문했다. 그때부터 박 전대통령은 골프광으로 바뀌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박 전대통령은 일주일에 한번씩은 골프장을 찾았다. 박 전대통령이 자주 찾던 골프장은 현재의 능동 어린이대공원 자리에 있었던 서울컨트리클럽이었다. 그러나 서울컨트리가 농민들의 원성지인 것을 감안,박 전대통령은 70년대부터는 뉴코리아와 한양골프장을 찾았다. 골프를 친 후 박 전대통령은 고양 막걸리를 입가심으로 마셔 오늘날 고양이 막걸리 대명사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박 전대통령은 철저히 자기 통제하에 골프를 즐겼다. 68년 방미를 앞두고는 골프를 자제했다. 얼굴이 시커멓게 변하면 외교상 결례를 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런 박 전대통령이 육영수 여사 서거 이후 골프를 자제하더니 술로써 인생의 즐거움을 바꿨다.
전두환 전대통령도 골프광인 것만은 사실이다. 전 전대통령은 워낙 운동신경이 좋아 골프채를 잡기가 무섭게 실력이 금방 늘었다. 전 전대통령은 대통령 재임시절보다,퇴임 이후 더 골프를 즐겼다. 그런 전씨의 골프장 나들이는 한때 골프를 통해 세를 과시한다는 오해를 받아 6공으로부터 감시를 받았었다.
골프 대중화 시대를 연 노태우 전대통령도 골프를 좋아한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대통령 퇴임 이후 김영삼 전대통령이 골프금지령을 내리자 골프장행을 자제했다. 현재는 골프보다 테니스를 더 즐긴다. 그는 테니스가 골프보다 더 재미있다고 말한다.
김영삼 전대통령도 핸디가 30일 정도로 골프를 쳤다. 3당 합당 과정에서 골프를 쳤지만 권좌에 오른 후에는 골프채를 잡지 않았다. 이를 반영해 정치권에 골프금지령을 내렸다. 김 전대통령이 골프를 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유는 시간과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골프는 건강을 지켜주는 운동이라는 것을 모른 것 같다.
한편 이승만 전대통령은 골프를 쳤다기보다 골프장 건설에 앞장섰다. 이 전대통령은 49년 8월15일 건국 1주년 축하연에서 "주한미군들이 주말이면 일본으로 건너가 골프친다"는 소리를 듣고 우리나라도 골프장을 건설하도록 내각에 지시했다. 이후 58년도 대통령컵 대회를 창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