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진인생 20년
내가 사진을 처음 접한것은,고등학교1학년때 우연히 사진반에 가입하면서 부터이다.그 당시에 우리 집에는 올림퍼스 하프사이즈 카메라가 있었는데,그 카메라로 인하여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진반에 가입하니 선배들은 신입생들에게 기본적인 카메라 조작법을 가르쳐 주었다.그리고 촬영에 데리고 나가서는 선배들이 찍는것을 옆에서 찍어 보라고 했다. 또한 한번씩 사진반실에 가면 영상지나 사진지 같은 사진잡지를 보여 주면서 거기에 실린 사진들을 참고 하라고 하였다.고등학교 3년동안의 사진반 활동은 온통 1년에 한번 열리는 정기 종합전시회를 위한것이었다.
평소때는 촬영 한번 안나가다가 전시회 준비할때가 되면 공원이나 시골장터 또는 시외로 나가서 순전히 전시회때문에 사진을 찍었다.우리 학교사진반은 지도교사가 없었기 때문에 선배들이 그때그때 가르쳐주는게 전부 였다.
그렇게 고교시절 3년을 보낸후 나는 대학 입학과 동시에 사진반에 입회 하였다.대학을 사진과에 가고 싶었지만 그 당시만해도 지방에는 부산에만 사진과가있었고 여러가지 집안사정으로 그러지 못했다. 대학 사진반에서는 고등학교때와는 달리 기초사진기술 교육과 암실작업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그때까지도 나는 사실 무엇을 찍어야 할지 막막 했다. 촬영나가면 사진잡지책에서 본것같은 것이나 시각적으로 신기해 보이는것을 찍을 뿐 이었다.그러한 상황은 대학2학년 때까지 계속 되었다.
나의 사진작업에 대한 방향은 대학3학년 때 사진예술개론, 사진사상, 세계사진가론 등과 같은 이론서를 접하면서 정해 졌다.그 이전까지는 사진기술에 대한 공부와 기술 이론서만 보았기 때문에 사진에 대한 나의 주관을 정립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단지 전시회를 거듭하면서 전시회 에 대한 요령만 생길 뿐이 었다.대학3학년을 마치고 휴학을 하면서 동아리선배들과 그룹전을 준비 하면서 몇가지 테마를 정하여 작업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때 정한 테마들은 엄밀하게 말하면 주제가 아니라 소재였다.절,공원,벽 등과 같은것이었다. 나는 벽을 소재로 한 작업을 하여 .1989년5월에 3인전을 하였다.
그 이전에 나는 1988년 가을에 2학년때 동아리신인전때 전시한 도시인 이라는 작품을 천안에서 열린 대학생공모전에 출품하여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하였는데 그것을 계기로 사진에 대한 나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다.그리고 그해12월에 주로 흑백사진으로 엮음사진을 하는일반동아리 대구햇살회에 가입하면서 나의 사진작업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햇살회는 공모전위주의 리얼리즘사진이나 살롱사진을 찍는 다른 사진동호회와는 달리 사진가의 생각과 창의성을 중요시 하는 사진을 하였다.그 당시나는 나의 사진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 대구에 있는 몇몇 사진동아리의 전시회를 찾아가 보았는데 햇살회의 전시작품들은 나에게 신선한충격을 주었다.
그 외에도 동아미술관에서 있었던 그룹전 "내일을 향한 모색전"과 양성철 교수님의 개인전도 나에게 새로운시각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양성철교수님이 지도한 목언회의 작품들도 사진에 대한 많은 생각을 갖게 해주었다. 그리고 87년도에 열렸던 민사협회장 김영수 선생의 개인전은 내가 사진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햇살회에서의 활동을 통하여 나는 엮음사진과 포트폴리오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게 해주었다.그리고 그러한 경험들은 학교사진반 신인전을 테마전으로 바꾸게 하는 계기가되었다 3인전에 같이 참가한 선배와 뜻을 같이하여 2학년후배들이 하는 신인전을 테마전으로 하도록 권유하여 성사 시켜던 것이었다. 그것을계기로 10회와11회정기 전시회도 테마전으로 치루어 뜻있는 사진가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아쉽게도 그이후로는 테마전의 맥이 끊기 었다.
대학을 졸업한후 1991년가을에 사진전공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또한번 새로운 전기를 맞이 하였다.대학원수업을 통하여 새로운것을 얻었다기 보다는 졸업논문을 준비하면서 현대사진에 대한공부를 하게 된것이 큰 수확 이었다.
햇살회활동과 대학원 재학중 나는 대구경북지역의 사진가들을 공식.비공식적인 모임에서 접하면서 사진계 전체의 흐름도 파악하게 되었다.민족사진가협의회가 창립되면서 입회하여 세미나에 참석하여 한정식교수와 육명심교수같은 현대사진에대한 일가견을 갖고있는 사진가들도 접하였다. 육명심교수는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평소에 열심히 생활하여야 한다고 했는데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1989년부터1996년까지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과 기획전에 참가하면서 나의사진세계가 틀을 잡아 갔다.나의 첫개인전은 그림자를 이용한 셀프포츄레이트 였는데 다이안애버스와 신디셔먼 그리고 리프리들랜더의 영향이 컸다.
그들 사진가들의 작품은 지금까지도 나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나는 자화상 작업을 통하여 나의정체성을 발견 하려고 하였다.그이후 나는 사진을 통하여 세상에대한 나의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려고 하였다. 이것이 나의 작업방향이고 주제이다. 이 작업을 나는 '상바라보기'고 한다. 두번째 개인전을 한다면 사진을 통한 세상바라보기가 나의사진의 큰 흐름일것이다.나는 여러가지 경험과 과정을 통하여 나의 사진관을 정립하였다.
그동안 사진작업에 공백기가 있었지만 이를 이론공부의 계기로 삼아 왔다. 앞으로도 사진은 나의 인생과 함께 할것이다. 사진은 내가 세상과 접하고 소통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나의삶에 자리 잡았다.
2003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