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동정맥 구간종주 제 15구간 ◈ 살아있는 시골인심..백암산을 옆에두고
아래 삼승령-삼승령-삼귀산(747.3m)-윗 삼승령-621m-742m-888m-백암산 갈림길-714m-임도-918m-검마산(1.017.2m)-임도-918.2m-장파령-(죽파리)
도상거리 : 16.75km
소재지 : 경북 울진군 온정면,영양군 수비면
이 구간은 잘 알려진 백암산을 옆으로 끼고 향해 가는 능선이다
부산에서 출발한 낙동정맥의 거대한 능선이 이제 아주 깊은 산 속으로 들어 선 그런 구간이기도 하고
영양군 수비면 일대는 대단한 오지라고 볼 수 있다
낙동정맥의 능선상에는 종주자들의 표지기 외에도 영양군에서 붙인 듯 자연사랑 영양사랑 이란
표지기가 간간이 달려있다
특히 이 구간의 수 백년생 노송들이 잘 자라있는 것을 자주 보게 되는데 사람의 손을 거친 듯 죽죽
잘 자라있어 영양군의 관심이 지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잘 닦여진 임도로 이루어진 아래 삼승령에서 초반 오를 때는 방향이 거의 남쪽으로 향하게되어
산행시작이 어두운 새벽이라면 당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첫 번째 봉우리를 올라서면서 방향이 동북으로 바뀌며 내려서면서 제대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된다
삼승령을 지나고 삼귀산을 지날 때도 큰 힘은 들지 않는다
윗 삼승령도 임도로 이루어져 있으나 노면상태가 아래 삼승령만 못 하다
잘 자란 적송은 계속 시야를 즐겁게 해 준다
888m 봉을 지날 때 만 하드라도 크게 오르내림이 없어 평탄한 구간이다
백암산 갈림길이 있는 임도 지역을 지나고 몆 번의 오름길 이후 다시 나타나는 임도를 지나 918m봉 과
1.017.2m봉을 오를 때 가 힘겹다
산행 후반부가 되니까 오르내림의 힘겨움도 있지만 초반보다 고도가 더 높아 지기 때문 이기도 하다
검마산을 내려선 후 임도를 지나서 또 다른 918.2m봉을 오를 때 마지막 피치를 올려야 하며 봉우리에
올라서면 북쪽의 신원리쪽 마을이 가까이 내려다보인다
918.2m봉을 내려서는 능선에서는 전면으로 시야가 터져서 서쪽 저 앞으로 장파령 이라고 생각되는
임도의 고개가 보인다
마지막으로 624m봉을 올랐다가 내려서면 노면상태가 양호한 장파령 이다
남쪽 아래로 임도를 따라 약20분 정도만 내려서면 마을이 나타난다
(이 구간은 힘들더라도 특별한 사항이 없다면 발리재 까지 운행하라고 권한다)
- 산행 후기 -
2001.9.9 날 씨 : 억수 같이 비 퍼부음
참가인원 : 왕초 늦도날 나졎소 박너물 광인 순지니 김미숙 고르비 진가락 9명
지난주 지리산을 갔다 왔지만 후인이 와의 널널한 산행이어서 몸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음인지
일주일 내내 산에 대한 갈증을 풀길이 없었다
그렇게 기다려지던 토요일 오후
아주 오래 전 산행 초년병 시절 같이 산행을 했던 김상수 선배의 둘 째 딸 결혼식에 참석한 후 몇 몇
예전의 산우 들과 만나서 회포를 풀다보니 얼큰해 졌다
토요일이면 당연히 다음날의 산행을 위해 마시던 술도 덜 마셔야 함에도 마음이 풀어져서인지
더 마시게된다
나와 같은 우리 팀원들은 또 있었다
출발 장소인 하이트타운 에서 일행들을 기다리며 호프잔을 비우고 있는데 하나 둘씩 나타나는 초꾼들의
얼굴빛들이 예사롭지 않다
나졋소 형 이 연신 호프잔을 기울인다
그리고 왕언니 인 늦도날 여사께서 나타났지만 별로 마시지 않는 취향이고,
왕초께서도 항상 그러했듯이 불콰 한 모습이다
아니! 고르비 마저 한 초 한 모습이다
