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에 본당에서 일부 몇몇 자매님과 형제님 두 분이 단체로 저 산 너머를 관람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신 분도 계실 테고 또 보지 않으신 분도 계실 겁니다. 영화가 상영된 후에 들어 갔습니다. 풀빵 장사인가 뭔가 하는 장사에서 앞에 또 다른 사람이 장사를 하게 되어 이제 그것도 못하겠다는 어린 수환의 어머니의 대사부터 봤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송희송 주교님이신가 하신 주교님께서 이 영화를 추기경님과 함께 관람하시고 난 후에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하신 것을 보긴 봤습니다. 오늘 졸은 것은 아니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약간 비몽사몽인 상태로 봤습니다. 우연히 어떻게 된 건지 영세를 받고 처음으로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근 9년 만에 봤습니다.
정말 아주 오랜만에 특별한 스토리는 없지만 그냥 순수한 모습의 추기경님의 모습을 그린 영화에서 순수함을 영화에서나마 많이 느끼고 왔습니다. 저는 그것으로도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이런 걸 좋아합니다. 남자든지 여자든지 상관없습니다. 창원에서 관람했습니다. 원래 마산에는 무슨 이유인지 휴관을 해서 그랬습니다. 저는 인상적인 장면이 두 번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신부님께서 고해를 주시면서 예전의 순교의 역사를 언급하신 장면에서 생명을 잉태한 부인을 당시 국법으로 죽일 수 없다고 하면서 여자는 살려준다고 하는 대목에서 분위기에 좀 짠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오늘 영화에 나오는 대화 중에 처음에 어머니 역할로 나온 분의 대사에서 처음에 마음으로 봐야 하느님을 볼 수가 있다고 하는 대사도 잘 아는 내용이지만 스크린상에서 나오는 대사라서 그런지 가슴 뭉클 했습니다.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대사는 어린 수환이가 자신의 마음 밭에는 무엇이 심어졌는지 하는 그 내용의 대사가 많은 걸 생각나게 하는 대사이고 저에게는 여운이 남습니다. 우리의 마음 밭에는 하느님께서 무엇을 심어놨을까를 한번 운전해오면서 생각해봤습니다.
저는 아마 하느님께서 뭘 심어 놓으셨는지 잘 모르지만 희망하는 씨가 있습니다. 저는 하느님께서 저를 이 세상에 보내실 때 ‘순수’의 씨앗을 심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린 수환의 엄마로 나오신 배우를 보면서 옛날의 모습으로 나왔지만 이미지가 그냥 만인의 엄마인 것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어린 수환이가 제가 되고 그 배우가 제 어머니였으면 하고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났습니다.
영화를 통해서라도 엄마에 대한 향수가 그리워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마와 막둥이 사이에 나누는 대화 속에서 여배우의 눈빛을 보는 제 마음이 아련했습니다. 그 배우를 보면서 모정을 간접 경험하는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린 수환에게 천주님의 자식이라고 하니 자기는 엄마 자식이지 어찌 천주님의 자식이냐고 할 때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그때 제 가슴이 소용돌이 쳤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하느님의 자식이라고는 하지만 엄마와 자식의 관계는 어쩔 수가 없나봅니다. 그 끈끈한 정을 말입니다. 오늘 마침 성당에서 출발하기 전에 제가 무지무지 좋아한다는 자매님이 제 곁에 오셔서 오늘 가시지는 않았지만 잠시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스물 두 살이나 연상이신 분이시지만 그냥 옆집 누나처럼 느껴집니다.
영화를 보면서도 순간 영화의 화면을 보면서 이 자매님의 모습이 오버랩됐습니다. 제가 말씀으로는 누나라고는 할 수가 없지만 그냥 저한테는 최소 일흔 다섯까지는 누나같은 이미지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는 조금씩 이제 아줌마로 보일지 모르겠네요. 왜 갑자기 이분 이야기를 할까요?
제가 오늘 대사에서 나오는 것 ‘마음 밭’ 이 대사를 묵상하다 보니 생각납니다. 저는 하느님이 이처럼 할머니까지는 아니지만 예전 같으면 일흔 하나 정도이면 완전 할머니일 텐데도 그래도 제 눈에는 젊은 아가씨보다도 더 좋으니 그런 마음의 씨앗을 하느님께서 심어주시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이분의 이야기가 나온 것입니다.
저는 모습도 모습이지만 ‘베드로야’ 하고 불러주실 때 그 인사말을 들으면 마치 성모님이 불러주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저는 그분이 너무 좋은 거 있죠. 아무튼 오늘 한 편의 영화를 보면서 스크린상에 나타난 아름다운 자연도 보고 스토리 구성을 떠나 순수한 모습의 엄마와 아들이 나누는 대화에서 그냥 순수함을 만끽한 영화였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어린 수환이처럼 늙어도 마음은 그런 마음으로, 때 묻지 않는 영혼으로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