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화가 영화관에 상영될 때부터 어떤 내용일까? 궁금증이 생겼으며 보고 싶었다.
오늘에서야 입안에 돋은 혓바늘 덕분에 '쉼'의 여유로 이 영화를 본다.
프랑스 영화를 한편 본 느낌이다.
잔잔한 흐름, 우리의 일상에서 일을법한 이야기....
우리에게 주고자 하는 멧세지가 무엇일까?
영화의 내용은
첫장면으로 한 여자 중학생의 다리위의 투신자살
주인공 할머니와 사춘기 손자의 일상에 찾아온 사건
한 학교 남자 중학생 6명의 성추행으로 여자아이가 자살.,
이를 조용히 해결하기 위한 모인 5명의 아버지와 할머니의
이야기로 영화는 전개된다.
주인공 할머니는 시를 공부하며
행동이 자유롭지 못한 할아버지를 돌보는 간병인 생활을 한다.
손자의 일로 인한 마음의 힘듬을 품어내지 못하고 삭히는 할머니...
시로 자신의 마음속 감정들을 풀어낸다.
(영화중에 나왔던 '시' 중에서)
시를 쓴다는 것
시를 쓴다는 것은
동지섣달 이른 새벽
관절이 부어 오른 손으로
하얀 쌀 씻어 내리시던
엄마 기억하는 일이다
소한의 얼음 두께 녹이며
군불 지피시던
아버지 손등의 굵은 힘줄 기억해내는 일이다
시를 쓴다는 것은
깊은 밤 잠 깨어 홀로임에 울어보는
무너져 가는 마음의 기둥
꼿꼿이 세우려
참하고 단단한 주춧돌 하나 만드는 일이다
허허한 창 모서리
혼신의 힘으로 버틴
밤새워 흔들리는 그 것, 잠재우는 일이다
시를 쓴다는 것은
퍼내고 퍼내어도
자꾸만 차 오르는 이끼 낀 물
아낌없이 비워내는 일이다
무성한 나뭇가지를 지나
그 것, 그 쬐끄만한
물푸레 나뭇잎 만지는
여백의 숲 하나 만드는 일이다
-조영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