인터넷을 통해서 우리 팀에 한 사람정도만 더 수혈(?)을 하고자 글을 올렸고,
몇일전 E-mail을 통해서 한 사람의 산 사람을 일행으로 합류시키기로 했는데 여자분 이였고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서는 정맥 종주꾼에 대한 의문을 전혀 가지지 않은 김미숙씨가 합류했다
순지니 와 막내가 마지막으로 합류함으로서 오늘 오랫만에 차량에서 누워가기 부담스러울 정도의
9명이 산행지로 출발한다
차량 안,
고르비가 여러 종류의 약초 술을 꺼낸다
(참고:고르비는 경동시장에서 한약재를 도매로 취급함,
예전 나 와 같이 광인들이라고 4명이 3년 간 전국의 200 개 산행을 할 때 의 멤버였고 그 후도 가끔씩
산행에 동행한 후배 다
워낙 말 이 없어서 당시의 러시아 대통령인 고르바쵸프 의 애칭인 고르비로 불리었다
그러나 실제 고르비는 달변가 였지만 말없는 이 친구를 고르비라고 부른건 바로 고르비가 크렘린에
거주하는 것에 대한 빗댐이다
하여간 말이 없던 고르비가 작년부터 우리팀에 본인이 끌어 들였더니 최근에는 제법 말 을 잘 한다
그 것은 고르비의 부인이 인정한 사실이다
어쨋건 고르비의 약초 술에다가 왕언니가 가져온 17년산 발레타인이 앙상블(?)을 이룰 때 우리 모두는
거의 맛 이 갔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동행한 김미숙씨의 놀람은 보지 않아도 뻔하다
하여간 그런 술 파티의 후유증은 휴게소에서 잠시 보였었고,
그래도 엄청나게 막힌 고속도로를 천천히 달리는 차량 안에서 나졋소 형의 잠꼬대는 가히 라디오의
미스터리 추리극을 듣는 그런 느낌이었고,
03시40분이 지나니 차량의 덜컹거림에 잠이 깬다
바깥을 바라보니 실같은 비가 내린다
아이구 ~ 나는 죽었다
이런 표현을 하는 것은 이 때만 해도 하루종일 동이로 퍼붓는 듯 한 비를 계산하지 못 한 체 단순히
젖은 나무숲 사이를 선두인 내가 온 몸에 물을 적시며 지나가야 하는 그런 것에 대한 단순한 불평
그 것이다
차량은 계속 덜컹거리며 지난번 끝난 아래 삼승령에 도착한다
이 때도 비는 가랑비 수준이다
05시
약간은 쌀쌀 했지만 그냥 반소매 차림으로 산행에 나선다
아~ 그러나 역시 산행경력이 일천한 막내는 완전무장을 했다
윈드자켓 까지 착용했는데 아직은 9월 초순의 날씨 다
역시 산행시작 얼마가지 않아 자켓을 벗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임도 절개지를 올라 숲으로 들어서는데 나침반의 방향이 남쪽을 가르킨다
다른 사람의 나침반을 확인해도 남쪽이다
아니 그렇다면 잠결에 반대쪽으로...???
그러나 아니다
능선산행을 하다보면 잠시 방향이 확 바꿔 질 수도 있으니까...
밤이 길었다
한 여름의 이 시간 때면 훤히 밝았을 때 다
어두우니 조심을 할 수 밖에 없다
서서히 오르던 산길은 첫 번째 무명봉에 도착한
05시10분
방향이 확 동쪽으로 바뀌며 내리막으로 내려선다
13분 거대한 고목이 쓰러져서 등산로를 가로막은 지대를 지나면서 서서히 사면의 오름길이 이어진다
온몸은 이미 하늘에서 내리는 비 때문이 아니고 나무가 머금은 물기 때문에 온몸이 젖어있다
22분 사면을 지나가는데 역시 고목이 쓰러져서 가로막은 것을 넘어 지나간다
서서히 오름길이 이어지나 산행 초반부이기도 하지만 그리 힘든 구간이 아니다
33분 능선은 평탄해 지고 푹신한 숲길이 이어진다
45분 하나의 무명봉을 넘어가는데 금새 그칠 것 같던 가랑비는 빗줄기가 조금씩 굵어진다
53분 자그마한 봉우리를 지나간다
06시59분
벌목을 하고 수종 교체를 한 듯 시야가 터지는 곳이다
삼승령은 어둠 속에서 언제 지나쳤는지도 모르겠다
저 앞의 낮은 봉우리 위의 적송이 아주 멋지게 보이는 이곳에서 양치질도 못한 입 속을 차가운 물로
축여준다
아니!
