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정말 너무 좋고요. 이번 콩쿠르 준비하면서 대회도 대회지만 제가 몸으로 배우게 된 부분들이 많았는데 좋은 결과까지 나오게 되어서 정말로 기쁩니다.”
‘제 38회 동아무용콩쿠르’ 한국무용 창작 여자부문에서 ‘겨레의 꽃’이라는 작품으로 금상을 수상한 장혜림(한국예술종합학교 4년)은 이번 작품이 있기까지 큰 힘이 되어준 선배님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작년도 동아무용콩쿠르 한국무용 창작 남자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하셨던 김재승 선배님께서 이번 작품의 안무를 해주셨어요. 작품의 전반적인 부분부터 콩쿠르 준비를 함께해주신 선배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콩쿠르에서 장혜림이 선보인 작품 ‘겨레의 꽃’은 역동적이면서도 강한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유관순 열사를 주제로 한 작품입니다. 전체적으로 3장으로 나누어져있고요. 1장은 16세의 어린 소녀의 품은 독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현하였고요, 2장은 그 어린 소녀가 강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눈앞에서 부모님을 잃게 된다는 것에서 찾고 있습니다. 마지막 3장은 처음에 입고 있던 검정색 치마를 벗고 춤을 추게 되는데 이것은 일본의 총칼에 몸이 찢기고 고문을 당하다 죽고나서 자신의 혼으로써 독립을 외치는 희망에 찬 마음의 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관순 열사에 대한 작품을 준비하는 장혜림은 작품의 준비단계부터 남달랐다. “콩쿠르에서는 기술적인 부분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저는 우선 작품 자체를 소중히 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유관순 열사에 대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느껴보고자 독립기념관에 다녀오기도 했고요.”
장혜림의 작품 ‘겨레의 꽃’은 판소리로 이루어진 음악이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장혜림은 작품에 사용된 음악에 대하여 “처음 작품을 구상하면서 정말 많은 음악들을 찾아보았습니다. 그 중에서 유관순 열사를 주제로 한 창작 판소리를 알게 되었고요. 많은 버전 중에서 정순임씨가 부른 판소리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40분정도 되는 음악 중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주는 대목들을 편집하여 음악이 완성되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고, 콩쿠르에서 금상을 타는 오늘의 영광이 있기까지 분명 힘든 시간이 있었으리라 예상된다. 이번 ‘동아무용콩쿠르’를 준비하며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장혜림은 “저는 춤을 추면서 동작이 안 된다던가 하는 것보다 작품에 감정을 잘 모를 때 슬럼프가 오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 제가 표현해야했던 슬픔이 여태껏 제가 겪어왔던 그런 슬픔의 종류가 아닌 한 나라를 잃은 것에 대한 슬픔이어서 그것을 표현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라며, “그냥 인상만 쓰고 슬픈 표정을 짓는다고 해서 관객들에게 그 마음이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정성이 담긴 슬픔을 표현하기까지 많이 고민했는데 그것이 가장 힘든 점이었습니다.”라고 이번 작품의 어려움을 말했다.
“대학 들어와서 두 번째 콩쿠르였습니다. 콩쿠르라는 것이 공연과는 다르게 혼자 5분 동안 무대 위에서 저의 기량을 최대한으로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라서 할 때마다 배우는 게 많아요. 앞으로 무용을 계속 하면서도 흔하지 않은 기회가 될 것 같고요.” 장혜림은 콩쿠르 준비가 힘들긴 했지만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는 말도 했다. 무용인으로써의 창작의 고통과 그에 따르는 보람과 기쁨 또한 알고 있으니 앞으로 그녀의 무대가 더욱 기대되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장혜림은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며 인터뷰를 마쳤다. “아직 학생이다 보니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기회만 된다면 뭐든 다 도전해 볼 생각인데 그 순서를 어떻게 정해야할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우선은 졸업 준비를 하고 그 뒤에는 무용단에 들어가 활동 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그런데 그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프리로 활동하는 선배들을 보면 그 모습이 부러울때도 있거든요(웃음)” 또한 장혜림은 이번 작품의 주제였던 유관순 열사의 그 패기를 꼭 닮아있었다. “작품 안무에 대한 욕심도 많아요. 춤을 출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활동하고 싶어요. 무용수로써, 안무가로써 계속 작품 활동을 해 나갈 겁니다.”
짧은 시간의 인터뷰 동안 장혜림은 무용에 대한 열의와 넘치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또 그러한 열정이 이번의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막 그 이름을 알린 무용수 장혜림과 더 좋은 무대로 만나보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