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안에 감춰진 것이 많다 해서
이름 지어진 내장산(內藏山)
호남의 5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히는 내장산의 가을엔
오색향연의 찬란한 빛깔로 수놓은 단풍나무들이 서 있다
108 번뇌의 시름을 잊으라는 뜻에서
100여 년 전, 내장사의 고승들이 한 그루 한 그루 정성들여 심은
108그루의 단풍나무가 이루는 만산홍엽의 극치, 단풍터널과
그 붉은 터널의 끝에 자리한 천년 고찰 내장사.
단풍의 절정기를 맞은 내장산의 계절이 주는 선물에
수많은 등산객들은 가을의 정취를 느끼러 내장산에 찾아오고
노랑 빛 다홍 빛으로 한껏 물든
잎사귀들은 눈길 닿는 여기, 저기서 손짓을 한다.
2부 샘고을에서 길어올린 맛
예로부터 물맛이 좋기로 소문난 정읍은 그 이름도
우물 ‘정(井)’자에 고을‘읍(邑)’자를 쓴 말 그대로 샘고을이다.
샘고을이라는 지명의 뿌리라 여겨지고 있는 정읍의 정해마을.
그곳에는 우물 ‘정(井)’자 모양의 큰 새암(샘)이 존재한다.
정해마을 사람들은 오랜 시절부터 이 물에 기대어
길어 먹기도 하며 빨래를 하기도 하며 제사를 지내기도 한다.
이렇듯 정읍의 맑은 물은 호남정맥의 젖줄기로부터 흘러내려오는
동진강과 섬진강 그리고 땅 밑에서부터 샘솟는 물들이 그 원천이다.
섬진강의 한 줄기인 정읍 산내면에 자리한 추령천에는
섬진강 댐이 생긴 이후로
바다로 회귀하지 못하는 이른바, 육봉형 은어 무리들이
산란기가 지나도 여전히 개천을 떠돌아다니고
언젠가부터 이는 정읍 사람들의 요긴한 먹을거리 중 하나가 되었다.
또한 정읍 땅을 흐르는 깨끗한 물을 머금고 자란 대나무.
그 대나무로 빚어진 고급술 죽력고
죽력고는 조선시대에 평양 감홍로, 전주 이강주와 함께 조선 3대 명주이나,
현재, 정읍 태인면 송명섭 장인에 의해서만 유일하게 전해지고 있다.
혀를 감동시키는 그 맛, 물맛 좋은 그곳으로 떠난다.
정읍의 가장 큰 매력, 가을 내장산을 지난 20년 간 수십 번 오르내렸다는
정읍 출신의 사진작가 최영진 씨와 함께 하는 내장산 종주길.
그리고 내장산 단풍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그 길을 따라간 곳에서 만난 옛 고갯길.
그 길은 정읍 사람들을 바깥세상으로 잇는 소통의 장으로
정읍 사람들 뿐 아니라, 인근의 순창, 장성 사람들이
소를 끌고, 나물을 이고 무시로 넘나들던 눈물의 고개다.
단풍 따라간 곳에서 내장산이 감춰둔
정읍 사람들의 어제와 오늘을 함께 만나본다.
3부, 소없이는 못살아
소 사육두수 전국 2위.
정읍은 넓디넓은 호남평야 덕분에
소 사육에 필수적인 볏짚 생산에 유리했으며
그리하여 옛날부터 한우 농가가 많았던 고장이다.
소비자들에게 언제나 우수한 소를 제공하기 위해
각 축산 농가들은 매달 세밀한 예비심사 과정을 거쳐
우시장에 소를 팔게 된다.
한편 육우용이 아닌 일소를 삼아 키우는 농가도 있다.
일 잘하는 어미 소가 낳은 새끼 송아지.
생계를 위해 마음은 편치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어미와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는
김정남 할아버지의 이야기.
그리고 얼마 전 20년을 한결 같이 한 가족처럼 지냈다는 소를 잃고
새 식구 삼아 7개월 된 송아지를 맞아들인 박래화 할아버지.
난생처음 일소로 길들여지게 된 천방지축 송아지와 할아버지의
좌충우돌 적응기를 들어본다.
4부. 황금곳간, 풍요의 문을 열다.
정읍을 휘도는 호남평야의 젖줄 130리 동진강은
만경강과 함께 전북의 대표적인 강이다.
동진강의 물줄기 중 하나인 고부천을 따라서 쭉 이어진 고부평야는
김제 벽골제, 익산 황등제와 더불어
고대시대 농사가 최초로 시작되었다는 눌제의 흔적이 있는
호남 최대의 곡창지대 중 하나이다.
추수의 막바지 시기인 정읍 사람들은
요즘 벼 수확으로 눈코 틀 새 없이 분주하다.
영원면 앵성리의 곽형주씨는
올해 처음 한국의 토종 종자인 녹색미를 심어
1년간 땀 들인 각고의 노력 끝에 그 수확의 결실을 앞두고 있다.
녹색 볏짚과 검정색 볍씨가 그득한 논밭에서
한 해 농사 이야기를 들어보고
탈곡한 벼를 마을의 오랜 방앗간 흐냉이 방앗간에서 도정한 후,
찰지고도 쫀득한 녹색 쌀밥 맛을 맛본다.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살갑고도 풍요로운 내 고향의 풍경.
그 역사 깊은 황금 들녘의 고장을
정읍에서 나고 자란 배우 박근형 씨와 함께 찾아가 본다.
첫댓글 인터넷이 자꾸 끊겨서 세번만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퍼온 글이지만... 아무튼 이번에 우리 통문과 관련된 분들이 음으로 양으로 한국기행 프로그램 촬영에 협조를 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최영진 사진작가님이 첫번째 꼭지의 길라잡이 되어주셨고, 곽형주선생님이 마지막을 장식하는 주인공이 되어주셨습니다. 오늘까지 1, 2편을 보았는데 부분적으로 좀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정읍을 나름 멋지게 소개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1편에서 소개된 장성갈재길은 노령산맥과 관련된다는 사실을 좀더 부연설명해주었다면 더 의미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을 가져봅니다.
많은부분을 나래이션으로 처리한대요 예를들어 눌제를 설명하는데 30초만 ㅋㅎㅋ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