적송이 많다보니 우리의 왕언니 늦도날 여사께서 이상한 동작을 보인다
붉은 소나무를 끌어안더니 氣 氣 氣 한다
무공해 소나무의 기를 받겠단다
氣에 있어서는 둘 째 가라면 서러워 할 우리들의 박너물 께서 기를 받는 아주 희안한 동작을 취하며
늦도날께 한 수 지도하는 모습이란...
14분을 빗속에서 히히덕 거리며 지체한 후 전면의 봉우리로 올라선다
06시21분
작은 봉우리를 올라 내려선 후
06시27분
빗 속에서도 앞이 확 터지는 임도가 나타난다
바로 윗 삼승령이 다
모두들 우중산행 이라서 진도가 잘 나간다고 히히낙낙 인데 사실 오늘 산행의 고비는 백암산 갈림길
이 후 인지는 아는지, 모르는지...
윗 삼승령의 임도의 노면 상태는 아래 삼승령보다 못하고 입간판이 서 있는데 1996년 임도로
차량출입금지 라고 쓰여있다
서서히 오르는 산길에는 두 사람이 안아도 손이 닿지 않는 노송들이 눈길을 끌고 당연히 있어야 할
자연의 모습에 감탄을 해 대는 산 사람들은 그동안 얼마나 파괴된 자연을 보아왔기 때문인가?
사실 이 구간 산행기는 거의 쓸 것 이 없을 것 같다
우중산행이어서 멀리 볼 수가 없고,
워낙 퍼붓는 비 때문에 기록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산행을 끝내고 기록지를 보니 완전 걸레 수준이다
51분 무명봉을 살짝 올라섰다가 내려서니
54분 안부 에 이르니 주위의 시야가 터진다
처음으로 급경사를 치고 오르는 것 같다
그러나 빗속의 산행이라 덥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아직 초반 산행 이어서인지 다들 힘 들어 하지는 않고
진도가 잘 나간다며 히히낙낙 이다
07시02분
헬기장으로 이루어진 621m봉이다
서북쪽으로 855.6m봉 의 능선이 뻗어 있는 것으로 지도상에는 표시되어 있지만 보이지 않으니 알 수가
없다
온 몸이 물에 빠진 생쥐 모양을 하며 10분간 휴식 끝에
12분 내려서는데 약 5분간 내려섰다가 다시 오름길을 재촉하니
24분 작은 무명봉을 지나고 계속 오름길이 이어진다
28분 빗속에서도 잠시 수m주위가 보이는 바위능선 지대를 오르며 지나간다
날이 맑다면 아마 기막힌 조망을 보여줄 수 있는 곳 같다
07시35분
742m봉을 지나고
40분 서쪽 장성천 북쪽으로 뻗어있는 능선 분기점 봉우리를 지난다
살짝 내려섰던 산길은 능선 날등을 버리고 왼쪽 사면으로 달려나간다
08시05분
다시 오름길이 이어진다
뒷 쪽에서는 "밥 먹고 가자" 라는 왕언니 와 왕초 의 목소리가 들린다
"왕씨 문중(?) 50 대 남,녀" 가 꼭 8시 쯤 만 되면 밥 먹고 가자 다
오름길이라 식사장소가 마땅찮다
08시11분
888m봉을 오른 후 조금 내려서니 넓지는 않아도 그런대로 몇 사람이 둘러앉을 수 있는 능선이
나타난다
한번도 하지 는 않았지만 몇 년간 배낭 맨 아래 바닥에 항상 넣고 다니던 판초우의가 오늘 제 기능을
발휘하는 모양이다
스카프로 네 귀퉁이를 나무 가지에 묶으니 비를 피할 장소가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멋진 식당이 있을까?
