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보기에는 억세고 단단할 것 같은 연잎이지만, 막상 손으로 만져보면 그 느낌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마치 연한 솜털을 만지는 것처럼 그 느낌이 좋습니다.
하지만 잎이 성장하면서부터 줄기에는 작은 가시가 돋기 시작합니다.
사람의 손에 상처를 낼 정도는 아니지만, 연잎을 채취할 때는 행여 손을 다치는 일이 없도록 미리 장갑 하나 정도는 준비해 두시는 게 좋습니다.
연근을 구하여 칼로 잘라보면 연근 안에 작은 구멍이 송송 뚫려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연잎의 줄기도 마찬가지 인데요, 잘린 단면을 보면 마치 연근을 보는 것처럼 줄기에 구멍이 송송 뚫려 있습니다.
연근과 마찬가지로 줄기를 자르면 잘린 부분에서는 하얀 진액이 흐르기도 하고요.
모든 야생초차의 재료들이 그렇듯이 연잎도 차를 마시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채취하여 만드는 시기를 조금씩 달리할 수 있습니다.
순하고 여린 맛을 즐기시는 분이시라면 재료 역시도 순하고 여린 것을 채취하여 차로 만들어야 하겠지요.
진하고 약간은 강한 맛을 즐기시는 분이시라면 차의 재료가 어느 정도 억세지기를 기다렸다가 그 시기에 차를 만들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순하고 여린 맛을 좋아해서 제가 만드는 야생초차의 대부분은 재료의 채취 시기가 약간씩 이른 편인데요, 경우에 따라서는 그만큼 차를 만들기가 까다롭고, 재료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맛과 향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연잎에는 특히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빈혈이나 어지럼증의 증상에 연잎이 좋다고 하네요.
음식이 부패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어서 음식물을 연잎에 싸서 나들이를 가면 여름철에도 쉽게 음식물이 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꽃으로도 차를 만들거나, 술을 담습니다.
연꽃은 특히 피부 미용에 좋다고 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연근은 반찬으로 애용되고요, 연의 씨앗인 연자는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연자는 마음을 안정시켜 주고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완화 시켜 주는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연자를 칼로 잘라보면 그 안에 초록색의 순이 자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그 순을 연자핵이라고 합니다.
그 연자핵 만을 따로 모아 덖어 차를 만들기도 하는데, 채취 과정이며 차를 만드는 과정 하나 하나가 지극한 정성이 없으면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겠지요.
채취한 연잎을 흐르는 물에 몇번이고 깨끗히 씻어 적당한 크기로 잘라 불의 크기를 조절해가며 세번을 덖었습니다.
흔히 덖는 횟수에 따라 차의 품질이 결정되어지는 것처럼 여겨지는 일이 많은데요, 경험에 의하면 재료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그때 그때 덖는 횟수를 달리 하는 게 좋은 차를 만드는 요령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그것이 무엇이건 눈에 보여지는 것들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겠지요.
겉멋에 치우치다보면 더러는 본질을 놓치고 껍데기만 가지고 좋아라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하나의 차를 만들고 나면 마치 세상 전부를 얻은 것처럼 마음이 부자가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 불러서 갓 만든 연잎차 한 잔 나눌 있다면 밤도 오늘은 그리 길지 않겠지요?
일어서서 툭 툭 몸을 턴다면 이순간 내 안에서는 고운 연잎향이 발 아래로 우수수 떨어져 내릴 것만 같습니다.
내 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 그립습니다.
*** 아래 글은 09.6.24일 조선일보에 소개된 연에 관련된 기사 입니다. ***
- '여름의 여왕' 연(蓮)이 절정을 맞고 있다. 연은 매년 7~8월 꽃을 피우는 대표적인 여름식물. 가을부터 겨울까지 수확하는 연근을 제외한 연잎과 연자(연의 씨앗) 등은 6~9월에 본격 수확한다.
연잎은 여름 무더위로 지친 심신을 안정시키고 식욕을 돋우며, 갈증을 없애는 효능이 있어 대표적인 여름 약재로 쓰였다. 전남 무안 등 연 주산지에서는 특히 여름에 연잎차를 물처럼 많이 마신다.
