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8일(토)
눈은 즐거웠지만 몸은 더위와 싸우느라 힘들었던 팡아만 관광을 마치고 다시 버스에 오른 우리는 이번 푸켓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욋찰롱 사원 관광과 쇼핑몰 투어에 나섰다.
첫 번째 쇼핑몰인 화장품 가게에서 열대과일 말린 것을 몇 세트 구입한 우리는 두 번째 쇼핑 코스인 라텍스 매장엘 들렸다.
이번 여행의 좋지 않았던 점 중 한가지가 버스였다. 버스가 노후되어 에어콘 사정이 나빴던 것.
해외여행하면서 에어콘이 "빵빵"하지 않은 경우는 처음이었다.
오전에 팡아만에서 더위와 싸우고 수상마을에서 점심먹으며 더위와 싸우고 버스 안도 덥고...
그러다 만난 라텍스 매장은 우리에게 "천국"이었다. 거기다 냉커피까지 타주고 라텍스 매트에 누워서 편안한 자세로 설명을 들으라니 천국아 아니고 무언고?... 세상 편한 자세로 누우니 지원이가 앙증맞은 동물 캐릭터 베게를 주며 사진을 찰칵!
이때 아이들은 따로 방을 주어 격리 수용(?)했는데, 여기서 지유의 카리스마가 한 방(?)이 나왔단다. 일행 중에 중1, 초6 남자 형제가 있었는데, 김미영 말로는 가정 교육이 덜된 싸가지 없는 아이들었단다. 걔들이 베게로 서로 장난치며 싸우다가 수차례 베게로 지유와 민회에게 피해를 주자 지유가 딱 한마디 했단다. 목소리를 확 깔아서...
"야. 이 000들아!"
이 한마디에 중1짜리 형은 초등 6학년 지유에게 "죄송합니다"하며 조용해지더란다. ㅎㅎ..
여기에서 120불짜리 여성용 베게 3개 구입.
더위가 한풀 꺾이자 왓찰롱 사원 관광.
수염이 얼마나 길었나 한 번 볼까???
거울이 없어 수염 확인을 여러번 했다.
사원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고 볼거리도 꽤 있었다.
아직 햇볕이 따갑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견딜만 했다.
사원 한 구석에서 60대는 되어보이는 노인들 한 팀이 '세파르타크'를 하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거의 국가대표급 묘기 수준의 경기를 하고 있었는데, 가이드 말로는 태국남자들은 대부분 이 수준은 된다고 한다. 한 마디로 달인 수준.
노인들의 이 경기를 보고 세파르타크 공을 구입한 사람도 있었다.
사원에 들어가 소원을 빌기 전에 양초에 불을 붙여 사진에 보이는 촛대에 꽂아놓고 들어간다.
또 수염 확인차 한 컷.
자세히 보니 언제부터인지 수염 중에는 흰 수염도 군데군데 섞여 나오고 있었디.
이게 웬일인지?... 나이가 들었단 말인가?
또 한번 연출된 포즈를 취해본다.
해외여행 두 번만 했다가는 모델 굶어 죽겠다.
김미영이 찍길래 나도 따라서 찍어 보았다.
직접 눈으로 볼때와 화면으로 보니까 더욱 선명하고 멋져 보인다.
버스에 노르는 김미영과 지원이를 소리쳐 불러 멈추게하고는 한 장 찍었다.
사람 좋아보이는 현지 가이드가 어느새 엑스트라 역할을 해준다.
다음 코스인 특산물 가게에서 지유와 지원이는 팔찌를 진화가 사주었고, 민회는 시계를 골랐으나 그 제품이 하필 재고가 없었고 가격도 비쌌다.
18:00 저녁식사. 불고기 전골.
식사하는 중에 런던올림픽 소식을 들었다.
박태환이 수영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실격으로 탈락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축구도 첫 게임 멕시코와 비겼다고 들었는데...갑자기 기운이 쏙 빠진다.
출국 비행기는 00:45분인데 너무 일찍 코스가 끝나가고 있었다.
가이드 왈 "바쁠 때는 손님들이 한두분 꼭 지각을 하는데, 시간이 여유가 있을때는 식사도 30분만에 뚝딱 해치우신다니까요..."
여하튼 일정은 끝났고 8시에 공항에 도착한다해도 자그마치 4시간 이상을 공항에서 기다려야 한다. 싱가폴에서도 발리에서도 경험했듯 공항에서 오랜 시간 대기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공포(?)인지를 잘 아는 우리는 가이드를 볶기 시작했다. 한 시간만이라도 엔틱마사지를 다시 받자. 어디든 한 두군데 더 가자...