호남출신의 늦도날 여사의 반찬에는 항상 맛깔스러운 젓갈이 꼭 끼어있다
오늘은 황석어 젓갈이다
습관은 아주 고약하다
빗속에 그렇게도 추워하면서도 캔 맥주 마시는 버릇 말이다
아무래도 맥주로는 안 되겠다
나졎소형이 가져온 양주로 뱃속을 데운다
오늘 처음인 김미숙씨는 아직은 이런 분위기에 익숙치 않은 것 같고,
08시57분
그렇게 46분을 소요한 후 내려선 후 살작 올라섰다가 떨어지니 임도로 내려선 후 다시 좌측의 숲길로
들어선다
15분 여를 올라서니 바로 동쪽으로 백암산으로 갈라지는 분기점 봉우리 다
내리막에는 융단같은 풀밭이 펼쳐져 있고
09시33분
무명봉을 오른 후 내려서는 산길은 지금 껏 북쪽으로 향하던 정맥의 능선이 이제 방향을 서쪽으로
바꾸면서 진행한다
곧 이어 지나가는 선시골 안부에는 역시 융단 같은 풀밭이 널려있고 비는 이제 물동이로 퍼붓듯이
쏟아진다
능선은 한 동안 평탄하게, 아주 부드럽게 이어져간다
어느 지점을 지날 때 마다 한번씩 기록 하는데는 아주 곤혹스럽다
물에 젖지 않으려고 수건을 머리에 쓰고 그 아래서 기록을 한다고 하나 이미 기록지 나 지도는 너덜
너덜 하다
10시05분
이제 무명봉을 지나고 계속 평탄하게 달리고,
10시11분
역시 무명봉을 지난 후 서쪽으로 내려선다
10시44분
714m봉에 오른 후 북쪽으로 떨어져 내린다
10시59분
임도가 나타난다
714m봉 아래 이자 918m봉을 오르기 직전의 임도 다
빗속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김미숙씨의 표정이 예사치 않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모르고 달라들은 낙동정맥 종주였다
본인 말로는 아직은 산행경력이 일천 하다고 하니 알고는 동행하지 않았을거다
대간 이나 정맥 의 종주에 대한 개념이 없다는 것 도 후 에 알았으니까...
날씨나 좋다면 뒤에 쳐져서 천천히 와도 되겠지만 주위는 보이지 않지,
쳐졌다가는 꼭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았으니 당시 본인의 심정이야 오죽 했을까?
한쪽에서는 왕언니 와 박너물 은 그 와중에서도 더덕을 발견했다고 호들갑 이다
11시12분
임도를 출발해서 절개지를 미끄러지며 붙으면서 다시 오름길이 이어진다
그러나 918m봉 오름길은 가팔랐고 그 와중에도 멋진 노송을 보면서 자주 감탄을 하며 한 템포씩
발길을 멈춘다
자주 오래 쉬는 것 보다 가파른 오름길 에서 한 템포 씩 숨 만 돌리게 해줘도
초심자들에게는 도움이 되리란 것을 초짜는 알고 있을까?
11시52분
임도에서 40분이나 오름길 끝에 918m봉에 오르니 또 다리 쉼을 하지않을 수 없다
(그러나 918m봉이 아니다)
그래서 또 10분 간 휴식이다
12시00분
918m봉을 출발하며 살짝 내려섰다가 봉우리를 오르니 조금 전 봉우리 와 비슷한 높이의 봉우리 다
어느 것이 918m 봉 일까? 다시 오름길이다
어느 봉우리가 918m봉 일까 라는 의문은
12시24분
오래된 헬기장으로 이루어진 진짜 918m 봉 이다
날씨가 맑다면 이런 일이 있을턱이없다
7시간이 넘게 비를 맞아서 일까 이제는 잠시만 쉬어도 춥다
다시 오름길이 이어진다
13시10분
정말 오랫만에 사람들의 흔적을 발견 할 수 있다
바로 이정표가 서 있는 1.017m의 검마산 정상이다
남서쪽으로 그냥 달려 내려간다
금방 오늘 산행이 끝나기라도 하는 양 말이다
또 임도가 나타난다
3시간 여 전 714m봉 아래서 만난 임도가 이어진 곳 이다
다시 하나의 봉우리를 넘고 임도를 만나
13시25분
잠시 임도를 따라 가다가 임도를 버리고 다시 숲길로 들어선다
김미숙 씨가 묻는다
"앞으로 얼마나 가면 되나요" ..."큰 봉우리 두 세개 넘고 한 2시간 정도..."
