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사역 20년 한인 글로리아 패트무리 목사
공동체‘참새 둥우리’운영 무슬림과 생활·예배
“빵 위해 등록한 신자도 있지만 절대 강요 안해”
인도, 척박한 땅. 전기와 전화는 물론 그 흔한 볼펜도 없는 가난한 나라에서 한인 여성이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온몸으로 예수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카르나타카 주의 주도인 방갈로르(Bangalore) 시에서 차로 약 2시간 떨어진 작은 마을에 위치한 공동체 ‘참새 둥우리’(Sparrow’s Nest)의 안주인 글로리아 패트무니(64) 목사. 그녀는 남편인 조셉 패트무리(Dr. Joseph Patmury)를 따라 20여년전 이곳에 와 황량한 벌판에 작은 생명의 공동체를 시작했다.
각각 신부와 수녀였던 이들 부부는 이탈리아 로마의 울바니아 신학대학에서 선교학을 전공하며 만났다. 뜻이 통한 두 사람은 교황청의 허가를 얻어 85년에 결혼, 86년에 남인도에 들어왔고, 방갈로르에서 11년, 화이트 필드에서 3년 선교활동을 하다가 마침내 꿈꾸어온 대로 외진 시골마을 방가라페트에 둥지를 틀었다.
글로리아 패트무니 목사는 한국 광주 지역에서 ‘맨발의 성자’로 불리던 이현필 선생의 제자인 김준호 선생을 평생의 스승으로 모시다 이탈리아 울바니아 대학에서 유학중 남편을 만난 것. 이후 방갈로르의 세인트 피터 신학원에서 다시 아시아신학을 공부해 98년 한국의 기독교 교단으로부터 목사 안수를 받았다. 남편 조셉 패트무리 목사는 케랄라 주 출신으로 4대째 신부를 배출한 명문 가톨릭 집안의 장남으로 결혼 후 남인도의 기독교 교단으로부터 목사 안수를 받았다.
이들에겐 올해 17세의 딸 인코(인도와 코리아의 앞 글자를 딴 이름)가 있는데 인코는 한국말을 포함해 8종류의 말을 다 구사할 수 있는 작은 통역사다. 그녀는 인코를 보며 “언어, 인종, 국적을 넘어 성숙된 ‘인간’으로 화합하여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의 싹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패트무니 목사 부부가 꾸려가는 ‘참새 둥우리’는 힌두교도, 무슬림, 시크교도, 기독교도, 사이바바교도 등 다양한 종교를 가진 이들이 6,000여평의 땅에 쌀, 라기, 옥수수, 콩, 감자 등 농작물을 재배하며 함께 예배하며 삶을 꾸려 가는 공간이다.
글로리아 패트무리 목사는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인도를 변화시키는 일은 도무지 불가능해 보였다. 인도 정신으로 대표되는 ‘힌두트바’(Hindutva)는 종교적으로 ‘포용’과 ‘관용’을 중요시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완강한 계급제도와 배타주의를 고수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