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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필&소설 스크랩 울타리와 우리의 삶! (2)
조처음 추천 0 조회 21 10.02.03 19:0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울타리와 우리의 삶!

글 조 처음

서울에 살면서 매미의 울음소리도 들어 본지도 오래된 것 같습니다

내가 어릴 때는 매미가 고목나무에 붙어서 요란하게 울어 대면

무더운 여름을 매미 소리에 듣노라고 무더위를 잊고 살았었습니다.

매미의 종류도 여러 가지 인데 참매미라고 부르는 것이 있었고

보리 매미 등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내가 이곳에 전문가도 아니고

우리가 어릴 때 부른 그 이름그대로 불러 봤습니다.


우리 동네에는 우리 또래가 여럿이 있었는데

그 중에도 나와 친한 아이들은 모두 우리 집과 울타리를 같이 쓰고 있었고

울타리라고 해 봐야 아버지가 산에서 노간지 나무를 통째로 잘라다가 끝을 뾰족하게 깎고

쇠말뚝으로 땅에다 박고 그리고 쇠말뚝을 빼어 낸 다음에 그 자리에 노간지 나무를 꽃아 넣습니다.

길게 울타리를 세운 다음에 옆으로 바람이 불면 넘어지지 말라고 참나무 가지를 옆으로 길게 넣고

울타리 밖과 안을 칡이나 새끼를 꼬아서 동이면 훌륭한 울타리가 완성 됩니다.


그 해 여름이 지나가면 노간지 나무 울타리는 말라서 노란 색으로 변하고

그 사이로 잡풀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봄이 오면 울타리 가에다 호박을 심고

어머니는 아버지가 심은 호박이 돋아나는 옆에다 줄 콩과 완두콩을 심습니다.

그리고 누나는 그 옆에다 나팔꽃을 심어 그 꽃이 여름 내내 피고

가을에 첫서리가 내릴 때 까지 피고 지고를 계속합니다.

여름이 깊어 가면 우리 집 울타리에는 노란 호박꽃과 완두콩이 어울리고

그 사이로 나팔꽃이 연두색 아니면 분홍색이나 핑크색으로 울타리가 조화를 이릅니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선선한 가을이 오면 울타리에는

늙은 호박이 주렁주렁 열리고 노란 호박꽃은 계절을 따라 시들하게 피고 있습니다.

울타리는 우리들의 삶의 일부분이며 우리 가족이 식사를 할 때에 모든

반찬은 울타리나 울타리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 했습니다.

추운 겨울에는 울타리는 차가운 바람을 막아 주며

누가 와도 볼 폼이 없는 울타리일지라도 누가 함부로 그것을 뚫고 집으로 들어 올 수가 없는

튼튼한 성벽이었습니다.

울타리는 우리의 재산과 우리가족의 안전을 지켜주는

보호자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지금의 울타리는 모두 시멘트벽으로 만들어 저서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시멘트벽은 도둑을 지키는 대단한 구실을 할지는 몰라도

우리의 삶을 의지 했던 울타리와는 생김새와 모양이 다르며

시멘트 담장과 울타리의 쓰임과 개념이 다른 것입니다.

삭막한 시멘트담장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내가 어릴 때의 노간지 울타리를 보며

그 울타리에 많이 의지 했던 우리 조상들의 슬기와 지혜를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슬기와 지혜를 주시고

우리의 삶이 울타리로 하여금 오래토록 잊지 않고 지나게 하심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지금이 시대에 우리 곁에 있는 흉물스러운 시멘트 담장을 보고

내가 어릴 때의 울타리를 떠 올려 봅니다.

감사합니다.

 

 


찬양 : 윤인선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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