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박정기/ 작성일 : 2012년 8월 25일
예술공간 서울에서 극단 두 번째 프로젝트의 안네의 일기 원작 이현빈 각색/연출의 <숨은 집>을 관람했다.
<안네 프랑크의 일기>의 한국초연은 1960년 명동 국립극장에서 전혜린 역 이해랑 연출로 공연되었고, 안네 아버지로 장민호, 안네 어머니로 백성희, 환단 역으로 최삼, 환단 부인으로 유계선, 안네 프랑크로 옥경희와 전향이, 페터로 전세권, 그밖에 여러 연기자들이 출연해 공연은 성공을 거두고 후에 국립극장의 10대 걸작연극으로 지칭된다.
1968년에 서울대 미대에서 필자 연출로 공연했는데, 고 황창배 화백, 최남진 학장, 박승순 전 삼성그룹 이사, 민정기 화백, 임옥상 화백, 명윤성, 박미순, 손희옥, 이은산 등이 20세 전후의 나이에 출연해 호연으로 갈채를 받았다.
1962년에는 흑백영화 <안네 프랑크의 일기(The Diary of Anne Frank)>가 개봉되어 조지 스티븐슨(George Stevens) 감독과 조셒 쉴드크로트, 구스티 휴버, 셀리 윈터즈, 미셀 파이퍼 리처드 베이머, 다이안 베이커, 에드 윈 등이 출연했고, 명화로 기억된다.
1939년 나치독일이 네델란드를 점령하고, 유태인을 강제 소환을 해 멸종을 시키려고 하니, 환란을 피해 1942년부터 44년까지 뒤쎌 씨가 소개한 한 가옥 이층에서 오토 프랑크 가족과 환 단 씨 가족이 함께 숨어 지낸 일기를 쓴 <안네 프랑크의 일기>가 후에 유일하게 생존한 안네의 아버지, 오토 프랑크에게 발견되어 전 세계에 소개되고, 출판은 물론 연극과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600만의 유태인을 학살한 나치독일의 만행은, 후에 롤프 호크후트 희곡 <신의 대리인(The Deputy)>에서도 상세히 소개가 되지만, 교황 피우스 12세와 성직자들이 나치의 만행과 유태인 학살에 시종일관 침묵한 것에 대해 비판을 한 희곡이다. 이 연극도 1972년에 서울대 미대극회에서 필자 연출로 드라마센터에서 공연을 했다.
<안네 프랑크의 일기>는 한 소녀가 주변 환경과 은둔생활, 이웃사람, 그리고 심신의 변화를 일기 속에 꼼꼼히 기록하고,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소녀의 신념이 소개되어,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그 사랑이 지속되고 있다.
후에 안네 프랑크는 베르겐 벨젠 유태인 수용소에서 장티부스와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 부친 오토 프랑크에 의해 밝혀진다.
연극 <숨은 집>은 <안네 프랑크의 일기> 중에서 안네와 페터 부분만을 발췌(拔萃)해 각색한 연극이다. 시대적 배경도 21세기 현대로 설정을 하고, 끊임없는 전쟁과 내란, 그리고 폭력을 피해 은둔한 안네와 페터의 이야기로 설정했다. 안네와 페터 외에 해설자인 작가가 등장해 연극을 이끌어 간다.
안네 프랑크의 성장과 사춘기, 생리, 이성에 대한 호기심, 첫 키스, 생일장면 등이 암흑 같은 세월과 밀폐된 공간, 그리고 긴장감 속에서 하나하나 아름답게 서정적으로 펼쳐진다.
<숨은 집>에서는 군화소리, 전화벨, 비행기의 폭격 음, 총성 등으로 위기감을 조성하고, 텅 빈 무대에 의자와 라디오, 일기장, 선물꾸러미 등의 소품을 적절히 사용해, <안네 프랑크의 일기>에서의 장면을 재현시킨다.
또한 어두운 조명과 음악도 극의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특히 에디트 삐아쁘(Edith Piaf)의 사랑의 찬가(Hymne A L`amour)는 기억에 남는다.
장리우가 해설자 겸 작가로 등장하고, 홍주혜가 안네 프랑크로, 페터 환 단으로 김선일이 출연해, 영화 <안네 프랑크의 일기>에서의 밀리 파킨스나, 리처드 베이머를 능가하는 호연으로 시종일관 관객을 극 속에 몰입시키고, 공포감과 위기의식을 공유하도록 연극을 이끌어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예술감독 김태훈, 무대감독 유하나, 조명 설한솔, 액팅코치 김유신, 음향 김창석 연진희, 미술 조하온 소은정, 진행 김민별 안진혁 김진주 정현주 지아영, 홍보 바나나문 프로젝트 등 스텝 진의 정성이 하나가 되어 극단 두 번째 프로젝트 제작 이현빈 각색/연출의 <숨은 집>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 출 처 : http://blog.naver.com/pjg5134/20165159053 ]
예술공간 서울에서 극단 두 번째 프로젝트의 안네 프랑크 원작 이현빈 각색/연출의 <숨은 집>을 보고|작성자 발전기입니다
첫댓글 박정기선생님의 공연관람후기를 읽을 때마다, 한국연극의 역사를 교과서로 함께 읽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면서 동시에 즐겁다.
숨은집. 막공을 보러 극장 앞에 왔다.
마음이 차라락 가라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