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지난해 개봉한 <밤과 낮>과 예전에 <오!수정>을 참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있어서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장면분할표를 작성해오겠다고 (겁도 없이!) 하였습니다.
이 영화는 이번에 처음 보았는데요, 시나리오를 먼저 읽고 영화를 본 까닭에
영화의 요소요소가 정말 잘 보이더군요.
영화에서는 시나리오의 여러씬이 생략되었던데, 효과적인 것 같아요.
왜 제목이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일까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DVD에 수록된 어느 평론가의 해설 중, 이 영화의 독특한 제목에 대해 이야기하신 부분이 있더라구요.
"어느 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아주 무료한 마을에서 돼지가 우물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그 일을 굉장히 궁금해하면서 우물물을 쳐다봤더니....
그 안에 빠진 돼지는 온데간데 없고 그 우물물에 비친 자기네들의 얼굴만이 보이더랍니다.
머쓱해진 마을 사람들은 다시 자신의 일상으로 뿔뿔이 흩어졌답니다..."
효섭, 보경, 민재, 동우 그리고 민수의 엇갈린 사랑과 욕망, 일상의 모습들이 무척 추레하면서도..
또 어느 부분에서는 너무나 공감이 가서 기분이 쓸쓸해졌어요.
다른 여러 영화들에서 느끼게 되는 감정들과는 매우 다른 기묘한 감정을 느끼면서
예전에 보았던 <공포분자>라는 영화도 생각이 나더라구요.
우리의 삶 속 소소한 순간들, 우연성, 그리고 파국.. 삶의 부조리를 엿볼 수 있는 수작인 것 같습니다.
돼지우물_장면분할표.hwp
장면 장면이 디테일한 요소들로 가득해서 내용을 요약하는데 있어 애를 좀 먹었어요.
전체는 각각 4명의 등장인물의 이야기로 구분하였고,
각각의 이야기 속에서 다른 인물의 이야기와 만나는 요소들에는 밑줄 및 별 표시를 해두었어요.
첫댓글 고생 많으셨네요. 덕분에 좋은 자료 얻었네요. 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