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꽃들의 이름에 얽힌 얘기가 여러가지가 있는 것 같은데,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들꽃들에게는 사연이 많죠. 사연이 많아서 그런지 이름도 예쁘고, 익살스럽고, 해학적인 이름이 많아요
* 줄기를 자르면 노란액이 나온다고 해서 - 애기똥풀
* 뿌리를 뽑으면 뿌리액이 빨갛다고 해서 - 피뿌리풀
* 꽃이 필땐 잎이 없고 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어 잎과 꽃이 평생 한번도
만나지 못한다고 해서 - 상사화
* 줄기를 자르거나 잎을 비비면 오이냄새가 난다고 - 오이풀
* 잎을 비벼서 생강냄새가 나면 - 생강나무
* 껍질을 벗겨서 물에 담구면 물이 새파랗게 되기 때문에 - 물푸레나무
* 가을의 단풍이 붉고 아름다워서 그 이름은
- 붉나무 (나무에 딴맛이 나는 유일한 나무)
* 복조리 만드는 대나무 - 조릿대
* 열매가 개불알처럼 생긴 - 개불알풀
* 꽃이 개불알처럼 생긴 - 개불알꽃(복주머니꽃)
* 잎이 자라등 같이 생긴 - 자라풀
* 꽃과 이삭이 강아지 꼬리처럼 생긴 - 강아지풀
* 꽃과 이삭이 금같이 노랗고 강아지 꼬리처럼 생긴 - 금강아지풀
* 꽃이 족도리처럼 생긴 - 족도리
* 잎이 어렸을때 고깔처럼 생긴 - 고깔제비꽃
* 꽃이 괭이눈처럼 생긴 - 괭이눈
* 잎이 노루귀처럼 생긴 - 노루귀
* 아름다운 부처모양의 열매가 달리는 - 미선나무
* 세 가지에 잎이 아홉장인 - 삼지구엽초
* 소가 잘뜯어 먹어서 - 쇠뜨기
* 다섯가지 맛을 내는 - 오미자
* 줄기가 붉어서 - 주목
* 청사초롱 - 초롱빛
* 잎이 층층이 피는 나무 - 층층나무
* 꽃이 층층이 피는 나무 - 층꽃나무
* 실타래처럼 꽃이 되는 - 타래난초
* 잎이 톱날처럼 생긴 - 톱풀
* 꽃이 투구처럼 생긴 - 투구꽃
이와같이 우리가 늘상 접하는 우리주변의 들꽃들고 단순한 꽃 자체의 의미를 넘어서 그 식물의 특징을 알게 되면 그들 들꽃과 친하게 됩니다.
제가 대학교 학생들과 식물야외 수업을 할때 가끔씩 야외에서 식물을 접하면서 들꽃들의 특징과 이름을 얘기하면서 웃을때가 많이 있죠.
애기똥풀, 개불알풀,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배꼽, 미치광이풀, 홀아비꽃대, 쥐오줌풀, 노루오줌, 개구리발톱, 도깨비부채, 새대가리풀, 중대가리풀, 벼룩이자리, 된장풀, 꽃며느리밥풀, 쥐똥나무 등 들꽃의 이름을 우스꽝스럽고, 익살스럽게 지은것은 우리 들꽃의 멋과 맛을 풍기게 하며 한번들으면 잘 잊어버리지 않는 장점도 있답니다.
또한 그 이름에 담긴 뜻을 보면서 들꽃의 참다움을 알수 있는 것도 많이 있습니다. 진짜나물-참나무, 진짜 취나물-참취, 진짜 나무-참나무 등이 있는데 이들 참나무 중 유독 도토리가 작은 나무를-졸참나무라고 하죠.
이에반해 가짜를 의미할때는 '개'자를 많이씁니다. 개나리, 개옻나무, 개살구, 개쑥갓, 개서어나무 따라서 이들 들꽃 이름에 붙는 말들을 보면 들꽃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나 분포지와 고나련이 있답니다. 식물의 특징을 동물의 이름과 연관시킨 이름의 예를 들어보면 개구리발톱, 개구리밥, 개구리자리, 개구리미나리, 개구리갓 즉 개구리만도 5종이나 있으며 개미자리, 개미취(들국화), 거미고사리, 거북꼬리, 고슴도치풀, 노루발, 노루삼, 꿩의다리아재비, 까치수영, 괭이밥, 곰취, 두루미꽃 등 수도없이 많으며 지명이나 서식처 사물의 이름이나 생활습관 속에 내포된 관념적인 뜻이 담긴 식물 이름도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만해도 식물들과 관련된 노래도 참 낳이 있었습니다. 예를들면 한푼두푼 돈나물, 매끈매끈 기름나물, 어염꾸부렁 활나물, 동동말아 고비나물, 줄까말까 달래나물, 칭칭감아 감돌레, 짚어뜯어 꽃다지, 쑥쑥뽑아 나생이, 사흘굶어 말냉이, 안주나보게 도라지, 시집살이 씀바귀, 입맞추어 쪽나물, 잔칫집에 취나물 등의 나물타령 이라던가 십리절반 오리나무, 대낮에도 밤나무, 오자마자 가래나무, 방귀뀌어 뽕나무, 입맞춘다 쪽나무, 칼로베어 피나무는 예산 지방 민요인 「나무요」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원래 피나무는 칼로베어 피나무가 아니라 껍질피의 「피나무」로서 우리 고유의 이름이고 중국명은 殷木입니다.