-
- ▲ 동양 최대 규모의 백련(白蓮) 자생지인 전남 무안군 일로읍 회산 백련지. 연은 7~8월부터 꽃이 만개하며 이때부터 잎을 본격적으로 수확한다./조선일보 DB
- 연의 의학적 효능을 밝히는 연구결과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와 가톨릭의대 통합의학교실 심인섭 교수팀은 우울증이 있는 32명에게 매일 연 씨앗으로 만든 환을 하루 한 알씩 먹인 뒤 다른 그룹과 비교 연구했다. 2주 뒤 연 씨앗을 먹인 그룹은 안정했을 때 나타나는 뇌의 알파파와 부교감신경이 각각 51%, 30% 가량 활성화됐다.
김경수 교수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이 연 씨앗을 먹으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낮아지고 마음이 안정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연잎과 연꽃에도 아토피 피부염, 동맥경화증 등을 예방해주는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
-
- 연잎
연잎은 차로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순천대 식품산업연구소가 연잎과 녹차잎의 성분을 비교한 연구결과를 보면 녹차 잎에는 떫은 맛을 내는 타닌이 차지하는 비율이 14.2%나 되지만, 연잎에는 4.3%밖에 들어 있지 않았다. 또 홍차나 녹차 등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카페인 성분도 연잎에는 녹차의 13분의 1 수준에 그쳐 어린이나 노약자가 먹어도 괜찮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잎에는 깻잎의 2.1배나 되는 많은 양의 철분(100g당 5.3㎎)이 들어 있다. 이 때문에 예로부터 어지럼증이 있는 사람이나 철분 요구량이 많은 임신부는 연잎을 차로 달여서 수시로 복용했다.
최근에는 연잎으로 삼겹살이나 닭 등을 싼 연잎 숙성 삼겹살, 연잎 오리찜과 같은 다양한 연요리도 나왔다.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 발효식품과학과 강순아 교수는 "돼지고기를 먹으면 몸에 포화지방이 쌓이는데, 연잎을 함께 먹으면 혈관에 떠다니는 포화지방을 스폰지처럼 흡착시켜 몸 밖으로 배출한다"고 말했다.
목포대 식품영양학과 김현아 교수는 "연잎에는 방부성분도 들어있어 여름철에 연잎으로 밥을 싸면 밥이 잘 쉬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자(蓮子:연 씨앗)
불교를 소재로 한 영화 등을 보면 스님들이 땅콩처럼 생긴 연자를 차로 달여 마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연자는 진정효과가 있어 수행 정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도 불면증이나 신경과민증 환자들에게 마음을 안정시키는 약재로 연자를 쓴다.
한의학에서는 연자에 자양강장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본다. 경희대 한의대 생리학교실 배현수 교수는 "최근에는 연자를 먹으면 발기부전이나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빈뇨 증상 등을 개선해준다는 연구논문들이 외국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연꽃
연꽃은 진정, 지혈 작용을 하며, 피부 미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에 상처가 났을 때 연꽃을 찧어 붙이면 피가 금방 멎는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이용해 자궁출혈이나 코피 등이 있을 때 약재로 썼다.
연꽃이 아토피 피부염에 효과가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도 있다. 목포대 한약자원과 김동욱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연꽃과 연잎에서 추출한 물질을 실험 쥐에 투여하자, 피부의 과민반응을 유도하는 면역 글로불린E의 분비가 줄어 가려운 증상이 감소했다.
김 교수는 "예전부터 벌레에 물리거나 물집이 생겼을 때 연꽃을 붙여 놓으면 가려움이 없어진다고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꽃이 말초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해 피부를 하얗게 만드는 효과를 이용한 화장품들도 이미 나와 있다.
연근
연근을 칼로 베면 실처럼 끈끈한 물질이 나오는데 이것은 '뮤신'이라는 물질이다. 이는 동맥경화증의 원인이 되는 나쁜 콜레스테롤을 없애주고 위벽을 보호해주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근은 필수 아미노산 함량도 높은데, 특히 알코올 분해 효소를 활성화시키는 '아스파르트산'이라는 아미노산은 100g당 2200㎎이나 들어 있다. 같은 뿌리 식물인 감자(1300㎎)나 고구마(1200㎎)보다 69~83%가량 많은 양이다.
강순아 교수는 "연근에는 특히 아스파르트산이 많이 들어 있어 콩나물국을 끓여 먹을 때 연근을 함께 넣어먹으면 숙취해소 작용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연근에는 비타민C도 풍부하다. 연근 100g에 든 비타민C는 약 57㎎으로 레몬 1개에 든 양과 맞먹으며, 고구마 100g에 든 양(29㎎)의 두 배다. 특히 연근처럼 뿌리 식물에 든 비타민은 녹말로 보호돼 있어 삶거나 데쳐도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