그래서 푸켓의 남산이라는 000(이름이 기억이 안난다...)를 산책하면서 1시간 정도 배회(?).
공원 초입에 사람들이 몰려있어 가보니 두꺼비가 있었다. 하단 3/2 부근 쯤의 오른 쪽에 보인다.
공원의 벤치에서 지유와 민회는 한참을 재잘댄다. 자세히 들어보니 귀신 이야기.
가뜩이나 무서움을 잘 타는 민회는 이야기를 하면서 연신 어깨와 등을 털어낸다.
"너 뭐하냐?" 하고 물으니
"무섭쟎아"라고 답한다. 그게 어깨에 붙은 귀신을 털어내는 거란다. 기가 막힌다...
공항에 도착해 오랜만에 뽀뽀좀 하자니까 다른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자꾸 밀어낸다.
"아빠, 다른 아이들은 이미 2학년때 뽀뽀 졸업했대" 라면서 싫지 않은 표정을 짓던 집에서의 민회가 생각난다.
민회와 지유는 어른들 신경 안쓰고 늘 둘이 붙어 다녔다.
우리와는 생각도 교육환경도 달랐지만, 확실히 세대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진다.
우리나라도 아닌 외국에 나가서 외국사람들과 거침없이 대화하고, 무서운 것 없이 행동한다.
특히 공항에서 출국심사할 때는 우리 일행과 떨어저 저희들끼리 외국인들 틈새에 끼어 있는데도 전혀 꺼리낌이 없다. 출국심사대를 통과하는데 주변에 가족들이 전혀 없는데도 지들끼리 알아서 다 처리한다. 해외 여행을 자주하다보니 익숙한 것도 있겠지만 대견하기 그지 없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다해서
1. 발마사지를 하러 갔다. 동남아의 공항은 대개의 경우 출국심사대를 통과하면 발마사지하는 곳이 있다. 누구는 한다 누구는 안한다를 반복하다 가서보니 신용카드는 결제가 안되고 시간상 한 명밖에는 못한단다. 그래서 실패.
2. 배도 출츨하고 해서 사발면을 먹기로 했다. 나와 용현이는 신라면을, 지원이 민회 지유는 태국의 사발면을 선택.
" 야~ 먹는 것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게 아니야~" 나의 한마디에 지원이는 잽싸게 신라면으로 교환. 라면 5개 구입하는데 23,000원 소비. 아니나다를까 아이들은 향신료가 강한데다 너무 매워 먹기를 포기했고, 나중네 신라면을 먹고 남은 국물에 면만 담궈서 먹게 되었다. 덕분에 김미영과 지유母가 국물을 버리러 화장실에 수차례 들락달락.
3. 그 사이 몇군데 면세점을 훑으니 코코넛 말린 것을 6개들이 한봉에 150b에 팔길래 다량 구매하기도. 1b가 38원이니까 한 봉에 950원 꼴. 싸기는 정말 싸다...
00:45 KE 638기에 탑승. 출발.
맥주 2캔을 먹으며 엄태웅주연의 영화 '특수본'을 보면서 비몽사몽 취침.
2시간여 취침 끝에 한국시간 6:30분경 배가 불룩해 잠에서 깨다.
화장실에서 볼일 보며 마지막한 컷.
아침 식사로 녹차 죽 먹고 나니 어느새 인천.
시차로 2시간을 손해보고나니 결국 2시간여 취침한 셈.
08:40 인천공항 도착.
짐을 찾고 휴대폰을 보니 재원이의 문자가 2~3통 도착. 9시 예배보러 교회로 출발한단다.
저런~ 기특한 내새끼...
진회네 식구들과 이별하고 교회에 들리니 10:20분. 재원이 태우고 집에 도착.
부지런히 가방 풀고 세탁기 2번 돌리고...
여자들 3명은 이 모양으로 누워 한참을 시시덕 거리더니...
이 모양 그대로 잠의 천국으로...
나도 "휴가 끝"을 알리는 인증 샷을 마지막으로 취침.
지원이는 휴대폰을 다시 찾은 기쁨에 한 참을 만지작 거리곤 그대로 취침...
이것으로
'"2012년 여름휴가 푸켓 "을 종료.
총 8페이지 걸쳐 약 400장에 가까운 사진을 골라내고 장장 일주일간에 걸친 여행후기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지금은 8월 6일 오후 2시 2분. 현재 기온 36도. 푸켓보다 더 더운 한반도다...
첫댓글 사와디캅
나이때 진짜 못생겼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