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 교회사 16
(일본에서의 준비 1)
중국에서 존 로스와 조선의 젊은이들에 의해
복음이 준비되고 있는 동안
일본에서는 이수정에 의해 복음이 준비되고 있었다.
이수정은 일찍부터 개화설을 주장하며
민영익과 교분이 두터운 친구로
국가에 여러차례 공로가 많았으며
일본 수신사(일본 문물을 살펴보고자
조선 정부가 공식적으로 일본에 파견한 사절,
참고로 중국으로 보내진 사절은 영선사라고 함)의
일행으로 일본에 왔다가 쯔다센 박사
(기독교인으로 당시 일본을 대표하는
농업학자)를 만난다.
쯔다센은 이수정에게 한문성경과
기독교에 대해 알려 주었다.
숙소로 돌아 온 이수정은 한문성경을 읽으며
차츰 말씀연구에 전념하게 되었다.
어느 날 이수정은 꿈을 꾸는데
꿈에 키가 큰 사람과 작은 사람
두 사람이 한 바구니 가득 책을 가지고 왔길래
이수정은 이것이 무슨 책이냐고 묻자
그들은 '그것은 성경이다' 라고 말해 주었다.
이후 기독교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없었던 이수정은 하늘이 준 계시로 깨닫고
더욱 성경연구에 전념한다.
사절단이 돌아간 후에도
농업기술을 전수 받는다는 구실로
이수정은 조선으로 돌아가지 않고
일본에 머무르며 교회에 나가
신앙생활을 하고 1883년 세례를 받는다.
예수를 믿고 나서 이수정의 성품과
관심은 오로지 진리에 대한 사모함과
동포에 대한 구령의 열정이 매우 강하여 갔다.
일본 주재 헨리 루미스 선교사로부터
성서번역을 의뢰받고 무엇보다도
성경번역이 자신에게 맡겨진
시대적 사명으로 확신하고
조용히 성서번역을 진행했다.
또한 이수정은 민족을 살릴 수 있는 길은
농업기술의 전수나 서양기술문명의
전수가 아니라 동족을 복음화하는
것이라 확신하고 일본 주재 미국 선교사들에게
조선에 선교사를 파송해
선교사역을 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1883년 이수정은 미국 선교부에
조선의 선교를 호소하는 편지를 띄운다.
지면을 할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종 나 이수정은
미국의 형제, 자매들에게
주님의 이름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믿음과 진리의 능력으로
나는 주의 놀라운 축복을 받았으며
나의 행복은 이루 말 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 기도와 간구로 우리는 우리의 신앙을
확고히 지킬 수 있으며
결코 사탄에 의해서도 제거될 수 없기 때문에
주님께 찬양과 영광을 돌립니다.
그러나 우리의 조국 조선에는
수많은 백성들이 아직 참 하나님의 기쁨을
모르고 있으며 이방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아직 주님 은혜의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복음 전래의 시대에 우리나라는
불행히도 눈에 띄지 않는 지구촌의
한 구석에 있으며 그곳에는 아직 기독교의
축복을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복음이 확장될 수 있도록
성경을 한글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이 일이 성공할 수 있도록
나는 밤낮으로 기도하며
성경을 번역하고 있습니다.
이제 마가복음이 거의 완성되었습니다.
5명의 나의 동포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으며 그들은 이미 세례를 받았습니다.
또한 성경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자들이
점차 늘어가며 장차 기독교인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숫자가 매일 증가하고 있습니다.
과거 칠, 팔십년 동안 불란서 선교사들이
(프랑스 신부들) 조선에서 비밀리에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조선 정부는 엄격히 그 종교을 금했고
회심자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사형에 처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굴하지 않고
자신들의 신앙을 굳게 지키고
승리의 죽음을 맞았습니다.
사형에 처해진 사람들의 숫자가
십 만명이 넘었습니다.
비록 이 사람들은 주의 가르침을
잘 못 이해했지만 그들의 신앙은 예찬할 만하며
그것은 사람들이 복음을 받을 준비가
되었음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신부들 역시 종종 박해를 받았으나
그들 또한 결코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조선 정부는 나라를 개방해
다른 나라와 교류를 하고 있으며
국민의 여건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조선 정부는 이제 과거보다는
기독교에 대해 좀 더 완만한 정책을 쓰고 있으며
아직 기독교를 공개적으로 허용한 곳은 아니지만
기독교인들을 박해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최근에 '완선작' 이라는 한 중국 기독교인이
우리 왕에게 신약성경 한권을 헌정했으나
정부가 이를 방해해 왕이 그것을 받지 못해
왕은 매우 불쾌해했고
그 일이 현재 중요한 논제가 되었습니다.
아직 우리는 어려움이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만
그 어려움들은 곧 해결 될 것입니다.
나는 이것이 조선에 복음을 전하는
황금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귀국은 기독교 국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만일 여러분이 우리에게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나는 다른 민족들이 선교사들을
보낼 것이라고 우려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만일 그렇게 되면
그러한 가르침들이 주의 뜻과 일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바입니다.
비록 나는 영향력이 없는 사람이지만
여러분들이 보내는 선교사들을 돕기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나는 매우 진지하게 여러분들이
여기 조선선교를 노력하고 있는 이들과
상의할 수 있는 어떤 사람을 일본에 보내
스스로 조선 선교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을 요청합니다.
이것은 가장 훌륭하고 안전한 계획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나의 말에 주의를 기울여 주기를 간구합니다.
만일 나의 요청이 허락 된다면
나의 기쁨은 이루 형언할 수 없을 것입니다.
- 그리스도의 종 이수정 -
*보통 선교는 복음이 들어가지 않은 곳에
선교사들이 들어가 복음을 전하고
그 후 필요에 의해 성경을 그들의 언어로
번역하는데 반해
한국은 선교사들이 들어오기도 전에
성경이 번역되고 또한 선교사들의 입국 전에
한국인들 스스로가 번역된 성경을 가지고 들어와
복음이 전해진 아주 특별한 경우입니다.
오늘 얘기처럼 조선의 지식인들로 하여금
복음의 필요성을 깨닫고
선교사를 보내 달라고 하는 적극적인 선교였지요.
뭐든 열심히 하는 한국인들은
복음마저도, 선교 마저도 적극적인
한국만의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을 보며
자부심과 긍지와 더불어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