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모정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경우에 통상적인 관념과는 달리 모정 대신 권력을 선택했던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권력은 마약과 같은 것임이 틀림없다. 우리는 모정이 절대적인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애석하게도 동서양의 역사를 통해 권력이 자기 자식에게 넘어가는 과정에서 이를 가로채고 놓지 않으려고 했던 어머니들이 상당히 많이 존재했다.
흔히 한(漢) 고조 유방의 왕비인 여후(呂后)와 중국 역사에서 전무후무하게 여자의 몸으로 황제에 올랐던 무측천(武測天), 그리고 마지막 왕조 청(淸)을 나락으로 밀어버린 서태후(西太后), 이 세 사람을 한데 묶어서 중국사의 3대 여걸이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여걸이라는 말은 꼭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이 세 사람은 순리에 따랐다면 마땅히 자기 자식에게 가야 할 권력을 가로채어 그것을 오랫동안 향유했던 이른바 역천자(逆天者)들이다.
이들은 모두 권력에 몹시 목말라 했으며 잔인한 방식으로 정적들을 제거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정권의 정통성을 중요시하는 보수적인 역사가들로부터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그렇지만 역사에는 항상 관점의 문제가 따른다. 초점을 왕조의 정통성이 아니라 절대 다수인 민중들에게 맞춘다면, 여후와 측천무후 두 사람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도 있는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