결국 우리는 이러한 들꽃들과 언제나 함께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느 곳에 있든지 눈을 돌려보면 수많은 들꽃들이 눈에 띄게 되며 그 들꽃들이 만들어내는 신선한 공기로 숨을 쉬고 밥을 먹고 하는 것입니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도 있듯이 들꽃들의 이름을 알아야 연구도하고 이용도하고 보호도 할 수 있죠.
지금 여러분들이 먹고 있는 많은 나물들 중 씀바귀, 달래, 냉이, 참나물, 고들빼기 등도 이들 들꽃들 이랍니다.
☞ 우리지방 들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들꽃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지금 들길을 걷고 있으시면 잠시 멈춰서 고개를 돌려보세요. 수많은 들꽃들이 수줍은 듯이 바라보고 있습니다. 우리의 들길에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들꽃, 쑥부쟁이, 도라지, 물봉선, 용담, 꽃며느리밥풀, 참취, 개미취, 구절초, 더덕, 향유, 산부추, 억새, 산국, 패랭이꽃, 원추리, 산꿩의다리, 각시취 등 많은 종류의 취나물과 정겹고 예쁜 꽃들이 우리 곁에 언제나 같이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예쁜 이름입니까?
우리 이들 많은 들꽃들과 가까이 가서 이야기 좀 한번 해봅시다.
너 이름이 뭐니?
쥐꼬리망초요.
왜 하필 쥐꼬리망초니?
쥐꼬리풀, 쥐손이풀, 쥐오줌풀, 쥐다래, 쥐방울덩굴도 있는걸요?
너는?
쑥을 캐러다니는 불쟁이라고 쑥부쟁이라고 해요.
쑥부쟁이? 들국화라고 하는 놈이구나.
예. 이애는 제 사촌이에요.
그래 이름들이 뭔데?
구절초, 개미취, 감국, 산국 가실쑥부쟁이라고 해요.
아하! 네놈들은 모두 들국화라 하지?
예.
저쪽 키 큰놈은?
예. 강남에서 왔다고 강냉이라고 해요. 저놈은 용쓸개보다 쓴 놈이에요. 그래서 용담이라고 불려요.
아저씨 저도 이름 좀 지어주세요.
그래? 넌 잎이 개구리발톱처럼 생겼으니 개구리발톱이라 하자. 넌 꿔의다리처럼 갸날프니 산꿩의다리라고 하자.
저는요.
복수초 옆에 항상 붙어다니는 놈이구나. 그래 너는 복수초와 같이 있으나 연복초라 하자.
이렇게 당당하게 이름을 밝히며 자라는 이 가을 들꽃이 우리고장의 우리곁에 있는 겁니다. 그러나 당당하게 자라는 들꽃만 있는게 아니죠. 돼지풀, 망초, 개망초, 미국자리공 등의 귀화식물들 틈에 끼어 아우성 치는 우리지역의 들꽃도 많이 있습니다.
☞ 들꽃이름에 담긴 유래도 참 많아요.
옛날 어떤 며느리가 몹시 배가 고파서 시어머니 몰래 밥을 먹다가 시어머니에게 들켜 밥알이 목에 걸려 죽었다는 이야기의 벼느리밥풀 꽃이 있지요. 이 꽃은 꽃잎에 하얀 밥알을 물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꽃며느리밥풀, 알며느리밥풀, 애기며느리밥풀 등이 있습니다. (현삼과, 1년초)
우리고장 선운사 일대의 석산은 9-10월이면 그 화려한 꽃을 피울 것이다. 일본에서 들어온 이 식물은 잎이 있을때는 빛이 피지 않고 꽃이 필때는 잎이져서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고 하여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이라고 하는데, 부자지간에 서로 보지 못한다고해서 일반적으로 가정에서는 심지 않았고 절에서 주로 심었다.
또한 우리고장 덕유산, 지리산, 장안산 등 심산 유곡에 주로 자라는 동자꽃은 7-8월 주황색의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데 이 동자꽃의 전설 역시 애절하다.
옛날 한 동자가 스님과 함께 깊은 산속 암자에 살고 있었는데 어느해 추운 겨울, 스님이 겨울 준비를 위해 마을로 내려간 사이에 갑자기 눈이 많이내려 겨우내 녹지 않으므로 스님은 암자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렇게 되자 절에서 스님을 기다리던 동자는 배고픔과 추위에 떨다가 얼어죽었고 눈이 녹은 봄에 스님이 암자에 가보니 그 동자는 이미 죽어 있었으며, 스님은 동자를 암자 근처에 묻어주었는데 여름이되자 무덤가에 동자의 붉은 얼굴처럼 생긴 꽃이 피었고 이 꽃을 동자꽃이라 부르게 되었다.
[출처]들꽃의 미모저모 ㅣ 작성자 글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