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너번 갈치낚시 다녀온 주제에 갈치낚시의 성격 운운하는 게 제대로 된 평이 될 순 없겠지만 요즘 갈치낚시를
점점 더 좋아하게 된 나 자신을 곰곰히 돌아보고 개인적으로 느낀 바를 고수님들의 의견도 듣고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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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보자가 경험한 선상갈치낚시의 매력
1. 꽝이 없다.
보통, 갯바위 낚시든 민물에서의 낚시든 고기가 잘 잡힐 때도 있지만 주변의 낚시 좋아하시는 분들을 보더라도
허탕치는 날이 많습니다. 하지만, 선상갈치낚시의 경우는 완전 비수기인 때를 제외하고는 꽝인 날이 드뭅니다.
2. 초보자와 전문가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
제가 제대로 된 전문가를 보지 못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제 옆에서 본인의 고급 낚시장비를 이용해 낚시하신 분이랑
전동릴을 임대해서 낚시한 저랑 잡은 갈치의 양이, 차이는 다소 있었지만 적어도 초보라고 해서 혹은 임대해서 쓰는
장비라고 해서 고기가 안낚이지는 않더군요.
3. 초보자도 쉽게 접근 가능하다.
생업으로서의 어업이 아닌 체험낚시인 다음에야 손님이 힘 쓸일은 전혀 없고 그래서 여성분들도 낚시를 부담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힘 쓸 일이 있다면 전동릴이 붙어있는 낚시대를 들어올리는 일 뿐인데, 제 중 2짜리 아들도
신나서 할 정도였습니다.
4. 생경한 밤바다 체험
유람선타고 섬이나 해안관광지를 한바퀴 둘러봤던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텐데요, 배를 타고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 앞바다로 나가 일몰과 일출을 자연스럽게 구경하고 뭍에서 바라보기만 했던 밤바다의 그 불빛속에
직접 앉아서 육지의 불빛을 바라보는 것도 근사한 경험입니다.
5. 갈치 나눠주는 재미
제주에서의 갈치시즌인 8~11월에 정상적인 상황에서 낚시하셨다면 몇 집에서 나눠 먹을 수 있을 만큼의 갈치를 잡게
되는데, 제 경험상 갈치를 나눠드릴 때마다 받았던 환대만큼 큰 환대는 흔치 않았습니다.
■ 초보자가 선상갈치낚시를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
1. 쉽게 접근 못할 것 같은 부담감
바다낚시는 물론이거니와 낚시라는 걸 아예 해 본 적이 없는 분이라면 당연히 부담되겠지만, 막상 해보면 백이면 백
모두 왜 그렇게 어려워했나 생각한답니다. 그리고 낚시배측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기 때문에 따로 준비해야 할 것도 없구요
낚시요령은 10분만 설명들으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고 관광낚시보다 더 힘들게 작업하시며
생업으로 사는 분들도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부담은 괜한 걱정일 뿐입니다.
멀미가 걱정된다는 분들도 있는데, 요즘 잘 만들어진 멀미약을 승선하시기 전에 드시면 대부분 큰 탈이 없으며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배에도 각종 멀미약이 상비되어 있으니 부담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2. 비용이 부담된다.
선비 15만원, 전동릴 임대 2만원, 채비 1만원. 낚시 하룻밤 하는 비용으로는 얼른 생각에 비싸 보이지만, 막상 배타고
나가서 집어등을 켜기 위해 계속 발전기를 돌리는 점을 생각하면, 그리고 아이스박스에 담긴 갈치의 값어치를 생각해 보면
결코 비용이 많이 들었다곤 할 수 없습니다.
3. 한밤중의 노가다일 뿐이다.
초보자인 제가 생각해도 선상갈치낚시는 확실히 노가다의 일종이긴 합니다. 미끼인 꽁치를 썰고 낚시를 던지고 다시
들어올리고..하지만 이 모든 게 노가다라고 해도 위에 말씀드린 매력을 고려해보면 해 볼 가치가 충분한 노가다라고,
기분좋은 피곤함을 얀겨주는 노가다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네요.