모르긴 해도 당사자의 심정이야 "아이구 죽었다" 였지 싶다
13시45분
급경사 봉우리를 올라선다 헬기장으로 이루어져있다
이제 다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고, 특히 정맥산행은 처음인 김미숙 씨가 무척 신경 쓰인다
거기다가 차량은 제대로 와 있는지 나는 그 것이 더 신경 쓰이고,
워낙 쏟아지는 비 때문에 전화기를 자주 꺼낼 수 도 없지만 능선에 있는 우리는 통화가 되지만
골짜기에 있는 차량은 연락이 불통이다
죽파재로 올라와 있으라고 했는데 전화가 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서 아래 마을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오지의 골자기에 오면 산행 후반부에 매번 차량이 제대로 왔는지가 궁금하다
14시08분
임도를 다시 만난다
내려서기 전 나졎소형은 아마 목적한 죽파재 가 아니겠느냐며 기뻐하지만 나는 내심 그래주면 오죽
좋겠느냐만은 아직 918.2m봉을 오르지 않았기에 절대 한 두 고비가 남았으니 마음을 풀지 말았으면
하는 부탁이다
임도를 잠시 따라 휘어져 가니 임도는 정맥을 가로지르며 북쪽으로 내려간다
북쪽 저 아래 신원리 인 듯 한 마을 쪽으로...
다시 임도를 버리고 오름길을 재촉한다
14시28분
바람이 거세게 불어대는 918.2m봉에 올라서서 뒤쳐진 일행을 기다리며 마지막 남은 간식을 먹으며
힘을 보충한다
10분 가량 시간을 보낸 후 뚝 떨어지는 능선에 서니 수백m앞이 보인다
뚝 떨어져 내린 후 마지막으로 624m봉을 살작 올랐다가 내려서는 지점에 최종 목적지 인 죽파재가
보인다(그러나 만약 죽파재가 아니라면..하는 불안도 있었다)
이즈음 되니 일행들 보다 차량에 대한 걱정으로 혼자서 부지런히 달려나간다
죽파재 에 차량이 없다면 빨리 마을로 내려서서 차량을 불러 올리면 나머지 사람들이라도 잠깐의
고생을 면 하게 해주자는 그런 마음이다
내려섰다가 624m봉을 거침없이 지나치고 떨어져 내리니 15시05분 죽파재로 내려선다
없다! 정말 차량은 없다
임도의 남쪽 방향으로 화살표로 표시하고 내리막을 뛰어 내리는데 차량의 굉음이 들린다
그러나 내가 기다리던 우리 차량은 아니고...
그들에게 물으니 우리 차량인 듯 한 차가 마을에 있더란다
10시간을 산행하고도 그놈의 책임감 때문에 육상선수 마냥 20분을 달려 내려오니 차량은 있었고
다시 죽파재 로...
민가가 몇 채있는 마을이다
온몸이 물이 줄줄 흘러서 말 이 아니다
옷은 갈아입어야 될텐데 비를 피할 곳 이 없다
민가의 처마밑을 기웃대며 양해를 구 하려고 하는데 이대 나타난 구세주...짠...
마을 첫 집의 아주머니가 집으로 들어오란다
그러나 그 몸들을 하고 차마 집안으로 들어설 수 없어 고맙지만 사양하겠다니까
집 앞의 고추 말리는 비닐하우스로 안내한다
(고추를 말린다??? 우리야 말릴 것이 있지만 말릴것이 없는???...ㅎㅎㅎ)
지금 우리에게는 호텔이나 다름없다
"아주머니 만수무강 하시고 자손대대로 복 받으시란" 인사를 하며 옷 도 갈아입고 중식 준비도 한다
점점 고약해 져가는 요즈음 인심이다
그래도 이렇듯 가게 하나조차 없는 이런 산골에 오면 정겨운 인심을 만날 수 있다
바로 내가 산으로 내 달리는 이유중에 하나 이기도 하다
고르비의 청국장 과 겯들여 먹는 밥 맛 이란,
나도 어찌하다보니 오늘 메뉴 선택을 잘 한 것 같다
비 맞은 후의 뜨거운 칼국수 맛이라니,
가게도 없는 이곳 오지마을에서 한꺼번에 사다놓은 소주를 무려 7병이나 사서 비우는데 게 눈 감추듯
이다
17시30분이 지나서야 귀경길에 오르게 되고,
조그만 동네를 지날 때 왕초가 초빼이들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몇 순배의 술이 더 돌고서야 잠을 청 할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